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래보의 神 '스파오' 전성시대
토종 SPA 대표주자... 이랜드그룹 성장 동력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19.02.14 ∙ 조회수 2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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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짱구 등 패션마켓을 들썩이게 한 성공적인 콜래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는 「스파오」. 그 비결을 집중 해부했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지난해 방송에서 맹활약해 각종 상을 휩쓴 것처럼 패션계에서도 한 브랜드에 대상을 줘야 한다면 이들이 아닐까 싶다. 이랜드월드(대표 김일규)의 토종 SPA 「스파오(SPAO)」가 그 주인공이다. 「스파오」는 20~30대의 추억을 소환한 해리포터부터 짱구, 김혜자, 핀과제이크까지 초대박 콜래보레이션의 마법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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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쏟아지는 핫 이슈들처럼 「스파오」가 작년 한 해 보여준 성과는 대단하다. 전국 톱 매출점포인 명동점은 이랜드 창립 이래 사상 최고 월매출인 29억원을 달성했다. 강남점과 가로수길점 등 전국 대부분의 점포 또한 점당 연매출이 1억원 이상씩 신장했으며 하반기에 들어서는 평균 20억원의 월매출을 유지한다. 이랜드는 2022년까지 연매출 1조원을 목표로 「유니클로」와 전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2011년 론칭해 초반에는 다소 밋밋한 베이직 SPA라는 평을 받았던 「스파오」가 이렇듯 온 국민을 열광하게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고객 중심의 스폿 상품 기획 △데일리시트를 활용한 점포 운영 차별화 △해외 생산기지를 활용한 초스피드 생산 등이다.

점장 역량 확대, 소사장 제도로 점포 운영

우선 이랜드는 2년 전부터 매장 점장의 역량을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점포의 점장이 직접 매장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고객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 본사에 전달, 매월 1회의 수주회를 통해 고객 니즈가 상품에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현장의 소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현장의 리더인 점장이 소사장의 개념으로 브랜드를 이끌어 간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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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작업은 이랜드의 ‘고객 관점 업무’가 매우 빠르게 실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본사와 기타 유관부서는 점장의 피드백을 존중하며, 이에 따른 마케팅과 상품 기획을 반영했다. 카테고리별 상품 판매에 대한 계획을 매달 수립해 이를 1년여 동안 철처한 루틴으로 지켜 나간 점도 점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스파오」의 매장은 단순한 상품 진열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더 나아가 기업 핵심역량이 응축된 하나의 비즈니스로 볼 수 있다. 연간 16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명동점은 90명의 직원이 본부조직, 온라인조직, 층별조직으로 나눠져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다. 이 중심에 핵심 키인 데일리시트가 있다.

데일리시트로 고객 피드백 즉각 반영, 매출↑

데일리시트는 브랜드 성장의 핵심으로, 매장에서 발견된 고객의 니즈가 즉각적으로 본사 모든 조직에 공유되는 시스템이다. 매주 월요일은 현장 직원들과 본사 직원들이 모두 모여 피드백을 갖는 시간을 통해 상품 기획이나 생산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한다. 실시간 물류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판매 현장에서 파악된 정보들이 빠르게 상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셀조직을 구성해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기획 • 생산을 맡은 상품셀과 점포셀, 마케팅과 인사를 담당하는 지원셀로 이뤄진 한국형 ‘아메바조직’을 완성했다. 셀조직 구성으로 브랜드 성과와 효율성을 입증하고 있다.

변화된 매장은 상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스파오」의 폭발적인 매출을 견인해 준 라인은 단연 해리포터 콜래보레이션이었다. 상품 기획 전 사전 설문조사에 7만명이 참여한 이 상품군은 일부 물량이 온라인에서는 1분 만에 3만장,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2시간 만에 품절되는 등 출시 당일에만 25만장 이상이 팔려나가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해리포터 라인 출시 당일 25만장 판매 진기록

‘도비 이즈 프리(도비는 자유예요)’ ‘8과 ½ 승강장’ ‘퀴디치’ 등 해리포터 소설 속에 나오는 다양한 모티프를 활용한 캐주얼룩이 10대는 물론 소설과 함께 성장한 20대 후반 고객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해리포터를 잇는 대박 라인은 짱구였다. 짱구와의 협업은 2017년 롱패딩에 이어 국민템 짱구파자마와 원장파자마로 이어지며 3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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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김혜자와의 콜래보도 인기를 끌었다. 일명 혜자템은 누적 판매량 30만장을 넘어섰으며 출시 한 달 만에 20만장을 판매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깐깐하게 품질 좋은 상품을 제작했다는 브랜드의 위트가 담겨 있다. 이 밖에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협업 라인은 1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3일간 매출 10억원을 올렸다.

