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석, 원단 ‘클라우딩BIZ’ 성공

15.08.14 ∙ 조회수 13,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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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소재산업의 세대교체를 몰고 온 인물이 있다. 바로 권태석 협성그룹 대표다. 불혹이 채 되지 않은 그는 신세대 패션 소재 전문 경영인이다. 권 대표는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라는 명제를 명쾌하게 증명했다. 부친 권선봉 회장이 30여년 전 설립한 협성섬유를 이어 받은 권 대표는 2012년 협성그룹으로 전환했고, 현재 3개의 주식회사로 확장했다.

협성그룹 아래 3개의 주식회사는 △프린트 임가공 전문기업 협성그룹 △의류용 원단을 공급하는 티에스(2012년 설립) △텍스타일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 모던앤유니크(2014년 설립)다. 그중 티에스를 주목할 만하다. 티에스는 권 대표가 설계 중인 섬유산업의 넥스트 비즈니스인 ‘원단 소싱 전문 플랫폼 기업’을 실현하는 곳이다.

제직과 편직, 날염과 선염 등 분야별 전문업체 50개사가 티에스에 소속돼 있다. 이로써 패션기업이 원하는 적합한 소재와 섬유를 원스톱으로 제안하는 프로세스를 갖췄다. 지난 30여년간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결집한 것이다.

날염 선염 제직 편직 등 분야별 50개사 모여!
이 같은 사업모델은 현재 여성복 전문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화두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권 대표는 “국내 패션소재산업의 2라운드가 도래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여파가 패션산업에 종사하는 패션기업과 유통의 변화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섬유소재산업 역시 이 흐름을 타지 못한다면 내일은 없다. 때문에 패션기업과 유통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티에스라는 기업과 텍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 ‘모던앤유니크’를 설립한 배경은 바로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요즘 패션기업의 화두는 ‘베스트 프라이스 앤 퀄리티(Best Price and quality)’다.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란 쉽지 않다. 지금까지 패션기업들은 원단 수배 후 소싱(OEM&ODM)하는 과정에서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티에스는 이제 그 전 단계부터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인 셈”이라고 덧붙였다.(아래 도표 참조)

권 대표가 이 같은 비즈니스 툴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친이 일군 하드웨어와 네트워크가 있다. 현재 각 기업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신•구의 조화를 이룬 경영으로 작년 매출액 200억원, 올해 230억원 매출 규모로 사업 분야를 성장시켰다. “이미 회장님이 일궈 놓으신 좋은 밭에 ‘최신 품종’의 씨를 뿌린 것”이라고 겸손을 표한다.

동시대 원하는 넥스트는 ‘원단 소싱 전문 플랫폼’
매출뿐만 아니라 설비시설의 규모 역시 대단하다. 협성그룹은 현재 경기도 양주의 대지면적 9917㎡에 승화 전사 방식의 디지털 프린터 10대를 보유하고, 하루 생산량 약 3800야드, 월 11만야드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요즘같이 유례 없는 불경기에도 가동률이 100%에 달할 정도이며, 국내 생산 100%를 자랑한다.

협성그룹의 규모만 이 정도이고,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티에스와 모던앤유니크도 있다. 티에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원단 소싱 전문 플랫폼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디지털 프린트에 관련된 최첨단 설비시설을 마련했다. 양주에 위치한 협성그룹의 디자인 프린트가 아날로그 방식이라면, 티에스의 디지털 프린트는 자동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원단 소싱 전문 플랫폼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는 인력을 배치했다.

패션기업들은 티에스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원단 소싱에서부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OEM•ODM 전문업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티에스와의 거래를 통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텍스타일 디자인을 하고, 이에 맞는 소재를 개발한다. 또한 패션기업들은 차별화를 갖춘 브랜드만의 프린트 원단 소재와 패턴을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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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 9917㎡ 규모, 월 11만야드 생산 가능
그는 또 “현재 티에스에는 협성그룹을 비롯한 50여개 전문기업 인프라가 구축됐고 날염과 침염, 편직과 제직, 후가공 전문기업과 상담 등 OEM과 ODM 바로 전 단계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경쟁력을 설명했다.

“같은 그룹사이지만 협성그룹은 티에스의 파트너社가 되는 것이다. 협성그룹의 가장 주된 품목은 여성용 프린트 원단이다. 물론 티에스를 통해 다른 원단 소싱도 가능하지만 프린트 원단이 강점이다”라며 “따라서 국내 내수 브랜드 중 여성용 의류 전문기업과 협업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 더불어 독자적인 원단, 소재 개발을 원하는 기업의 갈증을 채워 줄 수 있는 모델이다.”

