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개시,동양네트웍스 향방

moon081|13.11.18 ∙ 조회수 5,950
Copy Link
지난 10월 1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네트웍스(법정관리인 김형겸)에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가 10월 17일자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며 향방에 관심이 높다. 초유의 '동양그룹사태' 속에서 '매그앤매그'와 '엔조이뉴욕' 등 신개념 리테일 사업을 진행해온 동양네트웍스의 사업 방향에 대해 패션 유통 전문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기업회생안이 입안되고 법원에서 어떤 협의와 승인을 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향방이 결정된다.

일단 패션유통가의 기대는 법정관리인으로 IT전문가인 김형겸 상무보(49세)가 선임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IT와 리테일이 접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예측한다. 김 법정관리인은 동양네트웍스의 등기이사로 동양시스템즈 IT서비스본부, SM본부, 그룹서비스 본부장 출신이다. (동양네트웍스는 지난해 7월 동양시스템즈의 전신인 동양정보통신(1991년 설립)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미러스’(2010년 설립)가 합병하면서 출범했다.)

동양네트웍스는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내부 노하우가 축적되지는 못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근접하기 위해 한일합섬을 인수해 「레주메」와「윈디클럽」브랜드를 전개했지만 '제조형' 브랜드 비즈니스에는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개념 리테일 사업인 '편집숍' 등 멀티브랜드 스토어에 대해 이미 3년여전부터 투자해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매그앤매그'다.

법정관리개시,동양네트웍스 향방 754-Image





국내 패션 마켓이 리테일 비즈니스로 급변하고 있는 시기에 '리테일 포커싱'을 위해 각 기업들이 이제부터라도 투자하려는 의지가 팽배한 가운데 '매그앤매그'는 3년동안 다양한 콘텐츠의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쌓으면서 이미 오프라인 매장만도 7개점을 전개하고 있다. 명동점과 가로수길점을 비롯해 국내 절대 유통 파워인 빅3 백화점측의 니즈로 함께 윈윈 모델인 롯데김포공항점, 현대중동점, 롯데 부산아쿠아몰점, 롯데 창원점, 신세계 충청점에서 활발한 영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빅3 백화점 모두에서 '매그앤매그'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도 이미 신뢰도있는 편집숍으로 검증받았다는 의미다.

지금의 한국 패션 마켓은 만들어놓고 판매할 곳을 찾던 제조형 머천다이징 시대에서 플랫폼과 콘텐츠 차별화의 리테일 머천다이징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매장’에 근간을 두고 출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리테일 비즈니스다. 소비자 지향과 매장의 역량 강화만이 패션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키포인트가되는 시대인 것이다.

최근 SPA 브랜드나 편집숍이 부상하고 있고,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곳을 보면 이러한 리테일 시대로서의 전환을 여실히 보여준다. 상품력의 기본기에 세련되고 독특한 인테리어 등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차별화, 편안하거나 유니크한 음악 등 고객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에 주력한다. 제조형 시대의 소비자가 ‘생활인’ 이었다면 리테일 시대의 소비자는 ‘쇼퍼(shopper)’이기 때문이다.

지난 30여년간 성장해온 한국 패션시장이 큰 전환기를 맞고 있고 가시적으로 보이는 매장의 환경 외에도 운영 방식이나 구성할 콘텐츠, 판매전략, 재고관리 노하우 등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받고 있다. 3년씩이나 투자해온 '매그앤매그' 사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시기다. 리테일 시대로 전환될수록 IT관련 노하우와 접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을 것이다. 동양네트웍스의 IT사업부와 유통사업이 연계해 큰 파워를 마련할 수 있는 시기에 만약 동양그룹 사태의 희생양으로 사라지고 만다면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동양은 지난해 KT커머스의 해외쇼핑 구매대행 사이트 ‘ 엔조이 뉴욕(www.njoyny.com)'을 인수해 온라인 쇼핑몰 사업도 전개했다. '엔조이뉴욕'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마케팅력만 담보된다면 충분한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동양네트웍스의 유통사업은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사업, 패션사업, 온라인 쇼핑몰사업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