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Fast Fashion'' 열풍

choichoi73|05.09.27 ∙ 조회수 4,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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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게 비지떡''이란 말은 이제 그만! 패션의 자존심 밀라노 패션마켓이 변하고 있다. ''비지떡이라도 싼게 좋다''는 일명 ''페스트 제너레이션(fast generation)''을 겨냥한 패션업계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밀라노 주요 패션 스트리트는 이제 저가격 브랜드들의 앞다툰 입점으로 여러 매장이 이미 교체돼 주위를 잔뜩 긴장시킨다. 몇몇 발빠른 업체들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않고 과감한 디자인, 가격, 인테리어 리노베이션을 통해 신나는 매출신장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고품질 고가격만을 고집하던 밀라노 패션이 최근 2~3년전부터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저가격 적정품질의 외국 브랜드들로부터 밀리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의 압도적인 선풍과 관심이 예상외의 높은 매출신장으로 이어지면서 높은 관심을 얻게 된 것. 대표적인 스페인의 「Zara」와 「Mango」 그리고 스웨덴 패션을 대표하는 「H&M」의 대성공은 일명 ''fast generation''을 위한 새로운 마켓을 형성했다. 이탈리아에서 이 브랜드들은 이미 ''fast food''의 대명사 맥도널드와 같이 ''fast fashion''의 대명사로 그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이들 브랜드는 좀더 새롭고 독특한 패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보통 1~2주일에 한번씩 빠른 제품 교체와 쇼핑의 재미를 더하는 수없이 다양한 제품,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파격적인 저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떼제니스(Tezenis)」 「야마마이(Yamamay)」와 같은 이너웨어에서 가방전문브랜드 「카르피자(Carpisa)」, 신발 전문 브랜드인 「지오첼리니(Gio Cellini)」 그리고 코스메틱의 「이브로셰(Yves Rocher)」에 이르기까지 합세해 열띤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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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제니스」 이보다 저렴할 순 없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타킹?양말업체, 중?저가격에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이너웨어 「인티미씨미(Intimissimi)」를 전개하는 그룹 칼제도니아(Calzedonia)에서 새롭게 선보인 두번째 야심의 이너웨어 「떼제니스(Tezenis)」. 2003년 10월에 런칭해 지금까지 이탈리아에만 46개의 단독매장을 오픈해 남?여성?아동 이너웨어를 컬렉션을 선보인다. 「떼제니스」는 올해 4월, 밀라노 쇼핑 중심거리인 코르소빅토리오엠마누엘레(Corso Vittorio Emanuele)에 입점해 있던 유명 제화점 「부르노말리(Bruno Magli)」를 밀쳐내고 화려하게 오픈했다.

지난해 총매출 3억4천1백만유로(약 4천2백62억원)을 자랑하는 그룹 칼제도니아를 백그라운드로 한 「떼제니스」는 선별된 최신 음악과 이너웨어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확 트인 넓은 공간 그리고 시멘트 바닥과 천장의 거대한 선풍기 등 완성되지 않은 듯한 독특한 미국식 인테리어로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제공, 누구든지 부담없이 매장을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인티미씨미」와는 확실히 구별된 「떼제니스」는 「자라」 「H&M」 「컨비펠」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의 컬렉션, 무엇보다도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해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ZARA」「H&M」 보다 더 싸다!!

단색의 기본 스타일 브래지어는 10~16유로(약 1만2천 ~ 2만원), 같은 스타일의 팬츠는 4~8유로(약 5천~1만원)으로 파격적이다. 화려한 색상에 스팽글과 비즈로 장식된 브래지어는 15~22유로(약 1만9천원 ~ 2만7천원), 100% 실크소재의 소매까지 달린 나이트 가운은 겨우 14유로(약 1만7천원)이다. 잠옷을 대신할 수 있는 얇은 신축성 면소재의 티셔츠는 4~6유로(약 5천 ~ 7천원)로 재래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떼제니스」가격대는 「자라」보다는 저렴하고 「H&M」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룹 칼제도니아의 명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브랜드 인지도면에서 「H&M」보다 앞선다. 어떠한 광고캠페인도 없이 이너마켓에 혜성처럼 등장한 「떼제니스」는 앞으로 아름다운 모델의 화려한 광고캠페인 보다는 지금처럼 더 다양한 제품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큰 만족을 제공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가죽재킷으로 유명한 「컨비펠(Conbipel)도 과감한 디자인, 가격, 인테리어 리노베이션으로 ''fast fashion'' 마켓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냈다. 최근 3년동안 연간 평균매출 3억5천만유로 (약 4천3백75억원)를 유지하는 이탈리아 중.저가 패션업계에 빼놓을 수 없는 「컨비펠」. 지난해 10월 밀라노의 쇼핑심장부 코르소빅토리오엠마누엘레 거리에 거대한 규모의 매장을 선보이며 이전의 브랜드 이미지와는 전혀 색다른 젊고 유행에 민감한 브랜드로 새롭게 변신했다.


「컨비펠」, 스페인 「자라」 와 맞선다!!

