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어패럴 기업들 변신 ‘속속’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19.09.24 ∙ 조회수 1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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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日 백화점 매출 부진~ 패션 빅컴퍼니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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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www.onward.co.jp / gramha.net >

일본의 대형 백화점 그룹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마켓 흐름 속에서 백화점 의존도가 높은 대형 어패럴 기업들의 고전도 심각하다. 이들은 실적부진을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일본의 대형 백화점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 다카시마야, 소고/세이부, H2O리테일링, J프론트리테일링 등 5개 기업 중 4개사의 매출이 감소했다. 선행 투자를 포함한 코스트 증가로 인해 각 백화점들 매출이 떨어진 것. 관광객 수입으로 일부 도심 지역은 좋은 상황으로 보이지만 지방이나 교외 백화점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나 화장품 카테고리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볼륨 마켓존 의류 매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최고 대형 백화점인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의 연말 결산 영업이익은 2018년 3월기준(2018년 3월~2019년 2월) 292억엔으로 전년비 19.7% 증가했다. 백화점 사업 매출은 1.8% 감소한 1조1112억엔, 영업이익은 전년비 5.7% 증가한 153억엔을 달성했다. 의류 품목이 고전하고 있으며 보석이나 시계, 화장품 매출이 증가했다.

다카시마야는 9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원인은 2018년 9월 다카시마야SC 오픈과 11월에 태국 방콕에 시암 다카시마야 오픈으로 선행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배송비와 코스트 증가의 영향도 있었다. 백화점 사업 매출은 전년비 0.9% 증가한 7920억엔으로 전년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의류를 중심으로 한 상품 매출이 부진했다. 면세점 매출은 전년비 12% 증가해 547억엔을 기록하며 전체의 7.5%를 차지할 정도까지 성장했다.

일본 5대 백화점그룹 기업 중 4개사 매출 감소

J프론트리테일링의 매출은 전년비 2.1% 감소해 4598억엔, 영업이익은 전년비 17.5% 떨어진 408억엔이다. 관서 지역을 중심으로 특히 서일본 지역에서 매출이 좋은 J프론트리테일링은 작년의 큰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로 영업시간이 단축하거나, 따뜻한 겨울 기온으로 인한 의류 아이템 부진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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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aiten-heiten>

이런 마켓 흐름 속에서 백화점 의존도가 높은 월드, 온워드카시야마, TSI홀딩스 같은 대형 어패럴 기업들의 고전이 심각하다. 특히 신사복을 주로 전개하는 레나운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산요상회도 마찬가지로 여러 시도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각 기업들은 태풍 등의 날씨와 이상 기온 변화를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는다. 세일폭도 점점 커져 악순환이 반복되는 추세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두 손만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일본 대형 어패럴 기업들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어떠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을까. 온워드홀딩스의 경우 자사 전자상거래 사이트 ‘온워드 클로젯’ 중심으로 한 EC 매출이 전년비 26% 증가해 255억엔을 달성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침체를 커버하기는 힘들었다. 23구, 구미교쿠 등 백화점 브랜드의 세일 판매 확대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의 구조 개혁 비용도 추가돼 결과적으로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백화점 입점 비중 높은 대형 어패럴도 연쇄 타격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온워드의 큰 강점은 오더 슈트(양복) 사업과 비패션이다. 지난 4월 초 온워드카시야마는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시야마 스마트 테일러(KASHIYAMA THE SMART TAILOR)’ 사업을 축으로 하는 오더 슈트 사업과 푸드, 화장품 같은 비패션이 성장하는 카테고리이며, 앞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의 제철 식품이나 그릇, 디저트, 선물용 과자 등의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온워드 마르셰(ONWARD MARCHE)’를 2016년 말에 오픈했다. 술이나 음료, 쌀, 반찬이나 안줏거리, 디저트 분야, 조미료, 그릇 등 일본 각지 약 240개사의 3000개 정도 품목을 전개하는 사이트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더 많은 아이템으로 늘렸다.

‘구루메(미식가)’ 잡지의 편집장을 담당했던 인재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상품에 대한 설명도 잡지 형식으로 구성했다. 판매뿐만 아니라 상품과 연관된 정보들을 보기 좋게 구성해 산지에 대한 취재나 독자를 위한 설명 등으로 유저들이 알기 쉽게 구성돼 있다. 콘텐츠 또한 매력적인 상품들로 업데이트돼 있고 갱신도 빠르다.

