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컨템 미니멀리즘’ 선봬
sky08|14.03.26 ∙ 조회수 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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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디자이너의 「르이(LEYII)」 가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줬다. 지난 25일 DDP에서 열린 「르이」 2014 F/W 는 설치 미술작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공간의 비움과 그 안에서 선과 면을 이용해 극도로 절제된 분할, 그리고 비율을 만드는 설치 미술작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착장들이었다.
이 디자이너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비움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이 채워지며 공(空)에서 생겨나는 또 다른 공간을 옷의 입체적인 패턴을 통해 「르이」만의 ‘컨템포러리 미니멀리즘’으로 풀이했다”라고 이번 컬렉션을 소개했다.
블랙과 화이트 아이보리 등 절제된 컬러, 무채색 팔레트의 코트로 출발한 착장은 셔츠와 팬츠, 케이프형 니트와 팬츠 등 쇼를 위한 연출이 아닌, ‘입을 수 있는 옷’에 집중해 무대를 채워갔다. 특히 시가렛 팬츠가 주목할만했다. 그 동안 저지 롱스커트가 「르이」에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던 만큼, 시가렛 팬츠가 그 다음 주자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다.
착장마다 선과 면을 라인으로 경계를 주며 디자인 요소로 표현했고 그레이 컬러로 쇼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채도 별로 그레이를 표현했다. 여기에 포인트 컬러를 통해 강약을 조절했다. 오렌지, 페일 핑크, 퍼플 등 순차적으로 컬러를 전개했고 컨셉에 충실한 간결한 구성으로 무대를 채웠다.
쇼가 끝난 뒤 객석을 빠져나오는 관객들은 비움과 채움을 오가며 설치미술의 코드를 패션에 접목한 이번 무대는 지나치게 차분했다는 평가다. 매 시즌 탄탄한 무대 구성으로 기승전결의 뚜렷한 스토리 굴곡을 만들며 흥미로운 쇼를 보여줬던 만큼, 관객들은 이 디자이너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이제 쇼를 위한 쇼가 아닌 '컬렉션'이 갖는 진정한 역할에 충실한 때인만큼 이 디자이너가 이끄는 「르이」에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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