시네마 자리였던 이곳은 총 면적 2천5백m² 3층으로 구성돼 화사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의 「컨비펠」매장으로 변신. 1천만유로(약 1백25억원)라는 거대한 액수를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에 투자한 「컨비펠」은 새롭게 구성된 타깃을 통해 올해 높은 매출 신장을 기약한다. 실제로 「컨비펠」의 사장 프랑코 마싸(Franco Massa)씨는 지금까지의 매출현황을 볼 때 이 매장에서만 연간 매출 2천만유로(약 2백50억원)는 충분히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컨비펠」은 ''제품의 생명은 디자인''이라는 신조로 디자인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남?여성?아동복 컬렉션을 통해 어느 한 타깃에만 집중되지 않고 0세부터 60세 이후까지 아주 저렴한 가격의 다양하고 패셔너블한 제품을 제공한다. 가격은 「자라」와 비슷한 수준이고 「H&M」보다는 약간 높다. 현재 국내에만 150개의 매장이 있고 이중 80개점은 본사가 직접 경영하는 직영점이다. 앞으로 밀라노 매장과 같은 이미지 변환의 「컨비펠」을 각 주요 도시에 오픈할 계획이다.

진짜 가죽보다 더 가죽 같은 패션 핸드백이 16유로(약 2만원), 부담없이 캐주얼과 코디할 수 있는 커다란 가방이 25유로(약 3만1천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잘 매치할 수 있는 최신 텍스타일 소재의 가방이 21유로(약 2만6천원), 많은 디테일로 화려한 파티용 핸드백이 29유로(약 3만6천원), 진짜 가죽백은 55유로(약 6만8천원), 손지갑 17유로(약 2만1천원)... 보세보다 더 싼집, 바로 「카르피사(Carpisa)」 제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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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가격 「카르피사」「지오첼리니」도

이탈리아 중.남부 지방에선 이미 큰 인기를 모은 핸드백 전문 브랜드지만 밀라노시장 만큼은 오랫동안 진입이 힘든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저가격 브랜드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높은 인기세를 타고 밀라노의 핵심 쇼핑거리중 하나인 두오모 광장을 사이에 두고 코르소빅토리오 엠마누엘레와 대각선으로 마주하는 비아토리노(Via Torino) 입점에 성공. 바로 맞은편에 「자라」와 「베르시카(Bershka)」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신장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제화라인에서도 아주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 이미 많은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지오첼리니」 또한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명브랜드들의 이미테이션 의류로 가득한 곳이 「자라」라면 당연히 제화부문에 있어선 「지오첼리니」가 있다. 여성화만을 취급하는 「지오첼리니」는 클래식 구두부터 운동화, 슬리퍼 등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들로 가득하다. 10유로에서 80유로(약 1만2천 ~ 10만원)대의 파격적이고 쇼킹한 가격으로 「지오첼리니」 매장은 언제나 많은 고객들로 분주하다.

이 밖에도 저렴한 이너웨어 「야마마이」는 10~30대를 겨냥해 런칭, ''이보다 저렴할 수 없는'' 파격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이너웨어의 기본적인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색상과 캐릭터, 무늬, 디테일로 선택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가격 낮추기 경쟁 어디까지? 우려도

「야마마이」는 「자라」 「H&M」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고품질 전략을 선보인다. 다양한 디테일로 장식된 여성용 슬립은 8~10유로(약 1만 ~ 1만2천원), 여성스러움을 더욱 강조한 push-up 브래지어는 18~23유로(약 2만2천 ~ 2만9천원), 신축성 소재의 심플한 톱과 팬츠 한 셋트는 불과 10~13유로(약 1만2천 ~ 1만6천원)면 충분히 장만한다.

중.저가격의 프랑스 화장품 「이브로셰」는 이러한 패션마켓의 흐름을 타고 가격을 좀 더 낮췄다. 또한 세일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프로모션 제품들과 파격적인 저가격으로 매출 올리기 작전에 가세했다. 프랑스의 저가격 의류 브랜드 「프로모드 (Promod)」는 비아토리노에 이탈리아 중.저가 브랜드 「시슬리(Sisley)를 마주보고 오픈,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보통 1주일에 한번씩 제품이 교체되고 저렴한 가격에 평일에도 이곳을 찾는 고객들로 붐을 이룬다. 지상 3층 규모로 3층에는 세일기간이 아니지만 재고상품들을 30~70%까지 할인하여 신나는 매출을 올린다.

하나의 유행처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무시해버렸던 저가격 브랜드들의 밀라노 패션시장 침투는 이미 그들의 높은 장악율로 콧대 높은 밀라노패션에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 브랜드에 의해 시작됐지만 지금은 이탈리아 국내 많은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본격적으로 가격 낮추기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패션관계자들은 최근 밀라노패션시장에 급속도로 몰려드는 저가격브랜드들로 인해 세계패션을 주도하는 밀라노패션에 대한 이미지를 한단계 낮추지 않을까 깊이 우려하고 있다.

(단위 : 1유로 = 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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