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연주하는 ‘댄스 스포츠’ 마스터
youjung|19.12.11 ∙ 조회수 8,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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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즈마즈코비코바 & 마시모 알콜린 프로마스터 듀오
누구에게나 버킷 리스트가 있다. 해보고 싶은 일 갖고 싶은 것.... 지난 세기에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가 정신적인 영역으로 채워졌다면, 21세기가 되며 '몸'으로 전환돼 가는 것이 흥미롭다. 디지털 시대가 되며 시각적으로 민감한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는 이유도 있고, 시니어들의 몸과 건강에 대한 열정도 뜨겁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어가며 덤으로 사는 노년이 아닌,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목표가 된다. 여기에 현재 한국은 베이비부머 시대의 은퇴가 시작되고 있다. 기나긴 은퇴 후의 삶에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가가 관건이다. 이런 열망이 몸을 가꾸는 필라테스나 요가를 넘어 우리에게 생소했던 봉춤이나 머슬마니아 세계까지 열기를 더한다.
누구에게나 버킷 리스트가 있다. 해보고 싶은 일 갖고 싶은 것.... 지난 세기에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가 정신적인 영역으로 채워졌다면, 21세기가 되며 '몸'으로 전환돼 가는 것이 흥미롭다. 디지털 시대가 되며 시각적으로 민감한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는 이유도 있고, 시니어들의 몸과 건강에 대한 열정도 뜨겁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어가며 덤으로 사는 노년이 아닌,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목표가 된다. 여기에 현재 한국은 베이비부머 시대의 은퇴가 시작되고 있다. 기나긴 은퇴 후의 삶에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가가 관건이다. 이런 열망이 몸을 가꾸는 필라테스나 요가를 넘어 우리에게 생소했던 봉춤이나 머슬마니아 세계까지 열기를 더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기도 하다. 그 중 그나마 덜 고독한 스포츠 분야가 있다. 바로 댄스와 스포츠를 접목한 <댄스스포츠>이다. "댄스 스포츠는 춤이 아닙니다. 스포츠입니다". 물론 춤이다. 하지만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생각하면 댄스스포츠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춤인 줄 알았더니 스포츠이고, 스포츠인 줄 알았더니 춤인 묘한 마성의 세계를.
월드 클래스의 세계, 블랙풀 세계 챔피언십 6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아름다운 계절에 라틴종목 세계 6위인 마시모 알콜린(Massimo Arcolin)과 로라 즈마즈코비코바(Laura Zmajkovicova) 프로마스터 팀을 만났다. 댄스스포츠의 메카인 영국 랭커셔주의 해안 도시 블랙풀(Blackpool)에서 열리는 블랙풀 세계 챔피언 십(Black World Dance Championship)은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이 대회에서 세미파이널이라 함은 월드컵으로 치면 마지막 2~4강 정도에서 뛴다는 의미이다.
짙은 초록색 드레스에 클레오파트라 머리를 한 로라와 로마의 시저가 이런 이미지일까 싶은 마시모가 멋진 수트발을 뽐내며 등장하자,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월드 클래스구나 하는 포스가 느껴진다. 여왕 같은 냉랭한 카리스마 뒤에 숨겨진 천진난만한 소녀같이 밝은 모습의 로라와 이탈리아 북부 특유의 시크한 남성적 매력을 내뿜는 마시모는 아주 매혹적인 듀오다.
마시모와 로라는 8년째 홍콩에 살고 있다. 아시아권의 모든 선수가 레슨을 받으러 댄스스포츠의 메카인 영국으로 가곤 하는데, 세계적인 선수가 아시아의 허브에 있으면 많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이나 한국, 일본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 여행하는 일정이나 비용이 절감된다.
냉정한 카리스마 로라 & 이탈리안 시크 매력 마시모
또한 이들이 전 세계를 돌며 하는 대회나 공연을 하기에 홍콩은 더없이 좋은 도시이다. 한국과 가까이 있다 보니, 로라와 마시모는 주기적으로 한국에도 초청된다. 댄스스포츠 대회에서 공연을 하고, 방한한 김에 한국 댄스 스포츠의 미래를 열어가는 젊은 아마추어, 프로 선수들에게 레슨도 한다.
