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바뀐 아웃도어 ‘속출’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13.02.11 ∙ 조회수 8,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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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내로라 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마무트」의 이변(?)으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네파(대표 김형섭)는 국내 사모펀드(PEF) MBK에 「네파」를 넘겼고, 마무트코리아(대표 이석호)는 한국 현지법인 경영인을 전격 해임함에 따라 스위스 본사에서 「마무트」를 직접 전개하기로 하는 등 그야말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아수라장이다.

혜성같이 나타나 국내 아웃도어 시장내에서도 순위를 다툴 정도로 파워를 보여줬던 네파의 매각은 과히 충격적이다. 네파(대표 김형섭)가 최대 주주인 김형섭 네파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53%의 지분을 국내 사모펀드(PEF) MBK에 넘긴 것이다.

이번 계약의 인수 금액은 무려 5500억원이며, 이후 MBK는 현재 유니타스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30%의 지분도 추가 인수할 계획으로 총 인수액은 9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파의 이러한 매각 결정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한 것일까. 김 대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외시장’이다. 글로컬라이징을 통한 중국, 미국, 유럽 등의 진출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간 그가 머리속에 그려왔던 청사진이었다.


네파의 변심(?) 지분 53% 매각
패션 관계자들은 ‘김 대표는 행운의 사나이다. 찬스가 좋았다’ ‘이미 사전에 계획됐던 시나리오였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MBK에서 네파를 기대 이상의 수치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등의 견해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켓은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형섭 사장이 보유 중이던 네파 지분 전체를 MBK에 넘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권 유지와 직원 승계를 매각 조건에 넣어 지금과 같은 영업 형태에는 변화가 없다. 또한 김 사장 본인의 네파 지분은 없어지지만 평안엘앤씨의 관계사를 통해 20% 가량의 지분은 유지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MBK가 보유한 강력한 자금력과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 등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 「네파」의 성공적인 글로벌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있다.


美에서 1900억 유치가 결정타!
이번 매각이 갑작스러운 이유는 네파가 지난해 평안엘앤씨로부터 인적분할해 독립하면서 미국 사모펀드인 유니타스캐피탈을 통해 190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처음 파트너였던 유니타스캐피탈과도 지난 6~7개월간 중국 비즈니스를 위한 치밀한 전략을 세웠으며, 이를 내년 초 중국 진출 방안을 모색해 놓았던 것이었다.

김 대표는 “기업은 영속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 기업이 개인의 소유가 돼서는 영속성이 사라진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려면 회사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형태로 가져가야 한다. 개인의 지분율을 점차 낮추고 좋은 대주주를 찾아주면서도 직원들의 리스크를 적게하기 위해 경영상 변화는 최소화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네파의 글로벌화와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여전히 미지수인 지금, 얼마전 터진 마무트코리아의 태풍으로 국내 시장은 여전히 혼돈속에 있다. ‘「마무트」를 이제는 직접 전개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기 위해 날아온 스위스 본사측 방문에 마무트코리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 브랜드를 국내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힘을 쏟았던 마무트코리아는 본사 태도에 멘붕(멘털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스위스 본사 60%로 지분율 압승(?!)
그간 참아왔던 스위스 MSG(마무트스포츠그룹, 이하 MSG)의 야심이 결국 터져나온 것일까. 향후 국내 아웃도어 비즈니스를 스위스 본사가 직접 핸들링할 것으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10여년간 「마무트」를 위해 혼신을 다했던 국내 마무트코리아 측의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제는 직접 들어와 전개하겠다는 MSG의 의도가 다분히 숨어 있는 이번 사건(?)은 브랜드 상표권을 사지 않는 한 해외 세력에 밀릴 수밖에 없는 ‘코리아 아웃도어’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사회를 거친 결론이라지만, 스위스 본사 임원진이 대다수 동의해 이뤄진 국내 브레인들의 대거 해임은 마무트코리아뿐만 아니라,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마무트코리아와의 지분 전쟁을 선포한 MSG(대표 롤프 G. 슈미드)는 현재 본사와 한국의 지분율은 6:4로 MSG의 비중이 월등히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한국 마무트코리아의 이석호 대표와 임원 2명을 해임한 스위스 본사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아웃도어 관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마무트코리아의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잡으려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국, 이석호 대표 허탈감에 빠져
이번 「마무트」의 사건을 본 타 아웃도어 관계자들의 반응 또한 다양하다. “다 키워놓았더니, 주도권을 내놓으라고?” “유럽시장의 아웃도어는 브랜드 역사는 갖추고 있으나, 미국 아웃도어만큼 파워를 갖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이 잘되는 곳인 한국시장을 베이스캠프로 브랜드 파워를 키우려는 의도 아니냐”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관계자들은 「마무트」를 현재까지 일궈온 이석호 대표의 열정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의 한 지인은 “이 대표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마무트」가 존재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새롭게 바뀐 대표는 본사 최고영업책임자 안드레아스 캐슬러가 맡게 되며, 현재 이 대표와 임원들은 본사와의 의견 재조율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의논으로 마무트코리아에 상주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 본사와 지분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의사타진 중이지만, MSG의 마음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금싸라기 한국, 해외에서는 표적(?)
해외시장에서 본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금싸라기 지역이다. 해마다 30% 이상 고성장률을 보여왔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 브랜드 성장의 키를 갖고 있는 오묘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과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아웃도어 트렌드에 대해서도 꽤 능숙하게 대처하는 업체들의 순발력이 현재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을 만들었다.

이러한 매력적인 시장을 놓고 한국시장을 노리는 해외 본국의 아웃도어 업체들의 러브콜은 불가피해 졌다. 10년 이상 한국 파트너와 계약하면서 롱런 계약을 기대하지만, 계약이 성사되고 한국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쯤, 본사에서는 그간 맺었던 계약들이 물거품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아웃도어 시장 포화로 오너들의 브랜드를 매각하는 등 변심(?)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시장변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향방이 달라진 것으로 전망한다. M&A 한 전문가는 “미국과 유럽 등 정통 아웃도어들의 한국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못지않은 ‘힘’을 갖춘 한국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성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설명한다.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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