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잉블레이저」 CEO 잭 칼슨
사진출처 : 공식홈페이지 설립자 잭 칼슨 jack carlson
■ 잭 칼슨ㅣ「로잉블레이저」 CEO
1986년생 고교시절 조정 시작, 헨리 로열 레가타 출전 챔피언리그서 메달 획득 옥스포드대학 로마고고학 전공, 중국 한나라 고고학 박사
2011 월드 조정 챔피언십 출전
2011~2012, 2013~2014 옥스포드 오리엘 컬리지 조정 팀 코치
2014 책 <로잉 블레이저(Rowing Blazers)> 출판
2015 월드 조정 챔피언십 출전 동메달 획득
2017 「로잉 블레이저」 브랜드 론칭
진짜 조정 선수가 실제 조정 클럽의 블레이저를 만들었더니 패션계가 주목했다. 사람들은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진짜를, 진정성을 좋아하는 것이다.
수년간의 조정선수 생활로 챔피언십 리그에서 메달까지 딴 남자 잭 칼슨이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 남자는 고고학자다. 브랜드 이름은 단순하고 확실하게 ‘조정 블레이저’ 영어 그대로 「로잉블레이저」다. 잭 칼슨은 일찍이 ‘로잉 블레이저’라는 이름으로 책을 썼고 지금의 「로잉블레이저」 의류 라인은 프레피 트렌드를 부활시키고 있다.
블레이저 재킷은 포멀함을 나타낸다(언커스트럭티드 스타일의 블레이저를 캐주얼하게 걸치기도 하지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레이저가 조정 스포츠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과거 한때는 후드티 입듯이 입었다는 것을. 1800년대 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 등에서 조정을 겨루면서 팀원들이 블레이저 형태의 재킷을 팀 유니폼으로 입었다.
당시 포멀함은 없고 그냥 레저복 같은 개념의 이 단어 ‘블레이저’는 케임브리지 조정 팀이 입었던 유니폼 색깔에 어원을 둔다. 강렬한 빨간색의 재킷을 입었던 그들은 ‘blazing(격렬한)’과 ‘red(빨강)’를 합쳐 ‘blazer’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다. 당시의 블레이저는 두꺼운 소재로 바람을 막아 주고 선수들의 유동성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사진 : 조정 선수들 <사진출처 : gettyimages>
베테랑 조정 선수에서 패션 사업가로 변신
시간이 흘러 미국 아이비리거들이 블레이저를 옥스퍼드 셔츠, 치노팬츠, 페니로퍼와 매칭해 입고 캠퍼스를 누볐다. 이것이 프레피 스타일로 진화됐다. 영국 조정 팀에서 유래한 남색 블레이저는 특히 아메리칸 스타일의 아이콘이 됐다.
잭 칼슨은 고등학교 시절에 조정을 시작했다. 로잉 세계에서 큰 대회인 헨리 로열 레가타(Henley Royal Regatta)에 출전하고 챔피언 리그에서 메달을 획득했으며 올림픽 국가대표가 되기도 했다. 조정 코치생활도 했다. 또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로마 고고학과 중국 한나라 고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재이기도 하다.
조정 클럽들은 유니폼의 형태로 대개 밝고 튀는 색의 블레이저를 입는데 각 팀마다 특이하고 괴기한 관습과 전통을 지니고 있다. 잭 칼슨은 어릴 적부터 전 세계의 조정 선수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정과 클럽 문화에 매료된다. 종종 이 모든 이야기를 한데 모아 책 한 권을 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옥스퍼드서 로마 • 한나라 고고학 박사 학위도
네덜란드의 조정 클럽 문화에서는 선수들이 서로 블레이저의 라펠을 붙잡고 뜯어지도록 당기며 상대를 땅에 내동댕이친다. 서로에게 진흙을 던져 묻히고 마지막에는 옷을 벗어던지고 넥타이만 목에 남겨둔 채 강에서 수영을 한다. 영국의 햄튼스쿨은 노란색에 검정 줄무늬의 기본 재킷 말고도 커튼으로 만들어진 블레이저가 있다.
<사진출처 : 공식홈페이지,「로잉 블레이저」 매장 전경>
1년 사이에 3가지 유명 리그에 출전해 이겨야만 획득할 수 있는 그 블레이저 커튼은 학교 내의 카페테리아에 걸려 있는 것을 쓴다. 케임브리지에서는 옥스퍼드와의 대결에 3번 출전하고 전공에서 3위, 감옥에서 3일을 보낸 자만이 소유할 수 있는 알록달록한 무지개색의 블레이저도 있다.
