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미|리닝코리아 대표

15.03.09 ∙ 조회수 18,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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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즈! 국내 패션전문기업 코데즈컴바인과 현우인터내셔날의 패션디렉터로 활동하던 최아미씨. 그녀의 변신이 놀랍다. 유명 체조선수 리닝이 창업자이며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패션 전문기업인 리닝의 한국법인 대표로 발탁된 것.

리닝코리아에서 그는 「리닝」의 세컨 브랜드와 R&D 담당은 물론 기존 「리닝」의 리노베이션을 맡아 화제다. 한국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중국 홍콩 미국의 디자인실을 총괄하며 중국의 기획 생산팀들과 커뮤니케이션해 실질적인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핵심 위치다. 패션디렉터가 한국 대표로 발탁된 것도, 스포츠 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R&D 총괄을 맡은 것도 이례적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리닝의 한국 사무실에는 디자이너들이 많아 언뜻 디자인 스튜디오 같은 느낌도 들지만 서울에 적을 두고 있을 뿐 실제 그가 하는 일은 프로덕션 PM(우리나라의 MD), 마케팅, PR, 프로모션, 세일즈 팀장들과 모두 컨텍해서 업무를 조율하고 진행하는 역할이다. 이 각각의 밴드(레포트 라인)의 헤드가 최 대표로 돼있기 때문에 그는 쉴새없이 베이징과 홍콩 서울을 오간다.

체조선수 리닝이 설립한 中 대표 스포츠 기업

리닝의 전체 상품중 한국 법인이 맡고있는 부문은 스포츠라이프, 트레이닝, LNP(세컨브랜드) 세가지다. 유니폼과 퍼포먼스웨어를 제외하고는 전체 어패럴 부문을 전담한다. 한국 법인에서는 이 섹션의 상품을 기획하는 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회계(아웃소싱), 행정 등 총20명이 근무한다. 본사와의 조율이 많기 때문에 그녀 업무의 70~80%가 메일. 결국 헤드쿼터가 있는 베이징과 홍콩 서울 포샨(광저우 근처의 생산기지)을 넘나들며 각 카테고리의 디렉터들과 최 대표는 긴밀히 연결돼 있다.

베이징 본사 인원 총 2000명중 영업 직영사원을 제외하면 1200명, 이중 스포츠라이프와 트레이닝을 맡은 인원은 400명에 이른다. 여기에 각 지역별 담당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늘 최 대표는 메일링과 VC(비디오 컨퍼런스콜)를 한다. 결국 감각적인 업무들과 생산, 세일즈, 마케팅 업무들을 코디네이션하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인 셈이다.

리닝은 연간 총 3조~3조2000억(리테일 가격 기준) 규모의 기업인데 그중 코리아 기획 상품이 1조 정도를 커버한다. 인원도 초기 디자이너 4명에서 현재는 17명으로 늘어났다. 신발은 중국 본사에서 잘 커버되고있지만 패션과 텍스타일 전공이 별로 없는 중국 특성상 의류는 약한 편. 때문에 그동안 홍콩에서 주로 이뤄진 의류 디자인 기능이 한국으로 교체된 것이다.

어패럴 비즈니스 70%, 전체의 40% 비중이 한국발

어패럴과 신발이 5:5 비중이고 의류도 여러가지 카테고리중 현재 트레이닝과 스포츠 라이프라는 두 카테고리가 전체 어패럴 비즈니스의 70%를, 총 매출중에서는 35~40%를 차지한다. 사람 수도 과거 20명이던 홍콩이 현재는 7명으로 줄었고 한국에서 그 인력을 커버하며 지사의 기능도 많이 옮겨져왔다. 현재 의류 디자이너는 한국 17명 홍콩 10명, 중국 3명, 미국 2명을 한국 법인에서 콘트롤한다.

코리아에서 기획한 제품은 「LNP(리닝 프리미엄)」라는 별도의 네이밍으로 「리닝」의 프리미엄 라인이다. 「아디다스」의 「아디다스 오리지날스」 처럼 라인 익스텐션한 것이다. 기존 제품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면서도 커머셜하게 풀었는데 이 상품들이 출시 즉시 호응도가 높고 판매도 잘 되면서 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VLP(Visual Line Planning) 즉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얼마나 팔 것이냐를 계획하는 플랜을 제가 같이 짜요. 디자인은 디렉터에게 맡기고 저는 매출을 일으키는 전략상품, 각 라인별로 이번 시즌에는 피케티셔츠다, 윈드브레이커다, 어떤 소재를 누구에게 얼마에 제안한다..하는 것을 PM과 짜지요. 이후 수많은 카테고리들이 중복되는 것이 없는지 등을 마지막에 점검한 이후에 디자이너들이 이 상품을 디자인해요.”

