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침' 명품 대신 특별한 공간으로 만족감을
‘푸드 라이프스타일’이란 예전에는 ‘맛집’이었다. 맛이 새롭거나 자극적이면 인테리어나 위치 등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던 시절이었다. 지금 소비자들은 다양하게 누릴 수 있는 곳을 원한다. 맛이 있는 것은 물론 건강한 음식이어야 하고, 시각 후각 미각뿐 아니라 모든 감각을 만족시켜주는 인테리어에, 공연 등 문화 행사를 통한 감성 충전까지. 한집에서 이 모든 걸 누릴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두 세가지는 충족돼, 맛있는 음식을 좋은 분위기에서 먹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테이블 간의 대화 내용이 자세히 들리지 않을 정도의 큰 공간이 필요한데, 찾아오기 쉬운 위치에 이런 규모라면 공간 비용부터 만만치 않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내(?) 두세 달치 주말 예약이 꽉 차있을 정도로 북적 이는 곳이 있다. 금요일 밤이면 직장인들이 빠져나가 주말에는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국경제인연합회 빌딩 50층인데도 그렇다.
주말까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열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위치에 상권 특성과도 맞지 않아, 많은 이들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던 곳이다. 하지만 힙한 곳이라면 어디든 카메라를 들고 찾아갈 의사가 있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 50층은 문제가 되지 않는지, 하루에 500명 이상이 찾아와 1973㎡(약 600평)의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프랑스~이스라엘 7개국 브런치 메뉴
‘세상의 모든 아침’(이하 세모아)으로 불리는 이 브런치 카페 겸 레스토랑은 천장까지 유리 창문이 있어 실내지만 야외 못지 않게 채광이 좋다. 통 유리창으로 서울 시내 풍경도 선명하게 보인다. 좋은 자리에 앉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어디서나 도시의 파노라믹 뷰를 쉽게 볼 수 있고, 언제까지나 창 밖을 보고 있을 수 있는 의자까지 마련돼 있다.
보자마자 인스타그램 업데이트를 결심할 정도로 예쁜 접시와 테이블 세팅, 그 위에는 산뜻한 브런치가 담긴다. 브런치 문화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 프랑스, 영국뿐 아니라 이스라엘 등 7개국 메뉴가 있다. 현지에서 아침에 차려먹는 음식인 만큼, 가정집에서 가족한테 대접하는 것을 모토로 직원들은 모두 밀집 모자나 보닛을 쓰고 내추럴한 시골 감성이 있는 앞치마를 두르고 응대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프랑스 브런치로, 전체적으로 달달하고 치즈가 리치하게 들어가 있어, 이곳 방문객의 70%인 2030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아침 식사 메뉴이긴 하지만 하루 종일 주문이 가능하다. 브런치, 샌드위치뿐 아니라 파스타와 스테이크, 와인으로 든든하게 먹을 수도 있다.
51층에서 서울 스카이뷰, 자연을 즐긴다
특이한 점은‘팜투테이블 다이닝플렉스(Farm-to-Table Diningplex)’를 콘셉트로 해, 무려 51층 옥상 농장에서 수확한 식자재가 테이블로 올라오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이면 “위층에 옥상 텃밭이 있으니 산책하고 가세요”라는 안내를 받게 되고, 올라가면 텃밭을 소개해줄 직원이 상주해있다. 옥상 팜은 지붕의 창문이 뚫려있어 햇볕과 바람이 드는 도심 속 자연이다.
음식의 본질이 신선한 재료를 만드는 농업이기 때문에 농사를 직접 짓고 농가와의 상생을 추구한다. 음식이 갖고 있는 좋은 가치를 표현하는 새 푸드 공간을 만들고자 한 것. 외식업계의‘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노희영 기획자(YG푸즈의 대표)와 그녀의 컨설팅 회사인 피와이앤파트너스(대표 윤용선)가 만들었다.
김영찬 피와이앤파트너 본부장이자 ‘세모아’ 점장은 “여의도는 사람으로 치면 배꼽과 같은 위치로 서울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고객들에게 직접 기른 재철 재료를 바로 따다 먹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 또 방금 딴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모든 셰프의 꿈이기도 하다. 자기가 요리할 식자재가 크는 농장을 관리하는 이곳 셰프들은 일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고 설명한다.
명품 대신 특별한 공간에서 자기만족
수확철에 세모아에서 음식을 먹다 보면 셰프들이 방금 딴 상추, 마늘 등 식재료를 한 봉지씩 고객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소박하고 정감 있는 시골 가든 스타일이다. 김 점장은 “식당에서 식재료로 바로 이용하고 있지만 수확량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오신 분들과 나눔을 한다. 그러면 어머님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며 웃음지었다.
맛있는 음식과 가성비를 찾던 사람들이 나아가 특별한 공간을 찾기 시작한 이유를 그는 ‘자기 만족’으로 꼽았다. 예쁘게 꾸며진 카페나 레스토랑이 내 집은 아니지만, 가끔 와서 이곳을 즐기면 삶이 한 뼘쯤 더 근사해진 것 같고 기분전환이 된다는 것. 문화를 즐기고 독특한 경험을 하는 것이 멋이 되는 시대기 때문에 이를 SNS에서 자랑하는 것도 당연하다. 자신의 삶과 멋을 보여주는 것이 예전에는 소유한 물건이었다면 지금은 즐겨 찾는 장소가 된 것이다.
앞으로 이 공간은 모임, 문화를 담은 행사, 농가와의 상생을 위한 프로젝트가 점점 더 많아질 예정이다. 지금도 전국에서 선정한 농가들이 참여하는 알뜰장터, 옥상 팜에서 바로 딴 식재료를 이용하는 쿠킹클래스, 통기타•재즈 공연, 여의도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저녁 파티 등이 열리고 있다. 특히 ‘세모아’와 같은 층에 자리잡은 개인 맞춤식 연회장 프로미나드에서는 하우스 웨딩이 성황이다. 50층 연회장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고 동시에 51층 도시농장에서 가든파티를 할 수 있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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