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 피비필로, 끝의 서곡인가?
이번 리조트 컬렉션 역시 2014 S/S 컬렉션보다 훨씬 더 스포츠 감성이 강조된 ‘미니멀리스트 스포츠웨어(minimalist sportswear)’ 컨셉. 과거 「클로에」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명성을 날렸던 피비 필로가 몇해전부터 새롭게 연출하면서 친숙해진 ‘셀리니안(Celinian) DNA’로 대표되는 완성도 있는 테일러링,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은 심플하면서 슬릭(sleek)한 실루엣을 표현했다.
하지만 잘 정돈되고 이제는 친숙해진 「셀린느」만의 감성도 그다지 새로울 것 없어보이는 다소 성의없는 스타일링과 약간 과장된 볼륨에 평범한 듯한 디테일을 사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리조트 컬렉션의 그저 그런 룩은 「셀린느」를 가장 핫한 브랜드로 끌어온 피비 필로가 그동안 누려온 5년간의 헤게모니가 끝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케 한다.
2014년 리조트 컬렉션이 크리에이티비티의 부재를 보여줬다면 2014년 S/S 컬렉션은 억지스럽게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부자연스러움 때문에 그녀에게 실망하는 목소리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셀린느」 영입 후 지난 몇시즌 동안 성공적인 컬렉션을 보여준 피비 필로가 이렇듯 최근 두 시즌 보여준 컬렉션은 새로운 것에 늘 목말라하는 패션계의 특성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평가다(그 중 몇몇 가죽 아이템이나 슈즈는 아직도 패션 레이다에 잡힐만큼 매력적이었지만).
그동안 「셀린느」의 성공적인 부활을 이끌어온 피비 필로가 호사가들의 크리틱을 뒤로 하고 과연 2014년 A/W 컬렉션을 어떤 식으로 이 시대의 감성에 부합하는 영향력있는 브랜드로 만들지 두고 볼 일이다. 아니면 ‘손뼉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셀린느」를 이 시대에 가장 핫한 브랜드로 일구어낸 피비 필로가 이제 그만 손을 떼고 2011년부터 말이 오갔던 LVMH그룹 「루이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마크 제이콥스의 대를 이어가는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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