홍콩에서 하던 주요기능과 비중, 코리아로 이관

“중국 기업에서 일하면서 오히려 우리보다 프로세스나 라인플래닝(스케줄링)이 훨씬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져 있다는 것에 놀라요. 또한 이런 모든 상품전략들은 반드시 마케팅과 연결돼있어요. 각각의 상품들을 어떻게 촬영할 것이냐, 그에 따른 예산 등 각 부서와의 플래닝, 각 상품을 어떤 선수들과 홍보할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미리 정합니다. 더불어 맨 마지막에 매장에서 구현되는 VMD와 그래픽에 이르기까지 협의합니다. VMD도 수백평짜리 매장이라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죠.”

「LNP」의 상품중에는 K팝 스타들과의 콜래보레이션 제품도 제안됐다. 최근 제시카를 모델로 써서 보다 영하고 파워플한 뉴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는데 이런 마케팅은 정말 중요하다. 트레이닝은 짐웨어와 피트니스웨어에 포커싱해서 중국에서 유명한 피트니스 트레이너 10명을 뽑아 프로모션한다.

이런 전략 수립에 최 대표는 브레인 역할을 한다. 모든 상품은 마지막에 서울에서 촬영하고 이 사진들이 각 매장의 윈도에 깔린다. 최근 서울에서 촬영한 컷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계속 촬영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입사 2년만에 파격 승진, 글로벌 임원들 시샘도

최 대표는 이번에 승진을 했다. 입사한 지 2년만의 파격승진이다. 임원 숫자도 대거 줄면서 그 임원들이 하던 역할이 그녀에게 이관됐다. 이제 그는 다이렉트로 리닝 회장에게 리포트한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던 실력자 외국인 임원들이 그녀를 견제할 정도로 리닝 회장의 그녀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전폭적이다.

게다가 서울에서 기획하는 상품들의 반응이 좋고 리닝의 효과적인 리뉴얼을 주도한다. 전문 스포츠 디자이너들이 하는 기존 리닝의 디자인에서 유니폼 이상의 것이 나오지않는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는데 서울에서 최 대표가 진행하는 새로운 상품들이 히트상품으로 터져주면서 그 빠른 속도와 성과에 대해 다들 놀라워한다.

최 대표 스스로 생각해도 지난 2년간의 생활은 반전 그 자체다. 그는 현우를 끝으로 패션을 떠날 생각을 했을 정도로 회의를 느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많이 변하고있어 두렵기도 했다. 이 때 미국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 중국의 리닝이 한국법인 설립과 함께 대표를 찾고있는데 그 스펙에 그녀가 딱 맞다는 것이다. 스펙이란 상품에 대한 확실한 디렉팅 능력, 디자인부터 리테일까지 다양한 경험, 언어능력(영어), 열린 사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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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하락, 리노베이션 돌파구로 코리아 감성 선택

스포츠 브랜드이긴 하지만 스포츠를 캐주얼화해서 리노베이션하려는 방향을 설정한 리닝, 한때 선두기업이긴 했지만 선발 업체들과의 간격은 물론 후발 경쟁기업들로부터 추격당하고 매출도 많이 떨어져있는 리닝이 선택한 것은 바로 한국 디렉터와 한국 디자인 감성이다.

서울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제일모직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출발해 프레스티지팀 CD를 맡았던 그녀는 크레송 「워모」를 거쳐 엘지패션(현 LF)에서 「TNGT」를 맡으며 여성복도 론칭했다. 이후 사업부장으로서 「마에스트로」와 밸류존 사업부를 총괄했다.

이어 코데즈컴바인으로 이동해 여성복 디렉터를 맡아 캐주얼과 다양한 라인익스텐션을 경험하고 실제 론칭도 했던 것은 지금 큰 힘이 된다. 현우인터내셔날에서는 리테일과 중국사업, 소싱노하우 등을 배웠다. 사실 뒤돌아보면 고비고비 많은 공부와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다. 이때의 경험들이 지금 리닝에서 소중한 자산으로 발휘되고 있다.

남성복 디자이너로 출발 여성복 편집숍 SPA 경험

최근 리닝은 창립자인 리닝이 최근 다시 CEO로 컴백했다. 회사의 재건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리닝의 개혁을 주도하기 위함이다. 오너 회장이 CEO를 당분간 겸직하다가 새로운 CEO가 결정되면 다시 그는 회장으로 돌아간다. 리닝 회장이 CEO로 오면서 셔먼에서의 첫번째 최고 임원들과의 공식미팅에 그녀를 ‘특별히’ 초청 독대했다. 홀세일러를 대상으로 하는 셔먼에서의 트레이드쇼를 보면서 향후 리닝코리아와 리닝의 리노베이션에 대한 방향을 논의했다.