온워드카시야마, 오더 슈트 사업

이를 계기로 푸드 사업도 점점 강화시킨다. 온워드 홀딩스의 야스모토 미치노부 사장은 “옷과 함께 구루메의 세계도 취급하는 것으로 새로운 패션 영역을 만들기 위해 ‘온워드 마르셰’를 2년 반 전에 가동했다. 우리는 패션 기업이지만 구루메 또한 패션이라는 영역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며 세계 속에 일본 패션을 알리기 위해 푸드 분야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주요 대형 어패럴 기업들 중 월드사의 2019년 3월기준(2018년 3월 ~ 2019년 2월) 매출은 당초 계획보다 수익이 증가해 전년비 1.6% 증가한 2498억엔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동기비 2.5% 증가한 163억엔을 달성했다. 판관비율을 1.1포인트 억제하는 등 철저하게 경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이 4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단 수익이 증가한 원인은 주로 M&A를 한 월드사 산하의 기업들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매수한 기업들 중 RAG TAG라는 중고 상품 취급 기업과 인테리어 잡화를 전개하는 212키친스토어(212 KITCHEN STORE) 운영회사 ASPLUND사가 매출에 공헌했다.

월드사, M&A 통한 매출 확보와 플랫폼 사업 호조

종래의 어패럴 부분 매출은 일본 국내의 경우 3.0% 감소했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등 디지털 사업과 월드사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형 어패럴 중 TSI홀딩스는 나노유니버스나 내추럴 뷰티베이직, 마가렛호웰, 파리게이츠 같은 브랜드를 전개하는 주로 중간 가격대 의류품을 전개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도쿄스타일과 산에이인터내셔널어패럴이 공동 주식으로 합치면서 TSI홀딩스를 설립한 시기는 2011년 6월이다.

2008년 리먼 쇼크를 계기로 소비의 침체가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2011년 동일본 지진까지 겹쳐 어패럴 시장은 점점 어려워졌다.

TSI홀딩스가 처음에 실시한 정책은 정리해고였다. 2012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도쿄스타일의 일본 국내 사업에 있어서 몇 개의 브랜드들을 폐지하고 이익이 적고 채산이 안 맞는 297개 매장을 모두 접었다. 일본 내 4개의 공장 중 2개를 정리하고 2012년에는 베트남으로 일부 공장을 이전했다. 조기 퇴직자도 늘면서 흑자화를 모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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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shop.muji.com>

적자 본 TSI 홀딩스, M&A와 정리해고 정책 선택

2013년에는 산에이인터내셔널이 전개하던 6개 브랜드와 70개 이상의 매장을 또 폐지했다. 2015년에는 전문경영인을 사장으로 고용했으며 가장 키워드로 내세운 것이 M&A 전략이다. 패션을 중심으로 의류 사업뿐 아니라 코스메틱 등의 라이프 스타일을 포함해 폭넓은 영역에서 M&A를 실시하고 있다. 한 예로 2016년에 이스라엘 사해의 미네랄, 시드 오일을 사용한 오가닉 자연 화장품브랜드 ‘Laline’의 주식도 70% 취득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M&A 후 기존 TSI홀딩스의 유통 개발력을 살려 적극적으로 신규 오픈한 것도 상승세의 원인이다. 2017년에는 프로 스케이터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HUF의 지분도 90% 취득해 자회사화했다. 결과적으로 2018년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수익이 감소해 사업 철수 비용을 계산하기 위한 최종 손익은 2억300만엔으로 적자였다. TSI홀딩스에서 가장 최고의 매출 규모인 나노유니버스 사업의 수익은 동기비 8.9% 증가했다.

유니클로, 중국 사업 호조… 일본 내 사업 부진

한편 일본 국내에 의존하지 않는 패스트리테일링과 양품계획은 중국 사업 전개를 성장의 엔진으로 보고 타 기업과는 큰 차이를 둘 정도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2018년 9월~2019년 2월기(국제 회계 기준) 매출 수익은 전년 동기비 6.8% 증가한 1조2676억엔,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1729억엔을 달성했다.

겨울 상품이 부진해 국내 유니클로 매출은 동기비 0.5% 감소한 4913억엔, 영업이익은 동기비 23.7% 감소한 677억엔이었다. 하지만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한 것으로 이제 거의 정착 상태다(야나이 회장 겸 사장 코멘트).

중국 사업은 춥거나 더울 때도 고객 수가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점 매출도 전년 실적을 매월 경신하고 있다. 중국 본토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도 20%를 증가했다. 중국 사업은 향후 내륙부에 2급, 3급 도시 오픈도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며 연간 100개 매장을 전후로 오픈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무인양품, 일본 내 사업 핵심… 매장 대형화

양품계획의 2019년 2월 결산은 매출에 상당하는 매출이익이 전년비 7.9% 증가한 4096억엔, 영업이익이 1.2% 감소해 447억엔으로 8년 만에 이익이 감소했다. 그 원인은 인건비의 증가인데, 마쓰자키 사장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해외 사업은 동기비 12.9% 증가한 1634억엔으로 두 자릿수 신장했다.

