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비파커」 「그레이츠」폭풍성장
유통의 패러다임이 완전한 혁명의 시대로 접어든 것일까? 옴니채널이라는 말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가운데 이제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브랜드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워비파커」 「그레이츠」 이 두 브랜드는 밀레니얼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판매하는 데 성공, 오프라인 기반 브랜드들에 승리의 미소를 보여 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밀레니얼이 밀레니얼에게 파는 밀레니얼 브랜드라고 할까? 이들은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모두 밀레니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오프라인 기반이 중요한 시대를 지나 온 기성세대는 생각지도 못한 판매 방식이다. 유통 혁신과 마케팅의 혁신, 또 그 안에는 정직성과 공정함이라는 키워드가 숨어 있다. 유통 비용의 절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상업 질서가 숨어 있는 것이다.
2010년에 대학생 4명이 시작한 「워비파커」는 아주 크게 성장했다. 「워비파커」는 미국의 안경 브랜드로 온라인으로 비즈니스를 한다. 중간 유통자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 렌즈를 포함한 안경테 한 개의 가격이 9만원 정도로 미국 시장의 가격 붕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아주 저렴하다.
“가격 너무 비싸!” 정직한 안경 「워비파커」
모든 아이디어는 문제와 함께 시작된다. 문제는 안경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이 브랜드를 만든 주인공인 친구들은 여행 중에 안경을 잃어버린 뒤 한 학기 동안을 안경 없이 보냈다. 정말 돈이 없어 음식을 사 먹기도 어려운 학생 시절 안경 값이 너무 비싸서 새 안경을 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의 주변에서도 비싼 안경 값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를 몇 번이고 봤다.
조사해 본 결과 알아낸 사실은, 안경 마켓이 단 하나의 큰 회사 모노폴리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마진은 한없이 올라가고 소비자들은 고액을 지불해야만 한다는 것. 2010년 펜실베이니아 유니버시티 와튼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데이비드 길보어, 닐 블루멘털, 앤드루 헌트, 제프리 레이더, 이들의 머릿속에 기막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안경은 필요 이상으로 비쌀 이유가 없으며,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면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거품 없는 안경, 그것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 아닐까? 네 친구는 바에 둘러앉아 맥주를 시킨 뒤 밤새 토론했다. 「워비파커」를 시작하기로 다짐하고 서로 한 약속이 두 가지. 하나, 정말 온 힘을 다해서 일하기. 둘, 혹시 성공해도 서로 친구로 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
대기업 모노폴리 장악한 안경시장, 틈새 찾다
초기 투입 자본은 약 250만원이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보그와 GQ에 소개됐고, 다음해인 2011년 「워비파커」는 안경을 10만개 팔았고 직원이 60명으로 늘어났으며 약 27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12년에는 411억원까지 투자를 끌어냈다. 2013년 「제이크루」의 CEO 미키 드렉슬러도 「워비파커」에 약 44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 현재 「워비파커」의 가치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이들은 막힘 없이 승승장구해 왔다. 대학원생 4명이 시작한 창업.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성공하게 했을까? 그 첫 번째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워비파커」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미국에서 브랜드 안경을 렌즈를 포함해서 구매한다면 가격은 대략 40만원에서 50만원 정도다. 「워비파커」의 안경은 도수 렌즈 포함 10만원 정도. ‘시장의 붕괴’라는 표현이 적절한 수준의 가격이다.
티타늄 소재의 안경들도 제공한다. 이 모델은 15만원 정도 더 비싸지만 타 브랜드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다. 부자재 공급처와 직접 거래하고 디자인하기 때문에 라이선싱 및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한 안경을 중간 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도매 후 소매가로 이어지는 중간의 마진 또한 없어진다. 많은 소비자의 절대적 구매 결정 요소인 가격, 「워비파커」는 이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원부자재 공급처와 직거래, 라이선싱 비용 절감
두 번째는 뉴욕, 그리고 스타일이다. 가격이 싸다고 팔리지는 않는다. 「워비파커」의 안경테들은 스타일리시하기로 유명하다. 1940~1950년대의 빈티지한 안경테들에서 모티프를 얻은 레트로 스타일의 디자인을 주로 제공한다. 다소 너디(nerdy, 모범생스러운)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이른바 뉴요커, 힙스터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
빈티지 스타일의 안경테들은 클래식해 남녀노소를 아우르고, 티타늄 소재의 제품들은 상당히 세련되고 도시적이다. 또한 「워비파커」 웹사이트의 블로그 페이지에는 뉴욕을 강조하는 많은 콘텐츠가 등장한다. 뉴욕 시를 배경으로 하는 룩북 사진들은 물론 뉴욕에서 책 읽기 좋은 곳, 뉴욕에서 휴식하기 좋은 곳과 같이 도시를 주제로 한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많다.
