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건 꼬망스 대표 & 강민주 전무
꼬망스 등 4개 브랜드로 키즈 패션 디자인하우스를!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3.05.03 ∙ 조회수 12,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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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약수동 사옥 1층 매장에서 만난 김성건 꼬망스 대표와 강민주 전무. 부부는 들어오자마자 숍매니저에게 이번 S/S시즌 상품 반응을 체크하고 행거에 걸린 옷들을 정돈한다. 늘 하는 익숙한 일인 듯 손놀림이 빠르다. 이 회사 역사와 함께한 「꼬망스」를 올해 새롭게 리뉴얼했는데 현장에서 매출이 잘 나온다는 말을 듣고서 표정이 밝아진다. 매장이 깔끔하게 정리되자 이제 됐다는 듯 인터뷰에 응한 두 부부는 올해 드디어 연매출 1000억원대의 아동복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을 뗀다.

몇 해 전 인터뷰를 요청할 때는 아직 때가 아니라며 겸손하게 사양했는데 1000억원대로 도약한 지금, 이제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3년 전부터 이를 목표로 했지만,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그 시기가 조금 늦춰졌다. 그 와중에 「모다까리나」까지 인수해 프렌치 감성의 캐주얼 「꼬망스」를 비롯해 유로피안 컨템포러리 「페리미츠」, 7~17세를 위한 모던 룩 「레노마주니어」, 러블리한 여아 전문 브랜드 「모다까리나」 등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1985년 남대문시장에서 매장 하나로 시작한 아동복 사업이 이렇게 커진 것을 뒤돌아보면 부부는 감회가 새롭다. 김성건 대표, 강민주 전무 둘다 2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아동복 도매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강 전무의 큰언니(강장옥 밤비인터내셔날 감사)가 남대문에서 아동복 장사를 하고 있어 그 영향을 받았다. 옷을 좋아하는 강 전무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이 잘 팔리자, 남편한테 함께하자고 제안해 여기까지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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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유명 아동복서 1000억원대 기업으로

그래서인지 김 대표는 오늘의 꼬망스는 강 전무가 만든 것이라고 공을 돌린다. 강 전무는 “어릴 때부터 예쁜 옷만 보면 눈이 돌아가고, 지금도 디자인할 때 가장 즐겁고 흥분된다”면서 “그렇지만 기획만 할 줄 알지, 회사 운영은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김 대표가 없었다면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둘의 업무는 정확히 나눠져 있다. 강 전무가 디자인실을 총괄하고, 나머지 부서는 김 대표가 관리하고 있다. 1년 전에는 일본에서 공부한 아들이 부모 뜻에 따라 기획실 MD로 들어왔다. 김호준 「모다까리나」 MD파트 주임, 경영 2세라고 특별한 혜택을 주기보다는 밑바닥부터 업무를 익혀 실력을 키우면 가업으로 이 회사를 잘 이끌어주리라 믿는 김 대표는 아들을 천천히 트레이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강 전무의 집안사람들이 감각이 좋은 것 같다. 아들도 엄마를 닮아 옷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난다”고 말한다. 8남매 중 일곱째인 강 전무는 특별히 디자인을 배우지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과 현장에서 부딪치며 쌓아온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강장옥 감사 • 강진영 디자이너家 ‘패션 패밀리’

강 전무의 맏언니는 아동복 「밤비노」를 전개하는 밤비인터내셔날의 강장옥 감사고, 바로 밑에 동생이자 막내가 강진영 전 오브제 사장이다. 재능이 뛰어났던 동생을 뒷바라지하느라 강 전무는 자신을 희생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보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생이 해외서도 인정하는 디자이너로 명성을 날리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김 대표와 강 전무의 피땀이 어린 꼬망스에는 젊은 사업가 부부의 열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남대문에서 장사할 때 하루 2~3시간밖에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일했다. 하지만 당시는 돈 버는 재미가 쏠쏠하던 시절이다. 하루 매출 100만원씩(80년대의 100만원이면 지금으로 따지면 1000만원 정도다) 현금 뭉치를 들고 귀가할 때의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웠을지 짐작된다.

