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강타한 롱패딩 올해도 지속될까?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
18.01.08 ∙ 조회수 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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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놨다하면 ‘완판’ 매출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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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슬레저’ 붐이 일으킨 끝판왕이 왔다. 바로 ‘벤치 파카’에서 시작해 이번 겨울 전 유통을 휩쓴 ‘롱패딩’이다. 2015년 ‘래시가드’ 붐 이후 이렇게 전 복종을 휩쓴 아이템이 있을까. 스포츠와 아웃도어는 물론 캐주얼까지 이번 겨울 시즌 약 300만장에 달하는 ‘벤치 파카’류 아우터를 제안했으며 매출 규모만 5000억원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벤치 파카’는 운동선수들이 겨울 시즌 벤치에서 대기할 때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입는 긴 길이의 점퍼다. 「험멜」 「아디다스」 「데상트」 등 벤치 파카 상품을 꾸준히 내놓는 브랜드는 계속 있었지만 이렇게 ‘패션 아이템’으로 큰 인기를 얻은 적은 없다. 애슬레저 붐으로 인한 스포츠 스타일의 메가트렌드 영향이 2016년 큰 인기를 얻은 롱코트 붐과 만나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아웃도어마켓 하락세에도 기능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롱패딩 판매력은 나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작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의 11월 한 달 매출 940억원 돌파 기록 역시 ‘롱패딩’으로 인한 것으로,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롱패딩, 롱 다운 점퍼에 열광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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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롱패딩’ 등 사회적 이슈 타고 300만장 출시

사회적으로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롯데백화점이 신성통상과 함께 선보인 ‘평창 롱패딩’이 크게 이슈가 되면서 롱패딩, 벤치 파카의 인기를 전 세대가 체감하게 됐다. 지난 11월22일 오전 1000장의 추가 물량이 풀린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1층에는 1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이 상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이슈성을 증명했다. 평창 롱패딩은 11월30일 총 3만장 중 마지막 물량인 3000장까지 완판됐고, 이번 1월과 오는 2월에 스니커즈와 백팩이 이 열풍을 이어 간다.(패딩 3만장, 44억7000만원 규모)

복종별로 살펴보면 캐주얼과 온라인 브랜드들은 스타일과 가성비로, 아웃도어는 좀 더 다양해진 디테일과 부드러워진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다운 붐의 시작을 알린 2016년 겨울 큰 인기를 얻은 ‘화이트’ 컬러 다운 점퍼의 판매가 롱패딩으로도 이어졌으며, 후드에 풍성한 퍼를 장식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물론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블랙 컬러다.

롱패딩으로 인한 아웃도어 주요 브랜드들의 판매 상황 역시 대단하다. 브랜드별로 상이하지만 전년인 2016년 대비 롱패딩 생산량을 5~20배까지 늘렸다. 그럼에도 인기 아이템의 경우 11월 말까지 입고 기준 누적 판매율 70% 이상이 기본이고 이미 조기 품절된 아이템도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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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속속, 인기 아이템 기본 판매율 70% 이상

올겨울의 스타 브랜드, F&F(대표 김창수)의 「디스커버리」는 롱패딩에 올인해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롱패딩 판매가 활발했던 지난 11월 한 달 매출만 940억원을 달성해 시장에 쇼킹 이슈를 던진 것도 롱패딩의 영향이 크다. 베트남과 미얀마 등지의 7개 제봉공장에서 매주 3회 비행기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입고하고 있음에도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F&F 본사 1층 매장은 쇼핑 상권이 아님에도 매 주말 일평균 300장 이상 판매가 이뤄지는 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대표 상품은 2016년 3만5000장을 완판한 ‘레스터 벤치 파카’로 총 21만장 출시해 90% 판매율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4차 리오더까지 진행했다. 이 밖에도 ‘리빙스턴’ ‘에버튼’ ‘마이엔’ ‘롱 빅토리아’ 등 「디스커버리」의 강점인 디자인을 무기로 여러 가지 스타일의 롱패딩을 제안해 나이, 성별, 직업군을 가리지 않고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인기 요인은 역시 ‘디자인’과 접근성 다양한 가격대다. 짧은 재킷의 경우 ‘빵빵한’ 구스 다운 충전이 인기였던 데 반해 패딩의 길이가 길어진 현재는 유려하게 흐르는 핏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상품군별로 구스 다운을 얇게, 고르게 충전하는 기술에 집중해 어디든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실루엣과 보온성을 동시에 잡았다.