리닝 회장은 코리아에 대해 매우 강도높은 크리에이티브를 요구해온다. 경쟁업체이자 선발기업인 안타가 총괄 디렉터들을 한국인들로 대거 기용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냈고 리닝 회장도 이같은 성공을 주문하고 있다. 휠라차이나를 인수한 안타가 디자인 경영 모두 꽤 많은 숫자의 휠라코리아 출신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기 때문이다. 스포츠인데 캐주얼과 접목된 부분이 한국이 강하다 보니 중국의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최근 한국 인재들을 매우 선호한다고.

이를 벤치마킹해 리닝도 주요 도시의 홀세일 상품과 직영매장으로 공급되는 상품은 빠르게 변화하므로 코리아에서 담당해 달라는 것이 리닝 회장의 주문이다. 변화 수용도가 빠른 수퍼시티*와 세컨티어 도시까지 들어가는 상품기획을 하는 것이 그의 가이드라인이다. 현재 전체 매출중 2군도시까지의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3,4군은 매장수만 많지 매출 비중은 별로 크지않다.

프리미엄 라인 「LNP」 소비자 반응 좋아 비중 확대

한국에서 기획하는 상품은 처음에는 콜래보레이션 개념으로 들어갔다. 리닝은 아주 트렌디한 소비자 대상이 아니어서 매출보다는 색다른 상품을 적극 선보이자는 의도였다. 처음 소량만 진행했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반응이 나오자 자신감이 생겼다. 한국의 터치가 들어간 상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잘 먹힌 것이다.

“한국 디자인이라는 홍보를 하지않더라도 알게 모르게 주는 세련된 컬러감이 있어요. 그것을 커머셜하게 풀었을 때 중국 소비자들이 아주 선호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거죠. 일례로 그래픽만 해도 일본처럼 너무 강하지않은 모던한 디자인이 잘 먹히는 것 같아요. 홍보방식도 마찬가지여요. K팝 등 한국적 감성이 묻어나는 것을 좋아해요. 일본 제품과 가격이 똑같은데 한국제품을 사고 싶은 것은 K팝 한국 드라마 등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리아에 대한 환상과 호감이 크다는 거죠. 컬처와 동반되서 전달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의 그녀의 역할과 상황이 지속가능할 것이냐 하는 것은 아직 의문이 남는다. 지금은 한국 인재가 중국 기업들에게 유용하지만 예단은 할 수 없다. “우리도 그런 길을 걸어오지 않았던가요? 일본 등 유럽에서 컨설팅을 받았던 것처럼요. 시간이 지나면 그 유용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아요. 여기서 현재 제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또 어떤 다른 가능성이 열리리라고 생각해요. 이제 세상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니까요. 현재의 장점이 반드시 발휘될 그 무엇이 또 기다리고 있지않을까요.”

“중국 이해하면 더 큰 미래 가능성 열리지 않을까”

“중국은 시니어 디자이너층이 육성돼있지않아서 향후 10년 이상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니즈는 지속될 듯 해요. 언젠가는 중국도 변화를 하겠지만 아직은 인재풀이 약해서 크리에이티브를 플래닝하는 전체적인 수준이 되려면 시간이 걸릴 거라고 봅니다. 물론 상위 몇 소비자는 지금도 우리보다 훨씬 생활수준이 높지만 4선 도시까지 이런 문화가 전파되려면, 또 지금의 주니어 디자이너가 시니어가 될 때까지는 10년 15년이 걸릴거여요. 나중에 가서 중국이 우리 수준을 따라왔을 때 우리는 뭔가 또 다른 것을 하고있지 않을까요.”

패션은 전반적인 컬처와 관련이 있고 생활의 수준도 같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요즘 중국 문화에 대한 책을 탐독중이다. 문화혁명을 겪은 사람들의 심리, 내재된 의식구조 등을 알아야 그녀가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을 해야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 책을 통해 한명 한명의 개별적 소통이 중요한 특성이라는 점도 이해하게 됐다.

“요즘 <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라는 책을 보고 있어요. 1400년대 이전에는 동양의 문명이 훨씬 앞서갔고 발명품도 많았잖아요. 산업혁명 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모바일 혁명이 일어나는 지금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준비해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정말 소중한 경험을 지금 하고 있는 거죠.” 역시 큰 물에서 놀아야 생각이 커진다. 그녀는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 수퍼시티(Supercity) : 중국의 글로벌 도시를 의미한다. 명품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 매출이 좋고 스포츠도 「나이키」 「아디다스」가 많이 팔린다. 상하이만 해도 수백개의 매장이 있어 도시가 아니라 나라에 가까우므로 대표적인 ‘수퍼시티’로 분류된다. 도시 안에서도 글로벌 브랜드가 많이 팔리는 글로벌한 특정 에어리어를 의미하기도 한다. 베이징에서도 왕푸징 같은 황금상권이 수퍼시티로 구분된다. 베이징 광쩌우 선전 칭다오 정도의 1군, 2군 도시까지는 글로벌한 상품이 먹히지만 3군으로 가면 가격저항 이심하고 디자인 컬러도 아직은 중국 특유의 로컬색이 강하다.

**패션비즈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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