성공적인 콜래보 사례는 고객이 온라인상에서 직접 올리는 댓글에서 시작됐다. 빙그레 콜래보의 경우 ‘올 때 메로나~’라는 댓글을 다는 것이 유행일 때 ‘메로나’라는 키워드를 뽑아서 기획을 시작했으며, 짱구 파자마는 방송계에서 ‘만찢남, 만찢녀’라는 키워드의 유행에서 출발했다. 해리포터는 1년 전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에 해리포터존이 생기면서부터 온라인상에 ‘해리포터’ 관련 키워드의 버즈양이 증가하는 것을 캐치해 작년 초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中 등 해외고객 판매↑, 콜래보 섹션 단독 구성

「스파오」의 협업 상품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까지 입소문이 퍼졌다. 연말과 연초, 다소 침체된 오프라인 매장을 살리는 주 고객도 외국인이다. 실제로 관광객 유입이 굉장히 높은 명동점은 고객 중 60% 이상이 중국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상품을 직접 알고 와서 찾는 일이 대부분이다.

명동점에서는 국내 점포 중 유일하게 4층 전체를 콜래보레이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섹션으로 구성했다. 1층에서는 이에 관련한 상품을 살짝 보여주고, 4층까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유도해 구매율을 올리는 것이 이 매장의 전략 중 하나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직접 놀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매장을 꾸며 보자는 것이 기획 취지였다.

명동점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는 강남점은 콜래보레이션보다 여성, 남성, 캐주얼이 골고루 판매되는 현상을 보인다. 특정 스타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아이템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높다. 강남점은 명동점에 비해 국내 고객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그중에서도 60%가 여성 고객으로 이뤄져 구매 적중률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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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는 폭발적으로 판매되는 물량 조달도 해외 생산기지를 통해 무리 없이 진행한다.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탕콤 공장은 8만㎡ 규모에 4000명의 직원이 이랜드 PB를 담당하고 있다. 연간 2400만장의 생산 캐파가 가능하다. 「스파오」는 순간순간 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신속반응(QR) 공정으로 생산 주문 즉시 탕콤 공장에서 원부자재를 투입한다.

베트남 탕콤 공장, 3일 안에 스피드 생산 완료

국내 매장의 판매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로 원부자재를 미리 준비해 놓고 있어 딜레이 없는 즉시 생산이 가능하다. 총 2~3일 안에 5000장이 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으며 5일 안에 한국 스파오 매장에 입고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다. 최근에는 다음 시즌에 어떤 옷이 유행할지 예측해서 원료 절감과 동시에 재고부담도 줄어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스파오」는 해외기지를 활용한 스피디한 생산 시스템, 고객 니즈를 즉각 반영한 상품 기획, 점장 중심의 효율 점포운영 등을 통해 올해 더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불경기 속에서 많은 업체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물가에 서서 고기를 부러워하기보다는 집으로 돌아가 그물을 짠 「스파오」의 변화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올해 3500억원의 매출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 진출했던 중국뿐만 아니라 새롭게 진출한 말레이시아 지역에서도 이슈몰이를 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을 넘어 중동 지역, 인도에서도 제2의 성장엔진을 육성한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까지 확장해 나가는 토종 SPA 「스파오」의 독무대가 지금부터 시작됐다.


mini interview 「스파오」에 대한 소비자 한마디

■ 김소영(28세) l 직장인 “친구들 우정템으로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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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막론한 콜래보레이션으로 꾸준히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는 점이 「스파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스파오」가 진행하는 상품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 본 애니메이션이거나 내 또래의 2030 소비자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인 경우가 많아 콜래보 공지가 뜨면 항상 「스파오」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아이템이 합리적인 가격에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는 맨투맨, 잠옷 등인 점도 매력적이다. 친구들과의 파티나 여행에서 우정 아이템으로 맞추기도 좋다. 특별한 날에 함께 하는 친구 같은 브랜드다.”


■ mini interview 이일형(24세) l 직장인 “다양한 스타일 활용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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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컬러, 오버사이즈 핏 등 어디에나 무난하게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은 점이 좋다. 가격대도 퀄리티 대비 나쁘지 않아서 두 달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한다. 최근 온라인 쇼핑을 많이 애용하는 편이지만 「스파오」에서만 볼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서 꼭 빼놓지 않고 쇼핑데이에 들른다. 최근에는 도비이즈프리 양말을 두 묶음 구매했는데 신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편안하고 어렵지 않은 브랜드로 지금처럼 남아 줬으면 좋겠다.”

■ 김보석(33세) l 직장인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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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간편한 데일리 웨어와 남동생 셔츠를 사주는 정도로 브랜드에 입문했다. 항상 들었던 생각은 가격대비 퀄리티에 만족한다는 점이었다. 알고 보니 남편은 4년 전 샀던 패딩베스트를 지금까지 꾸준히 입고 있을 정도였다. 비싼 패딩 브랜드도 아니었지만 오랫동안 입을 수 있다는 점에 믿음이 생겼다. 이후 「스파오」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져 남편, 또는 주변 친구들과 여행 유니폼을 맞출 때에도 가장 먼저 「스파오」 매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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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9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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