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펑크패션 전도사 ‘바조우’!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13.09.05 ∙ 조회수 2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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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박종우. 펑크패션 브랜드 「99%IS-」를 전개한다.

영국의 전통 있는 브랜드 「매킨토시」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 변신을 시도했다. 그 변신의 주인공은 바로 「99%IS-(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의 디자이너 바조우(BAJOWOO, 한국명 박종우)다. 그는 도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다.

「MACKINTOSH remade by 99%IS-)」 콜래보레이션 상품이 지난 7월 20일 도쿄의 도버스트리트 긴자에 진출하면서 그는 ‘최초로 도버스트리스에 진출하게 된 한국인 디자이너’로 기록됐다. 레이디가가와 크리스 브라운 등 아티스트들도 그의 옷을 입고 뮤직비디오와 무대에 등장한다. 브랜드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 더구나 독특한 컨셉의 브랜드들이 차고 넘치는 도쿄에서 요즘 그는 가장 주목받는 영 디자이너다.

블랙컬러와 스터드를 상징하는 그의 옷은 펑크 테이스트를 바탕으로 한다. 펑크 패션 스타일을 모드 감성으로 표현해 하이 스트리트 패션을 연상케 하는 바조우의 디자인은 옷이라기보다 마치 작품에 가깝다. 오리지널 스터드를 제작해 핸드 메이드로 옷에 장식하고 펑크 문화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세계관을 패션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그는 진정한 펑크 마니아이기도 하다.


도버스트리트 진출한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번 시즌이 세 번째인 신인 디자이너지만 그의 가치관은 누구보다도 성숙해 있고,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졸업반 학생으로 내년 졸업과 동시에 2014년 S/S 도쿄 컬렉션 참가도 결정됐다. 그가 패션 디자이너로서 도쿄를 베이스로 활약하게 된 배경과 브랜드 스타트 스토리, 세계관, 「매킨토시」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된 이유 등 디자이너 바조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여름 소나기가 쏟아지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곳으로, 그가 처음 브랜드를 만들어서 매장에 둔 ‘페이크 쇼룸(FAKE SHOWROOM)’에서 바조우를 만났다. 펑키 스타일의 머리에 짙은 아이라인과 섀도의 인상적인 블랙 컬러가 어울리는 그는 누가 봐도 패션 피플이었다. 그는 스태프들과 회의 중이었다.

도쿄에서 오랜만에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서로 주고받은 후의 대화는 줄곧 일본어로 진행됐다. 그의 브랜드 「99%IS-」는 「페이크도쿄(FAKE TOKYO)」라는 어패럴 브랜드 내에서 전개한다. 「페이크도쿄」는 가장 도쿄스러우면서 디자이너와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 감성을 백업하고 있는 바조우의 파트너이기도 한 회사다.


펑크 마니아서 「99%IS-」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도쿄의 패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페이크도쿄」는 비주얼이 강한 해외 아티스트나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숍으로도 유명하다. 이 「페이크도쿄」와 바조우의 만남은 시부야의 인디밴드들(펑크)의 라이브클럽에서 시작된다. 그는 강렬한 펑크 마니아다. 초등학교 시절 한국의 인디밴드 ‘크라잉넛’을 동경하면서 펑크 뮤직에 흥미를 갖게 된 바조우에게 펑크 문화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치관이자 잣대가 됐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도 펑크 뮤직에 빠져 라이브를 쫓아다녔고, 인디밴드와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의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이후 펑크와 록의 본토인 영국으로 건너가 그들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다시 한 번 인생의 변화를 맞았다. 펑크와 인디밴드 마니아 문화가 더 발달한 도쿄로 거점을 옮겨 정착한 것이다.

그는 시부야 클럽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펑크를 하는 주변 사람들의 의상을 제작하게 됐고, 그렇게 노하우를 쌓으며 본격적인 브랜드 런칭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2011년과 2012년 레이디가가가 일본에 왔을 때 그의 브랜드는 급 유명세를 탔다. 그녀가 「페이크도쿄」 매장을 방문했다가 그 속에서 「99%IS-」 스터드 의상을 발견하고, 바조우에게 프라이빗으로 의상을 오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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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도쿄」서 레이디가가 눈에 띄며 급 유명세

그의 디자인은 기존 스트리트나 펑크 패션의 요소를 가미한 하이 패션 감각의 아이템들로 구성됐다. 특히 처음 컬렉션에서 선보인 아이템은 레저에 오리지널 스터드 아이템을 메인 장식으로 활용해 독자적인 관점의 스트리트 패션과 펑크 패션을 믹스한 새로운 세계관을 표현했다.

「페이크도쿄」의 PR 담당자는 “유능한 디자이너라도 처음 컬렉션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코디네이션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은데 바조우는 처음부터 풀 코디에 완벽한 스타일링을 추구했다”고 전한다.

그는 디자인을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다. 이를테면 셜록 홈스를 대상 인물 컨셉으로 정하면 셜록 홈스에 관한 인스프레이션을 받기 위해 그는 모든 것을 섭렵한다. 관련 영화는 물론 실제 셜록 홈스가 걸어 다닌 거리, 공간, 분위기, 소리 등 오감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영국에 가서 느낀 감정들을 모두 디자인에 반영한다.


스트리트 패션 + 펑크 가미된 하이패션 감각 아이템

또 방문한 영국의 구제옷 가게에서 우연히 100년 된 전통 코트를 발견하고, 그 옷을 해체하고 재해석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펑크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펑크 하이앤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의 컬렉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스터드다.

