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 나노가공 셔츠, '오염? 툭툭 털어!'

삼성물산(패션부문장 이서현)의 「빈폴」이 젠틀맨의 오랜 고민을 해결할 또 하나의 혁신 상품을 선보였다. 바로 '나노(nano)' 가공을 통해 오염에도 쉽게 원래 상태의 옷으로 돌아올 수 있고, 오래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셔츠와 팬츠다. 이 상품은 지난해 좀 물빨래가 가능한 '리넨 피케 티셔츠'를 선보인 이후 내놓은 혁신 상품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장을 착용하는 직장인 남성들은 커피, 와인, 소스 등을 옷에 흘리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식사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되는 것. 「빈폴」은 이런 상황에서 착안해 갑작스럽게 오염물질이 옷에 묻거나 튀었을 때 가볍에 손으로 '툭툭' 털거나 휴지로 닦기만 해도 완벽하게 오염이 제거되는 원단을 개발했다.

이 원단은 미국 나노텍스사(Nano-tex社)의 나노 가공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국내 업계 최초로 면, 리넨 등 천연 소재에 나노 가공을 시도한 사례라고 한다. 나노 가공 기술을 통해 섬유 고유의 자연스러운 촉감과 투습성을 유지하면서, 어떠한 미세 입자도 투입되지 않도록 했다. 물방울이 연잎 표면에 스며들지 않는 원리와 같이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옷의 방수·오염방지 기능을 극대화한 것이다.

「빈폴」 관계자는 "대부분의 섬유는 표면장력이 있어서 액체를 표면에 달라 붙게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쉽게 오염되거나 흡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나노 가공을 하면 섬유 표면에 부착된 나노돌기들이 오염물질을 밀어내 섬유에 스며드는 것을 막고, 스르르 흘러내리도록 작용한다"며 나노 가공의 원리와 효과를 설명했다.

이어 "콜라, 오렌지주스, 우유, 크림, 레드와인, 커피, 케첩, 핫소스 등의 액체류 오염은 툭툭 털거나 닦았을 때 깨끗이 닦이고, 갑작스런 소나기로 인해 화이트 팬츠의 밑단이 흙탕물에 젖는 경우에도 수건으로 물기만 제거해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해진다. 이는 원단의 겉면을 코팅하는 것이 아니라 10억분의 1 이하의 크기인 나노 입자가 섬유질 하나하나에 달라붙어 원사 자체를 완벽하게 코팅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오염을 방지하는 것과 함께 수십 번의 세탁에도 방수와 오염방지 기능이 오래 유지되도록 제작했다.

혁신적인 기능과 함께 디자인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화이트 데님 팬츠부터 치노팬츠, 반바지까지 길이는 물론 실루엣도 다양하게 제안한다. 셔츠는 솔리드 타입뿐 아니라 윈도, 빅그리드, 깅엄, 하운드투스 등 체크 패턴을 선보인다.

김수정 「빈폴」 디자인 실장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토대로 천연 소재 베이스임에도 오염에 강한 상품의 필요성을 인지했다.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남성들의 불편함을 제거하자는 생각으로 접근해 나노 가공 기술을 적용했다”며 “빈번한 세탁으로 인한 내구성 약화, 세제·물·에너지 등의 낭비 요소까지 고려한 대표적인 친환경 상품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노텍스는 1998년 미국 버클리대학의 화학자인 닥터 데이비드 소안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자연계 식물 등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뛰어난 발수 기능과 오염방지 효과 등에 착안해 '나노텍스'라는 기능성 소재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의류는 물론 홈텍스타일, 가구, 상업 인테리어, 산업용 패브릭에 나노 테크놀로지를 적용하면서 미국의 글로벌 혁신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3년 미국의 크립톤(Crypton Inc.)사가 인수하면서 특히 상업 인테리어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100여 개 이상의 글로벌 리딩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에 「빈폴」이 선택한 나노 가공 기술 의류는 해외에서 「브룩스브라더스」의 셔츠&넥타이, 「캘빈클라인」의 셔츠, 「리바이스」의 치노팬츠 등에 적용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