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남성 이코노 마켓 잡아라!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3.02.06 ∙ 조회수 1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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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대표 윤주화) 신성통상(대표 염태순) 신원(대표 박성철) 인디에프(대표 김웅기) 등 패션 리딩 기업들이 남성 캐시카우 키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글로벌 SPA의 영향으로 중고가 백화점 브랜드에 대한 가격 저항감이 커진 남성 소비자를 겨냥해 이코노 브랜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목적도 매스밸류 마켓에 관심을 갖는 요인이다. 치솟은 판매관리비 부담으로 백화점 주력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매출의 5~7% 영업이익을 남기기도 빠듯한 구조지만, 밸류 브랜드는 적어도 10% 이상의 수익성을 가져간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에서 영업하는 남성복 브랜드가 매출의 7%, 가두점과 아울렛몰을 주 유통으로 하는 남성복 브랜드는 10~12%의 수익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잘되는 백화점 브랜드의 연간 매출이 500억원이라 치면 35억원이 남는다. 반면 1000억원짜리 가두점 브랜드를 키우면 100억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으로는 비전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은 더 싸게, 품질은 더 우수하게, 매장은 더 크게, 서비스는 최상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 속 생존조차 힘들다는 것.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남성 라인을 강화하는 데다 남성들의 착장이 캐주얼로 바뀌면서 캐주얼 브랜드들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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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의 10~12% 수익 담보하는 캐시카우로
2조원 규모로 확산되는 남성 이코노 마켓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가격은 더 싸야 이기는 게임이다. 이는 생산 소싱력(코스트 다운)과 매장 컨디션(규모, 상품 구성력, 숙련된 판매원 등)에서 판가름 난다. 디자인이나 품질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전제 조건에서 말이다.

이미 기업의 투자 여력에 따라 브랜드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과연 돈 되는 남성 이코노 마켓을 누가 잡을 것인가. 올해 가장 공격적인 곳은 제일모직과 신성통상이다. 두 기업은 「로가디스 스트리트」와 「지오지아」를 갖고 각각 SPA 브랜드로 키운다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공통적인 것은 SPA와 대리점의 강점을 믹싱한 ‘프랜차이즈형 SPA’를 지향하는 점이다.

「로가디스 스트리트」는 ‘올댓수트(All That Suit)’를 내걸고 수트에 관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전문점을 카드로 내밀었다. 「지오지아」는 남성 캐릭터에서 토털 캐주얼로 범위를 확장해 의류뿐 아니라 속옷 양말 가방 슈즈 등 전 아이템을 아우르겠다는 전략을 짰다.


「로가디스」 「지오지아」 남성 SPA 도전
제일모직의 첫 번째 가두점 사업으로 주목 받은 「로가디스 스트리트」는 런칭 2년6개월 만인 작년 말 100호점을 돌파했다. 매출은 650억원을 올렸다. 지난 1년간 ‘양적 성장’을 목표로 달렸던 ‘스텝 1’ 전략이 성공했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한다. 이제 진정한 가두 리더가 되겠다는 ‘스텝 2’ 전략에 들어간다.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먼저 상품 구성이 달라진다. 기존 남성 정장과 캐주얼, 스포츠, 아웃도어, 여성복까지 다소 산만했던 라인을 정리했다. 제일모직의 강점인 수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연계되는 셔츠 카디건 재킷 등 비즈니스 캐주얼룩을 제안한다. 스포츠와 아웃도어 라인은 없앴으며 여성복은 기존처럼 「아이덴티」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숍인숍으로 구성했다.

최훈 「로가디스」사업부 상무는 “‘삼생맨의 비즈니스룩은 「로가디스」’라는 공식으로 접근하면 대한민국 30~40대가 원하는 상품일 것이다. 수트가 메인이라 해서 포멀한 정장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컨템포러리,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아우르는 착장을 다양하게 출시한다”며 “지난 2년간 영업해본 결과 「로가디스」로 스포츠와 아웃도어까지 푸는 것보다는 제일모직의 강점인 수트와 비즈니스 캐주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CM 시스템 개선에 슈퍼바이저 도입까지
가격은 기존보다 10%가량 낮춘다. 제일모직 통합소싱팀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용공장에서 수트를 생산하고 고급라인은 국내 자가공장을 활용한다. 작년까지 원가절감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못했는데 올해부터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코스트 절감도 함께 이뤄져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

「로가디스 스트리트」는 새로운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을 적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때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입점 고객을 실시간 확인하고 그들의 구매성향과 잘 팔리는 아이템을 분석하며 부진 상품의 원인을 찾아 다음 연도에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 등을 모두 시스템화하고 있다.