이처럼 권 대표는 각개전투로 흩어졌던 분야별 전문기업들을 통합한 ‘원단 소싱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현한 것이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권 대표는 미국으로 갔다. 로스앤젤레스에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티에스 미국의 주요 클라이언트로는 「포에버21」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대상으로 ODM과 OEM을 대행해 주는 가먼트업체를 대상으로 삼았다.

글로벌 SPA 브랜드 여파, 소재 전문기업도 직격탄
여기서 끝이 아니다. 권 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준비하기 위해 12개 참여국 중 하나인 베트남의 호찌민 인근 3만㎡ 면적에 현지 프린트 공장을 설립했다. 협정이 발효되고 생산 규모가 확정되면 바로 가동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협성그룹을 수채화로 치면, 각양각색의 물감으로 조색하는 과정부터 도화지에 바탕색을 입히고, 멋진 그림을 그린 뒤,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한 마무리까지, 필요한 모든 도구와 재료를 모아 놓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쉽게 설명했다.

이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섬유산업의 미래가 있을까라며 거들떠보지 않던 분야에서 조용히(?) 내공을 쌓아 온 협성그룹과 권태석 대표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부사장 입사, 티에스 모던앤유니크 설립
그는 2004년 8월 협성그룹 내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권 대표는 “당시 회장님이 간암 판정을 받고 중국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으셨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지금도 아주 건강하시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경영을 하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대표 직무를 해야 했다”라고 회상했다.

권 대표가 시작부터 ‘부사장’직을 내건 것은 어린 나이에 아무런 지식과 경쟁력 없이 40~50대 임원진을 호령하려면 타이틀이라도 있어야 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이라는 학력 말고는 이력도 없고 섬유에 대한 지식 하나 없던 그에게 승계는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그는 “‘하면 된다!’라는 말이 식상한 것 같은가? 그 말이 성공의 8할이었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금기시하는 태도가 ‘안 된다’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보고, 그래도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보통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다수다. 실제 그랬다. ‘당신이 무엇을 아냐, 우리가 십수년 해 왔는데 이런 건 안 된다. 10년 전, 몇 년 전에 해 봤는데 안 됐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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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안 되는 일 없다! 최선 다하는 태도 요구
결국, 리더가 바뀌니 그들도 바뀌어야 했다. ‘실제로 최선을 다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티에스를 설립하고 첫 번째로 「포에버21」의 수주를 받았을 때였다. 도트와 스트라이프가 섞인 프린트를 표현해야 하는데, 안 되는 이유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첫 번째 수주였고, 어떻게든 완벽하게 만들어 납품해야 했다. 기기와 설비야 뭐 문제 없었고, 염료 과정부터 추적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미국으로 갔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에 법인 설립을 마쳤다. “「포에버21」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은 ‘다이어트’ 중이다. 이제 디자인 기획까지 아웃소싱으로 맡긴다. 여러 OEM•ODM 전문업체는 오더를 받은 후 해당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단 수배부터 시작한다. 이후 이어지는 과정마다 전문업체를 찾아야 한다. 티에스는 바로 이 가먼츠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 모든 과정의 전문업체를 한 번에 소싱해 줄 수 있는 기업은 미국에서도 티에스가 유일하다.”

자신감과 추진력 그리고 하나씩 일궈 가는 그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협성그룹은 이제 40주년이 되어 간다. 권 대표는 “협성그룹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대별 영업 환경에 맞춰 계속 바뀌어 온 것이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협성은 폴리에스테르 직물 프린트만 했다. 지금의 대구 안산 등에 위치한 프린트 공장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 섬유산업이 발전하면서 가격 경쟁력에 밀렸고, 국내에서는 니트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라면서 이어 자신감 있게 말했다.

개발뿐 아니라 최고 품질! 탱크주의 경영 고수
“협성은 폴리에스테르에서 나아가 니트에 프린트할 수 있는 설비를 준비했다. 처음에 시행 착오도 있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했고, 그 결과 지금은 우븐과 니트, 면, 레이온 등 대부분 원단에 프린트를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방법을 익혀 온 협성그룹을 100년 기업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산업은 일정한 사이클이 반복된다. 따라서 변화에 따른 성장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전통산업이냐? 신성장동력산업이냐? 지는 사업? 뜨는 사업? 이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일구느냐다. 협성그룹을 이끄는 권 대표는 사양산업, 쇠퇴산업이라는 말로 엄살을 피우기 이전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았고, 제품의 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열정 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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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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