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19.12.10 ∙ 조회수 17,137
Copy Link
의식주 품은 라이프스타일...도쿄 긴자점 • 로드사이드 • 산학공동체

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93-Image






무인양품이 도쿄 긴자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후 반년이 지났다. F&B를 주력으로 최초의 무지 호텔까지 새 시도에 대한 평가가 다채롭다.

도쿄 긴자에 세계 최대 규모의 무인양품 플래그십스토어가 오픈하고 7개월이 경과했다. 올해 4월 초 개점일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로 붐벼 제대로 매장 안을 볼 수 없을 정도다. 오픈 이후 베이커리에는 매일 줄을 서 있고 전 관의 각 층은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이번 플래그십스토어의 특징은 기존 유라쿠초점에서 테스트 과정을 거쳤던 야채, 과일 및 베이커리와 주스, 도시락 등의 F&B가 1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7층부터 10층까지는 무인양품 최초로 무지 호텔을 선보였다. 마쓰자키 사토루 무인양품 사장은 “호텔은 오랫동안 꿈꿔 오던 사업”이라고 말한다.

객실은 목재를 충분히 쓴 무인양품다운 심플한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호텔 시장이 고급화 호텔 VS 저렴한 호텔로 양극화되어 가는 가운데 무지 호텔은 ‘안티 고저스’ ‘안티 칩’ 콘셉트로 오픈했다. 무지 호텔은 무인양품의 콘셉트이기도 한 ‘느낌(편안한) 좋은 삶’이라는 개념을 집대성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무인양품, MUJI GINZA

호텔은 7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9개 타입의 방이 있다. 가장 저렴한 방은 14~15㎡로 1박에 1만5000엔 정도. 가장 큰 방은 52㎡ 크기로 5만6000엔 정도다. 긴자라는 입지를 보면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다.

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976-Image




<사진출처 : webronza.asahi.com, 1 긴자 무인양품 6층 MUJI HOTEL 입구 / 2 무인양품 창시자 쓰쓰미 세이지>

무인양품에서 취급하는 모든 카테고리가 다 들어있는 긴자점은 관광객은 물론 일본 현지인들도 끊임없이 줄을 서서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무인양품은 의식주를 품은 라이프스타일의 대표적 브랜드로 성장한 데 이어 로드 사이드 타입의 개발, 대학 캠퍼스 내 진출 등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부가 돼 가고 있으며 상상하지 못하던 여러 타입의 유통에 도전하면서 업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 4월 4일 성대하게 오픈한 무인양품 긴자점의 경우 기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긴자점만의 콘텐츠로 구성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단독 매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의 크기를 자랑하는데 총 면적 3981㎡다. 이곳에는 베이커리는 물론 야채 주스 • 도시락 • 야채와 과일까지 다양하게 있으며, 6층까지는 주로 물건을 판매한다. 7층은 갤러리 스페이스와 휴식 공간, 술을 제공하는 바 & 카페가 있다.

‘느낌 좋은 삶’ 개념 집대성한 호텔 공간도

지하 1층은 ‘MUJI DINER’라고 하는데 이 플로어는 오픈 키친 레스토랑으로 생산자가 공개된 식재료를 사용해 조리한 식사를 제공한다. 생선류는 오다와라 지역의 항구에서 직접 배송한 신선한 생선, 육류는 미야자키나 오키나와, 야채는 치바 지역 등에서 직송한다.

아침 7시 반에 오픈, 출근길에 아침을 해결할 음식점이 별로 없다는 점을 생각해 직장인 고객들을 위해 500엔 전후의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런치 정식은 850~950엔 전후반대이고, 저녁도 이용 가능하다. 1층 입구 오른쪽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판다. 산지 직송한 야채를 POP를 사용해 소개하고 있으며 마치 일본 지역의 시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2040-Image




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2121-Image




사진 : 1 노노이치점 MUJI BOOKS 2 노노이치점 OPEN MUJI 야외 스페이스 3 노노이치점 헬스 뷰티 에리어


야채 생산지 견학 투어가 가능한 기획도 있는데 이런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한다. 이런 부분은 긴자점에서 시작한 새로운 시스템인데 재료에 따라 매일 그날의 도시락도 판매해 인기다. 5개 이상 구매하면 일부 지역에 한해서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지하 1층과 1층, 산지 직송 신선한 재료 가득

또 32종류의 레시피 중에서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는 코너도 새롭게 선보였다. 신선한 생과일 주스를 제공하는 주스 스탠드도 있고 베이커리는 아침 7시30분에 오픈해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며 줄을 서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2층은 의류 관련 상품을 충실히 전개한다.

