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향한 H&M 새 전략은?
지난 2007년 헤네스 앤 모리츠(이하 H&M으로 표기)는 60년간 고수해 온 모노 브랜드 정책을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멀티 브랜드로 선회했다. 한 브랜드로 모든 고객을 커버할 수 있다는 H&M의 아이디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인식하게 된 것은 2006년 인디텍스(Inditex)에 유럽 No.1 패션 리테일러 자리를 빼앗기면서부터.
이를 계기로 폭넓은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절한 여러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인디텍스의 멀티 브랜드 전략을 전격 차용했다. 「자라」로 시작한 인디텍스는 1990년대부터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하기 시작해서 현재 총 8개 브랜드를 운영한다.
다양한 세그먼트의 고객층을 타깃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인디텍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H&M은 새로운 콘셉트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한편 가장 엣지한 소규모 브랜드를 인수해서 브랜드의 프로파일을 확대하는 등 지난 7년간 멀티 브랜드 운영을 전격 테스트하고 있다.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의 혁신 「코스」 론칭 성공
「H&M」이 브랜드를 늘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코스(Cos, Collection of Style)」를 론칭하면서부터다. 독자적인 미니멀리즘 콘셉트의 프리미엄 브랜드 「코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후 자신감이 생긴 「H&M」은 지난해 패션잡화를 강조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새로운 리테일 체인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이하 「스토리즈」, 이름이 길어서 일반적으로 줄여서 부름)」를 론칭했다.
또 2008년에 스웨덴의 쿨 캐주얼 의류 그룹인 패브릭스칸디나비아(Fabric Scandinavian AB)를 인수하며 「위크데이(Weekday)」 「몽키(Monki)」 「칩먼데이(Cheap Monday)」를 확보해 H&M은 본격적인 멀티 브랜드 체제로 들어섰다.
아직은 인디텍스의 규모와 확장세에 밀리는 것이 사실. 하지만 절반 수준인 3000여개 매장으로 인디텍스의 매출에 근접하는 H&M은 중국과 남반구 등에서 글로벌 확장과 온라인 확대를 가속하며 세계 최대 패션 리테일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패브릭스칸디나비아 인수 「칩먼데이」 등 손안에
특히 최근 지속성과 같은 이슈를 통해 환경에 대한 의식과 기업의 도덕성 등으로 차별화하며 장기적 비전이 있는 경영으로 주목받는다. 2010년대에 들어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H&M」의 자매 브랜드들은 규모는 작지만 업그레이드된 미학과 뉴 콘셉트를 도입한 진보적인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H&M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면서부터 패션산업계 인사들의 기대와 궁금증은 극에 달했다. 실제로 2007년 3월 「코스」가 런던의 리젠트 스트리트에 매장을 오픈하던 날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누가 고객이고 누가 시장조사를 나온 사람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패션산업의 인사이더로 붐볐다.
영국의 대형 브랜드 디렉터가 매장을 둘러보는 것을 비롯해 매장 구석구석에서 「코스」의 컬렉션과 브랜드를 리뷰하는 전화 브리핑 모습을 볼 수 있는 등 「코스」의 론칭은 패션계 최고의 관심사였다.
저렴한 가격과 트렌드 결합, 타임리스 스타일 ‘호평’
패스트패션과 밸류 리테일이 지배하던 2007년에 하이스트리트 패션의 절대 가치는 ‘저렴한 가격과 트렌드의 결합’이었다. 그러나 「코스」는 전혀 다른 ‘퀄리티 있는 스타일리시 베이직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독자적인 아이덴티티의 브랜드’를 하이스트리트에 소개함으로써 트렌드를 덜 따라가도 신선한 매력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특히 깔끔하고 절제된 타임리스 스타일의 브랜드 콘셉트는 2009년 피비파일로가 「셀린느」 데뷔 컬렉션에서 보여준 미니멀리즘과 맞물리고 2010년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를 통해 「코스」는 가장 대중적인 가격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부상했다.
지난 7년간 19개국에서 9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체인으로 성장한 「코스」는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굳이 ‘캣워크 스타일을 최대한 빨리 카피하는’ 공식을 따르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또한 시장의 니즈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해답을 제시한 하이스트리트 스타일의 혁신이라고까지 평가된다.
