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 히든 챔피언 허브로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13.01.03 ∙ 조회수 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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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PA가 한국 패션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일모직(패션부문 대표 윤주화)이 전개하는 「에잇세컨즈」는 실력 있는 한국의 히든 챔피언들을 파트너로 발탁, 이들과 함께 세계 무대로 달려나갈 준비를 마쳤다. 이서현 부장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두고 공들여 만들어낸 「에잇세컨즈」. 이제 막 런칭한 지 1년도 채 안 된 「에잇세컨즈」가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브랜드들과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

「자라」의 디자인력과 속도, 「H&M」의 콜래보레이션 마케팅, 「유니클로」의 가격 퀄리티와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 「에잇세컨즈」는 ‘협업’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국내 패션 대표 디렉터 권오향 전무의 네트워크와 현장에서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각 분야에 숨어 있는 재야의 실력자들을 발굴, 이들과 함께 윈윈해 가는 방법을 택한 것. K패션의 또 다른 매뉴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에잇세컨즈」와 그 속에 담긴 챔피언들은 누굴까?

이들은 「에잇세컨즈」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한 발짝 가깝게 다가가며 브랜드의 데뷔 무대로도 활용하고 있다. 좋은 상품을 뒀지만 유통망이 부족해서 또는 하드웨어 툴이 약해서 연결고리가 없었던 이들이 「에잇세컨즈」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는 것.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지만 중소기업으로 제도권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이들이 대기업과 합을 맞춰 일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강점은 바로 ‘스피드’와 ‘아이덴티티’에 있다. ‘OOO in 「에잇세컨즈」’가 아닌 ‘OOO = 「에잇세컨즈」’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들 숨겨진 브랜드의 발자취를 쫓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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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더스타일」 「마리스토리즈」 「스타일리지」
동대문 여성복 주자 3인방 스피드 OK
「에잇세컨즈」 매장을 구경하다 보면 행거 하나에 작은 팻말을 꽂고 걸려 있는 여성복이 있다. BIB 형태로 입점한 이 3개의 브랜드는 동대문에서 알아주는 여성복 업체다. 더드레스온스타일(대표 오유림)의 「루더스타일」, 마리마리인터내셔날(대표 이경아)의 「마리스토리즈」, 스타일리지(대표 진정은)의 「스타일리지」 3인방. 세 브랜드의 대표들은 국내 패션하우스를 거쳐 여성복을 런칭한 실력파다. 이전에 각자 다른 브랜드에서 권오향 전무와 호흡을 맞춘 적 있다.

개인적인 인연도 있었으나 자체적으로 기획 디자인 소싱력도 담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에잇세컨즈」의 파트너가 됐다. BIB 입점 방식은 2주에 한 번씩 「에잇세컨즈」에서 8~10가지 신상품을 선보이며 행거 하나를 책임지고 있다. 「에잇세컨즈」의 상품 회전주기와 호흡을 같이하면서도 브랜드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을 주 무기로 내세운다. 이 중 「루더스타일」은 3개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자체 디자이너만 10명을 두고 있을 정도로 동대문에서도 큰 규모.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약하던 오유림 사장과 동생 오유정 디자인 실장이 런칭했으며 의류뿐 아니라 액세서리 피혁잡화 등 토털패션을 아우른다. 오유림 「루더스타일」 대표는 「루더스타일」이 「에잇세컨즈」에서 선보이는 상품은 이너웨어로 특히 저지티셔츠나 니트가 브랜드의 베스트로 꼽힌다”며 “「에잇세컨즈」에서 신상품을 선보이는 주기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바쁘다.

하지만 빅브랜드가 캐치하지 못하는 트렌드를 중소기업의 특성을 살려 제안하고 모든 것이 스피드하게 돌아가는 우리의 강점을 살려 이해의 눈높이를 맞춰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경아 「마리스토리즈」 대표 역시 “한 달에 한 번씩 자체 디자인을 검토해 「에잇세컨즈」에서 매주 신상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다루는 아이템은 진(jean) 빼고 모두 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S/S시즌에는 블라우스와 스커트가 반응이 좋았다”며 “현재 비즈니스에서 「에잇세컨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기획 생산 파워가 있고 중국과도 경쟁할 수 있는 스피드가 강점”이라고 말한다.

로맨틱한 컨셉의 「마리스토리즈」는 「에잇세컨즈」가 메가 트렌드로 움직이는 어패럴을 선보인다면 그 안에서 스폿으로 발생하는 트렌디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하이엔드 패션에서 봤을 때 「발렌시아가」가 트렌드를 주도함과 동시에 「프라다」의 패턴, 「루이뷔통」의 볼드함이 동시에 등장할 수도 있다. 우리가 제일 강점으로 내세우는 ‘동대문 스피드’를 필두로 빅하우스에서 따라갈 수 없는 패드(FAD) 상품을 선보인다”고 강조한다.