이렇게 조정 클럽마다 각기 다른 재미난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조정 스포츠와 클럽, 블레이저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의 필요성을 느꼈고 수년이 흐른 후에 아무도 하지 않자 직접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어릴 적부터 조정 스포츠와 사랑에 빠지다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십 개의 조정클럽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오래된 오리지널 조정 블레이저들을 수집 • 연구하기 시작한다. 책을 한창 쓰고 있던 중에 친분이 있던 「랄프로렌」의 액세서리 부서를 맡은 디자이너 존 칼카뇨에게 수집한 자료들을 보여준다. 그는 오리지널 조정 블레이저들의 화려한 디자인과 컬러에 매료됐고, 잭 칼슨을 랄프 로렌의 동생 제리 로렌에게 소개한다.
제리 로렌 또한 크게 감명받아 책 출판에 도움을 주고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제안한다. 잭 칼슨은 조정 블레이저가 조정 외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자극받고 더욱 정성을 쏟았다. 그렇게 책이 완성됐을 때 잭 칼슨은 로잉 블레이저 출판 파티를 「랄프로렌」과 함께 진행했다.
4년 반의 시간에 걸쳐 책이 완성됐고 「랄프로렌」과 함께 한 파티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런던과 뉴욕 • 보스턴의 플래그십 매장에서 진행한 이 파티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프레피룩으로 차려입은 인사이더들이 전부 모였다. 책 <로잉 블레이저>는 바로 GQ, 에스콰이어, 베니티 페어, 월스트리트 등 유명 저널에서 다뤘고 이때 잭 칼슨이라는 이름을 패션계에 처음 알리게 된다. 그는 블레이저 전문가로 등극한다.
<사진출처 : 공식홈페이지, 18 F/W 룩북>
「로잉 블레이저」 성공적 출판, 패션계 입문
잭 칼슨은 책이 출판된 후 박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논문 작성에 매진하기도 하고 조정 선수로서 다시 훈련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어릴 적부터 스포츠 외에 남성복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클래식 복식의 성서로 불리는 앨런 플러서가 쓴 <드레싱 더 맨(Dressing the Man)>을 읽었고, 이 책은 그에게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
<로잉 블레이저>를 집필하는 동안 그는 오래된 원형의 조정 블레이저들을 많이 수집하게 됐고 옷의 구조와 디자인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시중에서는 잭 칼슨의 입맛에 맞는 블레이저를 찾기가 힘들었고, 게다가 조정 스포츠계 내에서도 블레이저의 아이덴티티가 많이 죽어 가고 있었다.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조정 블레이저 제조 공장은 문을 닫고 아무 블레이저에다 그저 패치를 붙이거나 자수를 더하고 있었다. 이때 잭 칼슨은 오리지널 조정 블레이저를 직접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옷에 대한 끝없는 갈망, 오리지널리티 복원
조정 블레이저는 뒷면에 벤트가 없다. 정면의 패치 포켓은 히든 스티치로 처리되며 라이닝이 없다. 다트도 없고 어깨에 패딩도 없다. 이 모든 것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볍게 하기 위해 설계된 디테일이다. 이런 디테일을 그대로 살린 블레이저를 만들겠다고 그는 다짐한다. 잭 칼슨은 트너 데이비드 로젠스위그를 만나게 되고, 둘은 머리를 맞대고 브랜드 「로잉블레이저」에 대한 론칭 설계를 계획해 나갔다.
제대로 된 소재 찾기와 기술 있는 공장, 제대로 된 생산을 계속 고민했다. 이미 책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달했지만 이번에는 옷으로 조정의 전통을 사람들에게 전해야 했기에 그는 완벽히 옷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잭 칼슨은 뉴욕에서 실력 있는 재단사와 공장을 찾아서 그들에게 오리지널 조정 블레이저의 디테일을 충분히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2017년 5월 잭 칼슨은 자신의 옷을 세상에 내놓는다.
진짜 조정 선수가 실제 조정 클럽의 블레이저를 만들었더니 패션계가 주목했다. “사람들은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진짜를, 진정성을 좋아한다. 개인의 취향이나 스타일에 맞지 않는 분야여도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것에는 수긍하며 존중해 준다.” 잭 칼슨은 “「로잉블레이저」는 어떤 유행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긴 역사를 가진 문화에 근거하고 그것을 그대로 살린 진정성 있는 브랜드”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진정성 담긴 스토리텔링을 원해”
처음 온라인 숍을 론칭한 뒤 곧바로 일본 시장에서 반응이 왔다. 미국이 지구에서 사라져도 일본에 가면 미국의 것들을 그대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일본 사람들은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를 완벽하게 보존•복원하려는 장인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잭 칼슨이 마음에 두고 있던 일본의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와 빔즈에 입점하며 「로잉블레이저」는 재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 공식홈페이지, 놈 와(nom wah)」 상품>
미국 시장도 역시 아무나 티셔츠에 프린팅을 찍어 팔며 자신들을 스스로 브랜드라고 칭하는 이런 수많은 근본 없는 브랜드들에 지겨움을 느끼고 있었다. 조정 선수가 만든 진짜 조정 클럽 블레이저는 궁금증을 유발했고 일단 오리지널리티만으로 여러 소비자들을 자극했다.
