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연 제이오파이브 대표&디자이너

sky08|13.04.22 ∙ 조회수 8,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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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를린’. 관객수만큼이나 영화 속 ‘전지현 패션’이 화제다. 전지현이 맡은 역할인 련정희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트렌치코트 하나 걸친 수수한 모습이다. 영화 내내 달라지는 옷이라고는 홈웨어가 전부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가 입고 있던 트렌치코트는 지적이며 청순한 이미지와 함께 무게가 실린 그녀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한 조력자였다.

화제의 트렌치코트를 만든 주인공은 조주연 디자이너. 조 디자이너가 「제이오파이브(JO5)」의 2012 S/S 컬렉션 때 선보인 제품이었다. 뜻밖의 쾌재에 얼떨떨한 조 디자이너를 만났다. ‘「제이오파이브」의 트렌치코트가 어떻게 전지현에게 입혀졌을까’라는 궁금증에 대해 그녀는 “작년 6월쯤 영화 ‘베를린’ 의상팀이 련정희 역할에 어울리는 의상을 온라인을 통해 찾던 중 「제이오파이브」의 트렌치코트를 발견하고 문의해왔다.

의상팀은 미팅 후 2가지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의 피팅까지 점검하는 스케줄을 진행했고 온라인상으로 전지현이 피팅한 이미지를 디자이너와 확인하며 일부 디테일을 조율했다. 의상팀은 선택한 「제이오파이브」의 동일한 트렌치코트를 4개 구매했다. 그리고 지금, 1년여 동안 잊고(?) 지냈던 트렌치코트가 영화 ‘베를린’의 흥행으로 여성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긴 ‘전지현 패션’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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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클래식 컨셉 「JO5」 2011년 런칭
또한 이번 이슈에 불을 붙였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수입 &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 ‘인터섹션(Intersection)’의 역할도 컸다. 조 디자이너는 “영화 시사회 이후 산발적으로 떠돌던 ‘전지현 트렌치코트’에 대한 문의를 ‘인터섹션’ 측에서 포착하자마자 관련 포스팅을 숍 블로그에 개시했고 이후 이 게시물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인터섹션’은 쇼룸까지 찾아와 추가 오더를 넣었고 이후 하루에 50개씩 팔렸다. 1월과 2월이 숍의 비수기인데 이 같은 반응에 대해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박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 브랜드로 전개하는 「제이오파이브」는 제한된 유통과 생산 인프라의 한계로 가시적인 수익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수입 & 디자이너 편집숍 ‘플로우’ 온라인 ‘더블유컨셉’ 등에서 판매 중이다. 이번 트렌치코트를 설 연휴 첫째날 입고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모든 판매 수량을 합산해도 판매량은 100피스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에피소드가 브랜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는 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조 디자이너의 「제이오파이브」는 어떤 브랜드일까. 조 디자이너는 런던 LCF(london college of fashion)를 졸업하고 「미치코코시노(Michiko Koshino)」와 「프린(PREEN)」 스튜디오를 거쳐 3년 전 귀국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S=YZ」에 합류해 활동하다 2011 S/S 자신의 영어 이름을 딴 「제이오파이브」를 런칭했다. 「제이오파이브」는 모던하고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브랜드로 여성스러운 요소를 적절히 믹스해 ‘모던 클래식’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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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아이템 = 런던 감성 살린 재킷
사실 트렌치코트는 「제이오파이브」의 시그니처 아이템 중 하나였다. 2013 S/S로 다섯 번째 컬렉션을 선보이는 「제이오파이브」는 매 시즌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트렌치코트에 대한 특별한 애정에 대해 조 디자이너는 “런던에서 유학하며 일교차가 큰 ‘런더너’들의 패션 특징 중 하나가 트렌치코트와 라이더 재킷의 활용이었다. 청바지와 반팔 티셔츠, 그리고 트렌치코트는 날씨에 대응하기 위한 실용성뿐 아니라 색다른 분위기까지 배가하는 특별한 아이템이었다.

이 때문에 매 시즌 트렌치코트와 라이더 재킷을 고집했지만 영국과 다른 한국 날씨에는 적합하지 않아 반응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그녀의 ‘고집’이 ‘철학’으로 통하게 됐고 「제이오파이브」만의 특별한 트렌치코트를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제이오파이브」의 트렌치코트는 일본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상품인 ‘밀파’를 사용했다. 과거에는 맞춤 정장에, 최근에는 블라우스에 사용되는 소재지만 「제이오파이브」는 트렌치코트에 사용했다.

조 디자이너는 “이 소재는 힘이 있으면서 흐르는 듯이 실루엣이 떨어지며 독특한 질감도 표현했다. 또한 카키와 그레이의 중간 톤이라고 할 수 있는 오묘한 컬러가 소재와 맞아떨어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제이오파이브」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트렌치코트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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