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살바도르바치예르」인기 폭발

minjae|16.10.10 ∙ 조회수 15,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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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드의 중심 ‘태양의 문(Puerta del Sol)’에 가면 스페인의 도로가 시작되는 0km 지점이 있다. 여기를 밟으면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전설이 있어 이곳은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 점을 따라 최대 쇼핑 거리 그랑비아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마드리드의 비밀정원으로 불리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스페인 패션 잡화 전문 브랜드인 「살바도르바치예르(Salvador Bachiller)」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2014년 초 처음 문을 연 「살바도르바치예르」의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마드리드 중심부 몬테라 37번지에 있으며 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2층에서는 브랜드의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3~4층에는 카페 겸 라운지 바가 있다. 처음에 단추 등 잡화를 팔던 작은 가게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1940년대 창업주의 이름을 따 정식 론칭했고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1970년대부터 제품을 다양화해 작은 가죽 소품이나 가방 등도 판매했지만, 원래는 주로 수제 여행용품을 팔며 성장한 브랜드다. 여전히 트렁크, 파우치 등 여행용 가방은 이 브랜드의 주요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그래서인지 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수많은 나무와 꽃, 풀로 장식된 정원의 방에 가면 이곳이 건물 내부인지 아니면 숲 한가운데인지 헷갈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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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행용품 주력으로 브랜드 리뉴얼
사실 「살바도르바치예르」는 역사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한 브랜드다. 현재도 마드리드에 있는 10개 내외의 판매점과 더불어 스페인의 주요 도시에서만 매장을 볼 수 있듯이 사실상 국내 판매에만 의존했다. 이러한 오랜 정체에는 브랜드의 모호한 타깃층 탓도 있다. 표면적으로 이 브랜드는 어느 정도 사회적 위치를 갖춘 30~5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나, 사실 그들에게 크게 어필할 만한 디자인적인 매력도, 타 브랜드와 구분되는 월등히 뛰어난 품질도 보여 주지 못했다.

이러한 정체와 점점 글로벌화하는 시장에 대한 고민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플래그십 스토어다. 이 브랜드의 시작인 만큼 여전히 「살바도르바치예르」의 가장 믿음직한 효자 상품은 바로 여행용품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앞둔 고객들이 여행 준비를 위해 브랜드 매장을 찾을 것이므로, 이에 착안해 매장을 방문하는 것부터 마치 여행의 시작처럼 느낄 수 있도록 플래그십 스토어를 꾸몄다.

이를 위해 정원을 테마로 정하고, 고객들이 단순히 쇼핑에서 멈추지 않고 오래 머물며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카페 겸 라운지 바도 함께 구성했다. 또한 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더불어 디자인도 리뉴얼해 한층 비비드하고 생동감 넘치는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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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브랜드 변신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결과는 대성공이다. 「살바도르바치예르」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주요 고객층은 새로운 것을 체험하고 발견하고자 하는 20~30대의 젊은 소비자다. ‘목적에는 충실한, 하지만 재미는 없는’ 브랜드이던 「살바도르바치예르」의 제품만으로는 이 젊은 고객층을 유치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들의 발길을 끌어들인 것은 다름 아닌 플래그십 스토어에 위치한 카페 겸 라운지 바의 오리지널한 인테리어와 메뉴다.

티, 커피, 다과, 칵테일, 와인 외 브런치나 간단한 식사 메뉴도 함께 판매하는 이 카페 라운지 바는 각각 정원, VIP 라운지, 비밀의 방 등 3가지 테마로 꾸며졌다. 우선 정원으로 불리는 공간은 사방이 수많은 꽃과 나무로 장식돼 있다. 가구들도 은은한 원목과 등나무 제품이고 한쪽에 작은 그네까지 있다. 이곳에서 주문하는 모든 메뉴에는 꽃과 허브가 포인트로 올려진다.

VIP 라운지는 앤티크하고 빈티지한 가구들과 고급스러운 융단 커튼, 화려한 벽지들로 꾸며져 있다. 이곳 역시 한쪽에 벽난로가 있어 마치 고급 저택에 초대받아 온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비밀의 방으로 불리는 공간은 많은 거울과 은은한 조명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는 입보다 눈으로 먼저 즐기게 된다.

3가지 테마 카페 라운지 바, SNS 통해 입소문 성공
덕분에 「살바도르바치예르」를 방문하는 누구라도 이 아름다운 공간과 플레이팅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렇게 찍힌 플래그십 스토어는 인스타그램 등 SNS을 통해 빠르게 소비된다. 그 덕분인지 오픈한 지 꽤 긴 시간이 흘렀건만 여전히 이 정원을 방문하고자 하면 어느 정도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이 카페 라운지 바에서는 메뉴판이나 영수증을 전달할 때 쓰이는 물건으로 바로 「살바도르바치예르」에서 판매 중인 파우치나 지갑 등을 활용한다. 따라서 이곳 메뉴를 한껏 즐기고 내려가는 길에 그 지갑을 발견하게 되면 절로 손이 가게 된다. 「살바도르바치예르」는 이 플래그십 스토어의 성공을 계기로 조금 바빠질 예정이다. 새로운 젊은 고객층을 유입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데에만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살바도르바치예르」는 그동안 반세기 넘게 스페인 국내 마켓에서만 안주하던 것에서 벗어나 유럽의 다른 국가나 미 대륙에 진출하는 데 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의 경험과 전략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로 마드리드에 새로운 명소를 탄생시킨 「살바도르바치예르」의 향후 목적지는 어디일지 기대가 크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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