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숍「자주」부터 「품」까지 퍼플오션 으로!
“소비자의 삶에 집중하라.” 지난 몇 년 동안 시동을 걸어왔던 라이프스타일숍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10년 전부터 국내시장 흐름을 살피며 대형 유통사와 비공개 모임(?)을 갖기도 했던 이케아코리아(지사장 패트릭슈르프)의 「이케아」는 내년 경기 광명역에 최종 둥지를 틀기로 결정하고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이마트에서 출발한 라이프스타일숍 「자연주의」는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 품에 안긴 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 「자주」란 이름으로 신시장 공략에 나선다.
무지코리아(대표 야마모토유키)의 「무인양품」은 10년 동안 롯데 그룹의 유통망으로 신규 출점한 것과 달리 올해 처음 가두상권 진출을 결정 429m² 규모의 메가숍을 준비 중에 있다. 패션 브랜드와 셀렉트숍은 라이프스타일 관련 카테고리를 바잉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다.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이 전개하는 「탑텐」은 지난 2월 가로수길에 오픈하며 132m²를 라운지 공간으로 꾸몄다. 디자인 서적부터 모던한 가구를 배치해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아로마 향초는 「탑텐」 로고를 달고 라운지웨어와 함께 판매된다.
AK플라자(대표 서광준)에서 전개하는 편집숍 ‘쿤위드어뷰’ 가로수길점은 4층 전체를 라이프스타일관으로 구성해 패션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카테고리로 확대했다. 팬시 문구에서 출발한 아트박스(대표 조석현)의 디자인 숍 「품」은 전국에서 공수한 통통 튀는 아이디어 리빙 제품을 한 자리에 품었다. 매장 한 켠에는 로컬 디자인 가구브랜드와 패브릭 전문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에 발빠르게 소개하는 중.
라이프스타일숍 태동기, 우리는 이제 시작?
이와 함께 가구에서 출발한 「까사미아」 「한샘」 플래그샵, 인스타일에서 출발한 「이브자리코디센」 디자인 소품에 베이스를 둔 「코즈니」 「텐바이텐」, 팬시 문구에서 싱글족 라이프스타일로 타깃을 조정한 「아트박스」까지. 발신지는 다르지만 각 분야 전문기업들은 미래 시장으로 꼽히는 라이프스타일숍을 위해 차별화된 MD를 개발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시기가 좀 더 빨리 오느냐의 문제이지 이미 각 소비재 산업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이 ‘라이프스타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떤 형태 어떤 색깔로 숍을 포장하든 소비자의 삶에 근거한 콘텐츠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시대 도래 ▲대형, 복합 매장을 채울 수 있는 차별화된 MD필요 ▲단일브랜드, 상품의 경쟁력 약화 ▲해외 라이프스타일숍의 진출 본격화 등 국내 라이프스타일 마켓 태동을 위한 기회 요소는 곳곳에 존재한다. 가장 먼저 라이프스타일숍의 성장세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기준은 소비자가 얼마나 원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다.
국민소득 및 생활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기초적 지표가 되는 1인당 GNI(Gross National Income)는 보통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3만달러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력 파워와 취향, 개성에 근거한 진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 시점. 1990년대 초반 3만달러 시대에 돌입한 일본은 90년대부터 2000년도까지 편집숍 셀렉트숍이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지금의 수십 가지 모델을 갖추게 됐다.
1인당 GNI 3만달러 도래, 취향의 단계에서 소비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 소비자의 수용도는 물론 라이프스타일숍이 태동하는 모습도 한국은 조금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정량화된 라이프스타일숍 형태를 갖고 있는 브랜드는 이랜드의 「모던하우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가구, 팬시, 인스타일, 디자인, 패션 영역에서 출발한 숍(or 브랜드)이 라이프스타일숍 콘텐츠를 계속해서 확대해 마켓 전체가 커질 수 있는 지도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도표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숍 DNA 참고) 아직 국내는 일본의 「무인양품」처럼 한 나라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할 수 있는 대중 브랜드가 부재하지만 뚜렷한 DNA를 갖고 출발한 숍들은 기존의 충성 고객을 배가하며 국내 소비자의 ‘삶’의 양식을 담아낸다.