스타일 갑 「디스커버리」, 11월 한 달 매출 940억

MEH(대표 한철호)의 「밀레」는 지난 11월 기준 9만장의 초도물량 중 65% 이상을 판매했다. 역시즌 전략 상품으로 선보인 벤치 파카 4종은 이미 완판한 상태.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은 ‘보웰 벤치 파카’는 90% 이상 판매했고, ‘메르’ ‘베누’ ‘리첼’ 등 벤치 파카 3종 역시 80% 이상 판매했다.

「밀레」는 지난 6월 초부터 4종의 벤치 파카 2만장으로 역시즌 선판매를 진행했다. 이벤트 시작 한 달 만에 40% 이상이 판매되는 것을 보고 겨울 상품 보충에 들어갔다. 겨울 초반까지는 스포티한 디자인이 인기였다면 11월부터는 좀 더 스타일을 강조한 상품의 판매가 상승했다. 후드가 아닌 칼라에 렉스 퍼를 적용한 슬림한 벨티드 디자인의 여성용 롱 다운 ‘세레스’를 출시하면서 좀 더 고급스럽고 실루엣이 강조된 상품이 인기를 얻었다.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K2」는 올해 8가지 스타일의 롱패딩을 11만장 규모로 출시해 현재 총 판매율 90%를 넘겼다. ‘수지 패딩’으로 유명한 아그네스 롱패딩은 조기 품절됐고, 주력 상품인 ‘포디엄 벤치 코트’도 현재 품절 상태다. 이 밖에 롱패딩 아이템 중에서는 특히 블랙 컬러 상품들이 90%에 육박하는 판매율을 기록 중이다. 12월 초에 입고된 리오더 물량도 거의 예약 주문으로 소진돼 현장 구매가 쉽지 않았다.

「밀레」 이른 역시즌 특수 톡톡, 9만장 완판 임박

「아이더」 역시 ‘워너원 다운’ ‘박보검 다운’으로 불리는 ‘스테롤 롱 다운 재킷’으로 11월 초 이미 80% 이상 판매율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10월 초부터 TV 광고와 이벤트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가 높은 판매율을 기록해왔다. ‘타이탄 롱 다운 재킷’도 올해 정식 판매 이후 판매율이 3배 늘었다.

지난해 2월 론칭한 신규 브랜드 「다이나핏」도 롱패딩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스포츠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을 체감한 상반기를 보냈지만 하반기엔 달랐다. 2017년 말 기준 60개점을 운영 중인 이 브랜드는 50개점을 운영하던 11월에 들어서자 1억원 매장을 26개까지 배출했다.

전달인 10월에 4개점이었던 데 반해 상당히 늘어난 수치였는데 겨울 메인 상품인 ‘벤치 다운’의 판매 상승이 주효했다. 일명 ‘조인성 다운’으로 불린 ‘팀 다이나핏 매시브 벤치 다운’과 고급형 ‘딜라이트 플룸 다운 코트’는 출시 한 달 만에 전량 판매해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롱패딩으로 인지도를 잡으면서 새해 상반기 퍼포먼스와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상품 판매로 이 흐름을 이어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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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더」 등 케이투그룹, ‘투트랙 전략’으로

케이투그룹 브랜드들의 이번 겨울 전략은 타깃별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아이템은 ‘롱패딩’, 타깃은 기존 2030부터 중장년은 물론 롱패딩의 주요 소비자인 여성과 1020세대를 흡수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것이 ‘투트랙 타깃 마케팅’. 중장년층이 주요 소비자인 「K2」와 「와이드앵글」은 남녀 모델로 성별 타깃에 집중하고 「아이더」와 「다이나핏」은 ‘아이돌 + 배우’ 모델을 통해 연령별 타깃을 각각 집중 공략했다.