「코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덴마크 출신의 레베카 베이(Rebecca Bay)가 지난 2012년 「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스카우트되어 「갭」의 리바이벌을 책임지는 등, 패션산업계에서 「코스」는 단순한 신규 브랜드 이상의 의미가 있다.
브랜드 업그레이드 & 시장 확장… 뉴 브랜드 속속
H&M은 확실히 「코스」의 성공에 크게 고무됐다. 비즈니스적인 성공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가치는 H&M을 바라보는 고객과 업계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즘과 칩시크를 결합한 「코스」는 패셔니스타뿐 아니라 미학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패션지 에디터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브랜드다.
게다가 2009년 셀프리지스 백화점에 숍인숍 형태로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당대의 가장 쿨한 편집숍 ‘오프닝 세레모니’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일반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와는 차별되는 브랜드의 위상을 보여 준다.
장인정신과 대량 생산을 믹스하겠다는 「코스」는 ‘한 시즌 이상’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드는 데 포커스를 둔 기획으로 시작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볼륨과 프로포션을 우선으로 하고 그다음에 트렌드를 적용하므로 캣워크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는 일반 패스트패션과 차별된다. 특히 온라인 사이트 및 매장에서 제공하는 잡지를 통해 건축, 디자인, 아트 등의 요소를 연계해 브랜드에 깊이를 더하며 「H&M」과는 다른 고객을 유치한다.
의류와 잡화 한방에 잡는다? 「앤아더스토리즈」
코스에 비해 지난해 론칭한 「앤아더스토리즈」는 의류 중심에 잡화로 구색을 갖추는 일반적인 매장 구성과 완전히 다른 포맷을 보여 준다. 의류와 구두 핸드백 주얼리 란제리 스킨케어 등을 한 장소에 복합적으로 디스플레이해, 지금까지 하이스트리트 패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던 라이프스타일 매장 분위기의 진보적인 패션 리테일 콘셉트를 보여 준다.
지난해 3월 런던에서 론칭한 「스토리즈」는 「H&M」과 「코스」 사이 가격대의 체인으로, 쿨한 편집숍처럼 구성하면서 퍼스널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상품 구색과 장소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자라」가 ‘상품을 고르는 장소’라면 「스토리즈」는 ‘나의 스토리(퍼스널 스타일)’를 어떻게 에디트할지 아이디어를 얻고 한 장소에서 룩을 완성할 수 있는 곳이다.
상품기획은 물론 매장 구성 측면에서 믹스앤매치가 가능하게 상반되는 스타일과 실루엣, 분위기를 제공해 크로스 오버로 다양한 룩을 만들 수 있도록 운영한다. 특히 잡화를 강조하는 패션 매장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 주는 매장으로서 전체 하이스트리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언더그라운드 브랜드 인수, 쿨팩터 주입 전략
신규 론칭 외에도 H&M은 지난 2008년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패브릭스칸디나비아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몽키」 「칩먼데이」 브랜드와 편집숍 체인인 「위크데이」를 편입했다. 「H&M」이 글로벌화된 메인스트림 패션 브랜드인 데 비해 「몽키」 「칩먼데이」 「위크데이」 등은 스타일과 매장 분위기에서 모두 노르딕 스트리트웨어의 첨단 감성을 어필한다.
「위크데이」는 인하우스 브랜드인 「MTWTFSS」 「위크데이컬렉션」 「스토어메이드」와 바잉하는 브랜드를 편집해서 구성하는 체인으로 현재 7개국에 21개 매장을 운영한다. 특히 여성 스트리트캐주얼 브랜드인 「몽키」와 함께 지난해 6월에는 유럽을 넘어 일본에 진출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H&M 측이 성장성이 높다고 보는 브랜드인 「몽키」는 노르딕과 아시아의 경쾌한 영 스트리트 분위기로 밝은 컬러를 특징으로 한다. 14~20세의 영 제너레이션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몽키」는 다른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는 다소 모험적인 스타일의 브랜드다. 2006년에 시작돼 현재 11개국에서 79개 매장을 운영한다.
노르딕 스트리트 「몽키」 「칩먼데이」 「위크데이」도
지난 2011년에는 온라인 리테일러인 asos.com에서 캡슐 컬렉션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약 230개국의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얻었다. 2012년에 오픈한 런던 카나비 스트리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홍콩 등지에 리테일 매장을 추가하고 있다.
