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머스 '블랭크' 대박 아이템 속속 내는 비결은?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19.01.31 ∙ 조회수 19,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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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커머스의 선두주자 블랭크코퍼레이션(대표 남대광 이하 블랭크). 수백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는 잭팟 상품을 통해 고공비행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블랭크의 높은 상품 적중률에는 어떤 요인이 숨어 있을까?


이들은 사람들의 결여점을 채워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파급력 있는 콘텐츠로 홍보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반응이 좋은 상품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 '프로덕트 스코어'라는 내부 항목을 만들었다. '프로덕트 스코어'는 새로 기획한 상품의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다. 이 기준을 통과한 상품 중 다수가 중박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고, 이중에 몇 백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는 잭팟 상품이 나오고 있다.


'프로덕트 스코어'의 항목은 '니즈' '대중성' '글로벌스탠다드' '콘텐츠스코어' '설득' '공감' 총 6가지다. '니즈'는 잠재고객이 어떤 결여점을 갖고 있는지, 이 상품이 사람들의 페인(pain) 포인트를 채우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고, '대중성'은 해당 '니즈'의 크기가 어느 정도이며 그 니즈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항목이다.


'공감'은 그 상품이 고객의 결핍에 얼마 만큼 공감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기준이며, '설득력'은 해당 상품이 실제 고객의 결핍을 어느정도 충족시키는지에 대한 평가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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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어떠할지, 콘텐츠 스코어는 상품 · 서비스가 지닌 강점을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로 표현했을 때 잠재고객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다.


이 6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어떤 항목에서 뛰어나다고 판단되면 상품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특히 시장의 크기보다는 소비자의 '니즈'와 '콘텐츠화' 여부에 큰 방점을 두고 있다.


남대광 블랭크 대표는 "상품과 브랜드를 콘텐츠로 전환해 전달할 때는 특성과 브랜드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겪는 결여점에 대해 잘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는 게 중요하다"며 "상품기획과 발굴의 연장선상에서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는 상품군, 혹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영역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템을 기획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니즈' 강조한 남성 뷰티 블랙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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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는 이러한 기준에 맞춰 22개의 자사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성과가 좋고 블랭크의 철학에 들어맞는 브랜드 중 하나가 '블랙몬스터'다.


2016년 블랭크가 처음 내놓은 남성 뷰티 브랜드로 '다운펌'과 남성 전용 립밤 등이 수십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블랙몬스터는 시장규모보다 사람들의 ‘니즈’에 초점을 맞춰 시작했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고 시장 규모가 아주 크다고 예측되지 않아도, 니즈가 분명해 상품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블랭크의 조용수 프로(브랜드 마케터)는 "옆머리가 너무 떠서 불편한데 가라앉히기 위해 모자를 쓰고 여러 해결책을 생각하다가 다운펌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머리 가라앉히는 남성용 파마약이 있지만 알려지거나 대중적이지 않았고 시장 규모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다운펌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판단해 출시했고 2년이 넘은 지금 누적으로 60만개가 팔렸다. 다운펌 상품의 출시와 흥행이 국내 다운펌 시장확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설명한다.


수년 전만 해도 남성 그루밍 시장이 크지 않았는데, 최근 샤넬이 남성 뷰티 라인 ‘보이드샤넬’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에 남성 뷰티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형성된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블랙몬스터는 먼저 남성 뷰티 시장을 제안하며 시장을 형성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공감콘텐츠'에 포인트 맞춘 아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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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강점을 보이는 브랜드로는 반려동물을 위한 펫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르'가 있다. 대표 아이템인 2017년 6월 론칭한 이후 애완용 껌 '덴탈츄' 경우 누적으로 200만개 판매됐고, 매출액은 100억원을 상회한다.


아르르를 기획한 정현지 프로는 국내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팔리는 용품 중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게 아니라 사람의 편의에 따라 제작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좋고 건강한 상품을 만들고자 아르르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의 시각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해 사람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 포인트다. 기존의 콘텐츠가 ‘귀찮지? 이런 용품을 쓰면 편해’라고 어필했다면 아르르에서는 동물들이 나와 ‘우리는 이래서 아르르 상품이 좋고 편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정 프로는 “고양이나 강아지에 사람 목소리를 더빙해 이들의 시각으로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면 보는 사람들도 반려동물과 경험했던 상황을 떠올리면서 ‘아 그때 이러한 감정을 느꼈겠구나’ 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재미도 한몫한다. 반려동물의 행동에 사람의 목소리를 입히면 소소하지만, 색다르고 재미있는 영상이 나와 파급력이 크다. 반려동물이 내 몸에 변을 싼다거나 했던 내 경험을 짧은 영상에 위트 있게 담고 재미있는 대사와 행동으로 스토리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사람의 편의보다 철저히 반려견 입장에서 좋은 상품을 제작하는 게 브랜드 철학이고, 이를 동물의 시각에서 풀어내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페인포인트' 적중한 플렉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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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플렉싱'은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아직 커지지 않은 것을 공략해, 시중 상품의 결여점을 찾아 보완된 상품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대표 아이템 ‘멀티보디워시’는 누적 30만개가 판매됐고 2년 동안 누적 매출액 1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플렉싱을 기획한 박창빈 프로는 미국 유학시절 슈퍼마켓 한쪽 면이 모두 남성 화장품일 만큼 남성 화장품 시장이 크다는 걸 알았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 아직 한국에 남성 화장품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것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화장품 트렌드는 미국과 일본의 트렌드가 국내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블랭크에 들어오기 전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여러 상품을 테스팅했고, 꾸준히 지켜봤다. 플렉싱에서는 기존에 나와 있는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넣거나 아직 한국에서 커지지 않은 시장을 공략했다. 보디워시를 만들 때는 유사 상품을 20개 정도, 해외 수입 상품도 써 보면서 미흡한 점과 보완할 점들을 찾았다. 이 브랜드의 강점은 바로 소비자의 니즈와 기존의 상품을 찾아 더 깊게 사고해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품은 제품력이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크게 차별화하기 힘들다. 결국 콘셉트와 디자인적인 요소가 중요하고 브랜드로서 먼저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시장이 포화될 때 사람들이 먼저 각인된 브랜드 상품을 찾는다"라고 덧붙였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어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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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그 상품을 영상과 같은 콘텐츠로 홍보해 판매하는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다. 2016년 2월 설립돼 그해 연매출 42억원을 달성하고 설립 3년 차인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프로(상품기획자)를 수시로 채용해 사람들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의 상품을 영상 콘텐츠에 담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공유한다.


브랜드 자체 페이지, 커뮤니티 페이지 등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바이럴하게 공급한다. 광고이지만 영상 자체에 스토리와 재미, 공감을 담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현재 운영하는 브랜드는 남성뷰티, 라이프스타일, 리빙, 패션 등 총 22개다. 프로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계속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이 기업의 뿌리는 남대광 대표의 콘텐츠 감각에서 시작됐다. 페이스북 큐레이션 채널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세웃동)’, ‘여자들의 동영상(여동)’, ‘남자들의 동영상(남동)’ 등을 만들었던 남 대표는 영상 콘텐츠가 각광받기 시작한 시기부터 영상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관련된 여러 기업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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