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디자인, 한국으로 ‘속속’

hyohyo|17.05.02 ∙ 조회수 1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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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 가구, 크로스오버 디자인

핀란드가 디자인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유행처럼 번졌던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의 열기가 한풀 꺾인 듯 보이는 지금까지도 핀란드 디자인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은 줄지 않았다.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은 잠시 왔다 사라지는 유행이 아니라 삶의 수준과 함께 조용히 녹아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뚝배기같이 진득한 핀란드 디자인의 인기 비결은 바로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cross-over)다.

핀란드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이바나헬싱키(Ivana Helsinki)」의 창업자이자 디자이너인 파올라 이바나 수호넨(Paola Ivana Suhonen)이 프린트 · 그래픽 아티스트, 영화제작자로도 활약하는 사실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우리에겐 건축가로 잘 알려진 알바 알토(Alvar Aalto) 역시 키친웨어, 가구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김윤미 주한핀란드무역대표부(이하 FINPRO) 대표는 “핀란드의 디자이너들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크로스보더”라면서 “위계적이고 수직적이며 위에서부터 아래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한국 문화와 달리 수평적, 개방적, 풀뿌리 민주적인 문화에서 자란 핀란드 디자이너들은 ‘협업’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경험과 배경, 기술을 가진 디자이너들끼리 콜래보레이션하다 보니 자연스레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 디자인, 패션 · 리빙 브랜드 동시 주목
그렇다 보니 패션만 단독으로 떼어 보면 앙꼬 없는 찐빵처럼 밋밋하다. FINPRO는 4월 ‘Real Finnish Home’을 주제로 ‘핀란드 라이프스타일 & 패션 이벤트’를 열었다. 참여한 7개 패션 브랜드와 12개 리빙 브랜드의 상품으로 핀란드의 가정집을 재현한 공간 연출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국내 유통 관계자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몰려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복 「이바나헬싱키」는 이번 행사에서 홈 데코 상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 브랜드 특유의 프린트와 색감을 이용해 패션과 홈 데코의 조화를 이뤘다. 구글, 「유니클로」 「톱숍」 코카콜라, 앵그리버드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과 콜래보레이션한 이력만큼이나 내공 있는 토털 컬렉션을 선보였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카테고리는 국내에서도 급격한 성장을 보이는 ‘펫(PET) 마켓’을 정면으로 공략한다.

이미 한국에서 여러 차례 소개돼 많은 관심을 얻은 「겜미」도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다. 핀란드가 세계 최대 공급지인 블루 폭스 퍼를 세련되게 활용한 데일리 모피를 제안한다. 싱글 레이어의 테크니컬 패브릭에 퍼를 다이렉트로 장식하는 특수 퍼 테크닉을 활용해 깃털처럼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리버서블 투인원이 「겜미」의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기존의 무거운 느낌의 모피 디자인에서 탈피한 컨템포러리한 감성과 패션, 컬러를 조합해 젊은 여성들이 특히나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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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대자연서 영감 얻은 소재, 컬러 강점
남성 캐주얼 「포멀프라이데이」는 기능성 소재와 컨템포러리 디자인을 패션에 결합해 모던한 라이프스타일의 남성 ‘포미족’을 저격했다. 오래 입을 수 있는 멋진 옷을 만들자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천연 소재와 기능성 소재를 결합한 상품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는 새로운 패브릭을 개발해 소싱, 제조한다.

「마리타후리나이넨」은 현재 핀란드에서 유니크한 디자인과 윤리적 패션이라는 콘셉트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생 브랜드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파도와 같이 자연스럽고 유려한 선을 담은 웨이브(WAVE) 샌들 컬렉션과 핀란드의 여름과 겨울의 대비를 표현한 와일드(WILD) 의류 라인을 선보였다. 자작나무, 사슴의 일종인 엘크, 순록, 소, 모피 등 핀란드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주로 사용해 핀란드 디자인과 무드를 느낄 수 있다.

핀란드어로 ‘비니’라는 뜻의 ‘myssy’에서 출발한 「미시파리미」는 핀란드의 유기농 어워드 수상 경력이 있는 친환경 디자인 브랜드다. 다양한 색상의 비니, 헤어밴드, 니트 타이 등은 100% 유기농 핀란드 양모와 양가죽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이 제품들은 북유럽 디자인을 심플한 형태와 견고한 구조로 나타내며 자연스러운 색상을 띤다.

유니크 디자인 + 2030 라이프 파고든 실용성
북유럽 감성에 동양적 패턴과 색상을 더한 의류로 눈길을 끈 「베이츠」는 태국어로 ‘예술’ ‘엘레강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 시즌 바다, 오로라, 꽃, 산록 등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색상에서는 동서양의 조화를 엿볼 수 있다. 참신한 재단, 실루엣이 특징적인 의류답게 개성 있는 2030의 열렬한 환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홈 패브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사디자인」 역시 밀레니얼세대의 라이프와 밀접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상품군으로 국내 소비자를 유혹한다. 사우나 모자와 같은 스파 텍스타일, 소품 보관함, 스마트기기 케이스는 고품질의 리넨과 리사이클링 패브릭을 사용해 ‘착한 패션’ ‘브랜드의 철학’을 중시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또 친환경적인 소재로 핀란드와 발트해 연안국에서 제작한 앞치마와 위생모자 등 주방 용품과 소형 가구는 신혼부부들의 발길을 불러 모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에는 자전거 브랜드 「펠라고」까지 참여해 리빙으로 제한돼 있던 라이프스타일의 범주를 넓혔다. 핀란드 서남부에 위치한 군도(archipelago)에서 이름을 따온 「펠라고」는 액티브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이클링 인구와 맞물려 좋은 타이밍에 국내 진출을 모색한다. 도심을 주행하는 커뮤터(commuter) 자전거부터 액티브 로드용, 트레킹용 등 폭넓은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해 더욱 매력적이다.

펀(fun)한 디테일, DIY 등 플레이풀(playful)~
맞춤형 주문 제작이 가능해 기업과 개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브랜드로는 「모어조이(MORE JOY)」를 빼놓을 수 없다. 친환경 하우스웨어를 선보이는 「모어조이」는 브랜드 이름만큼이나 위트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 선물을 포장하거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감각적인 패턴의 패브릭, 행주 등은 나무에서 추출한 식물성 섬유 셀룰로스로 만들어져 재활용에 용이하다.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장식하는 원목 가구도 눈길을 끌었다. 자작나무에 수성도료만을 사용해 원목 그대로의 느낌을 살린 가구 「키텐(KITEEN)」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인테리어 장식품 「로비(LOVI)」가 바로 그것. 특히나 「로비」는 못과 망치 등 연장 없이 퍼즐처럼 끼워 맞춰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DIY족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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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2017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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