Tokyo 오프라인 공룡들의 위기
일본 패션·유통 기업 실적 줄줄이 하락세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20.09.01 ∙ 조회수 16,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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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백화점을 시작해 일본 어패럴 기업 및 전문점, 디자이너 브랜드가 모두 매출 부진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에만 의존하면 아무리 좋은 결과라 하더라도 작년 실적을 뛰어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각 회사들은 온라인 부문과 디지털 비즈니스 설계와 수익원 모색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백화점을 시작해 일본 어패럴 기업 및 전문점, 디자이너 브랜드가 모두 매출 부진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 지난 7월 중순 일본의 대표적 디자이너 야마모토 간사이가 사망한 가운데 ‘이세이미야케옴므’ 브랜드 중단 소식이 전해졌으며, 1990~2000년대에 브랜드 절정기를 맞이했던 여성 브랜드 ‘세실 맥비(CECIL McBEE)’도 최근 몇 년 동안 SPA 부진으로 계속된 적자를 기록하더니 7월 20일 자로 영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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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2020년도 패션산업은 계속 침체할 전망이다. 소비자의 생활 양식이나 소비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에만 의존하면 아무리 좋은 결과라 하더라도 작년 실적을 뛰어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각 회사들은 온라인 부문과 디지털 비즈니스 설계, 수익원 모색을 서두르고 있다.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 다카시야마, H20홀딩스, J프런트리테일링, 마쓰야 등 주요 백화점 5개사가 8월 초 발표한 매출 실적은 7월 중순 이후 코로나19의 신규 감염자 급증으로 인해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의 경우 22.6%, 다카시마야 19.6%, H20리테일링 14.2%, J프런트리테일링 24.9%, 마쓰야 긴자 본점은 38.5% 각각 감소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고급 핸드백과 보석과 고액 상품이 조금 상승했고, 온라인 매출은 전년대비 1.4% 늘었다.

관광객 감소로 대형 백화점 타격, 폐점 속출

주요 백화점 그룹의 2019년 3월부터 올 1분기 실적도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여름 세일을 작년보다 일찍 시작했지만 7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증가해 매출이 저조했다. 특히 의류 품목이 부진한 상황이며 입점객 수도 반 이상이 줄었으며 관광객 수입은 거의 제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올 초반에는 따뜻한 겨울 날씨와 더불어 소비자세가 8%에서 10%로 증가한 이슈까지 겹쳐 중산층 구매가 더욱 줄었다.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나 소고, 세이부 같은 경우 도심에 있는 큰 매장에 경영 자원을 집중했고, 지방의 부실 점포를 정리해 왔다. 이세탄 사가미하라점, 이세탄 후추점, 니가타 미쓰코시 매장도 폐점했다.

독자적인 온라인 개설, 자주 편집 스타일 강화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세점 매출은 걷잡을 수 없이 극감했고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됐다. 각 회사들은 오는 2021년 1분기까지 디지털 부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EC사이트에 매장의 장점을 살린 기능을 추가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해 온라인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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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마야의 작년 3월부터 올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0% 감소한 255억엔,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한 160억엔을 기록했다. 면세점 매출은 올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결국 전년대비 9.4% 감소한 496억엔을 기록했고, 호조였던 화장품 매출도 3.2% 감소했다.

작년 오픈해 화제가 됐던 유통 시설 ‘다카시마야 S.C’는 어케이전 드레스를 모아 편집 형태로 보여주는 ‘드레스 업 클로젯(DRESS UP CLOSE)’과 잡화에 집약한 자주 편집 스타일 매장 ‘갤러리 르 시크(GALERIE LE CHIC)’에 주력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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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운 도산, 대형 어패럴 기업들 매장 철수

백화점과 운명을 함께해온 종합 대형 어패럴 기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겨울 의류 부진 상태와 소비자세 증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오프라인 판로에 의존했던 결과 악화된 수익 구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대형 어패럴 기업들은 대규모 매장 철수와 함께 구조조정 및 전략 개혁을 추진 중이다.

