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하이 컨템포러리 「이로」 화제~
harlow|13.01.14 ∙ 조회수 1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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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날카롭게 재단된 커팅, 시대를 뛰어넘는 모던함은 바로 프렌치 컨템포러리 브랜드 「이로(IRO)」가 제시하는 패션 스타일이다. 「이로」는 음악과 패션이 만나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쿨한 애티튜드를 모범답안처럼 보여주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세련된 라운지 음악과 트립합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반항아 이미지의 로큰롤을 섞어 놓은 듯한 「이로」의 의상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를 드러낸다. 쿨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걸음으로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여성의 이미지.
쿨한 애티튜드에는 자신감이 필수다. 무심한 듯 애써서 멋을 내지 않은 듯한 「이로」의 의상들은 지나치게 튀는 디자인이 없다. 창업자인 로랑 비통(Laurent Bitton)은 “「이로」의 의상들은 옷 자체보다 그 옷을 입은 그녀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이로」의 쿨함이고 자신감이다. 「이로」의 의상을 입은 그녀가 돋보여야 그녀가 입은 의상이 궁금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쿨한 애티튜드에는 자신감이 필수다. 무심한 듯 애써서 멋을 내지 않은 듯한 「이로」의 의상들은 지나치게 튀는 디자인이 없다. 창업자인 로랑 비통(Laurent Bitton)은 “「이로」의 의상들은 옷 자체보다 그 옷을 입은 그녀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이로」의 쿨함이고 자신감이다. 「이로」의 의상을 입은 그녀가 돋보여야 그녀가 입은 의상이 궁금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음악과 패션이 만나 만들어낸 쿨한 애티튜드
연간 10페이지의 지면광고 외에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는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이로」의 부티크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5년 역사 깊은 명품 부티크 구역인 생제르망데프레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파리에서 가장 트렌디한 마레지구, 2011년에는 패션의 거리 에티엔 막셀까지 파리의 가장 핫한 패션지구에는 어김없이 「이로」의 부티크가 자리한다.
해외에서의 인기는 이보다 더하다. 전 세계 60여개의 매장에서 「이로」의 의상이 소개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파리를 포함해 뉴욕, LA, 취리히, 베이루트 등 전 세계 14개 도시에 추가로 부티크를 오픈한다. 이렇듯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보고 듣게 되는 핫한 패션 브랜드, 「이로」는 과연 어떤 브랜드일까.
미니멀한 인테리어와 모노톤의 간판에 새겨진 ‘IRO’라는 세 글자가 모던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엿보게 한다. 일본어로 ‘빛’을 뜻하는 「이로」는 프렌치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들 중에서도 독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여성스럽고 디테일이 강한 프렌치 패션에서 탈피해 실용적이고 유니섹스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로큰롤 메탈 80년대 빈티지를 모던 세련되게
「이로」의 광고캠페인 사진에는 헝클어진 머리를 한 여성이 아무렇게나 앉아서 나른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흰색 티셔츠에 흰색 진 그리고 그 위에 걸친 청남방과 스팽글로 장식된 파란색 재킷이 남성복인지 여성복인지 헷갈릴 만큼 베이직하고 쿨하다.
「이로」를 대표하는 아이템들을 살펴보면 루즈한 핏의 다양한 티셔츠들, ‘페르펙토(Perfecto)’라 불리는 몸에 딱 붙는 가죽 재킷과 독특한 염색의 스키니진들을 들 수 있다. 특히 「이로」의 페르펙토는 브랜드 초창기부터 완벽한 핏과 섬세한 디테일 때문에 각종 패션잡지에 소개되는 것은 물론 유명인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지금까지도 페르펙토는 컬렉션마다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제품의 가격대는 소매가로 티셔츠 종류가 90유로(약 12만6000원)에서 150유로(21만원)선, 재킷은 400유로(56만원)에서 600유로(84만원), 청바지는 190유로(26만6000원)에서 225유로(31만5000원)대다. 아우터는 소재에 따라 400유로(56만원)부터 1000유로(140만원)까지 다양하다. 가죽소재의 페르펙토는 755유로(105만7000원)부터 시작한다.
4명이 시작 8년 만에 60개 매장으로 확대
「이로」의 탄생 스토리는 음악과 함께한다. 음반제작일을 하던 로랑, 아릭 비통(Laurent, Arik Bitton) 형제는 음악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쿨한 스타일의 여성들에게서 끊임없이 패션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 그들은 음악이 만들어내는 트렌드가 패션에 어떤 식으로 접목이 되는지를 직접 목격하면서 음악산업에서 패션산업으로 전환을 결심한다.
그들은 그들이 입고 싶은 옷, 음악과 최신 스타일에 민감한 또래 세대들이 입고 싶어 할 만한 옷을 만들기로 한다. 형인 로랑은 마케팅과 기획 등 브랜드 전반적인 일을 책임지고 동생 아릭은 디자인을 맡는다. 오랜 준비기간 끝에 2005년, 첫 번째 컬렉션을 발표하며 「이로」의 성공 스토리는 시작된다.
부모님이 이미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작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의상제작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우긴 했지만 마케팅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비통 형제는 그들의 드러내지 않는 성격답게 거창한 마케팅보다 입소문을 위주로 한 마케팅을 택한다. 마케팅에 쏟아부을 돈을 의상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투자하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었다. 보수적인 파리 패션계에서 이들의 선택은 적중했다.