그래픽 티셔츠가 강점인 「스타일리지」는 여성 상의 중심으로 BIB를 전개하고 있다. 진정은 「스타일리지」 대표는 “과거처럼 풀세트 코디로 제안되는 상품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단품 아이템마다 매력이 있어야 한다”며 “「에잇세컨즈」에서 한 바퀴를 돌며 소비자가 직접 스타일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일리지」는 「에잇세컨즈」의 메인 타깃보다 에이지가 낮은 편인데 빈티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에잇세컨즈」의 강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풀 수 있는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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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버튼」
100% 핸드메이드 실크 액세서리를
「에잇세컨즈」 강남점. 넓은 매장 구석구석 재미있는 의류와 잡화가 진열된 가운데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액세서리 코너가 눈에 띈다. 「실크버튼」(대표 나택수)이라는 이름으로 스카프를 비롯해 헤어핀 액세서리까지. 100% 실크로 만든 알록달록 아이템들이 숍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명동 사냥에 나선 권 전무의 눈에 띄어 「에잇세컨즈」의 파트너가 됐다. 모든 상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만드는 나택수 대표는 “소규모지만 디자인부터 원단제작 상품디자인, 유통까지 컨트롤하며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에잇세컨즈」 이전에도 복합쇼핑몰 등에서 단독 매장 입점 제의가 들어왔지만 시도하지 않았다. 비즈니스를 폭발적으로 넓히고 싶지 않았다. 어떤 일이든 뜻이 맞아야 되는 만큼 SPA 숍 안의 또 다른 SPA 브랜드, 그리고 실크 액세서리로 특화된 컨셉이 좋았다. 그래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명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실크버튼」은 「에잇세컨즈」와는 지난해 2월부터 손잡고 가로수길점, 강남, 합정, 명동 총 4개의 매장에 입점했다.

선보이는 상품은 실크 귀고리부터 실크스카프 헤어 액세서리, 일부 남성 보타이 등이다. 원단부터 자체 디자인에 들어가 실크 생산도 직접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다. 브랜드의 또 다른 강점은 100% 핸드메이드로 좋은 소재를 써서 헤어핀 하나도 정성 들여 만든 세심함이 깃들어 있다. 덕분에 까다로운 일본 관광객의 마음도 사로잡아 매장 내에서도 반응이 좋은 편. 나 대표는 “실크는 아름답지만 비싸서 어려운 소재다.

브랜드를 런칭할 당시에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하나쯤은 살 게 있는 숍을 선보이는 게 목표였다. 규모는 작지만 대기업에서 하지 못하는 이 비즈니스를 특화해 「에잇세컨즈」 속 슬로 패션 액세서리 아이템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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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오안나, 솔렉스무역
패션의 완성 가방과 슈즈, 주얼리로 끝!
슈즈 전문 유통기업 리치오안나(대표 유현정)는 「에잇세컨즈」의 백과 슈즈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에잇세컨즈」 내에서 ‘리치오안나’라는 브랜드로 알려지기보다는 「에잇세컨즈」의 옷들과 자연스럽게 코디할 수 있는 잡화아이템 파트너로 활약하길 바란다.

박은영 리치오안나 바잉MD팀 과장은 “슈즈매장에서 파는 슈즈의 판매율과 의류매장에서 파는 슈즈의 판매율은 천차만별이다. 신발 자체보다는 옷에 포커싱해, 기능보다는 트렌드에 더 초점을 두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의류 매장에서 선보이는 슈즈의 고객 민감도가 더 높은 편”이라 이탈리아 브랜드 못지않은 감도를 유지하되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중저가 상품을 찾아내 직매입 비즈니스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고급 슈즈를 오랜 기간 유통해온 노하우와 카테고리킬러숍으로 특화한 기업의 강점을 살려 「에잇세컨즈」와 인연을 맺었다. 박 과장은 “「에잇세컨즈」 내에서 리치오안나가 부각되길 바라지 않는다. 좋은 협력관계로 멋진 잡화 아이템을 찾아 제안하고 회사는 「에잇세컨즈」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윈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리치오안나가 독점 전개하는 스페인 스니커즈브랜드 「내추럴월드」도 리치오안나숍과 「에잇세컨즈」에서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치오안나는 의류가 아닌 슈즈의 관점에서 출발해 ‘옷과 어울리는 백&슈즈’를 찾아나선다.