프로가 될 젊은 선수들에게만 레슨 하냐고 물었더니 일반인을 위한 레슨도 진행하지만 여행을 많이 해야 하므로 규칙적인 단체 강좌는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댄스에 열정이 있다면 그 누구라도 지도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들의 눈에서 한 분야의 높은 수준에 올라선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장인의 품격을 읽을 수 있었다.
이들처럼 외모가 멋지고, 경기와 공연을 하며 세계를 여행하는 팀의 일상은 어떨까? 마치 아이돌이나 셀러브리티처럼 우리와는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다르리라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의외다. 눈뜨면 스트레칭하고, 밥 먹고 레슨하고, 밥 먹고 연습한단다. 여느 꿈나무 운동선수들과 다를 바가 없다. 이것이 최정상 스포츠인들의 삶일 것이다.
아시아 허브 홍콩서 8년째 거주하며 전세계 여행
한 분야의 최고 그룹에 올라간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다. '성실함'이라는. 모든 프로 스포츠인에게 공통이겠지만 몸으로 하는 전문직인 만큼 '젊음'이라는 체력이 받쳐주는 한에서만 가능하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게다가 한 달에 경기가 2~3번 있고, 남는 시간은 공연으로 차 있다 보니 일상적인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많은 유럽인이 2~3주의 긴 휴가를 보내는 여름 바캉스 시즌에도 이들의 연습은 계속된다. 가끔 주말을 즐기기 위해 하루, 이틀 정도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경기나 공연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방랑객들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오히려 여가를 잘 보내는 일이라고 한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말 활동은 마사지나 요가를 하며 근육을 릴렉스해주는 것이다.
마시모는 이탈리아인이고 로라는 슬로바키아인이다. 모든 세계 선수권 대회가 그렇듯, 출전할 때는 좀 더 알려진 국적을 쓴다. 이 둘은 현재 마시모의 국적인 이탈리아 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5년 전부터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듀오로 하는 모든 스포츠나 예술이 그렇듯 나 혼자 잘 추는 것보다 누구와 어떤 파트너십이 이루어지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마치 외교나 결혼과도 같다.
개인 역량 뛰어넘는 파트너십 구축 후 좋은 성적
동맹이 깨져 파트너십이 깨져 파트너가 바뀌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기량을 발휘하는 데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연습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팀워크'라는 조화의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챔피언이었던 팀이 깨져서 파트너가 바뀌면 양쪽 모두 점수가 떨어지는 예도 허다하다. 훨씬 역량 있는 파트너를 만난다 해도 그렇다.
이처럼 듀오로 뛰는 스포츠에서는 여성 1등 A와 남성 1등 B가 만나 AB 듀오가 된다고 반드시 시너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둘 사이의 케미와 에너지의 흐름 등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댄스 스포츠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결혼의 배우자를 만나기보다 댄스 파트너 만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겠는가.
로라와 마시모는 매달 2~3번의 경기를 뛴다. 세계 각국에서 경기가 열리다 보니 여행을 정말 많이 한다. 시합이 없을 때는 이번 한국에 온 목적과 같이 공연하고, 이후 며칠간 한국 선수들 레슨 스케줄을 소화하고는 홍콩으로 돌아간다. 이번에 돌아가서도 하루 쉬고 또 시합이 있다. 때문에 각자의 레슨 스케줄이 달라도 매일 3~4시간은 꼭 함께 연습한다.
듀오 팀워크, 케미와 에너지 흐름, 호흡이 중요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거나 특별한 운동을 하지는 않는다. 스피드가 필요한 분야이다 보니 러닝이나 점핑을 주 2~3회 정도 하며 순발력을 키운다. 근육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키우는 근육과 댄스에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본격적으로 발레를 배운 적은 없지만 발레가 댄스스포츠와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규칙적으로 선생님을 찾아 스트레칭을 받기도 한다고.
마시모는 파티 댄스를 즐기던 부모님 손에 이끌려 6살부터 댄스를 시작했고, 로라는 댄서를 꿈꾸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 8살부터 발레를 시작했다. 하지만 로라의 어머니는 그녀의 골반과 체형이 발레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댄스스포츠를 권유했다. 발레리나나 댄서가 아닌 여염집 어머니가 딸의 체형을 보고 미래의 종목을 선택하다니, 그 안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런데 그 놀라운 의문은 곧 풀렸다.