파리 핫한 패션지구에 부티크 속속 진출
가죽, 실크, 울, 캐시미어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모던하고 시크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지금도 「이로」 의상의 원자재 가격 비율은 25%전후를 차지한다. 이러한 품질관리로 인해 「이로」의 의상을 산 고객들은 광고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실제 제품의 품질이 더 좋아서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매장 내 교환 환불 고객은 전체 고객의 0.5%가 채 안 된다. 제품제작 역시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나라에서 제작한다. 가죽제품은 100% 이탈리아에서, 실크제품은 인도와 중국 등지에서 제작해 제작단가를 무조건적으로 낮추기 위해 인건비가 보다 더 저렴한 나라들에서만 제작하는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둔다.
비통 대표는 “현시점에서 무조건적으로 인건비가 싼 나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가격경쟁력보다는 각 나라의 기술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낫겠죠”라고 차별화의 배경을 설명한다. 「이로」는 2005년 첫 컬렉션을 런칭한 후 곧바로 일본과 미국에서도 선을 보였다.
바니스, 오프닝 세레머니 등 브랜드 파워가 어느 정도 보장된 매장들에서 코너숍을 운영하며 인지도를 넓혀갔다. 한국에는 2008년 처음 소개됐다. 부침 없이 상승세를 타던 「이로」는 그러나 2009년, 유럽의 경제위기와 함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미국과 아시아 지역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음반 제작하던 비통 형제 패션업에 도전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비통 형제는 2009년부터 해외시장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특히 미국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현재 미국에서 「이로」의 의상을 판매하는 매장은 유럽 전체 매장 수보다 많다. 여기에 ‘네타포르테(Net-A-Porter)’ 등 인터넷 쇼핑몰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증가한다.
이러한 인지도 덕분인지 2010년에는 미국 게스INC로부터 25%의 지분투자를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게 됐다. 「이로」는 이때부터 브랜드 포지셔닝을 새롭게 하기 시작하는데 이유는 프렌치 컨템포러리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컨템포러리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필요했다.
이에 비통 형제는 품질과 가격 면에서 좀 더 고급스러운 ‘하이 컨템포러리’라는 포지션을 만들어간다. 여기에는 「이자벨마랑」과 「바네사브루노」 등도 포함된다. 「이로」가 지향하는 ‘하이 컨템포러리’는 명품에 가까운 제품의 품질을 선보이되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한다는 컨셉이다. 가격대는 「산드로」 「마쥬」 「쟈딕앤볼테르」로 대표되는 여타 프렌치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비해 10~15%가량 비싸지만 소재와 퀄리티 면에서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기성복 브랜드에 가깝다고 할 만큼 뛰어나다.
2005년 첫 컬렉션 발표 후 글로벌 진출
하지만 그렇다고 명품과 같은 브랜드 이미지는 사양한다. 「루이뷔통」 가방처럼 한눈에 봐도 어느 브랜드인지 알 수 있는 대표성은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다. “너 그 「이로」 재킷 어디서 샀어?”가 아니라 “그 재킷 너한테 잘 어울린다 어디 거야?”라는 말을 듣는 것이 「이로」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이자 패션의 가치이다.
패션을 위한 패션이 아니라 입는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패션을 제안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명품이라고 비통 대표는 강조한다. 그는 「이로」와 다른 컨템포러리 브랜드들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그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브랜드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는 컨템포러리도 아니고 명품도 아닌 고유한 입지라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과 마케팅 방법은 명품 브랜드와 같은 방향이지만 쿨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입을 수 있을 정도의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들의 이러한 경영전략은 시기적절하게 맞아떨어져 2010년부터 매년 두 배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프렌치 컨템포러리 시장에서 패션을 공부한 적 없는 서른여섯, 서른넷의 비통 형제가 이뤄낸 결과물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단 4명이서 시작한 기업은 8년 만에 50여명의 직원이 늘었으며 전 세계에 60개가 넘는 매장에 의상을 공급한다.
2010년 남성컬렉션 추가, 매출 20% 비중
2010년에는 남성컬렉션도 새롭게 선보여 꾸준히 인기를 모아 현재는 총매출의 20%를 차지한다. 2011년부터는 「이로」 사이트를 통한 판매도 시작해 프랑스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이로」의 의상을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단 온라인상에는 최근 컬렉션 의상들만 판매한다.
「이로」는 매년 여성라인 300여개, 남성라인 80여개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테마는 늘 로큰롤, 메탈, 80년대 빈티지이지만 가장 모던하고 세련된 「이로」만의 방식으로 트렌디하게 풀어낸다. 한국에서는 내년부터 한섬이 독점으로 전개하게 될 「이로」의 제품들은 2013년 가을/겨울 컬렉션이다. 여성복과 남성복은 물론 액세서리까지 「이로」의 모든 제품을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미 2008년부터 현대 Style429, 엘지 라움, G533에서 「이로」의 의상들을 수입, 판매하고 있었지만 작년 11월 최종적으로 한섬이 독점 수입하기로 결정됐다. 「이로」에 이번 한국 내 독점 브랜드 계약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본,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독점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이로」의 의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해 일본, 중국과도 독점계약을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번 한국과의 독점계약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질 계획이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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