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숭실대 교수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0.05.01 ∙ 조회수 8,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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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이 멈추고 저성장이 고착화될 거라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예고했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 등이 저성장 속에서도 전쟁, 무역분쟁, 신종플루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의 증대로 인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좀 더 비관적인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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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 세계는 비관적인 전망과 4차 산업혁명 기대감에 따른 다소 희망적인 미래가 뒤섞여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혼돈과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으며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특이한 기업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유니콘 기업을 연구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유니콘 기업들 중에는 수백 개의 카피캣(CopyCat)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흉내를 잘 내는 고양이에서 유래한 카피캣은 다른 기업의 비즈니스를 모방해 유사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기업을 말한다. 아마존과 페이스북이 잇달아 음식 배달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은 차량 공유 서비스인 메이븐을 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BMW는 드라이브 나우라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메르세데즈-벤츠는 카투고를, 아우디는 아우디앳홈이라는 카피캣을 만들었다.

선진국의 비즈니스 모델을 일부 수정해 한국에서 출시한 서비스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다. 이미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라선 쿠팡이나 티몬은 물론 카카오택시, 콜버스, 풀러스 등과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음식배달 서비스는 이미 수없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의 카피캣들이다.

60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세계 6위의 기업으로 우뚝 선 중국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은 ‘우리가 외국 모델을 모방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들이 고양이를 보고 고양이를 그릴 때 우리는 고양이를 본떠 호랑이를 그렸다’라며 카피캣 전략으로 성공했음을 인정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고, 유니콘 기업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과거 유니콘 기업 전쟁의 승자인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이 그랬듯이 앞으로의 미래도 유니콘 기업이 세계 경제를 호령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유니콘 기업으로 가는 길은 어쩌면 모방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고양이 속에 숨은 호랑이’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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