또 슈퍼바이저를 도입해 전국 매장을 돌면서 관리하고 도움을 주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최 상무는 “우리 팀에 ‘10 100 1000’ 전략이 있다. 10억원 매장을 100개 만들어 1000억원 매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 100 1000’ 전략으로 1000억 목표 실현
「로가디스 스트리트」가 내년에 진행할 ‘스텝 3’는 국내 최고의 수익률을 거두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로컬 마켓이 안정화되는 2014~2015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칠 계획이다. 중국 가두상권에 대형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가능성이 있으리라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현재 브랜드 리뉴얼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마켓에 진출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인 셈이다.

최 상무는 “로컬 마켓에서는 인구 10만명에 1개 매장을 연다고 봤을 때 맥시멈 150개점이다. 여기서 연간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이면 최상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는 해외 마켓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전했다. 신성통상의 「지오지아」는 캐릭터에 굳어 있는 이미지를 남성 토털 브랜드로 확장하면서 SPA 브랜드를 만들어간다.

3년 내 3000억원을 만들겠다는 플랜 속에는 한국의 「자라」가 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이를 위해 2년 내 여성 라인까지 추가한다. 그러나 앞서 남성 SPA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저가 라인인 ‘지by지오지아’를 50%로 비중 있게 가져가면서 가격적인 메리트를 확실히 준다. 또 40대 체형까지 커버하는 프리미엄 라인 ‘지오지아 블랙’ 등을 새롭게 내놓은 점 등이 주목된다.


저가 라인 ‘Z by’, 프리미엄 ‘지오지아 블랙’ 내놔
「지오지아」가 캐릭터성 있는 디자인 중심의 상품이라면 ‘지by지오지아’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범용적인 라인이다. 수트, 아우터, 셔츠, 니트 등 다양한 아이템이 나오며 그중 시즌별 매출 주력 상품은 업계 최저 가격대에 대량물량을 쏟아낸다. 지난해 시험적으로 선보였던 9900원짜리 티셔츠는 4만장을 생산해 95%의 소진율을 기록했다.

올해 이 제품을 8만2000장 생산한다. 2배 더 많은 물량을 내놔 여름철 비수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2만9000원짜리 셔츠는 지난해 7만장을 만들어 80% 이상의 판매율을 올렸다. 올해는 18만장을 생산한다. 이 같은 제품들은 「유니클로」 「지오다노」보다 싸게, 그러나 디자인과 핏은 남성 캐릭터 브랜드의 특징을 살려낸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나문수 「지오지아」 사업부장은 “단지 싸게 만든다고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가 젊고 세련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기획물을 내놨을 때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다고 본다. 저가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전략이 아니라 이를 통해 입점 고객수를 늘리고 매스 브랜드로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남성복뿐 아니라 「유니클로」 등 캐주얼과 경쟁
‘지by지오지아’는 올해 양말, 언더웨어, 히트텍, 머플러, 3팩(기본티 3종) 등을 업계 최저가로 제안할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트렌디한 모델 수를 줄이고 베이직과 뉴베이직 상품군을 강화해 대중적인 소비자들을 흡수해 나간다. 인천스퀘어원, 구로 마리오아울렛,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등에 165㎡의 대형 매장을 열어 리뉴얼된 「지오지아」를 보여준다.

