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렛」, 이노 마사유키 주목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19.01.23 ∙ 조회수 8,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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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 프라이즈 수상한 日 제3세대 디자이너

「더블렛」, 이노 마사유키 주목 68-Image




[Photo_Shinsuke Kojima Direction_Noriaki Moriguchi]
<참고 : 「더블렛」 doublet-jp.com LVMH PRIZE www.lvmhprize.com>
■ Profile
•1979년 군마현 출생
•도쿄모드학원 졸업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고 「미하라야스히로」에서
구두, 액세서리 기획 생산 담당
•패턴사 무라우에 타카시와 함께 「더블렛」 론칭
•2013 SS전시회를 통해 브랜드 데뷔
•2013년 도쿄 신인 디자이너 패션 대상 프로 부문에서 최우수상 수상,
비즈니스 지원 디자이너로 선발
•2017년 도쿄 패션어워드 수상
•2018년 LVMH PRIZE 그랑프리 수상



유니섹스한 아이템으로 남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고 매 시즌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옷에 잘 드러나 알기 쉬운 디자인으로 주목받는다.

일본의 대표적 디자이너라 하면 레이 가와쿠보,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를 손꼽는다. 이후 제2세대 디자이너는 「사카이」의 치토세 아베, 「언더커버」의 준 다카하시 뒤로는 일본 패션업계에서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디자이너가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거론될 정도로 정체된 상황이다. 이 징크스를 깰 디자이너가 드디어 나타난 듯하다.

5번째 개최된 LVMH 프라이즈(LVMH Prize for Young Fashion Designers : LVMH 그룹에서 신인 디자이너에게 상을 주는 콘테스트)에서 파이널리스트 9명의 디자이너 중 최종 그랑프리를 일본인 「더블렛(DOUBLET)」의 디자이너 이노 마사유키가 거머쥔 것이다.

「더블렛」은 지금 시대에 딱 맞는 도쿄의 스트리트한 감성에 일본 공장의 모노즈쿠리로 인한 특수한 기술과 정교한 디테일을 살린 아이템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이 브랜드를 전개하는 이노 마사유키가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특수기술 + 정교한 디테일로 ‘모노즈쿠리’를

이노 마사유키는 「미하라야스히로」에서 경력을 쌓은 후 독립해 2012년에 맨즈 브랜드 「더블렛」을 론칭했다.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미하라야스히로」에 근무하면서 그는 슈즈나 백 디자인을 맡았는데 계속 옷을 디자인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일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업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그가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을 때 미하라야스히로를 통해서 알게 된 공장이나 업체의 협력도 있었고 브랜드 안에 그런 공장들의 배경도 살리고 싶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고 한다.

‘조화되지 않은(불편한) 일상복’이라는 콘셉트로 웨어나 백, 슈즈 등 굿즈 아이템도 전개한다. 데뷔 초창기의 대표적 아이템은 글씨가 없어지는 듯한 모양을 자수로 표현한 스웻셔츠나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수베니어 재킷(자수가 새겨진 점퍼) 등을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LVMH 프라이즈, 첫 동양인 수상 ‘글로벌 인정’

그는 유니섹스한 아이템으로 남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고 매 시즌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옷에 잘 드러나 알기 쉬운 디자인으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6월 초에 그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아주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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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더블렛」 제공>


세계 90개국에서 약 1300팀이 응모한 LVMH 프라이즈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심사위원은 칼 라거펠트나 마크 제이콥스 등 세계적 톱 디자이너들이었다. 그들은 과연 「더블렛」의 무엇을 보고 평가했을까? 바로 아이템 하나하나가 위트 있고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는 점과 모노즈쿠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다.

이번 시즌 「더블렛」의 대표적 아이템은 T셔츠다. 열가공을 하지 않고 프레스 가공만으로 손바닥만한 사이즈로 압축, 물에 적셔서 불리면 착용할 수 있는 사이즈가 되는 상품이다. 아이디어가 참신한 유머러스한 아이템이 심사위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위트와 아이디어, 컨템포러리 디자인’ 평가

이노 마사유키는 항상 이런 아이디어와 남들이 해 보지 않은 시도를 통해 브랜드를 선보이려 노력한다. LVMH 프라이즈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던 압축 티셔츠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컵 모양의 패키지에 넣어 인스턴트 라면 시리즈도 만들었다.

