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웨어 빅딜 ... 쌍방울, 남영비비안 새 주인 된다
쌍방울(대표 방용철)이 여성속옷 전통 강자 중 하나인 남영비비안(대표 남석우)의 경영권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은 어제(21일) 공시를 통해 "남영비비안 경영권 매각입찰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했고, 매각주관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컨소시엄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쌍방울과 쌍방울의 최대주주 '광림'으로 구성돼 있다.
쌍방울은 다음달 15일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지분율 23.79%)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75.8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남영비비안의 매출은 1780억원(연결기준 2061억원)으로 인수주체인 쌍방울의 작년도 매출 규모 953억원 대비 2배 수준이다. 쌍방울이 자신보다 두 배 가량 큰 몸집의 경쟁사를 인수하게 돼 업계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쌍방울은 다수의 인수희망자와 경합 끝에 이번 인수기회를 얻었다. 동종 산업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만큼 인수 이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매도자 측이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특히 같은 업계에 있으면서도 다른 유통을 전개하던 두 기업의 강점을 강조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영비비안은 백화점 중심의 고가 유통을 운영하던 노하우가 있다. 현재 홀세일 위주의 가두점을 운영하며 600개 넘는 판매처를 갖고 있는 쌍방울이 해결하지 못한 새로운 유통처를 뚫을 수 있는 방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쌍방울은 국내외에 생산기지를 찬찬하게 보유하고 있어 기존에 외주 생산 비율이 높았던 남영비비안 브랜드들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남영비비안은 지난 1957년 고 남상수 회장이 설립해 '비비안'을 중심으로 62년동안 국내 여성 속옷 시장을 이끌어 온 국내 토종 속옷 기업이다. 현재 백화점과 가두점에 '비비안'을 중심으로 대형마트와 홈쇼핑, 도매점 등 판매 채널에 따라 '비비엠' '마터니티' '판도라' '젠토프' '수비비안' '로즈버드' '드로르'까지 8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유니클로 원더브라 등 친소비자가 정책을 가진 해외 브랜드의 공세로 성장세가 줄었고, 2017년 강도높은 구조조정도 단행했으나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지난해 영업손실 39억원, 당기순손실 67억원으로 적자전환)
인수자인 쌍방울은 창립 56년 역사의 토종 내의 기업이다. 지난 2016, 2017년 각각 151억원, 216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5억6400만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히트업' '방풍내의' 등 기능성을 앞세운 상품을 속속 개발해 선보이며 브랜드 평판지수도 크게 뛰어오르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온라인과 홈쇼핑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몰리고 있는 현재 언더웨어 시장에서 남영비비안을 품은 쌍방울이 새로운 한 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