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원 캣워크투사이드워크 사장 & 김은희 부사장
美 여성 컨템포러리 5400억원 성공 스토리
-|13.06.03 ∙ 조회수 8,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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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건의 이메일과 통화 끝에 이들 부부를 직접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아직 인터뷰할 수준이 아니라며 극구 사양하던 강경원 & 김은희 패션 커플이 패션비즈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캣워크를 상징하는 런웨이 패션부터 스트리트 패션까지 모든 패션을 의미하는 ‘캣워크투사이드워크(catwalk to sidewalk)’가 회사명이며 이들이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는 「로빈케이(Robin K.)」 「벨라트릭스(Bellatrix)」 「플리오네(pleione)」 세 개다.
미국 내 매장만 7000개, 유럽과 캐나다에 1000개로 총 8000개의 매장에서 이들이 만든 브랜드가 팔린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의 컨템퍼러리 우븐 라인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고수하고 POV(Point of View) 조닝에서는 전체 여성 브랜드 중 톱 10 안에 랭크된 브랜드를 전개한다.
이 회사는 연간 5000개 이상의 뉴 스타일을 만들고 400만장의 제품을 출시한다. 지난해 1억5000만달러(1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2억달러(2400억원), 2년 내에 4억5000만달러(54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벨라트릭스」와 「플리오네」를 런칭하면서 매장이 지난 2009년 2500개에서 8000개로 증가했다. 영캐주얼 브랜드 「로빈케이」의 제품력을 바이어들이 신뢰하며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요구했고 2009년과 2010년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컨템포러리 미시 브랜드를 연속 런칭하며 현재는 이 두 브랜드의 미국 내 인지도가 더 높다.
「벨라트릭스」 브랜드 미국 셀럽 100명 입어~
연간 100여명의 미국 영화배우와 가수 MC 탤런트 홈쇼핑 호스트들이 이 회사의 옷을 입고, 노드스트롬은 물론 블루밍데일즈(Bloomingdale) 메이시즈(Macy’s)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y) 어번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 등 미국의 A급 유통망에 이들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홀세일이 특성인 미국 마켓은 각 리테일에서 OEM 요청을 할 때가 많지만, 캣워크투사이드워크사의 브랜드들은 자신의 라벨로 판매한다.
현재 미국 내에서 40%를 생산하며 60%는 한국을 포함한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남미 등 7~10개국에서 글로벌 소싱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마켓에서 당당히 코리안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강경원 사장과 김은희 부사장은 40대의 젊은 커플이다. 1999년 8.3㎡(2.5평) 사무실로 시작해 15년 만에 1만4190㎡(4300평) 사옥을 마련,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냈다.
“홀세일 마켓인 미국에서 세일즈랩(POWER TRADING USA)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했지요. 1999년 미국 LA의 의류 시장은 거의 한국의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을 옮겨 놓은 것과 같았어요. 물론 지금도 별반 차이는 없지만 저는 주류에 도전하고 싶었지요.” 초창기 시절부터 말문을 열었다.
패션 사업 15년 만에 8000개 매장 확보
“미국 직원 3~4명을 채용해 LA시장에 있는 물건을 미국의 주요 유통에 대행해서 팔기 시작했는데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팔아주다 보니 스타일과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2004년 패턴과 제품 생산에 경험이 많은 제니(김은희 부사장)가 필요했고 제니 부사장이 다니던 패션 회사를 그만두고 저와 함께 만들어낸 브랜드가 「로빈케이」입니다”라며 강경원 사장이 본격적인 패션 회사로서의 스타트를 2004년으로 설명한다.
“빌리(강경원 사장의 영어명)가 먼저 패션 사업을 시작했고 저는 디자인스쿨인 FIDM을 졸업하고 패턴 오피스에서 첫 직장을 잡았어요. 그런데 아직 유학생 신분이었고 거의 급여를 안 주는 거예요. 결국 몇 달 만에 일을 그만두고 패턴 레슨을 1년 이상 받아 팝스타라는 회사에서 2년간 패턴 메이커와 디자이너로 일을 했답니다. 그 후 모니카패션에서 MD로 일하다 2004년부터 합류하게 됐지요.”
