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이단아 ‘문승지’ 주목!
“아이디어요? 전 ‘뉴스’를 보며 얻어요.”
매스컴에 등장하는 사회적 이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하는 젊은 신예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가 전세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유기견, 동물 학대 등의 사회적 문제를 작품으로 표현해 낸 ‘고양이 터널 소파’는 2012년 여름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을 비롯해 미국 로이터 통신, LA 타임스 등 유명 매체에 연이어 소개됐다.
산업 쓰레기 양산이 심해지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제작한 ‘포 브라더스’ 의자는 지난봄 「H&M」의 프리미엄 라인 「COS」의 전 세계 50여 개 매장 윈도에 진열되며 이슈를 뿌렸다. ‘메세지’와 ‘스토리’로 디자인에 접근하는 남다른 그의 철학과 미니멀하고 심플한 제품의 미학은 그 자체로 타 제품과는 차별화된다. 이제 24살, 어린 나이지만 그가 펼쳐내는 작업물에는 깊이와 개성이 함께 녹아 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매일 푸른 바다를 보며 더 넓은 곳에서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고 기회가 많은 서울로 가자고 결심했고, 계원조형예술대학교에 재입학해 감성경험디자인을 공부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로이터통신 등 연일 보도
졸업 작품으로 친구들과 함께 만든 고양이 터널 소파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사는 사회 트렌드와 더불어 실용적인 공간활용 비법이 눈에 띄는 작품으로 매체에 소개됐다. 개인 홈페이지(www.munseungji.com)에 올려 놓은 것을 본 관계자가 기사화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COS」와의 콜래보레이션 과정도 흥미롭다. 친환경,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COS」는 그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진 ‘포 브라더스’ 의자를 보고 러브콜을 했다. 스웨덴 본사에 직접 갈 시간도 비용도 없던 그를 위해 「COS」는 실질적인 만남 없이 모두 이메일과 전화로 의사소통을 했고 계약까지 진행됐다. 상품에 갖는 신뢰가 무한했기 때문이다.
‘포 브라더스’는 합판이 세계적으로 2400mm×1200mm 사이즈 한 가지로 규격화돼 나머지 나무는 잘린 후에 쓸모가 없어지는 점에 착안해 버려지는 나무가 없도록 만들어진 조립형 의자다. 그는 “합판에서 버려지는 게 60%예요. 산업 쓰레기 문제가 대두됐을 때라 이 합판을 가지고 버려지는 것이 일절 없는 제품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전한다.
‘포브라더스’ 의자에 지속가능 패션 기업 러브콜
「COS」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시작으로 그는 최근 국내 니트 디자이너 브랜드 「크로쉐」와도 협업을 진행했다. 「크로쉐」의 옷걸이와 소품 집기를 제작해 신진 디자이너를 인큐베이팅하는 공간인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코인코즈」 플래그십스토어 2층에 전시했다.
가구 디자이너인 그가 패션 브랜드와 코워크하게 된 것은 ‘소통’을 중시하는 마인드에서 비롯됐다. 그는 바쁜 일정에도 패션 • 그래픽 •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 • 아티스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에 빠지는 법이 없다. 적극적으로 그들과 만나고 정보를 공유한다.
그는 “어떤 인테리어 집기, 소품 등을 쓰느냐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개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구 디자이너끼리 만나면 경쟁을 하게 되지만 가구와 패션이 만나니 시너지가 커지더라고요. 다양한 분야와 끊임없이 코워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COS」 매장과 코워크, 윈도 메인 DP로
아티스트로서 개인 작업에 몰두해 온 그는 최근 이를 비즈니스화한 브랜드까지 런칭했다. 지난 6월 런칭한 애견 펫 퍼니처 「엠펍(m.pup)」이 그것이다. 홈페이지에 개인 작업으로 진행한 ‘고양이 터널 소파’나 강아지집이 접목된 ‘비 위드 소파’ 등의 사진을 올려놨는데, 이에 대한 사람들의 문의가 많았던 데서 비롯됐다.
그는 애완동물의 존재 가치가 커지면서 펫 전문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풀어내도 승산이 있겠다 생각했다. “특히 디자인과 친숙한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가구를 단순한 생활품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정서적 물건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시장 가능성을 캐치하고 친형제와 다름없는 같은 학교 출신 김민기 대표와 함께 민앤문스튜디오(공동 대표 김민기 • 문승지)를 오픈하고 1년간의 준비 끝에 「엠펍」을 선보였다. 브랜드 런칭에 필요한 자금은 중소진흥공단에서 청년 창업 지원을 통해 충당했다.
사회적 이슈서 아이디어 얻어 ‘감성 스토리’ 만들다
「엠펍」은 런칭하자마자 갤러리아백화점의 애견 전문 편집숍 펫부티크, 텐바이텐, 1300K, 현대H몰, 갤러리ODEA 등에 입점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엠펍」은 확실한 시그니처 아이템에 집중해 효율을 높여갈 예정이다.
문 디자이너는 “상품과 아트워크를 헷갈려 하는 디자이너가 많은 것 같아요. 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혀 다른데 말이죠”라고 명확한 주관을 표현한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브랜드에 대해 “기존에 제가 해 온 디자인과는 또 다른 접근 방법, 제작 방식, 구매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까지 고려해 「엠펍」을 진행하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개인 작업물과 브랜드 전개라는 두 가지 일은 사실 매우 다른 일이다. 이를 병행하면서 과연 유연한 감각을 가질수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물론”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1차적으로 한국에서 기반을 잡은 후 내년이나 내후년에 미국 • 유럽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텐바이텐 등 입점, 「엠펍」 통해 펫 퍼니처 시장 공략
“저는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영어도 할 줄 몰라요. 부유한 집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해외 생활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경험이나 실력도 턱없이 부족하죠. 그저 ‘객기’ 하나로 하고 싶은 것을 하나하나 해나갈 뿐입니다”라며 문 디자이너는 자신의 넘치는 ‘패기’를 ‘객기’라 낮췄다.
사회적 이슈에서 영감을 얻어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스킬도,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유연하게 대할 줄 아는 애티튜드까지 겸비한 문 디자이너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그가 ‘객기’라 칭한 넘치는 ‘열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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