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넘버원 쇼윈도, 내가 만든다!

kbm0429|19.06.14 ∙ 조회수 1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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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스뉴욕 재팬 윈도드레서 ‘다니구치 가쓰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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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18 홀리데이 윈도 디스플레이와 마리오네트
<사진 출처 : 바니스뉴욕재팬 제공>

e - 커머스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은 점차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패션을 보여주고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리얼 스토어의 역할이다.


1년 중 가장 화려한 윈도로 장식되는 12월. 바니스뉴욕(Barney’s New York) 긴자 매장은 ‘다니구치 가쓰히코’의 총괄 지휘하에 도쿄에서 가장 화려한 홀리데이 윈도를 선보인다. 윈도는 일본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 ‘소리마치 아키라’의 일러스트 그림을 입체화한 인형들이 재즈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다니구치는 미국 대표 백화점 바니스뉴욕이 일본에 상륙하던 1990년 바니스뉴욕에 합류했다. 그는 이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28년간 바니스뉴욕의 윈도 디스플레이는 물론 점포 디자인, 광고 등 스토어 비주얼 전반을 담당해 왔다. 비주얼팀의 리더로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에 관해선 결제권까지 쥐고 있을 정도로 그는 바니스뉴욕 경영진에 필적할 만큼의 파워를 가진 인물이다.

이세탄백화점의 윈도도 유명하지만, 이곳은 외부 아티스트나 제작팀에 맡겨 외주로 운영하는 데 반해 바니스뉴욕은 자체에서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미국 본사로부터 이어져 오는 클래식 스타일을 잘 유지하고 있음은 물론 바니스뉴욕의 ‘셔츠 슈트 폼*’ 같은 기술은 현재 일본에만 남아 있다.

* 폼(foam) : 매장이나 윈도 디스플레이에서 슈트나 셔츠를 보여줄 때 사용하는 마네킹(보디)의 일종. ‘셔츠 폼’ ‘슈트 폼’이라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사용, 셔츠 폼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3~4시간이 걸리는 작업

1990년 합류 이후 28년간 비주얼 작업 총괄
일본은 지진 같은 자연현상 때문에 다른 나라와는 건축 법률이 달라서 다니구치는 윈도에 한정된 게 아니라 건물 설계나 인테리어까지 매장의 비주얼 전반을 관장한다. 일본의 윈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가장 유명한 인물이자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종종 한국 대기업들로부터 컨설팅 의뢰를 받기도 한다.

1990년 11월 신주쿠에 오픈한 바니스뉴욕 재팬 1호점은 약 3700㎡의 대규모 면적을 자랑하며 미국발 스페셜리티 스토어의 일본 첫 상륙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다니구치는 패션 어패럴 회사에서 8년간 백화점 · 전문점 등의 전시회장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업무를 맡아 일했다. 다니구치는 바니스뉴욕의 비주얼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이먼 두난(Simon Doonan)’과 일하고 싶어 바니스뉴욕의 문을 두드렸다.

사이먼과의 면접에서 그는 전 회사에서의 프레젠테이션 내용과 학생 때의 작품, 평소 잘 보여주지 않는 스케치까지 보여주며 3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1990년 12월 사이먼으로부터 일 의뢰가 들어왔고, 다음해인 1991년 1월 당시 31세의 나이에 다니구치는 바니스뉴욕에 정식으로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우먼즈 · 맨즈 · 키즈 등 여러 장르를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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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본사 전문가 ‘사이먼 두난’ 스피릿 이어가
2개월 후 트레이닝을 위해 그는 통역도 없이 혼자 뉴욕 첼시에 있는 본사로 향한다. 미국 본사에서는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부서가 바니스뉴욕과는 별개로 다른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부서는 광고, 출판, 스토어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비주얼 디스플레이 등 비주얼 전반을 담당하며 당시에는 호텔 광고 등 다른 회사의 일도 맡고 있었다.