인건비 증가는 몇 년 동안 지속된 유통 확장으로 부족한 매장 직원 충족을 위해 한꺼번에 채용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건비 증가를 흡수할 정도로 일본 국내 매출이 증가하지 않았던 것이다. 의류와 식품은 호조였지만 단가가 높은 인테리어 카테고리 성장이 둔화됐다.

일본 내 무인양품 매점의 면적을 825㎡에서 1650㎡로 향후 대형화할 방침이다. 4월 초 일본에서 처음으로 무지호텔 오픈과 함께 세계적인 플래그십스토어 무인양품 긴자 매장도 오픈했다. 야채나 신선한 생과일 주스를 제공하는 스탠드바 등 식품에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 면을 중점적으로 매장을 전개한다. 향후 세계적으로 푸드 분야를 확대시켜 식품 매출 비율을 현재의 7.8%에서 2030년 30%까지 증가시킬 것이라고 한다.

시마무라 변신 역효과… 기존점 매출 6.9%↓

시마무라의 2019년 2월기 매출은 전년비 3.4% 감소한 5459억엔이었다. 영업이익이 동기비 40.7% 감소한 254억엔. 2년 연속으로 수익과 이익이 감소했다. 고객이 복잡한 레이아웃 안에서 보물찾기 하듯 저렴하지만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는 것이 시마무라의 매력이었는데, 매장 통로 폭을 넓히거나 새로운 레이아웃을 시도한 것이 오히려 쇼핑의 즐거움을 감소시켰다는 패션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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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65주년을 맞은 시마무라는 ‘650엔 코디네이터’라는 기획과 1400개 매장 달성한 ‘속옷 140엔’ 파격 세일을 내세우는 등 여러 모색을 했지만, 결국은 불발했다. 전반적으로 고객 수가 늘지 않았으며 일본 국내 기존점 매출은 2017년에 비해 6.9% 감소했다.

저렴한 가격보다 재방문 유도가 시급한 시마무라

기타무라 시마무라 사장은 “강점이었던 가격이 소비자의 감각에 맞추지 못한 것 같고, 결국 저가의 상품을 내놓으면 팔리지만 리피트 고객(재방문 - 단골고객)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객의 선별 의식은 점점 높아져서 어떻게 하면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게 하고, 내리지 않은 적절한 가격에서 팔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나이티드애로즈의 경우는 매출이 동기비 2.9% 증가한 1589억엔, 영업이익이 동기비 5.2% 증가해 110억엔으로 수익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물류 센터 설치 등으로 자사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오리지널 상품을 강화한 것이 호조의 원인이다. 2019년 3월기준(2018년 4월 ~ 2019년 3월) 결과 중 전자상거래 부문의 매출이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이는 유나이티드애로즈 매출 구성비의 20%까지 성장한 것이다.

■ 온워드카시야마 오더 슈트 사업 호조

온워드홀딩스는 2017년 10월 오더 슈트 사업 ‘스마트 테일러’를 론칭해 1년 반 만에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2019년 2월 결산에서 당초 계획을 대폭 넘어선 판매 수량만 5만6000장을 판매해 매출 37억엔을 달성한 것이다. 올해는 10만벌 판매, 매출 60억엔(동기비 62% 증가)을 목표로 한다.

특히 스마트 테일러가 성공한 이유는 스피드와 가격이다. 타사오더 슈트의 경우 납품까지 빨라도 2주일 정도 걸리지만 스마트 테일러의 경우 1주일 만에 납품이 가능하다.

또 가격 면에서는 중심 가격대를 3만~5만엔으로 측정해 주요 고객층인 30~40대에게 아주 매력적인 가격으로 제공했다. 퀄리티 좋은 상품을 리즈너블한 가격에 제공한 부분이 고객의 니즈와 일치했다.

스마트 슈트의 특징은 가이드 숍에서 예약을 하고 치수를 측정한 후에 제작하고 완성되면 고객에게 우편으로 발송한다는 것이다. 리피트 고객은 전체의 30% 정도이며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는 등 애프터 서비스도 훌룡하다.

기존 매장도 존재하지만 유니크한 부분은 어패럴 숍이 거의 없는 오피스 지역에 가이드 숍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가이드숍은 빌딩의 고층에 있으며 판매원도 상주하지 않는다. 고객이 예약하면 치수를 재기 위해서 직원이 그 시간에 맞춰서 가이드 숍에 간다. 웹 예약제이지만 장소에 대한 큰 제약이 없고 초기 투자나 코스트도 적어서 단기간 많은 곳에 이런 거점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성공 포인트다.

2019년 2월에는 북미와 중국에도 진출해 해외에도 30~5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해외 9개 매장 중 8개는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 안에 가이드 숍을 설치했다. 이런 식으로 세계 121개 도시의 701개 거점에 가이드 숍을 확보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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