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명품거리, 다시 ‘들썩’
지난 4월 오픈한 「헨리베글린」 뉴 플래그십 스토어부터 지난달 문을 연 「크리스티앙디오르」에 이어 10월 「버버리」, 11월 「까르띠에」등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란제리 브랜드에서 토털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라펠라」가 9월 청담동에 입성한다. 「까르띠에」가 7년간 사용한 5층 건물을 작년 초 700억원 선에 매입한 「샤넬」은 내년 국내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난 2012년 이후 국내 명품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매출이 저조한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대형 매장을 더 크게 리뉴얼하는 등 각자 ‘최고’라는 이미지를 더욱 부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평당 2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청담동에 매장을 오픈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대체할 수 없는 이 상권이 지닌 중요성을 의미한다. 여기에 최근 성형 관광 쇼핑을 원하는 구매력이 큰 FIT(Free Independent Tour) 관광객을 잡기 위해 공간의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임차료 50% 껑충, 3.3㎡당 2억~2억5000만원
채정원 신세계백화점 해외패션팀장은 “국내 명품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주요 명품업체들이 일반 매장 숫자는 줄이는 대신 대표성 있는 매장에 더 힘을 실어 주는 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라며 “신규 브랜드는 ‘청담동에 매장이 있느냐’가 백화점 입점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선 지난달 모습을 드러낸 「크리스티앙디오르」의 ‘디올 서울 부티크’는 세계적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Christian de Porzamparc)과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설계 및 인테리어에 참여했으며 지하부터 5층까지 모두 6개층으로 이뤄져 있다.
‘디올 서울 부티크’ 내 남성 매장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한국 내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될 ‘레이디 디올’ 핸드백과 액세서리 등이 포함된 리미티드 에디션 컬렉션 등 특별한 상품도 만나 볼 수 있다. 이미 유명 브랜드임에도 백화점과 면세점 매장 외 단독 매장이 없던 「샤넬」과 「버버리」도 청담동에 입성한다. 현재 공사 중인 「버버리」 자리는 과거 청담동 주유소가 있던 곳으로 패션기업인 부래당이 소유하던 땅이다. 도산대로 청담사거리 양쪽 코너를 활용할 수 있는 명당이다.
「버버리」의 첫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가 되는 이곳은 지하 2층과 지상 10층 규모로 연면적 3995㎡의 판매시설을 신축하고 있으며, 약 270억원에 13년 렌트 형태로 거래됐다. 이곳에는 「버버리프로섬」을 비롯한 「버버리」의 전 컬렉션이 총집결될 예정이며, 현재 10월 준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 중이다. 또한 최고가이 던 「토리버치」를 제치고 평당(3.3㎡) 무려 2억8000만원 선에 거래된 부지는 「샤넬」이 차지했다. 총 817㎡(약 248평)를 700억원에 매입했으며 내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버버리」 등 빅 브랜드 FSS 오픈 가속화
이는 앞서 작년 5월 도산대로변에 한섬(대표 김형종)이 매입한 3.3㎡당 2억3700만원을 훌쩍 넘는 값이다. 치솟은 임차료 때문인지 아예 건물을 매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여성 의류 브랜드 「뻬띠앙뜨」 매장이 있던 곳에는 곧 이탈리아 명품 란제리 브랜드 「라펠라」가 들어선다.
오는 9월 462㎡의 규모로 아시아 최대 매장을 선보이는 「라펠라」는 란제리 브랜드에서 남성·여성·액세서리·라운지웨어·스윔웨어 등을 포함한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오랜 기간 장소를 물색해 오다 여성복 「빼띠앙스」가 자리했던 공간을 10년 렌트로 계약했다.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에도 전체적인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 줄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프라다」는 현재 3층인 매장 건물을 내년 확장 오픈할 계획이다.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매장 설계 및 디자인을 담당한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로베르토 바치오키가 새로운 콘셉트의 「라펠라」부티크의 설계와 디자인을 맡았으며,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프라이빗 세션부터 퍼퓸 바까지 구성돼 새롭게 변모하는 브랜드의 색깔을 고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라펠라」 등 신흥 명품, 이미지 & 유커 공략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더욱 강하게 보여 주기 위해 옛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꾸민다. 여기에 새롭게 한국에 진입하는 해외 브랜드까지 프리미엄, 하이엔드, 럭셔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청담동에 매장을 내고 있다”라 고 전했다.
사실 청담동 명품거리는 높은 임차료 등으로 백화점 매장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명품업체들이 앞다퉈 개점하려는 것은 이 상징성 때문이다. 청담동이 슈퍼 브랜드들을 유혹하는 까닭은 청담동에 위치한 숍 그 자체만으로도 이뤄지는 광고 효과에 있다.
즉 브랜드의 네임 밸류와 밀도 있는 서비스, 또 백화점 매장보다 훨씬 풍부한 상품 구성, 객단가가 높은 고객들의 방문 등이 그 이유다. 게다가 유커 등 관광객들이 청담동을 쇼핑과 한류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하이엔드 스트리트로 선호하는 까닭에 이 부근의 집객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강남구는 청담동 ‘압구정로 명품거리’ 주변과 도산대로 일부 이면도로를 ‘한류스타거리’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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