슬로바키아인인 로라는 동유럽 국가들이 그렇듯이 지난 세기까지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8세기 초에 프랑스 궁중으로부터 발레가 도입된 이후 왕실의 후원으로 수준높은 발레 교육이 실시된 나라가 러시아 아니던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고물거리는 손으로 피아노나 태권도를 배우듯이 러시아 어린이들은 걸음마를 떼면 발레를 시작한다.
유치원 가듯이 발레 시작하는 유럽의 댄스 교육
게다가 르네상스와 17세기의 찬란한 궁정 문화를 꽃피우며 까다롭고도 세련된 안목을 지니게 된 유럽 관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다보니 러시아 발레는 고난도의 테크닉과 화려한 안무가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러시아에는 초등학교부터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에 댄스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바로 이런 교육시스템의 우산 밑에 있던 동유럽이다 보니 이 문화권에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발레의 기법을 통해 완성된 댄스스포츠계에 러시아나 동유럽인이 눈에 뜨이는 것도 당연한 이치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강인한 체력과 체격 조건을 가진 선수들이 인구대비 많은 것도 강점이다.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영국만큼 댄스스포츠가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알려지고 많은 사람이 추는 춤이다. 특이한 것은 이탈리아 북부보다도 남부 지역에서 더욱 대중화돼 있다. 아마도 지중해와 날씨가 주는 '라틴'적인 필이 충만한 지역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않을까.
동유럽 문화 속 세계적 발레리나, 댄서 탄생 당연
특이한 것은 발레를 탄생시키고 활짝 꽃피운 프랑스에서는 댄스스포츠가 크게 대중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마시모는 “아마도 체육교육 시스템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프랑스도 댄스가 교과목에 있지만 주로 사교적인 스윙 댄스나 로큰롤을 배운다.
때문에 프랑스 젊은이들은 듀오로 추는 춤을 매우 좋아하지만 스포츠 성이 가미된 댄스스포츠보다는 사교적으로 추는 가벼운 댄스를 더 즐긴다. "먹고 마시는 것이 너무 풍부해서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기자)'을 외치는 프랑스인들인지라 어느 정도 수련 기간을 가져야 하는 댄스 스포츠보다는 쉽게 배우는 소셜 댄스(Social Dance)에 더 관심이 많은 거 아닐까?" 하며 웃었다.
유럽과 러시아 등에서는 댄스스포츠가 특히 주니어,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활동으로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댄스가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서까지 지속한다. 하지만 한국은 일부 프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시니어들의 전유물이 돼 있다. 이는 생활 양식이나 문화적인 데에 가장 큰 차이점이 있는 듯하다.
한국, 유럽 댄스스포츠 도입 프로엘리트 강국으로
어린 시절부터 댄스에 익숙한 유럽인은 부부가 아니더라도 아무 사심 없이 남ㆍ여가 손을 잡고 춤을 추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평생을 통해 오래 해온 사람들이 많아 80이 돼도 대회에 나가며, 기회만 되면 광장이나 공원에서도 댄스를 즐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인데, 결혼식 피로연에서 아버지와 딸이 왈츠를 추거나 사돈끼리 손을 잡고 스윙을 추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이유이다.
반면에 유교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는 한국은 지난 세기까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생각이 강해 모르는 남ㆍ여가 대낮에 손잡고 춤을 춘다는 것은 아주 해괴망측한 일로 터부시됐다. 하지만 우리는 '흥'이라면 세계 이등을 서러워할 민족 아니던가? 그러니 댄스는 점점 음성화돼 춤바람 난 아줌마 아저씨들이 드나드는 카바레에서 흥했다. 일본을 통해 들어온 댄스스포츠도 제대로 된 춤사위보다는 남녀가 잡고 추는데 치중하는 춤으로 변형된다.
