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라웨어’ 전문성으로 인기
조용히 강하다! 애슬레저 업계의 실력자인 뮬라(대표 조현수)의 ‘뮬라웨어’가 올해 상품 전개 전략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고수하던 ‘노세일’ 정책도 잠시 멈춰 1+1 할인 대열에 들어서고, 면세점은 물론 미국 현지 매장 오픈까지 준비 중이다. 마니아들도 놀랄 만한 변화의 행보다.
비결은 바로 생산 설비 기반에 있다. 아웃소싱으로 진행하던 생산을 직영 공장 체제로 전환해 품질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유통별 전용 상품 생산 효율을 높였다. 그 덕에 누적매출도 전년대비 150% 이상 신장했고, 무엇보다 경쟁사들이 치열하게 벌이는 할인 전쟁에도 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뮬라웨어는 기본적으로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던 브랜드다.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아니면 할인이 특별히 없고, 레깅스 가격도 상대적으로 고가라 접근이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 이 브랜드는 올 초 배우 이하늬를 전속 모델로 고용해 대중 인지도 확보에 나서면서 대량생산한 ‘업타운 팬츠’로 가격정책에 변화를 줬다. 출시 3개월 만에 20만장이 팔리며 화제를 모았다.
직영 공장 체제로 생산 효율 & 가격 경쟁력 UP!
그러다 4월부터는 주력 상품 중심으로 1+1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할인 정책에 동참했다. 생산 기반이 안정되고 자사몰 판매가 더욱 원활해지면서 수익을 맞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무분별하게 할인하기보다는 뮬라웨어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중심으로 할인을 진행해 브랜드의 이미지는 유지한다.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고 상품에 소홀할까. 오히려 경쟁에 진입한 만큼 퀄리티로 승부하겠다는 포부가 대단하다. ‘몸에 딱 맞는(Moulannt, [mulã])’ 혹은 ‘궁극의 편안함으로 애슬레저 업계를 선도한다(Make Ultimate comfort Lead Athleisure)’는 브랜드 이름의 의미에 맞게 더욱 편안하고 건강한 요가복을 제안하기 위해 원사를 고르고 원단을 직조하는 작업부터 직접 진행하며 전문성을 더욱 강화한 모습이다.
‘뮬라웨어’는 자신들의 포지션을 요가복 연구개발 기업으로 정하며 그에 맞는 신소재와 원단,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공개한 신소재 레깅스 ‘노블럭스(NOBLUX)’가 아주 좋은 예다. 노블럭스는 원단 개발에만 총 1년 6개월이 소요된 뮬라웨어의 히든카드다.
200번 넘는 테스트로 ‘레깅스 장인’ 면모 지켜
노블럭스는 비침이 없어 레깅스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양면 하이게이지 원단보다도 더욱 높은 밀도의 원단이다. 쭉쭉 늘려도 비침 없는 원단을 만들기 위해 직접 전용 하이게이지 직조 기계까지 제작하는 정성을 들였다. 이 원단은 개발 성공 단계까지 무려 200번이 넘는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노블럭스 레깅스에 사용한 원사는 가볍고 강도가 강하면서도 스트레치 기능과 밀착력이 좋은 라이크라사의 서플렉스(SupplexⓇ)다. 특히 나일론 중에서도 면과 같이 촉감이 부드럽고 속건성이 좋은 나일론 더블식스 타입의 원사를 사용해 얇고 탄탄하게 몸에 착 밀착되면서 땀도 빠르게 말리는 원단을 완성시켰다.
이번 원단 개발의 포인트는 피부처럼 자연스럽게 몸을 감싸 안정감을 주면서도 신체를 압박하지 않는 편안한 착용감이었다. 특히 레깅스처럼 하복부를 조이는 아이템은 자칫 잘못하면 여성 질환을 발생시킬 수도 있어 기획 단계 때부터 원사 선택과 직조까지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5~6년을 입을 수 있는 내구성이 최대 강점
조현수 뮬라 대표는 “노블럭스는 수년 전부터 개발해 온 뮬라웨어의 신소재 원단이다. 가장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개발했다”며 “요가복 레깅스는 동작을 할 때 몸을 견고하게 지지할 수 있는 탄탄함과 탄성, 편안한 착용감이 모두 필요하다. 여기에 뮬라웨어는 기본적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을 지향하기 때문에 내구성과 건강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원하는 모든 기능과 착용감 밀착력 등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테스트가 필요했다. 올 초 라이크라컴퍼니와 신상품 ‘에어라이트’ 개발 작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라이크라컴퍼니의 원사 중 밀착력과 내구성이 강하고 얇고 가벼우면서도 비침이 없는 서플렉스 원사를 찾은 것. 레깅스로 만들었을 때 밀려 내려가지 않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뮬라웨어는 한 벌의 레깅스를 5~6년 입어도 거뜬하도록 제작한다. 기존에도 하의 전용 자체 개발 실로 봉제해 얇은 원단임에도 형태 보존성이 좋고, 오래 입어도 실이 끊어져 옷이 뜯어지는 일이 없다. 여기에 특수 보강 미싱으로 내구성을 한층 강화해 선보였다. 신상품 출시가 다른 브랜드 대비 늦음에도 내놓는 상품마다 완판을 내는 이유다.
전용상품, 면세점 & 미국 현지 시장 공략 스타트
4월부터는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전영민 뮬라웨어 팀장은 “글로벌 브랜드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은 상품력과 전문성, 가격경쟁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초반이라 일부 바이어를 통한 편집숍 유통에서 선보이고 있지만, 곧 현지 매장을 오픈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뮬라웨어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온라인과 직영 매장, 해외에서는 온라인 홀세일을 통해 공략해 왔다. 지난해 일부 면세점에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에 힘입어 올해는 아예 에이에스케이인터내셔널(대표 우현정)과 손잡고 적극적으로 면세 유통에 입점했고, 해외 시장도 직접 공략을 시작한 것. 해외 타깃용 디자인과 면세점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물량을 조절하는 등 전략을 탄탄히 세우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자체 매출 80%를 차지하는 온라인 자사몰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직영 플래그십스토어와 백화점 쇼핑몰 등의 입점 점포를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특히 올해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점 매장이 좋은 반응을 얻어 월평균 1억~1억5000만원대 매출을 꾸준히 기록 중이다.
2011년 론칭해 10년 차, 신뢰 높은 상품으로 승부
뮬라웨어는 10년 넘게 요가와 여성을 위한 피트니스 업계에서 노하우를 쌓은 조현수 대표가 2011년에 선보인 브랜드다. 운동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쉼’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세련된 컬러와 디자인은 물론 실제 입었을 때 상당히 편하고 예쁘다는 입소문으로 유명해지면서 애슬레저 붐이 분 2015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애초에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론칭한 브랜드였기 때문에, 단기간의 마케팅 효과를 노리기보다는 실제 오랜 기간 고민하고 연구한 상품으로 신뢰를 얻었다. 최근 급격한 할인정책으로 관계자들의 궁금증이 커졌지만, 그것은 생산 기반을 토대로 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브랜드 론칭 때부터 지켜 온 윤리경영, 고객만족, 감각적 디자인, 믿음직한 품질, 지속적인 연구개발이라는 다섯 가지 기본을 지켜 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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