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UP, '히스토리' 마케팅 눈길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4.05.02 ∙ 조회수 9,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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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웃도어와 스포츠 업계에서는 브랜드의 가치와 역사를 알리는 히스토리&헤리티지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오래도록 사랑받은 장수 브랜드들이 대표적이다. 초창기에 나온 오리지널 제품이나 스테디셀러, 유명인과 관련된 한정판 상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이템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

이 같은 히스토리 마케팅은 브랜드 고유의 역사, 정통성, 가치 등을 알리고, 브랜드만의 노하우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브랜드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고, 브랜드의 가치 증대와 고객 신뢰도 제고로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선호되고 있다.

MEH(대표 한철호)가 전개하는 93년 전통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전설적인 산악인들의 이름을 딴 상품을 헤리티지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레트로 시리즈’(Retro Series)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브랜드는 1921년 프랑스 샤모니 지역에서 밀레 부부가 열 명 남짓의 직원들과 함께 등산용 배낭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그 때 긴밀한 연락을 주고 받으며 기술 고문 역할을 겸했던 모리스 에르조그, 루이 라쉬날, 르네 드메송과 같은 전설적인 산악인들의 이름을 딴 헤리티지 디자인 상품들이 출시된 것.

박용학 「밀레」 마케팅본부 상무는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헤리티지를 알리는 것은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호감과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신흥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제품의 겉모양과 기술은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을지 몰라도, 브랜드가 지나온 유구한 시간과 그 시간 동안 고객들과 쌓은 유대까지 흉내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히스토리 마케팅의 강점을 설명했다.

알펜인터내셔널(대표 조인국)의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피엘라벤」도 히스토리 마케팅 대열에 참여했다. 브랜드의 창시자인 아케 노르딘(Ake Nordin)이 1960년대 그린란드 원정을 위해 개발한 소재 ‘G-1000’을 사용한 재킷의 디자인을 재현한 신상품을 출시했다. 초기 그린란드 재킷은 당시 매우 무거웠던 텐트 패브릭을 개선하기 위해 노르딘이 직접 개발한 소재로 재킷을 만들어 입은 것이 시초다. 이번에 출시된 그린란드 재킷은 G-1000 소재의 최신 모델이자 재생 폴리에스터와 유기면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내구성이 우수한 ‘G-1000 ECO’를 사용했다.

블랙야크(대표 강태선)이 선보이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는 1974년 미국에서 탄생했다. 알래스카로 탐험을 떠났던 미국 대학생들이 혹독한 아웃도어 환경에 대비해 직접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설립된 브랜드다. 박홍근 「마모트」 부사장은 "많은 소비자들이 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40년의 헤리티지가 담긴 「마모트」의 2014년 신상품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콜맨코리아(대표 김영무)의 「콜맨」은 1901년 창립한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웃도어 캠핑 브랜드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랜턴 ‘모델 넘버 200’의 패키지 디자인을 카우보이 테마로 새롭게 선보인 ‘시즌 랜턴 2014’를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전기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던 농촌에서 ‘어둠의 태양’이라 불리며 소중히 다뤄진 「콜맨」의 랜턴은 지금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다. 「콜맨」 관계자는 “2004년부터 매년 다른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콜맨의 시즌 랜턴은 캠핑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니크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꼭 소장하고 싶은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브랜드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박동문)의 「코오롱스포츠」도 런칭 초기 상징적인 제품이었던 텐트, 배낭, 침낭, 신발의 리에디션 제품을 비롯해 40주년 기념 컬렉션인 스페셜 에디션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2013년 40주년을 맞이했던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히말라야를 넘어 세계로'라는 제목의 사사를 발간하기도 했다. 책 속에는 「블랙야크」의 역사와 제품생산 공정, 본사직원 및 가맹점주 인터뷰, 사회 공헌 등을 수록해 브랜드가 지나온 40년의 시간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네오미오(대표 조용노)의 백팩 및 아웃도어 장비 브랜드 「잔스포츠」는 브랜드의 창립자 스킵 요웰(Skip Yowel)의 자서전이 국내에 출간되는 것을 기념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이벤트를 펼쳤다. 「잔스포츠」의 헤리티지 라인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과 함께 브랜드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이색 마케팅을 진행한 것.

히피 출신의 사업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자랑하는 스킵 요웰은 「잔스포츠」가 전세계 아웃도어 산업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4가지 요소로 히피의 순수함, 철저한 품질 검증,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자세, 지속적인 사회 환원을 꼽은 바 있다. 「잔스포츠」는 이번 전시와 스킵 요웰의 방문이 브랜드의 역사와 추구하는 방향을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한다.

세정(대표 박순호)의 스포츠 브랜드 「써코니」는 1983년 뉴욕 마라톤 우승자이자 1972년 뮌헨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인 뉴질랜드 중장거리 선수 로드 딕슨(Rod Dixon)의 트레이닝 슈즈를 재해석했다. 러닝화 ‘DXN 트레이너’(DXN Trainer)는 복고 감수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에 편안한 착화감과 미끄러짐 방지 밑창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휠라코리아(대표 윤윤수)의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90년대 운동화의 주류를 이루었던 농구화 중 대표제품이었던 ‘더 케이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한 '케이지 러너 14(Cage Runner 14)'를 선보인다. 발등 부분은 통기성이 뛰어난 메시 소재를 사용하고 두터운 밑창을 장착했으며 선명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다. 「휠라」 관계자는 “케이지 러너 14는 독창적인 패턴과 기술력으로 주목 받았던 헤리티지 제품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상품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디자인과 컨셉으로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 외에도 헤리티지&히스토리 마케팅을 활용하는 브랜드가 있다. 세정은 남성복 「인디안」의 40주년을 기념해 「인디안」의 역사와 정신을 내세운 '웰메이드 아카이브'를 런칭했다. 세정 관계자는 "40년간 최고의 품질을 고집해온 남성복 「인디안」의 장인정신과 브랜드 역사를 지켜나가겠다는 의미를 브랜드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웰메이드 아카이브'는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인디안」의 남성 티셔츠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인다. 첫 계절 상품은 과거 인기제품의 패턴과 소재를 활용한 여름 티셔츠 30종이다.

EFC(대표 정휘욱)의 「에스콰이아」는 53년 노하우를 담은 '1961 라인'을 출시했다. 이 상품군은 1961년 회사 창립 당시 손으로 일일이 봉합해 구두를 만들던 초심을 담은 '리얼 빈티지 라인'을 표방한다. 전통적인 구두제작 방법인 '굿이어 웰트 제법'을 적용해 접착제를 쓰지 않고 밑창을 실로 꿰맨 제품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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