미국 패션 회사에서의 패턴과 디자이너 머천다이저로서의 경험이 발판이 된 결과다. “저는 옷을 만들고 빌리는 우리 옷을 미국의 리테일 유통에 소개해 판매해요. 「로빈케이」 「벨라트릭스」 「플리오네」에 이어 작년에는 「벨라트릭스 블랙라벨」을 런칭하며 다양한 레인지에 도전하고 있어요.” 김은희 부사장의 피력이다.
제니, 패턴 메이커 & 디자이너로 패션계 입문
한국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패션을 공부하며 천생 디렉터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제니와 달리 빌리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패션 사업을 하게 됐다. 낡은 봉제공장의 귀퉁이에서 패션을 시작한 빌리의 전공은 컴퓨터였고 졸업 후 롯데백화점 전산실에서 근무했다.
“실은 초등학교 4~5학년 때부터 작사 작곡을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어요. ‘사랑과 평화’의 리드 싱어 이병형(제주도 ‘무인카페’로 유명해짐)과 그의 동생 이병원(음치클리닉 운영), 유재하 박학기 등 음악계 선후배들과도 가까이 지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부모님들이 그러하듯 제가 음악하는 것을 싫어해서 적성과 상관없는 컴퓨터를 전공한 것이죠. 그런데 전산실 근무 2년도 채 안 돼 넓은 세상을 보고 싶더라고요. 퇴직금으로 항공권을 사서 캐나다로 떠났지요.
뮤지션 꿈꾸던 빌리, 패션 CEO로 변신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처럼 2~3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했지만 미국 콜로라도에 갔을 때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 산타모니카 칼리지에서 할리우드에 있는 MI(Musician Institute)로 편입을 하기도 했죠. 당시 현재 한국 최고의 뮤지션을 인정받고 있는 가수 이은미와 박정현, ‘나는 가수다’의 강수호를 비롯해 김덕윤 작곡가, 스페셜 기타리스트 타미 등과 교류했어요.” 뮤지션을 꿈꾸던 그는 지금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산타모니카 대학에서 공부하던 후배가 FIDM으로 편입한 뒤 그에게 소개해준 사람이 현재 비즈니스 파트너인 그의 와이프다. “강수호씨와 한국에 같이 들어갈 기회가 있어서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귀국을 했으면 지금 음악을 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제니의 패션 공부가 1년 정도 남아 있었고 공부 마칠 때까지 1년만 기다리자, 먹고살아야 하니까 일을 한 것이 바로 세일즈랩회사였던 거지요.”
모든 회사들이 그렇듯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품질이었다. 스타일은 좋은데 품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를 도와주는 거래처들에 같이 살자는 좋은 마음으로 어느 정도의 하자(클레임 요소)를 인정해 줬던 게 회사의 품질을 떨어트리게 된 이유가 된 것. “협력업체들에 저 회사는 어느 정도만 해도(대충해도) 넘어가 주는 회사가 돼버리는 순간 ‘저질 품질’이 나오기 시작한 거죠”라며 어려웠던 시기를 말한다.
‘풀서비스’ 시도해 바이어 신뢰 얻어
결국 이것은 캔슬과 클레임으로 연결됐고 회사가 힘들어지게 됐다고 한다. 그때 시도한 것이 풀서비스다. 바이어가 돈을 많이 지불해도 받지 않고 받을 만큼만 받았다. 순간적으로 많이 받으면 좋지만 원가가 비싸면 결국 판매가가 비싸져 덜 팔리게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좋은 품질에, 알맞은 가격 그래서 잘 팔리니 다시 바이어들이 이들을 찾았다. 리테일 거래처(백화점)의 세일까지 생각하는 풀서비스 시스템이 오늘날의 이 회사를 있게 했다.
좋은 품질만이 살 길이라는 모토 아래 거래하는 모든 파트너들에게 품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같이 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결국 같이 갈 벤더와 같이 못 갈 벤더가 나눠지는 것을 경험했다. “당시 뜻을 같이한 벤더(중국 한국 베트남 등등)들은 다행히도 현재의 세계적 악조건하에서도 비즈니스를 잘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
이번 가을에 사옥을 리모델링하고 미국 내 TV커머셜 등을 통한 과감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리테일 안에서 만족해왔다면 이제는 브랜드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특히 우리는 톱 의류, 블라우스와 니트, 재킷 등에 강합니다. 중국 마켓에서 충분한 경쟁력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함께 윈윈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힌다.
**패션비즈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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