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쉐어’ & ‘29CM’ 이슈!
“이제 모바일이다. 중소 규모 이상의 패션기업들은 2015년에 온라인에 대대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한 영 브랜드들은 이미 모바일을 주력으로 활용한다. 이미 작년 기준으로 모바일 기기가 PC 사용률을 앞섰고,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온라인 유통도 아닌 모바일을 통해 구매 경험을 쌓아 가고 있다. 이제 막 오프라인 유통에서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라면 과감하게 온라인을 버리고 모바일로 달려가도 좋을 정도다.”
“패션기업들이 작년 온라인 혹은 모바일 패션 콘텐츠를 대하는 관점을 상당히 많이 바꾼 것으로 느껴진다. 이제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 체감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업체들이 인식하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대한 개념 차이는 거의 없어진 상황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모바일과 온라인의 차이는 분명하다. 온라인 커머스가 다양한 사이트를 비교해 가격 경쟁에 주목했다면 모바일 커머스는 한 상품에 접근하게 하는 콘텐츠가 우선이다. 이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29CM’를 운영 중인 이창우 에이비플러스 대표와 ‘스타일쉐어’의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의 말이다.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에 관심을 가지는 패션 브랜드들이 가장 눈독 들이는 파트너가 바로 29CM와 스타일쉐어일 것이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을 중시하던 패션기업들이 이 온라인 전문(?) 기업들을 중요한 롤모델로 삼고 있을 정도다.
모바일 커머스, ‘가격’보다는 ‘콘텐츠’로 트래픽 유도
‘29CM’는 쇼핑몰 기반의 커머스에 자체 생산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선보이는 미디어를 결합한 ‘커머스 미디어’다. ‘스타일쉐어’는 200만명의 회원들이 매일 생산해 내는 자체 콘텐츠를 기반으로 그 위에 커머스 플랫폼을 덧씌우는 ‘미디어 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팁은 바로 콘텐츠다.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던 온라인과는 화면 구성부터 다른 모바일 기반에서는 상품까지 구매자를 이끌고 오는 ‘콘텐츠’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
이 대표와 윤 대표는 각자 다른 방식의 콘텐츠를 통해 커머스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과거 온라인 환경에서는 가격 비교를 통한 ‘가격 경쟁’ 혹은 ‘유니크한 상품(콘텐츠 중 하나)’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트래픽을 끌어오는 중요 요인이었다면, 모바일 시대에는 콘텐츠를 통한 상품 판매 유통, 즉 미디어와 커머스가 결합된 형태를 주목해야 한다.
29CM와 스타일쉐어는 형태부터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주체, 파트너인 브랜드들과의 비즈니스 관계, 커머스로 이어지는 방식 모두가 다르다. 그렇지만 상품의 판매 툴이 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자체 미디어를 중심으로 커머스를 선보이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29CM와 스타일쉐어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좋아한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는 SNS 등을 통해 스스로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상품은 물건만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이기도 하다.
‘콘텐츠=상품’이 된 시대, 미디어의 중요성 대두
e-커머스에서는 웹 트래픽(traffic, 통신장치나 시스템에 걸리는 부하 혹은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는 데이터의 양)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클릭 수를 높이고 많은 사람이 오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소셜 커머스의 경우 시장 파이는 종합 몰이나 대형 포털이 움직이는 e-커머스보다는 작았지만 웹 트래픽을 가져가는 파워를 발휘했다. 2010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한 모바일 커머스는 한곳에 모이기보다 분산되는 경향이 커 웹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PC상에서는 여러 개의 창을 열어 놓고 링크 파도를 타거나 뒤로가기를 하면서 여러 상품과 카테고리, 페이지를 오가며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나 유니크한 상품력이 특히 중시됐다. 그렇지만 모바일 커머스는 여러 페이지를 보기도 불편하고 아까 본 그 페이지를 찾는 것도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사용자의 눈길과 흥미를 잡을 수 있는 콘텐츠가 경쟁력이 된다. 모바일에서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들에 대한 소비력이 높은 이유다. 그렇다면 29CM와 스타일쉐어는 어떤 형식으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상품화하고 있을까?
29CM의 파워 콘텐츠이자 상품 판매 툴은 2개다. ‘PT’와 ‘스페셜오더’. PT는 말 그대로 프레젠테이션 서비스다. 29CM가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브랜드는 자신들의 상품 할인 프로모션을 걸어 함께 페이지에 거는 것. 스페셜오더는 한 브랜드의 특정 상품에 할인 프로모션을 거는 것으로 29CM에서만 특별히 선보이는 상품이 많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위한 홍보를 원한다면 PT를, 매출 극대화를 원한다면 스페셜오더를 판매 툴로 삼는 것이 좋다.
29CM, 감성 콘텐츠를 통한 모바일 쇼핑 지향
주로 디자이너 브랜드나 아이템 전문 브랜드들이 29CM와의 협업으로 좋은 효과를 얻었다. 특히 PT는 브랜드 홍보 효과가 높고 스스로 마케팅하기가 어려운 신생 업체들의 경우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작업을 명확하게 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실제로 29CM PT 이후 브랜드 쪽으로 백화점이나 타 온라인 유통에서 협업을 요청해 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할 정도다. 29CM는 입점 브랜드의 PT를 무료로 진행해 주기도 한다.