각각의 개성과 다양한 인종, 성적 취향이 공존하고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낮은 직원이 낸 아이디어라도 내용만 좋으면 채용하는 유연한 시스템 속에서 그는 프로의식이 강한 스태프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영국인인 사이먼 두난은 런던의 아쿠아스큐텀 매장에서 일한 경험으로 슈트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사이먼 두난은 1986년부터 바니스뉴욕의 강렬한 비주얼과 이미지를 만들어 온 주인공일 뿐 아니라 방송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셀러브리티였다. 다니구치는 두난에게서 영국적 클래식함과 유머, 과감한 터치를 더하는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방식, 한정된 예산과 기한 안에서 일을 해 나가는 방식까지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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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매장 디자인, 보스턴 등 美 7개점 도입
1990년대 당시 미국 바니스뉴욕에는 슈트, 셔츠 ‘폼’을 만드는 전용 작업장과 풍부한 경력을 가진 스태프들이 있었다. 이 작업은 토르소에 하나의 셔츠 폼을 완성하는 데만 3~4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올바른 다림질을 거쳐 밀리미터 단위로 핀을 찌르고 주름 하나 없이 입체적으로 완성된 완벽한 보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된다. 기술적 부분까지 철저하게 배운 다니구치는 일본 스태프들에게도 이러한 기술을 전수했다.

일본으로 돌아온 다니구치는 4년간 매년 1~2회 뉴욕과 일본을 오가며 계속 사이먼의 디렉션을 받았고 이를 충실히 따랐다. 이후 직접 디자인하는 비중이 커지고 다니구치의 디자인을 뉴욕 본사에서도 사용하게 되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자신의 색깔을 더한 독자적인 윈도 디스플레이 영역을 구축한 그는 쇼윈도를 광고판 또는 무대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바니스뉴욕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화려한 윈도다. 바니스뉴욕 재팬은 가히 일본에서 가장 볼거리가 풍성한 윈도라 할 수 있다. 다니구치는 바니스뉴욕 재팬의 쇼윈도 플랜에서 완성까지 이르는 모든 일을 관할한다.

日 특유 건축 설계 · 인테리어까지 총괄
바니스뉴욕 재팬의 인테리어는 크게 세 번의 변화를 겪었다. 제1기인 1990년대는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가구 · 집기를 비롯한 카펫 무늬의 의장까지 결정권을 가지고 스토어 디자인을 통솔했다. 일본에서도 바니스뉴욕 신주쿠점과 요코하마점은 그의 색이 짙은 인테리어로 당시에도 크게 화제가 됐다. 피터 마리노는 바니스뉴욕 디렉팅을 계기로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본점 매장,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자택 디자인을 담당하는 등 패션계가 가장 사랑하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으로 거듭났다.

현재 신주쿠와 요코하마 두 매장 모두 리노베이션을 거쳐 내부 모습이 일부분 변화했지만, 요코하마 매장은 아직도 피터 마리노의 스타일이 많이 남아 있다. 25년 전 당시에는 드물게 VIP룸과 파우더룸을 갖췄고 매장 입구 모자이크 장식, 바다 옆 매장이라는 위치적 특성을 반영한 매장 내 바다 모자이크 장식이 특징이다.

제2기인 2000년대에는 피터 마리노 사무실 출신인 건축가 제프리 허치슨이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그의 대표 매장이 2004년 오픈한 긴자 본점이다. 당시 윈도 드레서인 사이먼 두난(현 바니스뉴욕 특사직)과 다니구치가 함께 디렉팅해 완성한 독특한 인테리어는 이후 일본 고베점과 후쿠오카점에서도 계속됐다. 미국에서도 긴자 매장 디자인을 도입해 2010년까지 보스턴,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등 7개 점포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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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1 바니스뉴욕 롯폰기 매장 2, 3, 4 바니스뉴욕 요코하마점 내부

초기 뉴욕 건축가 피터마리노, CEO 마크리 영향
긴자 매장은 아티스트 존 폴 필리프의 뮤럴아트(Mural Art : 벽화)로 장식됐다. 또한 긴자 매장의 1 · 2층 공간을 잇는 9미터의 스컬프처 월(Sculpture Wall)은 입구가 생기기 전에 미리 건물 내부로 들여와야 했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디자인 디렉팅을 완성해야 했다. 지진이 없는 뉴욕과 달리 일본은 볼트 하나에도 관련 법규가 존재한다.

이런 법률적 문제로 다니구치는 건물을 세우기 2년 전부터 뉴욕과 일본 양쪽의 디벨로퍼와 건설업자를 만나 구조 계산과 설치에 관한 교섭을 벌였다. 긴자 매장 오픈 이후 고베와 후쿠오카 매장은 내부 구조 설계에서 모자이크 무늬 디자인 하나까지 외부 건축가의 관여 없이 다니구치의 디렉팅으로 완성됐다.