그의 상징이기도 한 스터드는 처음에 제작을 거부하는 공장이 대부분이었다. 오리지널 스터드를 만들어 내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며 많은 시간을 소요해 결국 한국에서 한 공장을 찾아냈고, 이미지에 맞는 오리지널 스터드가 탄생했다. 깔끔한 마무리 작업을 위해 한 벌의 옷을 다 제작한 다음에 스터드를 장식하는데, 이를 위해서 그는 완성된 옷을 다시 해체한다.

스터드 안쪽에는 그의 브랜드 이름이 새겨져 있다. 다루기 힘든 가죽 옷에 정말 깔끔한 마무리 작업은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작업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이 여태까지 그와 콜래보레이션을 원한 많은 브랜드들과 패션업계 사람들, 스타일리스트들은 물론 아티스트들이 그의 작품을 모노즈쿠리, 즉 정교하면서 임펙트 있는 하이 펑크 패션으로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펑크 패션 상징 오리지널 스터드 장식 포인트

그가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첫 번째 컬렉션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전설의 신발 브랜드 「조지콕스(GEORGE COX)」의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지 콕스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다. 조지 콕스와 꼭 한 번 콜래보레이션하고 싶다는 바조우의 바람은 이루어졌고, 2012년 S/S 첫 레저를 중심으로 한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후 한국의 편집숍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그의 옷을 선보였고, 우연히 미국의 유명 편집숍 ‘오프닝 세리머니’ 관계자의 눈에 띄면서 뉴욕에도 진출하게 됐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상품을 찾는 바이어들에게 그의 옷은 정말 신선했다. 옷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아주 섬세하고 정교하면서 파워풀한 펑크 스트리트 스타일이지만, 전체적으로 스타일링해 보면 고급스럽게 표현된 펑크 스타일의 옷이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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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존의 유명 브랜드들이 그에게 콜래보레이션을 하자고 요청해 온다. 「DISSBORN」 「CHRISTIAN DADA」 「UNDERGROUND」 등이 그 예다. 지난 6월 말에는 「꼼데갸르송」에서 꼼데갸르송 셔츠 콜래보레이션 의뢰도 들어왔다. 셔츠에 스터드와 안전핀으로 장식한 리메이크 스타일을 보고 「꼼데갸르송」의 디자이너 가와쿠보레이도 그의 재능을 인정했다.


「조지콕스」 등 브랜드들과 다양한 콜래보레이션

지난 7월 20일 도버스트리트마켓 4층 「매킨토시」 에리어에서 첫선을 보인 「MACKINTOSH remade by 99%IS-)」는 바조우가 특수 제작한 스터드를 매킨토시의 코트에 핸드메이드 작업으로 장식한 리메이크 컬렉션이다.

멘즈 아이템 중 스탠드 칼라가 특징인 코어 상품 「DUNKELD」 모델 , 트렌치코트 타입의 「COATBRIDGE」 모델 등 모두 7개 스타일을 전개했다. 가격대는 18만9000엔(약 220만원)~27만3000엔대(약 320만원)로 고가지만 벌써 좋은 반응을 보여서 다음 시즌에도 계속 작업하기로 했다.

그동안 스터드의 컬러는 실버가 기본인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특별히 그의 개성을 발휘해 활용한 여성 코트의 블랙 스터드와 골드 스터드 장식이 재미있다. 바조우는 「매킨토시」와의 프로젝트를 위해 기존 「매킨토시」 고객층은 물론 그 고객들이 선호하는 컬러와 스타일을 조사하고 연구한 후 타깃에 맞게 장식했다고 전한다.


「매킨토시」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코트 시리즈를

또 그는 이번 리메이크 작업에 대해 “펑크록과 젠틀맨이 악수하고 있는 이미지, 정반대의 이미지이지만 둘 다 영국이 출발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긴 역사를 지닌 「매킨토시」는 리메이크를 해도 절대 흔들림 없는 브랜드의 강함(세계관)을 느꼈다”고 말한다. 이 리메이크 코트 시리즈 역시 벌써 좋은 반응을 보여서 다음 시즌에도 계속 작업할 예정이다.

「99% IS-」 브랜드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바조우는 “일반 사람들이 흥미 없어 하는 1% 문화, 그 문화에 나 자신과 내 주변 사람들은 99%로 살아가고 있다”라고 대답한다.

브랜드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하지만 정말 많은 브랜드 속에서 진정한 브랜드를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99% IS-」가 돋보이는 이유다. 그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을 때 인터넷을 뒤지면 원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그 정보는 공통된 것이고, 누구나 알고 있는 정보다. 더 이상 특별할 것도 없고 다를 것도 없다. 패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라고 이야기한다.


펑크 문화 열정이 패션 통해 리얼리티로 반영

브랜드들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그는 아무나 찾기 어려운 극소수의 특별한 존재다. 리얼리티, 즉 본질을 추구하는 그의 진정한 디자이너 감성에 여러 브랜드들은 반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맞춰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유행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하는 바조우.

무엇보다 그의 재능과 능력은 펑크 문화에 대한 동경과 열정이 있었기에 빛을 볼 수 있었다. 노력과 재능을 떠나 본질을 향한 그의 열정은 한국 디자이너에게 또는 기업에도 강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99%IS-」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면 그는 어쩌면 100%에 다가가고 싶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100%를 부정(반항)하고 자신의 꿋꿋한 세계관을 지키면서 1% 자신의 팬, 펑크를 사랑하는 주변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고, 그것이 전부인 바조우. 펑크와 언더그라운드 세계를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진정한 디자이너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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