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감초 토종 아이웨어 반란!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16.08.12 ∙ 조회수 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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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바이(대표 김한국)의 「젠틀몬스터」를 선두로 무섭게 성장하는 토종 아이웨어 브랜드들이 주목된다. 「젠틀몬스터」는 목욕탕 병원 연극 등 기존 안경 숍에서 시도하지 않던 콘셉트로 매장을 꾸며 화제를 모았다. 유니크한 디자인, 상품력 그리고 가성비까지 갖춘 이 브랜드는 지드래곤 등 셀럽들이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되면서 이제 단연 토종 아이웨어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뉴욕까지 진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젠틀몬스터」가 터 준 길을 바탕으로 떠오르는 토종 아이웨어 브랜드들의 질주도 만만치 않다. 아이웨어 롭(대표 양정식)의 「라피즈센시블레」, 뮤지크크리에이티브레이블(대표 박인수)의 「뮤지크」, 씨군컴퍼니(대표 채규복)의 「스페쿨룸」 등은 요즘 핫한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명 수입 브랜드를 제치고 소비자들이 국내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양인의 얼굴에 적합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대 △콘셉트가 담긴 매장 VMD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소재 차별화 등이 꼽힌다. 현재 국내 패션 아이웨어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2조원대 마켓에서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는 토종 아이웨어 브랜드들을 조명해 본다.

「라피즈센시블레」 상품마다 스토리텔링
아이웨어 롭의 「라피즈센시블레」는 영화나 광고 등 영상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를 브랜딩에 접목해 흥미를 느끼게 한 것이 주효했다. 「라피즈센시블레」는 스페인어로 ‘감각적인 연필’이란 뜻이다. 브랜드 이름처럼 맨 얼굴에 안경으로 감각적인 라인을 그린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두 번째로 「핀타르(PINTAR by lapiz)」는 ‘칠하다’라는 뜻으로 얼굴에 선을 그렸으니 그 안에 각양각색의 컬러를 채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라피즈센시블레」가 전개하는 키즈 아이웨어 라인 「코르토(CORTO by lapiz)」도 ‘몽당연필’이라는 단어로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몽당연필에 비유했다. 세 브랜드 사이에 관계가 존재하고, 이 연관성을 브랜딩에 적극 활용하면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양정식 대표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브랜딩을 하고 싶었다”며 “광고를 전공하고 관련 일을 하면서 영상 연출은 물론 브랜딩 마케팅을 아울러 경험했는데 아이웨어를 론칭하면서 그런 감각이 많이 투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 전공한 양정식 대표, 감각 묻어나~
「라피즈센시블레」가 출시하는 상품에도 탄탄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라인은 필리핀의 계단식 논에서 영감을 받아 상품 출시로 이어졌다. 젊은이들의 크고 작은 도전에 자이언트 스텝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콘셉트를 잡았고 이것을 레이어링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양 대표는 “매장도 ‘인터크로스’라는 키워드를 설정해 흑과 백으로 컬러를 나눠 인테리어를 꾸몄다. 화이트에는 아이웨어를 진열했고 블랙에는 디자이너 액세서리로 편집숍을 만들었다. 두 공간이 만나 공간적, 브랜드의 진화를 이루자는 의미다”라고 유기적인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어느 아이템 하나도 허투루 출시하지 않는다. 각각의 상품에 이야기를 담았다. 「샤넬」 「디오르」 같은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 오는 것도 고유의 정체성, 즉 브랜드 이야기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기 때문이다. 「라피즈센시블레」도 스토리를 통해 아이웨어 브랜드로서 흔들리지 않는 아이덴티티를 다지며 성장하고 있다.

「베디베로」 어패럴 디자인 활용 돋보여
투박한 테두리와 검은색 선글라스에 지루함을 느낀 소비자의 니즈를 알아차린 듯 센스 넘치는 디자인과 렌즈를 내세운 아이웨어가 속속 등장했다. 주로 어패럴 디자인에 많이 쓰이던 패턴을 활용해 안경테를 디자인하거나 코스메틱 기법을 활용한 렌즈를 내놓은 브랜드가 성장세를 보였다.