2010년 미국 바니스뉴욕 CEO에 마크 리가 취임하면서 제3기를 맡는다. 20년 동안 ‘질샌더’ ‘조르지오 아르마니’ ‘생로랑’ ‘구찌’ 등을 거친 마크 리는 새로운 디자인 매뉴얼과 점포 환경 규정을 만들었다. 새로운 콘셉트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3년간에 걸쳐 뉴욕 매디슨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2016년 뉴욕 첼시에 플래그십스토어와 일본 롯폰기 매장을 오픈했다.

라이징 아티스트 작품부터 앤티크 가구까지
철저하게 클린하고 차가운 인상을 주는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영향이 강한 새로운 디자인에 부족함을 느낀 다니구치는 롯폰기 매장에 플라워 아티스트 ‘아즈마 마코토’의 작품을 설치했다. 무게 200㎏에 가로×세로 3미터 길이의 사각 프레임 안에 든 거대한 분재 작품 ‘식(式)’을 매장 중앙에 설치해 일본만의 색채를 더하고, 차가운 분위기의 공간을 부드럽게 했다.

작품을 이동하고 천장 내 구조를 보강하는 설치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 이러한 결정은 뉴욕 본사의 허가 없이 진행한 것으로 어쩌면 무모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직경 1미터 크기의 아즈마 마코토 작품이 전시 시작 하루 만에 약 1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라이징 아티스트의 작품을 매장에 설치하는 결정으로 인해 2016년 롯폰기 매장 오픈 당시 화제가 됐다.

매장 설계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다니구치는 행어와 집기 하나까지 직접 디자인했다. 또한 해외 앤티크 마켓에 가서 앤티크 가구와 패브릭을 직접 들여왔다. 매장 내 수조 속 물고기 종류를 고르는 것부터 뉴욕 본사에서 개발한 마네킹 선택까지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윈도에 테마는 없다. 상품이 곧 테마!
“바니스뉴욕은 윈도가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만큼 당장 팔아야 하는 상품보다는 상징적인 상품을 내세우라”고 전 바니스뉴욕 CEO 마크리는 말했다. 다니구치 또한 “윈도 디스플레이를 할 때 특별한 테마를 먼저 정하지 않는다. 상품이 곧 테마다”라고 말한다. 먼저 상품 플랜을 세우고 바이어가 바잉해 온 상품을 토대로 그에 맞는 콘셉트를 잡고, 광고를 만들고, 디스플레이 플랜을 짜고, 디자인을 맞춰 나간다.

아이디어 스케치에서 디자인을 검토하고 제작에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은 1년 동안 끊임없이 진행된다. 윈도 작업 기간은 짧게는 1개월 전에서 길게는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일부러 윈도에 내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신상품을 윈도에 건다.

이를테면 입체적인 콜라주를 테마로 한 드리스반노튼윈도를 선보였던 2018년 4월의 경우 상품 자체가 콘셉트가 됐다. 드리스반노튼의 스카프가 달린 드레스와 꽃 프린트, 그의 스케치와 꽃 도감 등을 입체적으로 콜라주한 윈도는 디자이너의 세계관을 연출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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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1, 2 사이먼 두난 윈도 & 스케치, LOVE DAD 윈도 & 스케치

크리스마스 · 밸런타인데이 · 아버지날엔 테마를
테마를 우선적으로 정하는 경우는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어머니의 날(5월 12일), 아버지의 날(6월 16일)로 1년에 2~3번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날을 겨냥한 윈도를 선보이기 위해 단추를 사용해 다니구치가 직접 그린 스케치를 아버지 얼굴 형태로 구현해 냈다. 단추로 장식된 공간과 아버지의 날에 어울리는 기프트 상품을 함께 선보였다.

이렇게 일본의 바니스뉴욕 매장 여섯 곳에서 사용한 단추만 약 4만개이고, 리본 테이프는 약 100m에 이른다.
뉴욕의 많은 오프라인 매장은 11~12월 매출이 1년 매출의 70%를 차지할 만큼 세일즈 프로모션에 많은 투자를 한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뉴욕뿐만 아니라 일본 역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시기라 매년 윈도 디스플레이에 큰 공을 들인다.