눈치가 빠른 이들은 2018년 ‘프레피’라는 키워드가 다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을 느꼈을 듯 하다. 이는 「로잉블레이저」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의 저널 에디터는 「로잉블레이저」를 보고 “곧 프레피가 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비슷한 시기 뉴욕의 브랜드 「노아」도 「스페리」와 협업을 한다.
「노아」 「스페리」 협업 등 프레피 부활 예고
「슈프림」에 몸담았던 브랜든 바벤지엔이 론칭한 「노아」는 스케이트 컬처를 기반으로 최고급 소재, 친환경 소재, 공정 과정의 투명성, 장인정신을 강조하는 깨어 있는 브랜드다. 「스페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보트슈즈 제작 회사로 보트슈즈는 프레피룩에서 자주 사용되는 아이템이다.
이 둘의 프레피 색 짙은 컬렉션 후에 또 「랄프로렌」이 영국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팔라스」와의 협업으로 큰 이슈를 몰고 왔다. 컬렉션 대부분은 옥스포드 셔츠, 치노팬츠, 「랄프로렌」 시그니처 곰이 들어간 스웨터 등으로 이루어져 프레피라는 키워드를 또다시 대세 반열에 올려놓았다.
<사진출처 : 공식홈페이지, 「노아(noa)」와의 컬래버레이션>
「로잉블레이저」는 론칭 수개월 만에 각종 프레스에 노출되고 인지도를 급격하게 올리게 된다. 남방, 럭비 티셔츠, 벨트, 서스펜더, 시곗줄, 넥타이, 바지, 액세서리 등을 더하며 완전한 남성복 라인이 됐다. 이어서 여성들의 수많은 요청에 따라 여성용 블레이저와 셔츠도 제작한다. 여성 제품은 일본 숍들에 입고되 단기간에 품절됐다.
「에릭에마누엘」 「제이프레스」 「제이크루」와도
「로잉블레이저」는 젊음이 키워드인 현재 시장에 촌스럽게 들릴 수 있는 프레피 옷을 가지고 세련되게 파고들었다. 오래된 헤리티지 브랜드들이 꾸준히 해온 것을 이 젊은 브랜드는 뭐가 달라서 이렇게 제대로 터뜨린 걸까?
그 이유는 잭 칼슨이 스트리트 웨어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감각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드레드 머리를 한 젊은 흑인 모델, 시즌제가 아닌 격주 신제품 발매, 한정된 수량, 「에릭에마누엘」 「노아」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협업, 스티커 제작, 일본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와 정통 프레피 헤리티지 브랜드 「제이프레스」 「제이크루」와의 협업 등이 그것이다.
대드 햇(dad hat) 같은 트렌디 아이템 판매와 로고, 그래픽 활용, 주기적인 파티로 현장에서 직접 사람들과 소통하고 SNS를 적극 활용하는 등 젊은 세대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매장에는 클래식하게 차려입은 어른들뿐만 아니라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들어오는 어린 친구들도 있다고 한다.
스포츠 전문성 + 스트리트 감성 가미 ‘적중’
몇 번의 팝업 이벤트를 거쳐 현재 「로잉블레이저」는 뉴욕의 로어 맨해튼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다. 매장의 주제는 클럽하우스로 핑퐁 테이블, 테이블 풋볼, 빈티지 소파, 음료 자판기 등 대학가의 파티 하우스처럼 꾸며 놓았다. 수십 개 조정 팀들의 유니폼도 제작해 준다.
이제 겨우 ‘두 살’이 돼 가는 브랜드다. 눈길도 못 받고 코스프레 취급을 받을 수도 있던 화려한 블레이저들을 세상에 갑자기 내놓고 프레피를 부활시키고 있는 「로잉블레이저」의 행보는 결국 고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느냐가 중요함을 말해준다. 이제는 사라진 「랄프로렌」의 라인 「럭비」 역시 아이비 스타일, 프레피를 지향한다. 지금 다시 론칭해도 「로잉블레이저」와 같을 순 없을 것이다.
「로잉블레이저」는 조정이라는 문화를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조정 그 자체다. 이런 오리지널리티는 사람들이 「로잉블레이저」를 믿게 만든다. 하지만 조정 선수가 되라고는 하지 않는다. 캐주얼했던 블레이저의 기원에 맞게 「로잉블레이저」를 입으라고 알려준다. 이때문에 조정을 사랑하는 사람, 테일러링 수트를 입는 사람, 트래디셔널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 스트리트웨어를 좋아하는 사람 등 그 누구도 「로잉블레이저」의 고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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