「칩먼데이」는 세 브랜드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진 브랜드. 2000년에 론칭, 스키니 진 붐을 타고 디자이너 데님보다 저렴하면서 스트리트 무드를 믹스한 쿨한 데님 브랜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특히 H&M 소속의 다른 브랜드와 달리 홀세일 채널로 확대하는 것이 특징. 현재 스톡홀름과 런던의 플래그십 스토어 외에 35개국의 2000여개 편집숍에서 판매된다. 진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패션 브랜드로서 상품 구색 범위와 볼륨이 커졌다.
여성과 남성 레인지는 물론 언더웨어와 구두까지 포함한다. 진은 유니섹스 분위기가 특징이며 가격은 50파운드(약 8만8000원) 내외로 「디젤」이나 「리플레이」보다 저렴하고 스타일 면에서는 캐주얼한 편. 스톡홀름과 런던에 독립 매장을 운영하며 셀프리지스 백화점 본점과 맨체스터 지점에 숍인숍을 운영하는 한편 올해 봄 시즌에 파리와 베이징에 독립 매장을 추가 오픈했다.
인디텍스 게 섰거라! 세계 3300개 매장 공격적 확장
H&M은 현재 전 세계에 33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6400여개인 인디텍스의 약 절반 규모다. 이러한 갭을 메우고 세계 최대 패션 리테일러로 부상하기 위해 「H&M」은 글로벌 시장에서 매장을 좀 더 공격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이 미치지 못하는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
또 「H&M홈」 「H&M스포츠」 등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코스」처럼 코어 라인과 차별되는 하이퀄리티와 프리미엄 가격존의 고객을 개발하는 등 여러 각도에서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항상 조심스럽고 신중하던 해외 확장에 대한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H&M은 인디텍스가 진출하지 않은 시장인 뉴질랜드와 대만 등지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나아가 조만간 인도에 조인트 벤처가 아닌 100% 지분으로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한 해 동안 50% 이상 매장 수를 늘려 200여개 매장을 확보하는 등 인디텍스와 매장 수에서의 차이를 좁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H&M홈」 「H&M스포츠」 등 새 상품 카테고리 추가
홈 구두 스포츠웨어는 현재 「H&M」이 중점 개발하는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다. 구두는 2014년 가을 시즌 중국 미국 영국 스웨덴 등 9개국에서 론칭할 예정이며, 액티브 스포츠웨어는 지난 2012년 동계올림픽에서 스웨덴 국가대표팀을 통한 테스트를 거쳐 지난 1월 론칭했다. 장기적인 투자로 테크니컬 소재를 사용해 스포츠 경기에 적절한 기능성 상품을 제공한다.
2016년 하계올림픽에도 스웨덴 국가대표팀에 협찬함으로써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의 셰어를 잠식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액티브 스포츠웨어 개발의 방향은 인디텍스가 패션의류에 포커스를 두는 것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H&M이 멀티 브랜드로 방향을 바꾼 것은 3세 경영인 칼 요한 페르손(2009년 CEO로 승진)의 비전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인 2세 경영인 스테판 페르손이 「H&M」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면, 칼 요한 페르손의 과제는 세계 최대 의류 리테일러의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글로벌 No.1 패션 리테일러인 인디텍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젊은 CEO 칼 요한 페르손 야심 ‘세계 No.1’ 노려
인디텍스가 고객의 반응과 니즈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성공했다면 「H&M」은 「코스」와 「스토리즈」 같은 ‘새로운 콘셉트’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해서 부유한 고객층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비용 상승분을 「H&M」에 전달하지 않고 새로운 고가 브랜드에 포함시키겠다는 것.
즉 「H&M」은 저가를 그대로 유지해 마켓 셰어를 확대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는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글로벌 신용위기와 불경기를 거치면서 「H&M」이 멀티 브랜드의 니즈를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가 나빠지면 「H&M」의 젊은 고객들은 경제력이 약해 소비력이 크게 위축되는 데 반해 25~35세 이상의 비교적 나이 든 고객들은 계속 쇼핑할 수 있는 인구그룹으로 「H&M」은 이러한 고객군에 어필할 브랜드가 필요했던 것이다. 분석가들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하나의 브랜드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도가 너무 높은 전략이라고 입을 모으며 멀티 브랜드 전략을 환영한다.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