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일모직 공개 의미는?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14.12.11 ∙ 조회수 7,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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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기업공개(IPO) 시장을 뜨겁게 달군 삼성SDS의 상장이 지난 11월14일 진행된 가운데 또 다른 대어로 평가받는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이 이달 12월18일에 진행된다.

온갖 언론 매체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각종 분석을 쏟아 내며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공모 예상가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등 삼성 경영 3세의 막대한 시세차익에 대한 풀이가 줄을 잇고 있다.

성공적으로 기업공개가 끝난 삼성SDS 경우 이들 삼남매가 보유한 지분가치만 해도 4조828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재산이다. 월급쟁이 수만명이 평생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도 축적할 수 없는 재산이다. 12월18일로 예정된 제일모직의 상장까지 이어지고 나면 그야말로 돈방석에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으로 올해 국내 기업공개 규모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때문에 기업공개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에 연속 ‘땡큐’를 외친다.

삼성그룹 순환출자구조 최상위 지배기업

그렇다면 삼성가 내부적으로는 두 기업의 상장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무엇보다 두 곳은 삼성의 경영 3세들이 나란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인 만큼 형제 간 잡음 없이 재산분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자일수록 재산상속을 둘러싼 문제점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기 마련인데 삼성SDS의 이 부회장(11.25%)에 이어 두 자매가 각각 3.9% 지분을 갖고 있다. 제일모직 역시 이 부회장이 25.1% 지분을 갖고 있고 자매가 나란히 8.4%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산상속을 둘러싸고 형제 자매 간에 불평 불만이 흘러나올 수 없는 여건인 셈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관점은 삼성SDS에 이은 제일모직의 상장이 삼성 총수일가의 지배구조를 다지기 위한 초석이라는 점이다. 두 번의 상장으로 이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증권가에서는 예상한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을 상속받을 경우 예상되는 상속세 5조원을 낼 수 있는 규모가 된다는 것.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최상위 지배기업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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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배 및 경영권 승계, 경영기법 총동원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삼성에버랜드로의 매각, 삼성SDI(존속법인)와 제일모직(소멸법인)의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으로의 사명 변경 등 숨 가쁘게 진행된 일련의 흐름이 결국은 경영권 승계와 재산상속을 위해 철저하게 짜인 시나리오에 따른 움직임이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즉 삼성가 오너 3세가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기존 제일모직의 사업구조를 쪼개서 패션부문은 삼성에버랜드로 1조5000억원에 매각하고, 소재 케미컬 부문만 남은 제일모직을 삼성SDI에 합병하는 절차를 거친것이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자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직접 작명한 것으로 알려진 제일모직이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한국 섬유 패션산업의 산증인 역할을 해왔던 제일모직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공허감과 상실감이 컸던 것은 이곳 임직원들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3남매의 지분율이 40% 이상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 잡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사명을 전격 제일모직으로 교체하면서 다시 햇빛을 보게 된다. 이어 이달 18일 새롭게 IPO를 추진하는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과 일반 개미 투자자들이 겪게 되는 혼선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제일모직 사명, 故 이병철 회장이 직접 작명

작년 추석 직후 제일모직 패션부문 직원들은 사주가 삼성에버랜드로 바뀐다는 발표를 접했다. 그러다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하게 되면서 1년 만에 명함을 두 번 바꾸는 과정을 거치게 됐다.

어수선한 기업 분위기 속에서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제일모직 패션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윤주화 사장은 “상장을 통해 작년 재편된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것”이라며 “「에잇세컨즈」 「빈폴아웃도어」 등에 과감하게 투자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상장을 한 달여 앞둔 지금 제일모직은 기업가치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금은 패션사업이 일부 사업부문으로 축소됐는데 제일모직은 과연 국내 최고의 패션기업으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 첫 번째 시험대가 곧 실시될 IPO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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