세원ITC(대표 이원재)에서 전개하는 「베디베로」는 디자인으로 아이웨어와 패션의 만남을 추구했다. 대리석, 카무플라주 등 독특한 안경테를 자체 개발한 것. 또 다양한 컬러로 코스메틱 렌즈를 출시했는데 착용하면 마치 아이 메이크업을 한 효과를 내 맨 얼굴에 착용하기 좋다.

빛 반사에 따라 렌즈에 로고가 희미하게 비치는 레터링 렌즈도 어패럴 디자인을 접목한 것 중 하나다. 모든 상품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생산 후 수입한다. 제품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공장을 현지에 여러 곳 설립해 전문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준희 모델로 인지도 강화, 면세점 오픈도
또 「베디바이베디베로」라는 세컨드 라인을 출시해 저렴한 가격 대비 고품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양인의 얼굴에 어울리는 디자인이라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점도 경쟁력이다. 오는 3월부터 배우 고준희를 전속 모델로 발탁해 함께 활동한다. 그녀가 기획에도 참여할 계획이어서 브랜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낼 것으로 예상한다.

주력 유통인 면세점도 20곳까지 입점을 늘리고 백화점엔 팝업 스토어와 정식 매장으로 입점 계획을 세웠다. 「베디베로」는 디
자인력과 홍보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210%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뮤지크크리에이티브레이블의 「뮤지크」는 뮤직(music)을 모티프로 삼아 작고한 뮤지션을 뮤즈로 하는 오마주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고 있다. 프랑스의 명품 안경 장인과 국내 패션, 영상, 마케팅 분야 전문가들의 의기투합으로 2013년 론칭된 「뮤지크」는 지난해까지 ‘핸드메이드 인 프랑스(HANDMADE IN FRANCE)’라는 슬로건 아래 아세테이트 소재의 프랑스 현지 생산을 고집해 왔다.

「뮤지크」 40년 전통 佛 안경 공장과 제휴
이번 S/S시즌부터는 ‘플레이 베리에이션(PLAY VARIATION)’으로 슬로건을 변경한 뒤 티타늄 소재는 일본, 영국, 국내에서도 생산하는 등 특화된 소재에 맞는 각지에서 생산 공정을 거치는 변화를 꾀했다. 40년 전통의 프랑스 아이웨어 공장 ‘모던 옵티크’에 투자하면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게 된 「뮤지크」는 올 시즌부터 상품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20만원 초반의 가격대로 가성비가 더욱 높아졌다.

아세테이트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상품의 특성상 코 부분의 조절이 불가능한데 해외에서 유러피언 핏으로 상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만큼 주목받고 있다. 중국, 싱가포르, 캐나다, 이탈리아, 터키 등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전개하는 또 다른 브랜드 「스틸러」는 지난해 스틸 소재에 특화한 아이웨어를 선보였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아세테이트 소재를 과감히 배제하고 스틸 프레임의 아이웨어로 특화했다. 론칭 후 지난 두 시즌 동안 스테인리스나 티타늄을 소재로 한 상품을 내놨다. 올 시즌부터는 금, 은, 동과 알루미늄 등 더욱 다양한 스틸 종류의 소재를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스틸러」 메탈 소재 특화한 국내 첫 브랜드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브랜드명도 「스틸러」라고 이름 지었지만 반드시 한 가지 소재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스틸 소재를 주로 사용하되 다른 소재와도 믹스 매치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또 메탈에 다양한 컬러를 더한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시즌별로 4~5가지 모델의 상품만을 출시하는데 이는 모든 상품에 기술과 디자인을 집약해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아이웨어를 만들겠다는 하우스 브랜드로서의 방향성을 보여 준다. 상품 외에 아트워크에도 브랜드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하는 콜래보레이션은 파이프를 소재로 다양한 형태의 작업물을 선보이는 ‘602공작소’와 함께한다. 602공작소의 작업 방식에서 착안한 창의적인 디자인을 아이웨어로 구현해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매년 스틸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할 계획이다.

