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출신 패션Acc, 최은정 누구?
모델 부럽지 않은 훤칠한 키와 긴 팔다리, 이국적인 분위기의 최은정 「피피.이제이파리(PP.EJ PARIS)」 대표 겸 디자이너! 10년 전 파리로 유학길에 오른 뒤 그녀는 학업을 마치고 프랑스 남성과 만나 결혼해 파리에 정착했다. 한국에서 전통 혼례를 치르기 위해 잠시 방문한 그녀가 「피피.이제이파리」 브랜드의 스토리를 풀어 놨다.
이 브랜드는 그녀의 패션의류 관련 전공을 십분 살린 창의적인 ‘패션 액세서리’다. 그녀는 “‘패션 액세서리’란 패션의류에서 가져온 요소를 활용해 액세서리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사진 속 「피피.이제이파리」에서 알 수 있겠지만, 이 브랜드의 액세서리는 실 하나하나를 꼬아 묵직한 줄기를 만들고, 씨실과 날실을 엮듯 독특한 꼬임으로 형태를 완성한 뒤 다양한 장식을 얹어 위트 있게 표현했다.
이처럼 「피피.이제이파리」는 코바늘로 엮은 니트와 줄의 결합을 기초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또는 어울릴 것 같은 다양한 오브제로 장식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다소 발음이 어려우면서 낯선 「피피.이제이파리」의 완전한 이름은 ‘푸쿠아 빠 이제이(Pourquoi Pas EJ)’다. 영어로 ‘WHY NOT’이라는 의미다. 착용하는 순간 액세서리인지 옷의 일부인지 알쏭달쏭할 정도로 패션의류와 밀착되고, 이것 하나만으로 완벽한 포인트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성복 디자이너 & 모델리스트 -> Acc로
최 디자이너는 “‘손으로 만드는 가치는 영원하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파리의 패션산업은 정교한 수작업의 결과물을 높이 평가합니다. 하나의 기술이고, 그들이 곧 장인이라고 인정하는 배경 때문이죠”라고 설명했다. 그녀가 지금의 브랜드를 론칭할 결심을 하게 된 데도 이 같은 현지의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작용했다.
최 디자이너는 파리 패션스쿨인 스튜디오 베르소(STUDIO BERÇOT)와 파리국제패턴아카데미 A.I.C.P(Académie Internationale de coupe de Paris)를 졸업했다. 이후 「끌로에(CHLOE)」와 「베로니크르호아(VERONIQUE LEROY)」 「소니아리키엘(SONIA RYKIEL)」 등에서 디자이너로서 경험을 쌓았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콩쿠르인 디나르(Dinard: International Festival of Young Fashion Designers)에서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이며 ‘젊은 디자이너 상’을 수상할 정도로 레디투웨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콩쿠르 ‘디나르’의 후원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패션위크에서 두 번째 컬렉션을 보일 때, 그녀는 자신의 강점을 발견했다. 당시 핸드메이드 자수, 레이스, 니트, 여성복 모델리스트, 액세서리 디자인 등의 다양한 분야를 접목하며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때부터 다양한 옷의 소재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했고, 특히 디자이너 마틴 싯봉이 「루드메일(RUE DU MAIL)」이라는 새 브랜드 네임으로 파리 컬렉션을 선보일 당시 액세서리를 디자인하면서 이 분야에 집중하게 됐다.
「마틴싯봉」 컬렉션 목걸이 디자인하며 결심
최 디자이너는 “「루드메일」에서의 작업이 지금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죠. 이후 프리랜서로 「생로랑」 「지방시」 등 다양한 패션하우스의 컬렉션 레디투웨어 부분(니트 레이스 등) 수작업 활동을 했어요. 지금도 패션하우스들과 작업하며, 브랜드 운영을 함께하고 있지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녀는 파리 기업인들이 한국인의 손맛을 무척 선호한다고 전했다. 여러 국적의 기술자(디자이너)들보다 눈에 띌 정도로 구분 가능한 꼼꼼한 손맛에 환호한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이 같은 기술력에 위트 있는 표현력으로 파리에서 주목받고있다. 특히 2015 S/S 액세서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사람의 표정 같이 느껴진다. 최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콘셉트가 ‘얼굴’이에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람의 표정, 얼굴로 보이지만, 누군가는 동물로 보기도 하고, 그냥 장식의 일부로 보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의 자유로운 시선이 존중될 수 있는 디자인, 그 점이 「피피.이제이파리」가 표현할 수 있는 흥미로움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페인팅, 예술, 음악, 음식, 영화, 건축 등 여러 분야에서 영감을 받아 진정한 콘셉트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또한 가능한 모든 것이 그녀의 콘셉트인 것 같은 오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최 디자이너는 “브랜드 풀 네임의 한 단어인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Pourquoi pas)’의 의미처럼 ‘안 될 것이 뭐 있어!?(Why not)’ ‘이걸 입으면 어때(Why not wear this ?)’ ‘이걸 즐기면 어때서!?(Why not enjoy that?)’ ‘거기 가지 뭐(Why not go there?)’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과 액세서리를 즐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최은정 디자이너 프로필
2005~2007년 파리 패션스쿨 스튜디오 베르소(STUDIO BERÇOT)
2007~2008년 「소니아리키엘」 파리(SONIA RYKIEL PARIS) 여성복 디자이너 어시스턴트
2008년 파리 콩쿠르 페스티벌 디나르(Dinard) 젊은 디자이너 상 수상
2009년 「끌로에(Chloé)」 브로드리, 니트 파트 디자이너 어시스턴트
2009년 캐나다 몬트리올 패션위크 참가
2011~2012년 파리국제패턴아카데미(A.I.C.P: Académie Internationale de Coupe de Paris) 수료 및 여성복 모델리스트 프랑스 국가 자격증 취득
2012년 「베로니크르호아(VERONIQUE LEROY)」 여성복 모델리스트 어시스턴트
2013~2015년 프리랜서 활동(파리 패션하우스의 자수 아틀리에 및 모델리스트 등)
2015년 「피피.이제이파리(PP.EJ PARIS)」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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