그러다 90년대부터 제대로 된 유럽의 댄스스포츠가 도입되고, 단체를 조직해 선수를 양성하고, 대학에 학과가 생기면서 어릴 때부터 교육받은 <프로 엘리트>가 양성되기 시작했다. 경기 심사 방식도 문제가 많았던 합산 방식에서 국제경기 대회에서 적용하는 공정한 스케이팅 시스템(Skating System)을 도입하며 아시아의 댄스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행복과 건강 종합 선물세트 ‘댄스 스포츠’ 주목
마시모와 로라에게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물었다. 답은 간단하다. ‘세계 챔피언’이라는 골을 향해 가는 것. 현재 챔피언인 리카르도 코치(Riccardo Cocchi)와 율리아 자고리우첸코(Yulia Zagoryuchenko) 프로마스터 팀을 넘어서고 싶으냐 했더니, 이들은 "당연히!" 라 말하며 활짝 웃는다. 리카르도와 율리아는 2010년 부터 현재까지 월드 챔피언을 유지하고 있는 막강한 미국 팀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국적은 미국이지만 리카르도는 이탈리아, 율리아는 러시아 출신의 선수이다.
댄스스포츠를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마시모와 로라처럼 하늘에서 빛나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치 은반 위에 김연아가 있듯이 말이다. 게다가 스포츠처럼 아는 만큼 몸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간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면도 있다.
또 기구나 기계 같은 무생물과 오랜 시간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 운동이 아니라 따뜻한 체온이 흐르는 인간의 기를 느끼며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 여기에 음악과 감성의 표현은 덤으로 따라온다. 때문에 "운동은 숨쉬기 외에는 다 싫어요".... 라는 귀차니스트들에게도 적격인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젊고 건강한 꽃중년 베이비부머들에 환상 취미?
한국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됐다. 그런데 과거의 은퇴가 노년의 입구였던 것과는 달리 베이비부머들은 고등교육을 받아 지적 수준이 높고 '노년'이라 하기에는 너무 젊고 건강한 '꽃중년'이다. 문제는 너무 열심히 일하며 살아와 딱히 꼭 집어 취미라 할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 바로 댄스스포츠이다.
루틴(Routine : 안무의 순서)을 외우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하고, 관절과 근육을 쓴다. 게다가 유산소 운동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아주 작정하고 배우게 되면 유연성과 민첩성을 기르고, 또 올바른 파트너십을 통한 인간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 환상 아닌가.
■ INTERVIEW : 댄스스포츠=라틴아메리카 관능 + 유럽 귀족문화
현재 댄스스포츠는 큰 카테고리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유래한 라틴 댄스와 유럽에서 유래한 모던 댄스로 나뉘어진다. 이 안에서 라틴댄스는 룸바, 차차, 자이브, 삼바, 파소도블레 5종목이고, 모던은 왈츠나 탱고, 폭스트롯, 퀵스텝, 비엔나 왈츠 5종목이다. 각 종목의 태생은 반은 라틴 아메리카고 반은 유럽이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발레와 스포츠 전문가가 그 테크닉을 인체공학적으로 정교하게 종합하고 룰을 만들었다는 데에는 일맥상통하며 척추와 코어를 기본으로 하는 베이식은 모두 같다.
이 중 라틴댄스는 말 그대로 유럽이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두던 시대에 사탕수수 농장으로 잡혀 온 아프리카의 흑인들과 백인사회가 뒤엉킨 가운데 만들어진 춤이다. 말하자면 아프리카의 영혼에 라틴아메리카의 육신, 여기에 유럽적인 심미안과 테크닉이 탑재된 춤이다. 여성과 남성 사이의 관능적인 유혹과 즐거움, 헤어짐, 슬픔, 다시 만남 등을 음악을 통해 스토리로 표현하는 이 춤은 남성성과 여성성이 둘 다 강하고 선명하게 드러나는 춤이다.
인간이 쓸 수 있는 관절과 근육을 춤에서 최대치로 사용하고, 인체공학적인 뒤틀림을 조각같이 아름답게 표현한다. 모든 정교한 스포츠와 춤이 그렇듯이 댄스스포츠는 온몸의 척추를 곧추세우고 코어를 중심으로 움직임을 극대화해가는 운동이다. 여기에 남아메리카의 흑인들로부터 유래된 정열과 섹시함에 영국에서 정리했다는 귀족적인 정통성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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