‘삶’을 대변하는 숍, 리테일 변화와 함께 성장
더불어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숍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리테일 변화와 그 흐름을 같이한다. 점포의 메가화와 ‘몰링’의 진화로 소비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넌에이지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고 있는 것. 지난 10월 리뉴얼한 롯데 영플라자는 기존 「무인양품」 매장을 661㎡ 규모까지 확장했고, 축구장 4배 크기로 화제를 모은 인천의 스케어원 역시 3층 절반가량에 LG하우시스를 비롯해 수입 리빙 브랜드를 바잉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꾸몄다.
백화점에서는 조닝 개념이 약해지고 복합쇼핑몰은 ‘SPA 다음 넥스트 MD는 무엇?’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당장은 수익과 연결되지 않아도 미래시장을 내다보고 베팅하는 것이다. 패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이미 「자주」 「무인양품」에서는 라운지웨어 홈웨어를 일상적으로 판매하고 홈패브릭을 다루는 인스타일 마켓은 3조2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옷의 한계 넘어, 공간까지 책임지는 브랜드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는 옷의 한계를 뛰어넘어 입고, 먹고, 사용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까지 확장할 수 있는 마켓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찍이 라이프스타일숍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뛰어든 「아르마니까사」나 「메종에르메스」가 대표적인 예. 국내도 제일모직의 「메종르베이지」 플래그십스토어로 가능성을 내비쳤고 일부 디자이너는 그들의 네임 밸류를 라이선스화해 인스타일 영역까지 확장했다.
업스트림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추후 메가 소비가 일어나는 대중 패션도 같은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옷에서 출발한 일본의 셀렉트숍 「빔스」나 「쉽스」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까지 확장해 라이프스타일숍을 런칭한 것처럼 국내의 「에잇세컨즈」나 「탑텐」도 브랜드 이름을 딴 라이프스타일숍으로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에는 소비자와 시대가, 그리고 유통이 원하는 시장은 퍼플오션 라이프스타일숍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의 폭발적 가능성만큼 베팅에는 수많은 위험요소가 따른다.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간파해 적중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탄탄한 브랜드력으로 리피터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상위 도표는 상단 데이터에서 다운 받을수 있음.
위험요소↑, 10년 후 내다보는 롱런 비즈니스로
과거 영국의 DIY 브랜드 「B&Q」가 국내 진출 2년 만에 철수한 사례나 스웨덴의 「이케아」가 10년 동안 한국시장을 간(?) 보기만 한 점, 인디텍스 역시 패션 브랜드를 잇는 마지막 주자로 「자라홈」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이 해당된다. 90년대 중반 일찍이 신호탄을 터뜨린 「자연주의」 「모던하우스」는 고객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7년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라메종」은 브랜드 정착에 실패했으며 패션에서 카페사업으로 확대하며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공략한 「톰보이」의 결과도 좋지 못했다. 패션처럼 3년 내외 가능성이 점쳐지는 산업과 달리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두고 긴 테스트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 비수기와 성수기가 뚜렷하지 않은 라이프스타일숍의 특성상 히트아이템 없이 롱런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는 필수. 대신 한번 충성 고객이 되면 이탈이 적은 장점을 활용해 계속해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카테고리 개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국내 라이프스타일숍 시장은 태동과 동시에 성숙기, 과도기적 성향을 동시 다발적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벌써 돈의 흐름을 캐치해 라이프스타일숍을 향해 뛰어가고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기업은 미래 생존 전략으로 라이프스타일을 택한다. 대형 유통사도 넓은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 단계를 넘어서 자주MD로 키워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패션시장에 글로벌 SPA 브랜드가 몰려와 패션•유통의 판도를 바꾼 것처럼 라이프스타일숍의 진화는 더한 파장을 일으키지 않을까. 누군가는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해야 하는 지금 이 시점, 소비자의 삶을 대표할 수 있는 멋진 대중 브랜드가 패션 산업에서도 탄생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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