79억엔이라는 최종 적자를 기록한 레나운은 중국 계열 회사에게도 버림받아 지난 5월 도산했다. 온워드홀딩스는 국내외 1400개 매장을 철수했고, 리먼 쇼크였던 2009년 2월 이래 11년 만에 최종 적자로 전락했다. 매장을 거의 반으로 줄었고, 향후 메이커 기능을 가진 디지털 유통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3월부터 기프트 잡화 전문회사인 야마토(YAMATO)를 매수해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새로운 사업도 시도하고 있다. 2016년에 매수한 ‘티아클래스(TIACLASSE)’라는 D2C 브랜드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출이 3배나 늘어 D2C 브랜드에 대한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올 S/S에 D2C 브랜드 ‘언크레이브(UNCRAVE)’를 론칭했다. 온라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오프라인 매장은 계속 정리할 방침이다.

조조타운 다시 입점한 온워드, 온라인 강화

매장을 폐점한 ‘도가(TOCCA)’, ‘조셉(JOSEPH)’, ‘J프레스(J.PRESS)’ 등 11개 브랜드는 조조타운에 입점한다. 온워드의 자사 공장 생산 슈트 브랜드인 가시야마 (KASHIYAMA)도 조조타운의 빅 데이터를 활용해 멀티 사이즈를 전개하는 형태로 입점한다. 조조타운의 100만건 이상의 체형 데이터를 활용해 이와 연동시킨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한편 온워드는 작년 2월 조조타운이 실시한 회원제 할인 제도에 반발해 조조타운과 거래를 취소한 이후 자사 EC 부문에 주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자 조조타운에 다시 입점했다. 월드사의 경우 디지털 사업 분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더 슈트 전문 EC를 운영하는 오리지널 스티치(Original Stitch)사를 2019년 4월에 인수했고, 고급 백 서브스크립션인 라쿠사스 테크놀로지를 2019년 11월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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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재고 관리에 특화된 고든 브라더스(Gordon Brothers)사와의 합병 사업인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앤드 브리지(&Bridge) 1호점을 작년 9월 중순에 오픈했고, 2호점은 올 3월에 사가미하라에 오픈해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월드사, 활발한 기업 인수 등 사업 다각화 모색

월드사 또한 그룹 내 5개 브랜드를 중단하고 부실 매장을 정리한다.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358개의 매장 문을 닫고 40세 이상의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자 200명을 모집해 내년 초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재택근무를 추진해 사무실 면적도 축소했고 임원 보수도 10% 삭감했다.

디지털을 활용한 리유스와 서브스크립션 사업이나 생산 · 판매 시스템, B2B 플랫폼 사업 등을 축으로 에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며 향후 사업은 선택과 집중, 개혁과 스피드에 치중할 방침이다. 업적 악화가 심각한 산요상회는 2016년 버버리를 잃고 난 후 4년 연속 적자(전년도는 18억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2000년도 골드윈을 V자로 회복하게 했던 인재를 2020년 6월 스카우트했다. 오는 2022년 2월에는 흑자를 위해 재고 관리나 판관비 삭제 같은 사업비 구조 개혁도 추진 중이다.

유니클로, 무인양품도 전례에 없던 매출 부진

중국에서 큰 수익을 달성해 왔던 패스트리테일링과 양품계획도 코로나19로 1월 말부터 매장을 전면 휴업했던 탓에 실적에 큰 영향을 받았다. 패스트리테일링의 2019년도 결산(2019년 9월 ~ 2020년 3월 매출, 국제 회계 기준)은 매출에 상당하는 매출 수익이 전년동기 대비 4.7% 감소한 1조2085억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9% 감소한 1367억엔이었다.

GU는 호조를 보였지만 유니클로 자체의 해외 사업이 저조했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패스트리테일링과 무인양품을 전개해 양품계획은 일본 내 마켓에만 한정해 비즈니스를 펼치는 다른 기업들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매출의 근원이기도 한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매우 컸기 때문으로, 유니클로의 이익이 감소한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다.

2월 초 중국 유니클로의 절반 정도인 395개의 매장이 휴업했고, 기존 매장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80%까지 감소했다. 홍콩이나 대만도 매장 휴업 영향이 컸다. 한국은 작년 여름 이후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때문에 매출이 줄었고 결국 유니클로의 해외 매출 수익은 전년대비 6.7% 감소한 5412억엔, 영업이익 역시 39.8% 줄어 532억엔을 기록했다.