스페셜오더의 경우 아이템이 강한 브랜드가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호재」는 2주 동안 3가지 컬러의 1개 아이템으로 스페셜오더를 진행해 1억2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디자이너 브랜드 「마가린핑거스」 역시 2주간 스페셜오더를 통해 1억5000만원 매출을 올리는 등 짧은 기간에 높은 성과를 냈다. 29CM 스페셜오더 진행 후에는 같은 상품으로 타 유통에서 입점 제의가 오기도 해 연이은 매출 신장에도 도움이 된다.
이 대표는 “패션에서는 29CM가 신생 유통이나 마찬가지라 아직 그렇게 영향력이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브랜드 히스토리나 자체 스토리를 감도 높게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PT와 스페셜오더로 브랜드와 윈윈해 왔는데 올해는 좀 더 새로운 방식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29CM와의 단독 콜래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이는 ‘블랙위러브’라는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선보이고 있고, 아예 브랜드의 상품을 매입하거나 함께 제작해 29CM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판매 툴도 기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PT & 스페셜오더, 브랜드 빌딩에도 효과 높아
그는 “예전에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경로는 다양한 유통채널이었고 결정 요인은 가격이었다. 현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서치로 상품을 접하고, 결정 요인은 콘텐츠인 것 같다. 물론 가격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의 경쟁력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커머스 환경 변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또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생기는 변화는 미디어의 환경과 시장 환경까지 전부 바꾸고 있다”며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변화를 짚었다.
이어 “29CM가 지향하는 것은 콘텐츠를 통한 모바일 쇼핑이다. 과거에는 물건만이 상품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물건도 콘텐츠도 모두 상품이 될 수 있다. ‘상품=콘텐츠’가 된 것이다. 29CM의 비즈니스는 브랜드를 콘텐츠화하는 데 있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텍스트와 비디오, 매장, 아트워크 등 다양한 요소를 쪼개 우리만의 감성을 입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상품 카테고리를 뒤로 보내고, 콘텐츠를 앞에 보여 주는 모습으로 사이트를 변화시킬 예정이다”라며 29CM의 새로운 시장 대응법을 말했다.
29CM가 커머스를 위한 미디어를 추구하고 있다면, 스타일쉐어는 말 그대로 미디어를 강화하기 위해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스타일쉐어는 그동안 패션 브랜드와 비패션 브랜드 관련 콘텐츠가 모이는 플랫폼 역할을 맡아 왔다. 18~25세 여성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션 정보 공유처로 론칭 4년 만에 200만 회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패션과 뷰티 관련 정보를 모바일을 통해 손안에서 공유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플리마켓으로 확대해 다양한 소비자 구매 경험 경로를 만들고 그들만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왔다.
스타일쉐어, 커뮤니티 + 커머스 서비스로 진화
지난해 11월부터는 각 사용자들이 올린 콘텐츠 관련 상품을 바로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해 테스트하고 있다. 오는 3월에는 쇼핑 플랫폼을 공식적으로 론칭한다. 윤 대표는 “사용자들의 요청이 많았다. 스타일쉐어에 하루에도 수십개의 아이템 관련 글이 올라오는데 이곳에서 본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다른 곳에서 찾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해당 상품 아니면 입점 브랜드의 유사한 상품이라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타일쉐어의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한 면도 있다. 작년 11월부터 첫 번째 수익 모델로 광고 사업을 시작해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캐논’ 같은 비패션 브랜드, 그리고 온라인 몰들의 광고를 걸고 있다.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이 소비와 트렌드에 가장 영향력이 큰 18~25세 여성이라는 점이 광고주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 스타일쉐어 유저 200만명 중 18~25세 소비자가 70% 이상이다. 29세까지 연령을 확대하면 90%에 달한다. 광고는 아직 시작 단계라 수익이 크지 않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윤 대표는 “모바일은 이제 완벽히 생활기기가 됐다. 다만 편안하고 뭐든 한번에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웹 서핑’처럼 타고가기가 자유롭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스타일쉐어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커머스 플랫폼을 장착하기로 한 것이다. 3월에 서비스가 공식 론칭되면 사용자들이 올린 상품에 대한 정보나 리포트도 볼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 생활기기, 원스톱 서비스 구현이 중요
그녀는 “커머스 서비스를 오픈한 후 1년 동안은 ‘온라인 최저가’와 ‘스타일쉐어 단독’이라는 프로모션 위주로 운영할 예정이다. 미디어 커머스라는 강점을 살려 브랜드들이 이곳에서 브랜드 빌딩은 물론 홍보까지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 소비자들의 커뮤니티와 브랜드 홍보의 장, 그리고 커머스가 완벽히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스타일쉐어의 미디어 커머스로의 방향성을 이야기했다.
29CM는 커머스 미디어, 스타일쉐어는 미디어 커머스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커머스 미디어의 경우 29CM를 비롯해 무신사, 힙합퍼 등 온라인 유통에 강한 기업들의 선례가 있지만, 미디어 자체에 커머스를 도입한 ‘미디어 커머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CJ오쇼핑이 시도한 ‘퍼스트룩’이 미디어 커머스 사례일 수 있지만, 성공한 모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문가들은 미디어에 커머스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창우 대표와 윤자영 대표는 물론 최근 패션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수많은 신예 주자가 이 시장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아직도 백화점이나 대리점과 같은 오프라인, 오픈마켓이나 대형 종합 몰과 같은 온라인 유통에 사고가 멈춰 있다면 얼른 모바일 커머스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쇼핑 구매 경험 경로와 공간이 달라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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