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액티브 시니어' IT부터 패션까지 장악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8.06.28 ∙ 조회수 18,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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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뷰티는 이제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좀 더 큰 카테고리가 중요하게 대두되면서 패션과 뷰티는 시니어 세대가 자신의 취향에 맞은 삶을 보내는데 꼭 필요한 콘텐츠가 됐다. 더 멋지고 건강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운동을 하고 취미를 즐기며 자신의 일을 하는 노년층이 늘면서 이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사실 60세 이상의 시니어가 소비 시장의 큰 손이 된 것은 이미 오랜 일이다. 손주를 위해 거침없이 지갑을 여는 조부모, 건강 음료나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70대, 프리미엄 타운 거주자인 60대, 젊은 스타일로 쇼핑을 즐기는 50세대 등…. 취업난과 낮은 임금대비 높은 물가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와 비교해 경제 성장기를 거쳐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닦아놓은 그들은 쓸 때는 쓰는 멋진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부양 대상’에서 ‘영향력 있는 소비자’로 변신한 이들의 이미지는 현재 2030세대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 핀란드의 64세 스케이트보더 레나, 60대 커플룩으로 주목받는 일본의 본폰 부부, 럭셔리부터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소화하는 71세 현역 모델 메이 머스크 등은 젊은 층에게 ‘나도 저렇게 멋지게 나이들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한다. 실제 이들의 인스타그램에는 20대가 가장 열렬한 팬으로 활동 중이다.
레나•본폰•박막례 등 뉴 롤모델로 등장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지 오래된 일본의 경우, 백발의 그레이헤어만 다루는 미용실과 블로그가 등장하는 등 콘텐츠 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니어 라이프를 살고있는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시점까지 온 것이다.
유스컬처? 유스만 즐기라는 법 있나.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까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마냥 ‘고급스럽고 고상하고 점잖거나 고풍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살짝 멀다. 스케이트보드와 다이빙, 복싱을 즐기고 커플 패션을 공유하며, 자신만의 TPO에 맞는 뷰티 노하우를 전달한다.
기본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다. 액티브 시니어가 대부분 베이비부머 세대라는 것에서 착안한 ‘테크노부머’라는 별칭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이들은 오랜 세월 갈고 닦은 자신만의 취향이나 감성, 개성을 사진이나 영상에 담아 전세계 사람과 공유한다. ‘꼰대’와 한참 먼 이들의 긍정적이고 활발한 모습은 20대 소비자들의 새로운 롤모델 중 하나로 등장했다.
2030세대, 액티브 시니어의 열렬한 팬
한국의 젊은 세대는 ‘장년’, ‘노인층’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낀다. 부양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은 차치하고 늙는다는 사실 하나에 큰 절망감을 가진다. 미디어에서는 100세 시대라는데 주변에서는 ‘25살이면 꺾인다’는 소리가 나온다. 변치않는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집착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기도 하고, 기존에 노년층이 주는 이미지가 부정적인 것도 없지 않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그동안 삶에서 얻은 지혜나 경험을 일장연설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 겪은 고난을 전시하지 않는다. 그저 연륜에서 오는 여유로운 태도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자신만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보여줄 뿐이다. SNS에서 전달되는 이들의 모습은 ‘나도 저런 모습으로 나이들고 싶다’, ‘지금이라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특히 패션과 취미 부분에서 더욱 그렇다. 유독 나이에 맞는 착장과 행동을 강요하는 우리나라 분위기 속에서 취향이 드러나는 패션 스타일이나 흔치 않은 취미를 갖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삶은 젊은 세대에게 큰 자극이 된다.
시니어 모델이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 영국의 패션전문업체인 ‘BOF’는 “패션의 차세대 주자는 60대가 됐다. 과거에는 이들이 패션 산업의 홍보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제 이 공식은 뒤집어지고 있다”며 “시니어 모델은 자신의 연령대뿐 아니라 젊은 층에도 영감을 줄 수 있어 더욱 환영받는다”고 말했다.
패션비즈 본지 7월호로 이어집니다. 관련된 여성 시니어 패션 브랜드 기사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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