매장 휴업 영향, 유니클로 13년 만에 이익 감소

올해 8월 연결 결산 실적도 코로나19로 인해 매장을 전면 휴업했기 때문에 수익과 이익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은 전년대비 13.1% 감소한 1조9900억엔, 영업이익은 49.5% 줄어든 1300억엔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년 매출이 2조엔을 돌파했지만 2년 만에 그 결과가 무너질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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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유니클로 사업의 3~5월 동안 온라인 매출은 동기대비 47.7% 증가했다. 2~3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온라인 매출이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온라인 매출이 몇 개월 만에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무인양품, 상장 이래 처음으로 영업 적자 기록

무인양품의 경우도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일본 내에 200개 이상의 매장을 전면 휴업해 적자폭이 아주 컸다. 2020년 8월 말 실적은 영업이익이 1745억엔, 영업손익이 20억엔, 적자 순손익이 39억엔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 적자는 무인양품이 1998년도 상장한 이래 처음이다. 온라인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자사 EC 애플리케이션인 ‘무지 패스포트(MUJI PASSPORT)’ 가입을 유도하고 있으며 5월 말부터는 아마존, 6월부터는 라쿠텐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2019년 1월에 계약을 종료한 패밀리마트(편의점)를 대신해 6월부터는 로손(편의점)과 제휴해 일부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향후 일본 내에서는 로드 사이드에 가두점 형태로 오픈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며, 앞으로 연간 10~15개 정도 오픈을 가속화하고 로드 사이드점도 늘릴 계획이다. 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레토르트 식품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어 판매가 호조됐다. 홈메이드 키트도 매출이 늘었고 홈 오피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해 가구나 생활 잡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아오야마상사 등 신사복 주력 기업들 직격탄

이미 저조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악화된 마켓이 있다. 바로 신사복 시장이다. 보통 1~3월은 신사복 전문점에서 슈트가 가장 많이 팔릴 시기인데 4월 이후로 매장 전체가 휴업했고, 입학식 · 졸업식 · 결혼식 등 행사가 전면 중지되거나 자제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가장 대표적인 슈트 전문 기업 아오야마상사의 2019년 4월 ~ 2020년 3월 실적도 전년대비 13% 감소한 2176억엔, 영업이익은 동기대비 94.4% 감소한 8억엔을 기록했다.

아오야마상사가 전개하던 ‘아메리칸이글아웃피터스(AMERICAN EAGLE OUTFITTERS)’의 사업 철수와 자회사인 구두와 백 수리 사업을 전개하는 미스터민트(MISTER MINT)의 손실도 컸다. 아오키 홀딩스의 실적도 영업이익은 전년비 50.7% 감소한 66억엔으로 고전했으며 재택 근무 확대로 신사복 매장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2020년 4~6월 실적은 매출이 전년비 40.8% 감소한 221억엔, 영업손익은 50억엔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매장 가동률이 4월은 26%, 5월은 30% 각각 감소한 영향도 한몫했다. 매출의 37%를 차지하는 관동권(도쿄와 도쿄 주변)의 휴업이 길었던 원인이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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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애로즈, 여성복 에멜 리피니스 중단

유나이티드애로즈 단체 매출의 경우 기존점 매출이 리테일이 63.7% 감소, 온라인이 39.6% 증가했지만 기존점 매출과 온라인 매출을 합치면 총 37% 감소했다. 여성 브랜드 ‘에멜리피니스(EMMEL REFINES)’도 폐지했다.

연결 결산 총 매출 이익률은 작년보다 11.3% 감소해 4월 말부터 세일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판매율이 저조해 결국 7~8월 판매 소진율이 낮아 남은 재고들은 내년까지 아울렛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6.7~20% 감소한 1259억~1310억엔을 예상하며 영업손익은 50억~70억엔의 적자를 예상한다. 코로나19 쇼크로 소비자 생활이나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매장에서 옷을 팔거나 비즈니스 자체가 축소하고 있는데 현시점에서 더 이상 디지털화가 늦어지면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제야 디지털의 중요성을 인지한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이후에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여러 방면으로 위험 요소가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와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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