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그룹, ‘베리띵즈’ 이슈!
자연과 패션의 만남?!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분야의 만남을 이끄는 크리에이터 그룹 베리띵즈(대표 윤숙경)가 화제다. 자연을 소재로 비주얼의 변화를 이끄는 것을 기본으로 공간 콘텐츠 기획부터 VMD 작업, 전시 기획, 실내외 조경, 출판물, 영상, 이벤트 등 이들이 하는 작업도 다양하다. 쉽게 말해 패셔너블한 자연을, 식물을 보여 주는 창조자다.
‘퀸마마마켓’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SUM CAFE’, 롯데백화점홈쇼핑 ‘스튜디오숍’ 등 이들이 꾸민 숍들은 색다른 콘셉트로 눈길을 모았다. 「비이커」 「아쉬」 「SJYP」 「커스텀멜로우」 등 함께 작업한 브랜드들도 쟁쟁하다. 함께 공간을 꾸미기도 하고 없던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함께 시즌을 기획해 그에 따른 공간과 비주얼을 만들기도 한다.
저성장, 팍팍한 경제상황 속에서 자연에서 힐링하고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국내만의 트렌드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공간이 중요해지면서 공간과 자연의 만남이 잦다. 프랑스 파리 「에르메스」 매장 루프탑의 시크릿가든, 모로코의 「입생로랑」 마조렐 정원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가든의 중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패션 + 자연, 럭셔리 ~ 편집숍 등 글로벌 트렌드로
이뿐만 아니라 가까운 나라 일본의 ‘비오톱(BIOTOP)’ ‘슬로하우스(SLOW HOUSE)’ ‘프레드시걸(FRED SEGAL)’ 등이 가장 좋은 예다. 또한 「마르니」의 플라워마켓, 프랑스 파리의 편집숍 ‘메르시(MERCI)’에서 진행한 ‘어번마켓(Urban market)’ ‘레모베세그헤인느(LES MAUVAISES GRAINES)’ 등이 좋은 예다. 이들이 보여 주는 것은 광활한 자연이 아니라 자연적인 요소와 패션, 트렌드의 만남이다.
윤숙경 베리띵즈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자연을 좋아하지만 도시를 떠나기는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 맞는 자연 공간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며 편히 쉴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그녀의 말은 카페가 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곳만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많은 비주얼을 보면서 웬만한 것에는 감동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새로운 공간, 체험형 공간보다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잠깐이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을 생각할 때다. 찾아가기 어려운 공간을 찾아가 그곳을 즐기는 것은 찾아가는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 워너비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안의 콘텐츠를 집어 집에 가져가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이다. 이를 공략해 일상의 바쁜 생활을 잊어버리게 하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다.
일상 잊게 하는 공간과 ‘시간 소비자’ 취향 공략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옆에 위치한 편집숍, 공간의 첫 번째 예다. 도시 안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스타일리시한 삶을 소비자들에게 제안하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건물 모든 곳에 식물 콘텐츠를 넣고 실내 조경과 아트 기획, 디자인까지 진행했다. 설치물과 스타일링도 함께 했다. 또한 식물을 MD 콘텐츠로 만들어 VMD를 구성하고 연출했다. 전면에 도심형 가든을 내세우고 그 안에 패션을 담은 것이다.
하지만 윤 대표는 아쉬움이 아주 많이 남는 프로젝트로 꼽았다. “프로젝트 기간이 늘어지면서 자연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가장 흥분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50%밖에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강진영, 윤한희 두 대표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기에 탄생한 공간이다.
아직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거나 공간을 이해하는 기업과 브랜드는 많지 않다. ‘퀸마마마켓’을 통해 첫발을 내디뎠다. 이런 문화를 많이 보여 줘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베리띵즈’의 역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하는 또 하나가 전시 기획이다. 첫 전시는 2013년도 aA 디자인 뮤지엄과 함께한 기획 전시다. 가구와 식물 취향의 접전을 보여 줬다. 또 대림미술관의 구슬모아당구장에서 큐리어스 키친(Curuous Kitchen)으로 F&B와의 작업을 보여 주기도 했다.
「아쉬」 등 틀 깬 패셔너블 가드닝까지
많은 사람이 자연, 가드닝 하면 떠올리는 색깔은 녹색, 한 가지다. 하지만 자연이 보여 주는 색은 분홍, 검정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이런 자연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준 예가 바로 시몬느FC(대표 오명재)와 진행한 디스코가든 프로젝트, 아쉬코리아(대표 조신혜)의 2016 S/S시즌 작업 ‘아쉬 언 리얼 랜드(ASH un Real Land)’ 작업이다.
윤 대표는 “패션의 중심가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매장의 공간을 살려 보고자 진행된 시몬느FC와의 작업은 만약 지드래곤이나 CL 같은 패셔너블한 뮤지션이 가드닝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데서 접근하기 시작했다”며 “초록초록한 가든에서 벗어나 무언가 독특하고 오묘한 가든을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쉬」와는 시즌 테마를 잡는 것에서부터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언리얼랜드’라는 새로운 가상현실을 만들고 미스터리 마운틴, 판타스틱 캐슬, 매지컬 팜, 에너지 가든, 화이트 오아시스라는 주제로 공간과 상품을 매치했다. 인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기지국 느낌의 전시 장소에 베리띵즈만의 감각적인 식물 배치로 자연과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공간과 콘셉트 북 안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로우클래식」과 영 소비자까지 공략 나서
이 밖에 백화점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 발길로 이어지게 하는 등 패션 브랜드 외에도 푸드, 유통 등 다양한 곳과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영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로우클래식」과 6월 홍대 매장을 새롭게 바꿀 예정이다. 매번 실시하는 로우마켓을 ‘스위밍 나이트(Swimming night)’라는 콘셉트로 초여름 밤의 물놀이를 연상할 수 있게 꾸민다.
자연은 단순히 식물과 함께하는 가드닝이나 팜(farm)만이 아니라 영한 소비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와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한다. 가상이지만 자연의 변화에 맞게 각 계절의 흐름을 브랜드의 특징과 연결해 소비자에게 위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예정이다.
자연이 접점된 머물고 싶은 공간 만들다
패션 마케터에서 공간 기획자로 변신한 윤 대표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중 하나가 공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공원을 단지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곳만으로 여기지만 해외에서는 아트 전시나 페스티벌,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이런 공간으로 우리나라의 공원도 바꿔 보고 싶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도시 자연의 디자인 문화 센터를 만들고자 한다. 가깝게 기획하고 있는 것은 자연을 베이스로 한 콘셉트 스토어다. 자연 무드를 기본으로 다채로운 식물들과 편안한 패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리빙 상품, 건강을 생각하는 식음료를 한 선상에 놓고 도시 안의 즐거운 삶을 선도할 수 있는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더 나은 삶(Better Life)’을 위해 많은 사람이 자연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획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베리띵즈는 현재의 상업시설이나 유통 형태 등의 솔루션을 도시 안에서 자연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조금 더 풍요롭고 즐거운 쇼핑 형태로 바꾸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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