신예 주자 「카린」 매장에 북유럽 감성 물씬~
아이웨어의 인기 요인으로 매장 VMD를 빼놓을 수 없다. 스타비전(대표 박상진)의 신예 「카린」은 그저 안경점이라는 느낌을 피하고자 상품 디스플레이부터 소소한 소품 하나까지 패션 매장 못지않은 VMD로 구성했다. 「카린」은 모던하고 베이직한 상품과 쇼룸 사이의 연관성을 내보이고자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매장에 적극 반영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느낌을 내기 위해 직접 북유럽 등지를 돌며 소품과 물건을 수집했다. 한국에 돌아올 때 캐리어 두 개가 수집한 물건들로 꽉 찰 정도. 현지에서 구한 아이템으로 홍대 쇼룸을 가득 채웠다. 화이트와 무드 톤을 활용해 북유럽 특유의 깨끗함을 표현했다.

쇼룸 중앙에 넓게 자리 잡은 공방에서 안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볼 수 있다. 올 S/S시즌을 맞아 쇼룸을 리뉴얼한다. 매장에 북유럽 느낌은 살리되 패션 아이웨어에 맞는 감각을 투영한다. 의류, 잡화 등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강화하고 곧 출시할 도수테 신상품을 부각시킬 수 있는 패션 아이템과 믹스 매치해 쇼룸을 찾는 소비자에게 컨설팅하는 역할까지 아우르도록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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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쿨룸」 매출 500% 성장 달린다
씨군컴퍼니의 「스페쿨룸」은 하우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표본이다. 퀄리티와 유니크한 디자인은 기본이고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독일, 프랑스의 아이웨어 하우스 브랜드를 독점 수입하는 채 대표가 노하우를 집약해 만든 브랜드다. 처음부터 아이‘웨어’라는 사실에 주목해 패션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헤리티지를 갖고 롱런할 수 있는 브랜드, 글로벌로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채 대표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브랜드의 ‘스피릿(spirit)’이다. 「스페쿨룸」이 트렌드보다 반 발짝 앞선 디자인과 절대적인 품질을 선보이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전국의 소외계층 300명에게 무상으로 검안과 필요한 안경, 선글라스 등을 제공하는 등의 행사를 펼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계약 조건으로 매출의 일정액을 지역사회에 기부토록 하는 조항을 만들어 사회공헌 활동의 확산을 유도한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더욱 주력한 「스페쿨룸」은 이탈리아의 유명 편집숍 ‘단토네’에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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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클」 「해밀」 독특한 소재로 어필
일찍이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중국 내 6개 매장과 2개의 쇼룸 오픈을 결정했다. 국내에서도 ‘10꼬르소꼬모’ ‘비이커’ 등 패션 편집숍에 들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꼬르소꼬모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호조세를 타고 올해는 전년대비 500% 매출 신장을 기대한다.

소재와 제조 방법으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J&F ITC(대표 이장훈)의 「필로클」은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특유의 소재로 프리미엄 아이웨어 브랜드를 지향한다. 이장훈 대표는 “소비자들은 아무리 좋은 소재를 써도 콧등이나 귀에 무리가 가면 더 이상 그 상품을 찾지 않는다. 「필로클」은 아이웨어의 단점을 최소화하고자 소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바네스컴퍼니(대표 이청원)에서 전개하는 신예 아이웨어 「해밀」도 일반 아세테이트와 주얼리에 쓰이는 소재를 완벽한 비율로 배합해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는 도수테를 개발했다. 또 메탈 안경테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제작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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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신 기자 hyo@fashionbiz.co.kr 홍승해 기자 hae@fashionbiz.co.kr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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