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랜드, 토털패션기업으로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4.06.01 ∙ 조회수 8,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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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경기 전망이 흐린 가운데 패션기업들의 신규 사업은 조심스럽다. 특히 연매출 500억원 내외의 중소업체들은 한 시즌 한 시즌 매출을 맞추는 것만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로 불황 속 기회를 노리는 업체가 있다.
바로 여성복 「무자크(MUZAK)」와 편집형 브랜드 「클리지(clizy)」를 전개하는 패션랜드(대표 최익)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매출 700억원을 달성한 데 안주하지 않고 패션산업 발전에 일조하는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올해 거침없이 신규 브랜드 사업에 도전한다. 올해 1000억원 고지를 넘겠다는 각오다.
이번 F/W시즌 패션랜드가 선보일 브랜드는 SPA형 브랜드 「아클림콜렉트(ACLIM COLLECT)」와 잡화 편집 브랜드 「발리발리스(balibarlis)」다. 지난 2005년 「무자크」를 론칭하고 10여년간 여성복에만 올인했는데, 이번 신규 브랜드 출범을 계기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연매출 1000억 목표, 거침없이 신규 도전
「아클림콜렉트」는 여성복을 중심으로 남성복과 아동복까지 더해진 토털 브랜드다. 베이직물보다는 감도 있고 트렌디한 패스트패션을 추구, 스페인의 「자라」와 같은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현재 업계내 실력있는 디자인 부장을 비롯해 상품기획팀 9명이 세팅돼 밑작업을 마쳤으며, 이후 30여명으로 충원해 파트별로 경쟁력 있는 디자인을 생산할 계획이다. 유통망은 대형쇼핑몰 중심으로 전개하는 가운데 가두점은 직영과 대리점을 병행한다. 올해 몇몇 직영매장 정도만 오픈해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클림콜렉트」의 주요 포인트는 패션뿐 아니라 문화를 편집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첫 시즌부터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니즈가 그쪽에 있는 만큼, 만들어 내는 것이 공급자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투자한다는 것이 최익 패션랜드 사장의 생각이다.
패션에서 문화까지 ‘복합문화공간’ 만든다
최 사장은 “우리 같은 중소업체에서 한꺼번에 100억원 이상 쏟아부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실패할 것이 두려워 주춤주춤 하다 보면 기업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 술에 배부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매 시즌 진화하는 모습을 선보이면서 완성해 나가자고 상품기획팀과 의견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발리발리스」는 잡화(가방, 신발) & 패션 액세서리(패션 주얼리, 14K 주얼리, 헤어 액세서리) 편집 브랜드다. 초반에는 바잉과 ODM 생산으로 가져가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제작까지 직접 하면서 좀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액세서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2030 여성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는 가운데 영·유아의 액세서리류도 전개, 미시층을 대거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발리발리스」는 철저하게 저가~중가 전략이다. 매주 신상품을 출시하고 한정 수량만 공급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옷의 트렌드 주기가 점차 짧아지는 만큼 액세서리도 그때그때 코디할 수 있게 제안한다. 그렇지만 가격대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구성해 쉽게 판매가 이뤄지게끔 맞추고 있다.
소비자 요구 있지만 브랜드 없는 ‘틈새’ 공략
「발리발리스」는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규모에 따라 상품MD를 다르게 적용해 작은 매장은 아기자기하게, 대형 매장은 다양한 잡화를 만날 수 있게 구성할 생각이다. 최 사장은 “액세서리와 잡화는 미래 시장이라고 하는데, 브랜드 제품은 가격 저항이 크고 저가형 제품은 퀄리티 낮은 중국산 상품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국내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KC 기준을 통과해 인체에 안전한 제품만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분명히 소비자 요구가 있음에도 마켓 내 적당한 브랜드가 없어 「아클림콜렉트」와 「발리발리스」를 론칭하는 만큼, 대기업이나 글로벌 브랜드들이 침범하지 못하는 틈새를 잘 파고들어 우리만의 영역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패션랜드는 올 초 온라인 쇼핑몰 ‘패션포유’를 인수한 바 있다. 앞으로 온라인 유통채널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고 온라인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미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패션포유’를 품에 안았다. 패션포유는 현재 「지오지아」 「올젠」 등 신성통상의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패션랜드는 패션포유의 기존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양사가 협업해 온라인 마켓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몰 ‘패션포유’ 인수, E-BIZ 사업 확장
이처럼 패션랜드는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여성복 중소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패션전문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이 회사의 강점이라면 최 사장의 성향처럼 원리원칙에 충실하면서 강한 추진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무자크」 하나로 180억원에 이르렀던 매출이 2010년 270억원, 2011년 400억원에 이어 2012년에는 「클리지」를 추가하면서 550억원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지난해 2개 브랜드로 700억원을 올리는 등 모두 경기를 탓할 때 오히려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으로 성과를 거뒀다. 최 사장은 “너무 무리한 확장 아니냐고 주변에서 우려하는 분들도 있는데, 지금까지 어음 한번 발행하지 않았으며 영업이익률을 10% 이하로 떨어뜨린 적 없는 건실한 회사다. 이번 신규 사업 또한 외형을 키우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기존의 수익을 재투자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니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요즘처럼 국내 패션기업들이 움츠러든 때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패션랜드의 새로운 도전에 더 관심이 가는지 모르겠다. 패션랜드가 과연 중소업체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패션비즈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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