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재|우성아이비 사장
열정 갖춘 논스톱 에너자이저... 한국 ‘워터스포츠’시대 연다
mini|16.05.09 ∙ 조회수 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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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ROOM! 이희재 우성아이비 사장의 룸 푯말이다. 일반적인 ‘사장실’ ‘회장실’도 아닌 ‘워 룸’이라…. 환한 미소로 반겨 주는 그의 눈빛은 따뜻하지만 열정을 넘어 비장함이 전해진다. “기업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죠. 긴장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무너집니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 상황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전진한다면 소중한 결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견디다 보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배우게 되지 않을까요?”
‘위기일 때 그 순간은 힘들지만 끝나고 난 후에는 더 큰 변화와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이 사장, 그는 우성아이비를 이끌고 있는 오너이자 탐험가이기도 하다. 작은 것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그의 작은 궁금증과 호기심들이 현재의 우성아이비를 만들어 냈다.
보트가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래프팅을 추운 알래스카에서 즐길 수는 없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의 일련의 상상들이 우성아이비의 새로운 아이템들로 탄생된다. 이미 영층의 수요를 끌어낸 견고한 ‘플라잉피시’라든지 추운 지역에서도 끄떡없는 원단을 개발해 제작한 ‘윈터카약’ 등은 그의 발명품(?!)이나 다름없다.
시대는 변했다, 이제 뉴 아웃도어로 승부
이제는 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고 나가야 하는 것이 아웃도어임을 강조한 이 사장은 앞으로 한국 시장이 진정한 아웃도어(OUT+DOOR)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답은 바로 워터스포츠라는 것!
“국내 워터스포츠 인구는 15만명, 일본의 워터스포츠 인구는 300만명에 이릅니다. 이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말이에요. 미래의 패션시장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소비자들도 지금과 다른 새로운 제품을 찾게 될 것이고 우리도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우성아이비는 현재 서프 보드와 카약, 래프팅·스포츠·낚시용 보트 등 공기 주입식 보트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으며 자사 브랜드인 제백(ZEBEC)보트의 경우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 상품은 해마다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수상스포츠, 누구도 거들떠 보지도 않던 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일까.
보트 연구소 설립 등 신제품 개발 주력
이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종합상사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국제상사 해외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중견기업을 거쳐 우성아이비를 설립하고 워터스포츠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해외 주재원 시절 현지인들이 카약 보트 등을 타는 모습을 보고 그는 무릎을 탁 쳤다. 검은 고무 튜브 일색이던 우리나라의 해양 비즈니스가 머리를 스쳤다.
그는 삼면이 바다인 한국 시장에서 해양스포츠는 필연이라는 생각에 보트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해외 제품을 사들여 분해하고 분석하고 장단점을 파악하는 등 ‘Made in korea’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밤낮 없이 이어졌다.
그의 집념으로 수많은 디자인과 기능성의 제품들이 출시됐고, 이제는 자타 공인 워터스포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7년 보트 연구소를 설립, 국내외에 생산기지와 판매망을 구축하고 해외 바이어와의 협력을 통한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의료용 등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을 시도 중으로 비즈니스 영역 확대도 검토 단계다.
애슬레저 → 수상 스포츠로 이어질 것 확신
제백(ZEBEC)보트는 이미 세계래프팅선수권대회 공식 보트로 지정됐고, 공기주입식 SUP(Stand up Paddle Board)는 이미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에 이르며, 래프팅 보트는 상업용, 경주용, 선수용으로 사용될 만큼 안전성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다. 특히 구명보트와 군사용 보트는 인도네시아 군대를 비롯해 세계 13개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요트 텐더, 물에서 15m까지 나는 플라잉피시, 어뢰부양장치, 경주용 보트를 비롯해 정부로부터 기술혁신과제수행업체로 지정돼 개발한 12인승 인명구조용 특수보트에 이르기까지 150여종의 보트와 부품을 직접 개발해 오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레저보트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워터스포츠를 알리자’는 신념 하나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베트남통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국제 학술 세미나는 물론 장애인 돕기 등에 직접 나서서 활동하고 있는 그다. 우성아이비는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6개의 공장을 두고 있을 정도로 해외 공장을 철저히 현지화했다. 빠른 공급의 키를 손에 쥔 셈이다.
「미스트랄(mistral)」로 새로운 수요 창출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인 「미스트랄(mistral)」이다. 수상레저웨어시장에 뛰어든 이 기업은 올해 새롭게 론칭한 「미스트랄」로 시장에 진입한다. 시장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이 사장은 “그간 전문 브랜드가 부재하던 한국 시장에서 워터스포츠 의류 브랜드는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까지 워터스포츠의 대표 주자로 키울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브랜드는 기능성과 라이프스타일 룩을 믹싱한 웨어를 기본으로 일상생활에 편안함을 제공하고 컨템포러리웨어로도 가능한 등 젊고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한다. 특히 도톰한 네오프렌 소재의 집업과 타이트한 슈트 룩 등 또한 소비자들의 호응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시즌 「미스트랄」은 저체온증과 상처 발생을 막아 주는 기능성 풀 집업 등 활동성 높은 상품들을 준비 중이다.
현재 시장의 흐름은 아웃도어시장이 지고 골프웨어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애슬레저에 이어 이제는 수상레저가 뜰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 또한 시장 흐름을 간파하고 “3~4년 전엔 래프팅이 인기였지만 이제는 SUP 시대입니다. 다음 세대로는 카약이 수상레저를 이끌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세계의 보트에 이어 세계의 브랜드에 도전
지난 1972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미스트랄」은 지난 1996년과 2000년, 2004년 3회에 걸쳐 올림픽 후원 공식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워터스포츠 전문 브랜드다. 때문에 이 대표는 브랜드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이 있다. 「미스트랄」의 옷으로 소비자들을 행복하게 하고 업계에서는 ‘롤모델’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SUP나 카약에 이어 의류사업에 힘을 쏟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에선 이미 래시가드, 웻 슈트 등 다양한 수상레저웨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스마트폰 방수팩 정도가 많이 판매됐고, 래시가드도 작년부터 인기를 끌게 됐죠”라며 “수상레저도 ‘자기 옷’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워터스포츠를 할 때 등산복을 입을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이 회장은 앞으로의 시장에 대해 강조했다.
그동안 유럽과 미국에 편중돼 있던 수출 라인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100여개국으로 넓혀 갈 계획이다. 더 나아가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수상레저그룹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진정한 글로벌 스탠더드는 기업문화에서 출발
“패션시장이 글로벌화하면서 많은 기업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 그러나 무분별하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좇는 것은 위험을 내포합니다. 기업 고유의 전략과 기업문화, 경영진의 철학, 구성원의 가치관과 연계해 차별화된 고유의 경영 스탠더드를 창출해 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복도에 길게 연이어 있는 흑백 사진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워터스포츠 비즈니스에 뛰어든 출발 당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로 확산해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물과 싸웠을까. 이 사업을 끌고 온 오너로서 무엇이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그의 대답이 허를 찌른다.
“변화무쌍한 미래 세계는 누구나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도전의 무대죠. 실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크면 클수록 기업가 정신이 쇠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가 정신은 과학이나 예술이 아니며 ‘야성적 충동’에서 표출되는 실천입니다. 어느 기업의 사장이나 계속 전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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