리넨이나 오가닉 면 소재 등 여러 소재를 사용한 상품들이 POP를 보면 알기 쉽게 진열돼 있다. 특히 전통이나 삶에 대한 지식으로 탄생한 상품의 유래도 표기해 두고 눈에 띄기 쉽게 진열했다. 3층은 이너웨어 플로어다. 무인양품의 대표적 상품이자 히트 상품인 직각 양말도 큰 공간을 차지한다.

높은 천장 공간을 살려 볼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진열 방식이 무인양품의 VMD 방법 중 하나인데 긴자점은 이런 디스플레이 방식을 잘 살려 보여주고 있다. 4층은 FOUND MUJI나 같은 그룹의 브랜드인 이데(IDEE) 등 인테리어 관련 상품도 전개한다. 서적을 제공하는 ‘MUJI BOOKS’, 무인양품에서 구입한 제품에 자수나 이니셜을 새겨 주는 디자인 공방 코너도 있다.

5층에서 주목할 부분은 배송 카운터가 안쪽에 있다는 것이다. ‘MUJI SUPPORT’라는 데스크는 인테리어 코디네이터나 오더 가구 등 가공에 대해서도 무료로 상담이 가능한 코너다. 고객이 원하면 집에 방문해서 전구를 교환해 주거나 집의 사이즈 측정을 도와주고 그에 맞는 가구나 인테리어 상담도 해준다.

가벼운 작업이면 1시간에 1엔 정도로 이용 가능하다. 6층에는 7~10층까지 객실을 보유한 무지호텔 로비가 있다. 새벽 2시까지 오픈하는 카페 바도 있는데 호텔 숙박 고객은 물론 일반 고객도 이용 가능하다. 전시회가 가능한 공간도 있어 그때마다 테마를 정해서 전시를 진행하며 쉴 수 있는 공간도 갖추고 있다.

무인양품, 로드 사이드 타입 ‘노노이치점’ 오픈

호텔 리셉션 벽면은 옛날 긴자 지역을 달리던 지상 전차길의 돌로 디자인해 긴자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전통과 현재를 믹스한 돌과 나무 디자인이 특징이다.

작년에 오픈한 MUJI HOTEL 베이징과 같이 양품계획이 감수하고 건축 설계나 매장 운영을 진행하며 UDS사가 내부 설계 및 운영을 담당한다. 호텔 룸은 원래 오피스였던 빌딩이어서 방도 정방형보다 세로로 긴 타입이 많다.

화장실이나 샤워 룸 등 벽면에도 문을 설치해 좁은 공간이지만 넓다는 느낌을 준다. 룸을 채우고 있는 품목들은 거의 모두 무인양품의 상품들이다. 침대, 침대 커버, 파자마, 소파, 조명, 칫솔, 식기, 커피메이커까지 무인양품의 제품으로 객실을 구성하고 거의 대부분의 상품은 긴자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몇 달 이후까지 연일 예약으로 꽉 차 있어서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지역 밀착형 교외 매장 확대… 식품MD 강화

한편 무인양품은 긴자점 오픈 직후 처음으로 ‘로드사이드 타입’ 매장을 이시카와현 노노이치 지역에 오픈해 또다시 화제가 됐다. 이 매장은 지방의 슈퍼마켓이 있었던 자리에 무인양품 매장을 오픈해 새로운 유통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곳은 가나자와시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지역이다. 도쿄에서는 신칸센으로 이동한 후 다시 차로 이동해야 하며 지역 밀착형 타입이다. 최근 무인양품은 식품 영역을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노노이치 매장에서도 작년부터 판매한 냉동식품을 전개한다. 기존의 슈퍼였던 루트를 활용해 타 매장보다 식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함으로써 지역 주민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노노이치 매장은 한 층이면서 매장 면적이 일본 북쪽 지역 중에서 가장 큰 2000㎡ 규모를 자랑한다. 지금까지 표준 매장 면적인 850㎡에 비하면 2배 이상으로 넓다.

지역 주민과 교류의 장소 ‘오아시스’로 활용

지방은 향후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는 지역이다. 로드 사이드점은 디벨로퍼의 제한이 거의 없어 무인양품이 세계관을 맘껏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4533-Image




노노이치점 ‘스테이셔너리 에리어’

무인양품 자체가 폭넓은 상품을 전개하고 있는 것 역시도 확실한 경쟁력이다. 노노이치점 경우 총 7000개 품목 중 IDEE, MUJI LABO, FOUND MUJI 같은 특수한 MD 방식을 보여주는 카테고리를 제외하고 6000개 이상의 품목을 진열하고 있다.

의류, 잡화, 식품 등 기본적으로 긴자 플래그십스토어의 콘셉트를 반영한 상품 구성이다. 냉동식품은 기존 냉동식품을 도입한 매장 중에서도 가장 많은 종류를 구비한다. 그 외 옷이나 잡화 등 코어 상품인 직각 양말이나 오가닉 면 소재 속옷이나 청소 도구, 화장품 등을 왜 이 가격에 제공하는지 어떤 스토리와 디자인에서 태어난 상품인지 설명하는 POP를 설치해 알린다.

