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혜성 「보닌」시선 집중!
남성복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바이클럽(대표 조경태) 「보닌(VONIN)」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직영점은 지하 매장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자기 옷을 사러 온 남자, 선물을 고르는 여자, 그리고 커플들의 쇼핑까지 젊은층이 쉽게 쉽게 사 가지고 나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264㎡ 규모의 이곳에서 월평균 1억5000만원 정도면 가로수길 남성복 매장 가운데 최고 수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할인 행사를 할 때는 월 2억원까지 기록한다. 팔리는 아이템은 의류 60%, 잡화 40% 비중으로 액세서리 품목이 다양함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신사화부터 캐주얼 슈즈, 샌들, 스니커즈까지 쫙 깔린 신발에 먼저 눈길이 간다.
가격대는 5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면 괜찮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하나씩 집어 카운터로 향한다. 천연 소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스몰레더굿즈는 「보닌」에서 돋보이는 매출 키 아이템이다. 카드홀더가 1만9800원, 이탈리아 수입 가죽으로 만든 담배 케이스는 3만9800원이다.
비싸 봤자 10만원, 쉽게 쉽게 사 가니 매출 ‘쑥쑥’
일반적인 남성복 브랜드들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대의 제품이 매장에 사람들을 꾸준히 불러오는 요소다. 의류도 셔츠 3만원대, 재킷 10만원대, 바지 5만원대다. 베이직한 캐주얼부터 트렌디한 상품까지 다양하게 갖췄다. 여기에 속옷, 양말, 문구류, 선글라스 등등 남성들을 위한 상품이 다양하다.
“「보닌」이라는 브랜드가 있어?” 제도권에서 봤을 때는 아직 이름조차 생소하다. LG생활건강에서 나오는 남성 화장품 이름과 동일해 헷갈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화장품 「보닌」과 전혀 관계가 없고 온라인에서 뜬 남성 토털 브랜드다. 2001년부터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2년 10월 가로수길점 오픈과 함께 오프라인으로 뛰어들었다.
온라인 쇼핑몰(www.buyclub.com)에서만 연 130억원을 올리던 이 브랜드는 올해 오프라인 확장으로 200억원대를 바라본다. 「보닌」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 미아점과 중동점 2곳에 매장을 열면서다. 가로수길점을 오픈한 직후부터 유통업체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매장 사이즈나 수수료 등이 맞지 않아 몇 차례 고사하다가 이번에 합의점을 찾았다.
롯데 미아·중동점 오픈하자마자 매출 톱 3 진입
미아점은 174.9㎡, 중동점은 158.4㎡로 기존 내셔널 브랜드들보다 1.5~2배 규모가 크며, 수수료는 20%를 넘지 않는 조건이다. 「보닌」은 오픈 첫 달 매출이 점포별로 톱 3에 진입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중동점은 현재 남성복 조닝 매출 1위다. 매장을 추가하자는 유통 측 제안이 계속 들어오지만, 아직 계획은 없다.
오프라인 3개점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소비자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면서 서서히 늘려 나갈 생각이다. 여성복에서는 이미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섭렵한 「스타일난다」 「난닝구」 「나인걸」 등 성공 사례가 속속 등장했지만, 남성복 업계에는 이렇다 할 만한 브랜드가 없었다. 그런데 「보닌」이 나타나면서 리테일 브랜드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경태 대표는 “사실 롯데 중동점이나 미아점은 주요 점포가 아니잖아요. 알면서도 들어간 건 매장 사이즈 때문이었어요. 다른 점포에서는 이 정도 규모를 받기가 어렵다는 걸 아니까요. 여기서 매출이 나오면 메인 점포로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한 거죠. 그리고 솔직히 자신 있었어요. SPA 브랜드가 대세인데 이쪽 상권엔 그런 브랜드가 전무했고, 우리가 그 자리를 꿰찰 수 있겠다고 판단한 거죠”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無, MD 8명이 스피드 있게 상품 기획
「보닌」은 의류와 잡화 포함 90%가 자체 기획이다. 디자이너를 두고 하는 방식이 아니라 MD 8명이 팬츠, 재킷, 니트 등을 기획하고 프로모션 업체를 통해 생산한다. MD가 디자인까지 병행하는 셈이다. 현재 프로모션사 50여곳과의 협업으로 「보닌」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온라인 브랜드들은 동대문 시장 여기저기서 바잉하기 때문에 제품별 사이즈가 상이하고 프리 사이즈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보닌」은 자체 표준 사이즈표가 있다. 95/100/105사이즈를 내놓는데, 어떤 옷을 사더라도 표준 사이즈에 맞춰 나오기 때문에 사이즈 반품이 거의 없다. 또 모든 상품의 가격대를 원가의 2~2.5배수 정도로 책정해 경쟁력이 있다.
「보닌」에서 잡화는 빼놓을 수 없는 특화 상품으로 조경태 대표가 직접 핸들링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2001년 패션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신발부터 입문했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신발과 가방을 구색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고 각 의류에 어울리게끔 잡화를 구성해 구매단가를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 「보닌」의 매출 40%는 잡화 라인이 차지하고 있다.
‘특화상품’은 잡화, 전체 매출 40% 비중 차지
이 중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베지터블 가죽으로 만든 상품은 「라스트콜(LASTCALL)」이라는 별도 브랜드로 전개한다. 오래 쓸수록 자연스럽고 가죽 특유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소재와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라스트콜」은 제품마다 이탈리아 베라펠레 가죽협회의 인증서를 동봉해 준다.
장지갑·반지갑 7만9000원, 명함지갑 2만9800원, 벨트 5만9000원 등으로 가격 또한 저렴해서 인기가 있다. 앞으로 「라스트콜」은 홀세일 비즈니스를 병행, 단독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보닌」은 시계, 화장품 등까지 확장, 궁극적으로 남자들의 라이프스타일숍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오프라인 매장은 서울 명동, 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으로 알아보고 있다. 스트리트 매장을 10개 정도 확보, 전국 주요 상권에서 「보닌」을 만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남성복에서도 「스타일난다」 같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성공 신화를 이어 가는 브랜드가 탄생할지 눈여겨 보자.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