인테리어와 집기 등은 싹 교체하며 POP플레이를 통한 판촉행사를 벌인다. 이 같은 SPA형 브랜드로 전환하는 데 대한 밑거름은 미얀마 자가공장을 통한 소싱력에 있다. 신성통상이 계열사인 에이션패션까지 포함한 통합소싱팀을 가동해 원자재를 직구매하고 물량을 키우기 때문에 대규모 원가절감이 이뤄진다. 따라서 ‘지by지오지아’는 원가의 4배수, 「지오지아」는 5배수의 가격책정을 하면서도 업계에서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지오지아」는 현재 미얀마 공장에서 50%의 물량을 소화하며, 베트남에서 30%, 중국에서 20%를 생산한다. 지난해 90개점서 4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지오지아」는 올해 130개점서 610억원(32% 신장)을 목표로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작년에 5.4%의 영업이익률을 올해는 7.8%로 끌어올려 48억원의 수익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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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밸류 NO.1 「지이크파렌하이트」 글로벌화
올해 매출 680억원으로 캐릭터 밸류 브랜드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신원의 「지이크파렌하이트」는 올해 유통망 재정비를 통해 내실을 다진다. 현재 145개점인 유통망 가운데 비효율숍을 정리하면서 대형 매장, A급 상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 밸류의 NO.1인 현재 입지를 굳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크게 달라지는 점은 매장의 디스플레이(D/P)다. 전문업체와 연계해 월 1회 정기적으로 D/P를 점검하게 된다. 전 매장의 BI와 SI를 통일감 있게 바꿔나가는 작업도 한다. 보다 가치 있는 브랜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다. 상품은 기존처럼 수트를 중심으로 하면서 비즈니스 캐주얼 등으로 확장한다.

면스판 재킷과 팬츠 등의 판매율이 높아 매출 주도 상품으로 끌고 나가면서 기본 화이트 & 블루 셔츠를 저가에 내놓는다. 또 프리미엄 수트로 이탈리아의 세루티 원단을 사용한 고가 제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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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젠」 사업부 재편으로 다시 의기투합
「지이크파렌하이트」는 올해 중국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 중국의 카누딜로복식구분유한회사와 중국 홍콩 마카오 대상 판매 독점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20년간 카누딜로는 「지이크파렌하이트」의 중국 유통망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인디에프의 「트루젠」은 대중성 있는 남성 볼륨 캐주얼이라는 컨셉을 다시 잡고 20~40대까지 아우르는 상품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메인상품인 수트부터 폭넓은 연령층을 커버하도록 다양한 핏과 사이즈로 출시한다. 올 F/W시즌부터는 반접착 형태의 고가 수트까지 내놔 수트 판매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총 140개 매장 가운데 20개점을 우량 매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연매출 10억원 이상 점포를 20개 이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 신장한 6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높았던 SG세계물산(대표 이의범)의 「바쏘옴므」는 올해 의류 외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한다. 궁극적으로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겠다는 계획 아래 가방 슈즈 타이 벨트 등 다양한 잡화 라인을 라인 익스텐션하고 있다.

「바쏘옴므」는 의류에도 기획단계에서부터 세트 판매할 수 있게 패키지화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톰보이(대표 조병하)의 「코모도스퀘어」도 올해 다시 기지개를 켠다. 남성 라인 익스텐션 브랜드의 효시이자 한때 매출력이 가장 우수했던 이 브랜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SI)에 인수된 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우성I&C 「본지플로어」 F/W 전면 리뉴얼
SI의 소싱력을 활용해 드레스셔츠 2만9900원, 컬러팬츠 9만9000원 등 파격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출시하게 됐으며 매장 인테리어 리뉴얼도 준비 중이다. 전반적으로 유로피안 컨템포러리를 차별화된 요소로 내밀었다. 기존의 수트 중심으로 비즈니스 캐주얼과 컨템포러리 감성의 캐주얼류를 메인으로 풀어 젊고 세련된 분위기를 준다.

지난해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 품에 안긴 우성I&C(대표 김인규)는 「본」의 세컨드 브랜드인 「본지플로어」를 볼륨 브랜드로 키운다. 오는 F/W시즌에 새롭게 선보일 「본지플로어」는 ‘수트 하우스’의 느낌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따라서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 사이즈의 수트를 전면에 내놓고, 캐주얼과 액세서리 등은 서브로 구성하게 된다. 남성 밸류 브랜드들에 가격 경쟁력은 더 이상 차별화된 요소가 아니다.

상품력 소싱력 그리고 마케팅력까지 갖춰야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점점 어려운 구조로 가고 있음이 틀림없다. 남성들의 착장이 캐주얼로 바뀌는 패턴과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이코노 마켓의 흐름을 예측하기 힘들다. 이 변화의 키를 잡을 브랜드는 과연 어디가 될지 남성 이코노 마켓에 뛰어든 패션 리딩 기업들의 행보를 눈여겨보자.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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