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범 사장, '유아동 SPA 만든다'
fcover|14.12.12 ∙ 조회수 16,196
Copy Link
「블루독」「밍크뮤」「알로봇」 「블루독베이비」 '리틀그라운드'…….. 아동복의 한섬이라 불리는 서양네트웍스가 글로벌 마켓을 겨냥해 유아동 SPA에 도전한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때마다 마켓에 '썸띵 디퍼런트'를 던져준 이 회사의 야심찬 도전이다.
30년간 유아동 브랜드를 전개하며 국내 백화점에서 MS 2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서양네트웍스. 유아동 패션 전문기업 이지만 여느 대기업 못지 않는 시스템(R&D, 영업, 마케팅력, 인력풀)을 갖춘 회사로 아동복의 사관학교로도 꼽힌다.
때문에 지난해 펑그룹과 서양네트웍스의 만남은 업계의 핫이슈였다. 200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1960억원)은 물론이거니와 당시 차이나머니 대부분이 성인 브랜드에 포커싱 돼 있었기 때문. 그래서 서양네트웍스와 펑그룹이 만났을 때 어떤 '작품'이 나올지 관심과 추측이 난무했다.
아동복의 한섬, 기업가치 2000억원
결과물은 새해 론칭을 앞두고 한 발 앞서 공개됐다. 유아동 SPA 브랜드 「래핑차일드」다. 베이비부터 키즈까지, 가격은 중저가, 유통채널은 복합쇼핑몰, 몰형 마트, 아울렛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브랜드는 단계적으로 브랜딩해 2017년 해외에 진출한다. 당연 1순위 타깃 국가는 중국이다.
서동범 서양네트웍스 사장은 "「래핑차일드」는 단순히 국내 마켓만을 바라보고 출발한 브랜드가 아니다.해외시장을 보고 론칭한 브랜드로 콘셉트부터 가격 레인지까지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다면 백화점 중고가 시장을 메인으로 브랜드를 운영한 서양네트웍스가 SPA를 준비한다면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까".
"결국 미들 마켓의 싸움은 소싱으로 모아진다. 현재 「래핑차일드」는 소싱은 펑그룹이, 상품기획 및 브랜딩 전반에 대한 부분은 서양네트웍스가 담당한다. 생산력을 담보했다면 우리만의 SPA 모델은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유니클로」와 「자라」와 어떤 차별화를 가질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되짚어 봤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와 「자라」의 중간에 있다
"「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를 「자라」는 트렌드를 추종하는 패스트 패션의 선두주자로 두 브랜드는 모두 SPA의 양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게 봤을 때 「래핑차일드」는 바로 그 중간쯤에 해당한다. 우리는 성인이 아닌 유아동 브랜드다. 그렇다면 실용성을 추구하는 라이프웨어만 쫓을 수 있을까, 과연 「자라」처럼 패스트패션으로만 가는게 맞을까. 우리의 타깃팅은 중량 판매가 가능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자부심을 갖는 부분은 항상 마켓에 새로움을 던져줄 수 있는 브랜드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블루독」은 토들러 라인을 개척했고 「밍크뮤」역시 베이비 장르를 새롭게 열었다. '리틀그라운드'도 원브랜드 원숍에서 탈피해 멀티숍으로 확장했다"
"그동안 국내 유아동 미들 마켓은 10년전 정점을 찍고 변화가 없었다. 유통 채널은 다변화되고 새로운 카테고리는 계속 생겨나는데 이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신규 브랜드를 준비하며 우리는 어떤 지향점을 갖고 가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다. 2년 에 가까운 시간 「래핑차일드」를 준비하며 편협적인 브랜드 사고에서 탈피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D파워 빛낸다, 글로벌 유아동 SPA 청사진
"미들 마켓을 리딩하는 콘셉트와 브랜드는 물론 수익성도 담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펼칠 것이다. 그야말로 적당한 패션과 적당한 물량이 바탕이 된 리즈너블한 브랜드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선 가격, 상품, 콘셉트, 인프라, 소싱 모든 것이 로직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 브랜드 프로듀싱에 자신있는 서양네트웍스와 소싱의 강자 펑그룹이 만났다. 새해 「래핑차일드」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를 향한 첫 발걸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사장의 자신감은 그동안 서양네트웍스를 운영해 온 경영 철학만 살펴봐도 금방 캐치할 수 있다. 이 회사는 4개의 백화점 모노 브랜드와 '리틀그라운드'를 통해 멀티숍에 대한 공부를 마쳤다. 자사 아울렛 유통 '오프라벨'을 운영하며 495~991㎡ 규모의 대형점도 핸들링하고 있다. 탄탄한 구조로 짜여진 유통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며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더불어 판매사원도 100% 직영체제로 관리하며 CMD(Commercial Merchandiser), BMD(Brand Merchandiser, 기획 MD)와 같은 독특한 MD체계 시스템도 구축했다. 회사의 4개 메인 브랜드 외에도 유통 채널에 맞는 브랜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룰라비」「데님인더박스」「비베어」「포니폼폼」같은 PB도 지속적으로 마켓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R&D뿐 아니라 유통, 인력 부문에 있어서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인프라를 오랜시간 축적하며 쌓아온 것.
이쯤이면 서양네트웍스와 펑그룹의 만남은 '서양, 차이나머니에 매각'이라는 단어로 정의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늘 강조하고 부르짖어 왔던 '한국의 R&D파워'를 2000억원이란 금액으로 인정받았고 실제적인 결과물을 내는 단계까지 이르지 않았는가.오랜 시간 한 우물 깊게 판 한국의 패션기업이 글로벌 마켓에선 또 어떤 성과를 낼지 「래핑차일드」와 서양네트웍스를 주목해 본다.
사진설명: 서양네트웍스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BI(좌), 리틀그라운드 반포점(우)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