블랙야크(대표 강태선)의 「블랙야크」는 기능주의 디자인을 내세운 벤치 파카로 인기를 얻었다. ‘야크 벤치 다운 재킷’ ‘롯지 벤치 패딩 재킷’ 모두 70% 이상의 판매율을 올렸다. 일부 인기 색상은 90% 이상 판매했다. 기존의 강했던 다운 디자인 대비 슬림하고 고급스러운 핏과 심플한 컬러로 신규 소비자 유입도 많이 늘었다.

네파(대표 이선효)는 ‘사이폰 벤치 다운’을 대표 아이템으로 출시해 11월 기준 누적 판매율 80%를 돌파했다. 이 상품의 닉네임은 ‘이불 패딩’인데, 아웃도어 브랜드가 내놓은 롱패딩 중 가장 긴 길이로 알려져 인기를 얻었다. 롱 사파리 형태로 제안한 ‘알라스카’는 30대 소비자를 겨냥해 전속모델 전지현은 물론 배우 손태영, 아이비, 채정안, 성유리 등 워너비 스타를 통한 마케팅으로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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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승부 캐주얼, 9만원대 롱패딩 인기

캐주얼 브랜드들은 기본형 디자인과 가성비로 승부를 걸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의 「디자인유나이티드」는 9만9000원대 롱패딩을 선보여 11월 말 기준 3만장을 완판하고 12월부터 3차 리오더 판매를 시작했다. 덕 다운, YKK 지퍼 등 품질을 위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음에도 상품기획 시기를 당겨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 출시가가 12만원이었으나 본격 판매가 일어난 11월 초부터 9만원대로 가격을 내려 더욱 인기를 얻었다.

한세엠케이(대표 김동녕 · 김문환)의 「버커루」도 매출 증대에 롱패딩 덕을 봤다. ‘롱 마스터 다운 점퍼’가 4만장의 초도물량 중 60% 이상 팔리면서 겨울을 시작한 것. 20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었다. 케이브랜즈(대표 엄진현)의 「흄」도 당초 19만9000원으로 출시한 ‘에어 범퍼 롱패딩’의 가격을 9만9000원으로 내려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판매량은 2배, 매출은 46% 늘었다.

3050세대 여성 소비자가 많은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는 데이터로 롱패딩의 인기를 증명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샤트렌」 「와일드로즈」 등을 중심으로 8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이 회사는 전년 대비 여성들의 롱패딩 구매율이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 전문 아웃도어 「와일드로즈」의 롱패딩 판매율은 전년 대비 607%나 늘었다. 그만큼 생산량도 늘려 잡았다. 1020이 종아리를 덮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3050은 맵시를 중시해 무릎 길이의 상품을 선호한다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3050 여성, 롱패딩 구매 전년비 40% 증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벤치 파카의 인기는 올해 아웃도어 다운재킷시장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대부분 업체가 상품 수와 물량을 늘린 데다, 전 복종에서 같은 아이템으로 경쟁하는 만큼 스타 모델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타 복종 브랜드 대비 강력한 생산 노하우와 딜리버리 능력으로 막강한 판매 파워를 보이고 있으며 아직 겨울 초반인 것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판매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걱정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시장의 경우 ‘롱패딩 특수’로 반짝 매출 상승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또 한 번 재고 폭탄이 터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본 매장, 행사 매장, 온라인까지 다양한 루트로 매출이 올라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벌써 6월부터 다운만 팔았다. ‘아우터 전문 브랜드’가 아닌 이상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온라인 브랜드에서조차 평균 20만원대 후반~30만원대에 판매되는 롱패딩이 학생 간 소득 격차를 부각한다는 판단으로 ‘롱패딩 금지령’을 내기리도 했다. 한편으로는 고가로 일괄 구매하는 교복이 얇고 격식 있는 모양새에만 치중해 보온성과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가성비 갑 롱패딩’과 ‘뉴 등골 브레이커’라는 이중적인 딱지를 달고 롱패딩시장이 아우터 문화를 바꾸고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깊은 하락세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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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2018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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