일부 액세서리 아이템도 함께 선보이며 아이템별 「에잇세컨즈」 담당 MD를 따로 두고 바잉해 적중률을 높였다. 백과 슈즈는 리치오안나가 전담한다면 액세서리파트는 주얼리 수출전문업체 솔렉스무역(대표 윤동한)이 맡고 있다. 「H&M」 「뉴룩」 SPA 브랜드에서 액세서리 수출을 전문으로 하며 탄탄한 내실을 쌓아온 이 기업은 「에잇세컨즈」의 파트너로 숍 주얼리 섹션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선보이는 상품은 5000원 이하의 가벼운 플라스틱 주얼리부터 큐빅 장식을 덧댄 클러치까지 다양하다. 이와 함께 주얼리뿐 아니라 벨트, 퍼아이템 등 의류 구입 후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숍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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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최유돈 & 최철용
런던 파리 감성, 합리적 가격으로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12월부터 대중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명동점, 가로수길점, 강남점, 타임스퀘어점, IFC몰점에서만 한정으로 판매되는 이 라인은 ‘제8회 삼성패션 디자인펀드(SFDF)’ 수상자인 디자이너 최유돈(Eudon.choi)과, 최철용(Cy.choi) 디자이너와 함께 콜래보레이션한 컬렉션이다.

소비자는 글로벌 유망 디자이너의 상품을 10만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고 디자이너들은 좀 더 많은 대중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최유돈 디자이너는 3년차 디자이너로는 이례적으로 런던패션위크에 온스케줄로 데뷔, 영국 패션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소재의 다양성 및 디테일, 기본기가 탄탄한 디자인으로 파리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남성복 디자이너 최철용씨는 ‘영웅, 승리’라는 컨셉으로 총 8벌을 「에잇세컨즈」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표현했다. 현시대의 영웅처럼 멋진 젊은이의 모습을 정교하면서도 절제된 컨템포러리 스타일로 경쾌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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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더화원, 뉴욕제과
SNS부터 카페까지 ‘엔조이’ 책임져!
브랜드가 아닌 ‘컨셉스토어’로 출발한 「에잇세컨즈」에 패션만 존재할까. 「에잇세컨즈」는 Non-Fashion, 즉 패션이 아닌 영역에서도 계속해서 콘텐츠와 기업을 발굴해 오고 있다. 그랩(대표 조만호)의 무신사는 「에잇세컨즈」 런칭 당시 SNS와 블로그 홍보를 전담하며 콘텐츠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 탄탄한 지지층을 두고 스트리트 브랜드와 활발한 협업을 벌여온 무신사는 「에잇세컨즈」가 추구하는 영하고 키치한 감성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매체. 무신사닷컴 내의 웹진을 활용해 패션 피플을 촬영하는 ‘88프로젝트’ 등을 진행해 왔다. 「에잇세컨즈」는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정보가 아닌 소비자들이 찾아드는 사이트에서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루트를 찾은 것이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런칭 초기부터 「에잇세컨즈」와 작업하며 단순한 홍보 대행에서 벗어나 브랜드를 콘텐츠화할 수 있는 작업을 맛볼 수 있었다.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창구로 무신사닷컴을 찾았다면 진정한 컨셉스토어 실현을 위해 「에잇세컨즈」가 생각한 방안은 카페였다. 「에잇세컨즈」 가로수길점에 있는 카페 ‘더화원’은 가장 좋은 사례가 된다. 패션홍보대행사 그루리퍼블릭의 김선경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에잇세컨즈」에서 컨셉이 다른 숍인숍 매장으로도 볼 수 있다. 쇼핑뿐 아니라 먹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서로 다른 손님이 유기적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꾸며졌다.

강남역점 역시 기존 1층 매장 한쪽에 ‘뉴욕제과’란 이름의 카페를 운영할 예정이다. 과거 만남의 광장으로 통했던 뉴욕제과 자리에 들어선 만큼 약속을 기다리며 가볍게 테이크아웃해 갈 수 있도록 편의를 돕는다. 그래서 숍 이름 역시 뉴욕제과를 그대로 가져간다.

「에잇세컨즈」 카페에 대한 목적이 뚜렷한 소비자를 매장 안으로 불러모을 수가 있고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이미 목 좋은 자릴 꿰찬 「에잇세컨즈」 자체가 좋은 유통망이 된다. 이 때문에 패션 매장 내 있는 이름 없는 카페가 아닌 고유의 네임을 가진 하나의 숍으로 상생의 길을 찾으며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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