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겸비,'예슬이 구두' 만들다
esmin|14.07.14 ∙ 조회수 8,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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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故 박예슬양의 구두 디자인 스케치가 디자이너 이겸비씨의 손끝을 통해 세상과 만났다. 이겸비 디자이너(베이직하우스 「겸비」 슈즈 CD)는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던 예슬양이 중학교 때 그렸던 구두디자인 스케치를 토대로 2점의 구두를 제작 완성했다.
이 구두의 드로잉 스케치 2점은 아는 지인을 통해 이겸비씨의 손으로 오게됐는데 그 지인의 조심스러운 부탁은 "세월호 희생자인 예슬이의 드로잉중에 구두가 있는데 이를 실물로 만들어줄 수 있겠느냐"는 것.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던 예슬이가 남긴 유품중에는 어릴 적부터 그린 상당량의 그림들이 있었고 당시 이들을 모아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다('박예슬 전시회'는 지난 7월9일부터 서울 종로구 효자동 서촌갤러리에서 전시중이다).
이겸비씨는 이를 기꺼이 수락했다. 그렇지않아도 세월호 이후 웬지 못다한 숙제가 있는 것 같아 일이 잘 손에 잡히지않고 마음이 계속 먹먹해있던 터였다. 이 그림을 놓고 실물제작을 위해서는 그림의 '해석'이 필요했다. "만들어놓고 그림보다 예쁘지않으면 안될 것이고, 또 반대로 그림처럼 만들어서 신을수 없이 불편하면 안되겠어서 그림도 살리면서 최대한 고급스러우면서 편안한 구두를 만들려고 고민했어요." 이겸비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하이힐의 펌프스와 사이드오픈 핍토우 펌프스 두개의 구두를 만드는데는 열흘 정도가 소요됐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모두 「겸비」 샘플개발실에서 제작했다. 이 개발실에는 30년 이상 슈즈생산에서 경력을 갖고있는 2명의 전문가가 있어서 그림을 보며 함께 작업을 했다. "이 분들도 예슬이 얘기를 듣고 바쁜 일정 가운데 기꺼이 작업을 해주셔서 모두 보람있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지요."
발의 모형 라스트와 중창, 굽모양과 높이 소재 등을 정해서 두 장인과 디테일한 협의를 거쳤다. 무엇보다 구두의 소재, 패턴의 표현과 함께 기성화에 개발돼있지않은 새로운 조형미의 굽을 만들어내는데 중점을 뒀다. "예슬이가 감각이 있어서 그림을 보고 거기 맞는 소재를 찾을 수 있었어요." 두개의 구두중 한가지는 채색감을 보고 와닿는 소재감이 있어서 최대한 그 느낌을 살리는 소재를 찾아 적용했다. 블랙과 흑니켈 컬러가 믹스된 스케치는 금속적이고 메탈릭한 느낌이 잘 표현돼있어서 망사 소재와 메탈 소가죽을 레이저 펀칭해서 만들었고 또하나는 광택감이 강조돼있어서 에나멜 가죽과 어두운 실버 메탈릭을 이용해 발등의 장식을 만들어 작업을 했다고 했다.
이겸비를 통해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성된 이 두개의 구두이자 예슬양의 못다 이룬 꿈의 일부는 이 세상에 단 한개씩 밖에 없는 구두로 완성돼 현재 서촌갤러리의 '박예슬 전시회'에서 전시중이다. 이 전시회는 지난 7월9일부터 시작돼 앞으로 무기한 전시된다고 한다.
사진; 디자이너 이겸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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