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甲*’ 「COS」 본격 가동
웬만한 명품 브랜드도 입성하기 어렵다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 거리에 SPA 브랜드가 떡 하니 자리를 잡았다! H&M그룹(대표 칼 요한 페르손)이 전개하는 「코스(COS)」가 바로 주인공이다. 이 브랜드가 국내에 입성한 지 1년 만에 첫 프리 스탠딩 스토어(Free Standing Store, 이하 FSS)를 오픈한 것. 남성, 여성, 키즈, 액세서리와 홈웨어, 이너웨어까지 풀 컬렉션을 구성한 1, 2, 3층 매장에 이어 4층에는 프로젝트 공간으로 전시 등 문화 공간을 넣어 더욱 눈길을 모았다.
「COS」는 지난 2014년 10월 국내 첫 매장인 잠실 롯데월드몰(C2)을 시작으로 빠르게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타임스퀘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한 후 청담 FSS까지 총 4개의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비슷한 시기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일본보다 훨씬 빠른 전개를 보여 준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이다. 첫 매장을 오픈할 당시만 떠올려 봐도 브랜드의 가능성을 알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들이 오픈 당시 매장 안팎을 메울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종일 입장 대기를 해야 할 정도였으며 피팅룸 사용도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상품을 착용해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번 청담 매장도 동일하다. 첫 단독매장이라는 기대감이 정식 오픈 전부터 소비자들의 발을 이끌었다.
하이엔드 감성 + 로엔드 가격으로 경쟁력 ↑
H&M그룹은 일찌감치 한국을 주목했다. ‘H&M×마르니’의 글로벌 매출 순위 1위, ‘H&M×랑방’ 때도 1주일 전부터 텐트를 치고 노숙하는 등 한국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새봄 「COS」 쇼룸 매니저는 “한국 소비자들의 패션 수준이 높아 「COS」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론칭을 진행한 것이다”라며 “또한 기대 이상의 뜨거운 반응이 본사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마리 혼다(Marie Honda) 「COS」 총괄 책임자도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할 당시 “아시아 지역 브랜드 확대에서 빠져서는 안 될 부분으로 한국을 꼽고 있다”고 말했다.
「COS」는 ‘Collection of Style’의 약자로 명품 브랜드 수준의 품질 좋은 패션 에센셜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안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반응이 가능했다. 「H&M」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가격대지만 여성 톱 1만9000~11만9000원, 스커트 4만9000~10만5000원 등 부담스럽지 않게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가격대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소비자들의 열기를 더했다.
미니멀리즘 콘셉트, 슬로 패션으로 차별화
패스트패션을 이끌던 H&M그룹의 새로운 브랜드인 「COS」는 매주 신상품을 입고하고 매장 VMD에 변화를 주는 SPA 브랜드의 형식을 고스란히 따른다. 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감성은 전혀 다르다. 미니멀리즘 콘셉트의 이 브랜드는 오히려 패스트패션에 반대되는 슬로 패션을 추구한다.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때에도 기존 경관을 해치지 않는 것을 1순위로 고려한다. 건축팀이 따로 있어 주변 지역과 인근 건물의 특성을 고려해 매장을 설계하는 것이다. 뉴욕 매장은 지하에서 17세기 유적물이 발견돼 이를 고스란히 살렸으며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외관을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 그 시간 그대로를 보존했다. 한국의 청담 매장도 전혀 다른 건물임에도 새 건물의 이질감이 전혀 없이 청담 거리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기존 건물에 존재하던 4층까지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살려 임팩트를 남겼다.
상품 외에도 문화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프로젝트 공간’이라는 네이밍의 이곳은 쇼핑을 즐기던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곳이기도 하다. 론칭 후 첫 전시로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와 독립 기획자 구정연이 공동 기획한 ‘섀도 오브젝트(SHADOW OBJECTS)’가 꾸며졌다.
전시 ~ 매거진, 소비자에게 브랜드 DNA 전달
이러한 디테일도 슬로 패션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없이 빠른 템포의 노래로 소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중간중간 전체적인 컬렉션을 바라볼 수 있도록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가구는 모두 덴마크 가구 브랜드 「헤이(HAY)」와의 합작 제품으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성을 담으려 노력했다.
컬렉션을 론칭할 때마다 그 시즌을 보여 주는 매거진을 발행하는 것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 시즌을 보여 주는 사진부터 그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인물과의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상품만을 직접 보여 주는 룩북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감성을 소비자들에게 함께 전달하는 것이다.
17번째 매거진을 발행한 2015 F/W시즌에는 ‘탐험(Expedition)’을 주제로 겨울 산과 암석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책에는 한국 마라도에서 활동하는 최연소 해녀 김재윤의 인터뷰가 실려 눈길을 모았다. 온라인 스토어와 매장에 배치해 모든 소비자가 열람할 수 있게 한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마틴 앤더슨(Martin Andersson) ㅣ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
“기본적인 디자인 + 소재 기능으로 차별화”
“「코스(COS)」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분명하게 아는 소비자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을 제안하더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글로벌적 마인드를 가진 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 •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소비자를 늘려 가고 있더라도 이들만을 위한 상품을 따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한 것은 유럽이나 미주 지역의 소비자들과 다른 사이즈 차이 정도입니다. 디자인을 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바로 ‘ 「코스」 같은가’입니다. 타임리스(timeless). 바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모던함이 브랜드의 명확한 DNA입니다.
그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상품을 만들 뿐입니다. 주제는 아트, 디자인, 건축물 등 고객들의 관심사입니다. 여성 디자이너 22명 남성 디자이너 7명과 패턴, 커팅 팀 등이 더해져 영국 본사에는 총 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합니다. 이들이 모든 상품을 책임집니다.
빅 브랜드이지만 슬림한 조직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컬렉션을 준비할 때도 여성과 남성 디자인 팀이 모두 모여 통일감 있는 상품 구성을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댑니다. 매 시즌 키 컬러를 선택하고 리서치를 시작합니다.
디자인 리서치에 집중하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퀄리티를 좌우하는 것이 원단이기 때문에 심플한 디자인에 더해질 수 있는 새로운 패브릭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시간까지 더해져 한 컬렉션당 1년 8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여기에 기능적 요소를 더합니다. 기능성이란 것은 다각적인 요소를 뜻합니다. 소비자들의 편리함을 더한 기능성으로 포켓과 같은 것입니다. 가장 적재적소에 디자인을 해치지 않을 편의 요소를 넣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관리에 대한 기능성입니다. 세탁이 용이한지 관리하기는 쉬운지를 생각합니다. 한 시즌만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니라 다음 해에 꺼내 입어도 변치 않는 퀄리티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은 믹스 앤 매치가 가능한가를 따집니다. 의류 상품에서 베이직한 디자인과 아이템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것을 액세서리로 차별화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액세서리는 통일감은 있지만 소재로 포인트를 줍니다. 기존 당연하게 쓰이는 소재가 아닌 것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고무나 플라스틱, 비닐과 같은 소재도 멋진 목걸이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생산과 물류는 H&M의 그룹에서 총괄합니다. 자사 공장은 아니지만 H&M의 승인을 받은 60%는 유럽, 40%는 아시아에 위치한 60여곳의 단독 공장에서 생산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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