강 전무는 “아직도 처음 디자인했던 옷을 기억한다”며 “체크무늬 남아 바지와 초록색 티셔츠였는데 계속 오더가 들어와 아이템당 3만장씩 팔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렇게 장사하다가 떼돈 벌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백화점에서 입점해 달라는 요청이 와도 거절했는데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짓는다.

도매시장서 ‘디자인 예쁜 집’으로 유명세

수백 개의 아동복 매장이 쭉 늘어선 남대문에서 유독 디자인이 예쁜 곳으로 유명세를 탄 꼬망스. 고급스러운 유로피안 스타일의 옷, 럭셔리한 꼬마 신사, 숙녀복은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였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전후로 시장의 환경은 180도 달라졌다. 경기가 나빠지자 도매 장사는 타격이 바로 왔다. 여기에 대형마트 성장과 함께 중저가대 유아동복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김성건, 강민주 부부도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김 대표는 2002년 제도권 진입을 결정하고 홈플러스에 「꼬망스」를 입점시켰다. 회사의 모든 시스템을 브랜드 경영에 맞춰 만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지만 매출이 따라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제도권 진출 5년여 만에 제2의 브랜드 「페리미츠」를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베이직한 캐주얼, 정형화된 아동복 브랜드와 완전히 차별화한 컨템포러리한 디자인이 주효했다. 그리고 마트 중심의 영업을 백화점과 가두점으로 확장하기 위해 2010년 「레노마주니어」를 런칭했으며 온라인 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모다까리나」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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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김 대표 & 디렉터 강 전무 ‘찰떡궁합’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기획했던 「모다까리나」는 바이어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내 오프라인까지 동시에 전개하게 됐다. 뉴코아 아울렛 미금점에 1호점을 열었으며, 가두점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꼬망스는 아동복 업계에서 디자인이 강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강 전무의 역할이 크지만 브랜드별 6명의 디자이너를 배치하고 상품이 겹치지 않게 독립적인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또 해외 출장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디자이너들의 시각을 키워준다. 꼬망스의 또 하나의 강점은 똘똘 뭉치는 회사 분위기다. 권위적인 CEO가 아닌 친근한 맏형 같은 김성건 대표는 직원들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한다. 또 업무에 깊숙이 관여하지 않고 믿고 맡기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10년 이상 장기 근속한 직원들이 많다. 김 대표는 “더 크고 좋은 회사도 많은데 나를 믿고 따라와주는 직원들에게 늘 감사하다”며 “회사를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회사를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그러나 2000억원대 이상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일정한 규모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제도권 안착 성공, 디자인 강한 회사 파워

제3국으로 생산 소싱을 돌리면서 원가절감을 실현하고 또 자체 쇼핑몰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서 추가 매출을 발생시킨다. 김 대표는 “우리 브랜드 디자인이 좋다고 카피하는 곳이 많다. 심지어 대기업서도 잘 팔리는 디자인을 카피해 대량으로 풀어낼 때는 씁쓸하다”면서 “아동복 전문 기업이 점점 위축되는 이유가 대기업에 치이고, 유통 수수료가 높아 버티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고 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김성건 & 강민주 부부의 궁극적인 꿈은 키즈 패션 디자인하우스를 만드는 것이다. 남대문시장에서부터 키워온 희망이다. 잠시 매출에 쫓겨 잊고 살지는 않았나 스스로 되돌아보며 초심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손을 잡는다. ‘꼬망스(COMMENCER)’는 프랑스어로 ‘시작하다’는 뜻이다. 브랜드명을 지을 때도 시작하는 그때 마음을 잊지 말자고 약속했다.

아동복 전문기업의 존립 자체가 불안한 시장 상황이지만, 디자인이 좋은 브랜드는 롱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 대표와 강 전무는 이때까지 욕심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 대가로 1000억원대 기업을 만들었다. 이제 그들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투자하고, 아동복 디자이너들을 키우는 회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게 회사를 키워온 두 부부의 모습에서 아동 전문기업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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