「워비파커」의 안경은 인터넷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리테일 매장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불필요한 마진 상승이 필요 없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구입 전 시착이 불가하다는 것. 옷, 신발, 여타 액세서리는 모두 구매 전에 실제로 보고 만져 보고 신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안경만큼이나 구매 전 착용이 중요한 물건도 없다.
빈티지 레트로 스타일 안경테, 힙스터 감성 자극
「워비파커」의 장점 또 하나는 바로 홈 트라이얼(home trial)이다. 소비자가 5개의 안경테를 선택하면 무료로 집까지 배송해 준다. 소비자는 하나하나 써 보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5일의 기한이 있고, 그 안에 소비자는 나머지를 다시 포장해서 반송해야 한다. 반송 택배요금 또한 무료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역시 안경을 인터넷으로 구매한다는 것의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소비자가 「워비파커」 제품을 하나 구매한다면 자동으로 누군가를 돕게 된다. 「워비파커」는 ‘Buy one, give one fre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안경을 하나 팔 때마다 제3국의 안경이 필요한 이에게 다른 안경 하나를 지급한다. 2014년 기준 누적 총 100만개의 안경을 필요한 이들에게 주었다고 발표했다. 「워비파커」는 또한 100% 탄소 중립 기업으로 자연보호에 주의를 기울인다.
「워비파커」는 여러 가지 협업을 자주 진행해 왔다. 세계적인 모델 칼리 클로스, 유명 뮤지션 Beck, 유명 패션 에디터 리스 클락 등과 캡슐 컬렉션을 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워비파커」에 대한 인식과 인지도를 높인다. 이런 스페셜 제품들도 10만원이라는 기존 제품과 같은 가격으로 출시됐다. 협업 제품들은 빠르게 품절된다.
홈 트라이얼로 인터넷 주문, 착한 사회적 기업
2015년 현재 「워비파커」는 1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기업이다. 그들은 소비자들과 더욱 교감하기 위해 리테일 매장까지 확장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 포함 총 12개 주에 19개의 리테일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뉴욕 소호에 있는 매장은 언제나 사람으로 북적댄다. 제일 중요한 구매 전 시착 외에도 검안, 안경테 수리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을 넘어 소비자들이 직접 「워비파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워비파커」는 안경계에서 상당히 저가에 속한다. 하지만 「워비파커」는 브랜드다. 사람들은 누가 쓰는 것을 본 적이 있고, 어느 잡지에 소개되고, 주변에서 입소문이 나고 알아주는 브랜드를 믿고 산다. 특히 SNS를 중시하고 타인들의 의견이 구매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밀레니얼들은 더더욱 그렇다.
「워비파커」가 저렴한 가격에도 싸구려 취급을 받지 않고 이토록 성장한 것은 효과적인 마케팅이 이끌어 낸 브랜딩의 결과일 것이다. 단숨에 1조원대 가치의 브랜드로 거듭난 「워비파커」,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신발계의 「워비파커」, 브루클린 출신 「그레이츠」
신발계의 「워비파커」라고 불리는 회사가 있다. 2013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탄생한 「그레이츠」다. 디자인과 생산을 자체적으로 하고 바로 소비자에게 직접 온라인 판매를 하는 구조가 「워비파커」와 비슷하다.
“우리는 운동화를 좋아합니다”라고 존이 입을 열자 “우리는 고급 퀄리티의 신발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레이츠」를 시작했습니다”라고 라이언이 덧붙였다. 존은 「부세미」를 거쳤고, 「그레이츠」 외에 본인 소유의 최상급 럭셔리 스니커즈, 액세서리 브랜드 「부세미」 또한 셀러브리티 등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라이언 바벤지엔 또한 「에코」 「푸마」 「케이스위스」 등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활약했다.
오랜 친구 사이인 존과 라이언은 「그레이츠」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전개하는 데 대한 이야기를 이미 오래전에 나누었으나 당시에는 시작하지 않았다. 훗날 다시 「그레이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는데 둘은 「워비파커」의 판매 방식에 매우 감명하고 공감했다.
「부세미」 히트 주역 존 부세미의 두 번째 히트작
신발을 어떻게 생산하고 마케팅하며 유통시키는지에 대해 잘 아는 두 사람은 비슷한 구조로 온라인 신발 브랜드를 전개하기로 마음먹었다. 2013년 8월 사이트 론칭과 함께 두 가지 모델을 출시했고, 모든 사이즈의 품절 현상이 나타났다.
작년 6월에는 ‘뱁’ 모델 한 가지로 1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단 1년 사이에 판매율은 250% 증가하고 총수익은 134% 증가했다. 게다가 레솔루트 벤처로부터 15만달러 펀드를 지원받게 됐다. 「그레이츠」의�무엇이 사람들을 매료시켰을까?