또 티셔츠를 세면대에 넣어서 물에 적시면 사이즈가 원래대로(입을 수 있는 사이즈로) 변화하는 상품도 있다. 옷 자체가 행거가 되기도 하고 이 행거에 옷 설명서를 기재한 비닐을 덮어서 물을 묻히면 입을 수 있는 옷이 되는 시리즈도 있다. 새로운 기술을 이노 마사유키 자기 특유의 위트와 재치로 보여준다.

그는 동영상의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전혀 멋있지 않은(?) 개성 있는 모델을 기용해 이상한 표정을 하고 옷을 바라보다가 옷을 펼치고 입는 동영상, 최근 일본에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다이어트 CM으로 화제를 일으킨 광고를 패러디한 동영상도 누구나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름다움보다 재미있는 방식! 뉴 아이디어 접목

물론 브랜드를 시작한 후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도중에 브랜드를 접을까 생각하며 고민하던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끝낼 것이라면 과감하게 한번 해보자고 결심하고 제작한 2016/2017년 FW 컬렉션 ‘Don’t do it yourself’가 호평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더블렛」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더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데뷔 후 두번째 시즌 때부터다. 해외에서 처음으로 꼬르소꼬모 서울 맨즈 측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이노 마사유키는 처음에 연락이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뻤다고 한다. 전시회 때 꼬르소꼬모 서울의 맨즈 바이어가 찾아와 자신의 컬렉션을 두고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디자인과 기술력”이라고 평가해주는 것을 듣고 비로소 자신의 장점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 꼬르소꼬모 서울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실적이 새로운 셀렉트숍에 입점할 때 플러스 요소가 됐고, 그 후에 해외의 많은 셀렉트숍으로부터 컨택이 왔다고 한다. 꼬르소꼬모 공간 안에 자신의 브랜드가 놓여 있을 때의 기쁨이나 이를 선택해 준 바이어와의 신뢰와 믿음은 그에게 큰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꼬르소꼬모 서울 매장에 해외 첫 데뷔 성공

현재는 해외의 경우 런던과 뉴욕의 도버스트리트마켓, 밀라노와 서울 꼬르소꼬모, 레인크로포드 등 약 30개의 매장에서 취급하고 있으며 일본 국내는 전국 40개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한다. 지금도 해외의 많은 셀렉트숍에서 연락이 오지만 한국의 경우 꼬르소꼬모 서울 한 곳에서만 취급한다. 향후에도 한국에서는 다른 홀세일 판매를 늘릴 생각이 없다고 한다. 꼬르소꼬모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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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더블렛」 제공>

「더블렛」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자신을 믿어준 사람이 있고, 그렇게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 배반하지 않겠다는 신념이 있다. 만드는 것은 물론 판매(실적) 면에서도 신뢰하는 바이어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성립될 수 있다.

바이어가 이노 마사유키의 재능을 살려주기도 한다. 바이어는 마켓의 흐름을 빨리 캐치하고 그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역할도 해준다. 매 시즌 그는 판매에 대한 빠른 피드백과 보완점 등을 바이어와 소통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항상 커뮤니케이션과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크리에이션 밸런스를 적정하게 보여준다. 이런 오픈마인드가 다른 디자이너들과 차별화되는 이노 마사유키만의 장점이자 자원이다.

커뮤니케이션 인간미 크리에이션 밸런스 중시

이노 마사유키는 “나의 브랜드를 취급해 주는 셀렉트숍이 100개가 되면 나는 100개의 매장과 100명의 바이어와 일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잘할 수 있는(잘 맞는) 10개만의 매장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이노 마사유키는 전한다. 즉 단순한 브랜드 확장보다는 자신과 잘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브랜드의 깊이를 키우고 싶다고 강조한다.

유머러스함을 품은 작품이나 소통, 경험을 원하는 디자인으로 매년 업데이트 되지만 그는 굉장히 로직적인 부분까지 깊이 생각하는 디자이너다. 큰 상을 받은 후에도 예전과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작업실도 함께 일하는 메인 스태프도 이노 씨 외 패턴사 1명을 포함해 2~3명 그대로다.

기대감에 자신을 더 채찍질할 생각도 없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그대로 앞으로도 계속 컬렉션을 준비할 것이라고 한다.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는 패션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발전하고, 그 믿음을 지키려는 신뢰 관계가 패션에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리 잡는 「더블렛」. 이 브랜드가 패션업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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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9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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