2018 홀리데이 윈도는 일본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 ‘소리마치 아키라’의 일러스트를 입체화한 마리오네트가 재즈와 록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생동감 넘치는 윈도로 꾸며져 특히 반응이 좋았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든 마리오네트는 세밀한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

유머와 즐거움! 보행자 보는 낮 시간에 작업
“윈도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바쁜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볼거리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하는 윈도를 선보인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그럴 때 내 역할에 보람을 느끼고 윈도에 유머를 담으려고 한다. 일본은 유머에 서투르지만 바니스뉴욕의 윈도에는 유머와 즐거움이 있다”라고 다니구치는 말한다.

런던올림픽 시즌이자 롤링스톤스 데뷔 50주년이기도 했던 2012년 홀리데이 윈도는 유니버셜 레코드회사의 제안으로 롤링스톤스와 바니스뉴욕을 대표하는 영국인 사이먼 두난의 컬래버로 꾸며져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윈도 디스플레이는 1년에 많을 때는 15회, 한 달에 1번, 이벤트성 윈도가 1주일 정도로 짧게 꾸며져 평균 월 1~2회씩 변경한다.

“윈도 설치 작업은 매장 문을 닫고 밤 시간에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볼 수 있도록 아침부터 낮 시간에 작업한다. 작업자들도 낮 시간에 쾌적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만드는 이들도 과정을 즐기지 않으면 보는 이들에게 표현하는 바가 전달되지 않는다. 또한 윈도를 통해 계절을 표현하지 않는다. 옷이 점점 시즌과 무관해지고 사계절은 밖에 나가서 느끼면 된다.”

윈도를 무대 · 광고판으로! 사회적 메시지까지
바니스뉴욕은 쇼윈도를 통해 무대와 광고판으로도 활용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일본 국민가수 마쓰토우 아유미는 게릴라로 긴자 매장 1일 도어맨으로 나섰고, 긴자 매장의 윈도에 들어가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윈도를 무대처럼 활용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는 이 캠페인과 연동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매년 열리는 ‘메이드 투 메저(MADE TO MEASURE)’ 이벤트는 슈트와 셔츠를 비롯한 맨즈 비즈니스 아이템을 오더하는 행사다.

이제는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본고장인 영국에서도 볼 수 없는 슈트, 셔츠 ‘폼’ 기술은 바니스뉴욕 재팬에서만 하고 있다. 이벤트 기간에 불필요한 연출은 하지 않고 클래식 맨즈 스타일로 시작한 바니스뉴욕의 전통과 기술을 윈도를 통해 선보인다.

긴자 대형 윈도 디스플레이는 바니스뉴욕 상징
“초기 바니스뉴욕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올드 바니스 스타일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기술을 계승해 가는 우리를 지지하는 분들도 많다. 맨즈 패션지를 비롯한 미디어 측 사람들과 이탈리아 슈트 메이커 관계자들이 보면 감격하기도 한다. 우리 또한 전통을 이어가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사명감을 가지고 전승해 가려고 한다”고 다니구치는 강조한다.

바니스뉴욕은 통상 매장 평균이 3300㎡ 규모인 데 반해 요코하마점 면적은 5600㎡로 꽤 큰 편이다. 윈도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공간 또한 가로 5.3m, 세로 3.3m, 폭 2m다. 전문점이 이 정도 규모의 윈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런 공간이 긴자 매장에만 4개나 있다. 높은 땅값을 자랑하는 긴자에서 이런 면적을 유지하는 이유는 윈도 자체가 바니스뉴욕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윈도 제작은 전문가와 함께하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에 있어서는 다니구치가 전적으로 직접 제작한다. 전문점인 바니스뉴욕은 백화점과 달리 대중적이진 않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윈도를 선보인다. 전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패션에 특화된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기 때문에 독창성을 가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 e-커머스 홍수 속 매력적 윈도를
“e-커머스 시장이 확대되고 가속화되면서 매장의 형태가 변할지라도 아직은 자금을 투자하고 시간과 공을 들인 공간에 가서 고객들이 직접 입어 보고, 냄새 맡으며 접하는 체험이 즐겁도록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니스뉴욕이 생각하는 패션을 보여주고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리얼 스토어의 역할이다. 점점 이런 매장의 형태가 줄어들지는 몰라도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다니구치는 전한다.

그는 이어 “지금 인터뷰를 하는 바니스뉴욕 긴자 매장에는 고객들이 많이 온다. 상품으로 차이를 두기는 어렵다. 고객이 오고 싶어 하는,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이 주제는 나를 비롯해 판매원과 바이어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의 생각이 전달되고 매장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느껴진다면 고객들은 오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작업들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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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9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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