클래식이 왜 클래식인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고유의 멋을 지니고 그 멋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많은 디자이너가 옛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독일군 트레이너라든지 테니스화, 슬립온 등의 모델들이 그렇다. 「그레이츠」 또한 그 멋을 강조한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다? 클래식 스타일 재해석
“우리는 클래식 모델들을 「그레이츠」만의 방식으로 더욱 현대적인 디테일들로 업그레이드합니다.” 클래식 스타일 실루엣의 「그레이츠」 신발들을 보면 딱 느껴지는 것이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게다가 스타일리시하고 튼튼한 것이 무난하게 오래 신을 수 있을 것 같다.
맨 처음 출시한 모델 ‘윌슨’은 1940~1950년대의 로-톱 농구화 형태를 띠고 있다. 캔버스 소재로 헤리티지함을 강조한다. 앞의 캡토에는 사슴가죽을 덧붙여서 내구성을 강화했다. 최근에 발매한 ‘로젠’은 나일론과 스웨이드 소재의 클래식한 트랙러닝화 스타일이다. 청바지, 면바지, 슬랙스 등 빼놓을 데 없이 유용하게 매치된다. 밑창은 비브람사의 것을 사용해 소비자들을 더욱 만족시킨다.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지불하는 정가에는 여러 요소가 포함돼 있다. 신발을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 5만원이라면, 이 제조사는 스토어들에 2배수 정도에 물건을 넘긴다. 이 신발은 다시 2.5배 정도 증가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그 가격에는 운임, 임대료, 인건비 등 소요 경비들이 포함돼 있다.
소비자와 온라인 직거래 형태, 합리적인 가격 장점
「그레이츠」는 이 모든 과정을 뺐다. 자신들이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바로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한다. 그만큼 기획, 디자인, 생산을 하는 데 걸리는 속도도 여타 브랜드보다 훨씬 빠르다. 유명 모델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광고도 하지 않는다. 그만큼 가격이 싸지니 소비자는 이득을 보는 셈이다.
메시 소재로 러너 스타일의 형태인 ‘뱁’은 여름을 겨냥한 듯하다. 6만원 정도로 여타 브랜드에서는 최소 1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데 비하면 아주 좋은 가격이다. ‘로열’은 론칭 당시 발매한 첫 번째 모델로 16만원대로 비교적 고가다. 프리미엄 가죽과 스웨이드를 소재로 하고 「마르곰」의 고무창을 사용했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 수제로 제작된다. 비슷한 스타일을 판매하는 다른 하이엔드 스니커즈 브랜드라면 45만~80만원 선일 것이다.
소비자는 비쌀수록 좋은 제품이라고 여기는 어쩔 수 없는 심리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레이츠」는 좋은 소재와 깔끔한 마감 등으로 품질을 증명했고, 또 단순히 저렴한 신발만 파는 그저 그런 보세가 아닌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 준 점이 성공에 주효했다.
‘존 부세미’ 유명세 한몫! 소비자 사로잡는 브랜딩
존 부세미의 유명세도 한몫했다. 신발업계에서 수년간 일했고 블로그나 웹매거진 등에 종종 등장해 얼굴도 알려졌다. 존 부세미가 몸담은 신발 브랜드 「고멧」은 크게 히트한 적이 있고, 지금 운영 중인 「부세미」도 승승장구한다. 파트너인 라이언도 「푸마」와 「케이스위스」를 거쳤다.
라이언의 동생 벤 바벤지엔이 스트리트 브랜드계의 최고봉 「슈프림」의 아트 디렉터로 10년 넘게 일한 것도 이들의 유명한 백그라운드다. 그런 이들이 전개하는 스니커즈 라인, 일단 처음부터 어느 정도 믿음이 간다. 게다가 누구나 아는 패션계의 셀럽 닉 우스터도 합세해 ‘우스터’라는 슬립온 스타일의 신발을 출시했다.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닉 우스터는 최근 이탈리아의 클래식 브랜드 「라디니」와 협업해 캡슐 칼렉션을 발매하기도 했다. 우스터 모델은 「그레이츠」 × 닉 우스터 × 「라디니」의 트리플 콜래보레이션 형태로 출시돼 화제가 됐다.
닉 우스터도 가세, 소셜 미디어 통한 광고 극대화
그 밖에 뉴욕 기반의 남성복 브랜드 「알레이」와 「파이어모스」, 스트리트 브랜드 「온리」, 럭셔리 액세서리 브랜드 「파라벨럼」 등과도 활발히 협업해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렇게 이미 알려진 인기 있는 브랜드들과의 콜래보레이션은 「그레이츠」의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을 더욱 높인다.
마케팅 도구로는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지에는 「그레이츠」 신발들을 포함 여러 가지 패션, 풍경, 음악, 아트 등 영감을 주는 멋진 이미지가 포스팅된다. 현재 6만3000여명의 팔로어가 있고 그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
「그레이츠」는 소비자들에게 신발이 발송되면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그레이츠」 브랜드를 태그한 뒤 포스팅하기를 요구한다. 그렇게 유저간의 사진 공유가 활발하며 이로 인한 광고도 아주 효과적이다. 신발에 식견과 열정이 있는 두 사람, 앞으로 「그레이츠」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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