이런 MD 방식이나 진열 방법은 긴자 매장을 기준으로 따르고 있다. 도심 상업 시설 내 매장 등과 비교해 어린이 옷이나 임신복 관련 의류도 충실하게 전개한 점이 눈에 띈다. 무인양품 조사에 따르면 노노이치시는 초등학교 클래스가 늘어났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한데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매장 내에 어린이가 놀 수 있는 스페이스나 수유실도 갖췄다.

‘MUJI BOOKS’ 코너에는 동화책을 타 매장보다 많이 전개한다. 베란다에는 수많은 벤치가 있어 패밀리층이 장시간 머물면서 넉넉한 시간을 즐기면서 쇼핑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마치 슈퍼 같은) 무인양품에서 저녁거리를 구입한 후 집에 돌아가는 이미지다.

대학 캠퍼스 내에 새로운 유통 ‘무지컴’ 개척

무인양품은 노노이치 매장을 매개체로 지역 주민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한다.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장을 만들어 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OPEN MUJI’ 코너를 준비하고 향후 토크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시를 소개하는 지도도 설치해 ‘지역 주민의 오아시스’ 같은 장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무인양품은 7월 18일에는 무사시노 미술대학과 협력한 산학공동체 매장인 ‘무지컴(MUJI COM)’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올해 4월 개교한 도쿄 시내 이치가야 캠퍼스 내에 위치하는데 대학 캠퍼스에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기존 역 내 시설이나 키오스크 같은 편리하고 간단한 매장 타입으로 마치 편의점 같은 타입이다.

매장 면적은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265㎡이며 카페 공간이 309㎡다. 매장 공간은 일상 용품이나 식품을 취급하는 판매 영역, 카페 스페이스, 자습실 같은 스튜디오 공간인 ‘컴스튜디오(Com Studio)’ 코너로 마련됐다. ‘컴스튜디오’는 폐기하는 소재나 제품의 부분 파츠도 판매해 일반인도 이용 가능한 작업 공간을 보유했다.

제작에 필요한 도구나 공구도 준비해 일부 이벤트를 빼고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카페 공간은 학교 내 학생 식당으로 이용이 가능하며 당일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도 판매한다. 이 캠퍼스에서만 마실 수 있는 오리지널 100엔 커피도 제공한다. 팝업 코너에는 동화책을 소개하거나 구서적도 모아 놓고 국내외의 무인양품이 셀렉트한 책으로 편집한 ‘무지북(MUJI BOOKS)’ 코너도 같이 병행한다.

또 상품은 무사시노 미술대학과 자치 단체나 기업의 연계로 만든 제품들도 판매한다. 이 코너를 ‘오픈마켓(OPEN MARKET)’이라고 하는데 지역 주민 등과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든 코너다. 이 코너의 간판 디자인은 학생 중에서 모집해서 대상을 받은 디자인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반인도 이용 가능한데 강연이나 워크숍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지방 자치단체 • 대학교와 협업으로 탄생한 형태

오픈 기념으로 무인양품 관계자는 물론 근처 주민에게 배움이라는 콘셉트로 ‘100년 후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으며 다양한 층의 사람들에게 앙케트한 메모를 프린트해 천장과 벽면을 장식하는 전시도
9월 말까지 진행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무인양품, 신유통 개척에 사활 걸다 6669-Image





무인양품이 이 대학 캠퍼스에 매장을 오픈한 이유는 ‘이 지역은 물가가 비싸서 생활용품을 잘 살 수 없다’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편한 장소가 없다’ ‘지역 커뮤니티 같은 교류가 없다’ 등 지역의 문제점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인양품은 생활하기 위한 동선상 필요한 일상생활 용품 판매뿐만 아니라 쉴 수 있는 공간 제공에 목표를 두고 있다.

세대나 직업에 관계없이 이 모든 것을 초월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의식해 매장을 구성했다고 전한다. 이번 첫 산학공동체 매장은 우리 사회에 즐비한 문제점에 대해 의문 제기를 통해 해결을 할 수 없을까라고 고민한 무인양품과 무사시노 미술대학의 이념이 공감해서 이뤄졌다. 새로운 타입의 ‘무지컴’ 매장은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의 장소가 될 전망이다.

또한 무인양품은 올해 11월 1일 교토 시영지하철 야마시나역에 근접한 라쿠토 야마시나 역 쇼핑센터에 집객을 유도할 수 있는 메인 테넌트로도 입접했다. 3개 층에 입접해 면적은 3934㎡나 된다.

지난해 11월에는 미에현의 긴테츠 백화점 내에 대형점 형태의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도 무인양품의 유통 개척은 계속될 것이고 이러한 도전들이 테스트를 거쳐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관심을 모은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