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첨병 멀티플라이어 리더로!
판매 스태프 역량을 최고로 끌어내는 것은 물론 본사의 니즈와 고객의 니즈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현장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제2, 제3의 김혜영 & 김금주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이 리테일 시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패션 매장이 메가화, 편집숍화되어가면서 브랜드 매장 경쟁력이 화두다. 마켓을 분석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리테일 파워가 커지면서 현장은 과거부터 중요했지만 지금은 모든 변화 및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키맨이 바로 소비자를 가장 잘 아는, 현장 출신인 것이다. 모든 조직 및 업무를 현장 위주로 전환하고 매장의 효율을 고려한 상품 기획도 요구해야 한다. 기업의 DNA 혹은 혈액형을 바꾸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한 지금 리테일 경쟁력이 더욱 강조되는 현재 김혜영, 김금주과 같은 멀티플라이어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김혜영 l 신세계인터내셔날 선임 슈퍼바이저
32개 해외 브랜드 매장 컨설팅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주인공이 있다. 신세계 최초의 공채 판매전문직, 판매사원 출신 최초의 해외 출장, 최초의 수입 브랜드 강남매장 둘째 출신 매니저, 신세계인터내셔널 최초의 슈퍼바이저…. 바로 김혜영 신세계인터내셔널 선임 슈퍼바이저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993년 전문대졸 이상의 판매전문직을 채용 했던 것을 계기로 20년 동안이나 ‘판매 현장’에 몸담고 있는 김혜영 선임은 국내 패션 환경의 진화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녀가 「아르마니」 숍매니저 시절, “김혜영 매니저 판매가 부진했다면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본사에서 신뢰가 철저할 정도로 그녀의 고객 파악 능력과 세일즈 역량은 탁월 했다. 그녀가 최초로 진행한 브랜드 세일 행사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0%의 증가율은 현재까지도 기록으로 남아 있을 정도다.
그녀의 역량은 슈퍼바이저를 맡으면서 더욱 발휘되기 시작했다. 고객과의 접점 현장에서 경험한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내공’이 빛을 발한 것이다. 현재 김 선임이 핸들링하고 있는 브랜드 수는 32개. 매장은 300여개에 달한다. 「아르마니」 「갭」 「돌체앤가바나」 등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해외 브랜드 매장을 ‘컨설팅한다’고 그녀는 표현한다.
토털 코디네이터로서 역량 강화
“단순히 영업 서포트적인, 숍매니저의 윗단계 정도로 생각해서는 제대로 된 슈퍼바이징이 될 수 없다. SI의 경우 인사팀에서 별도로 판매사원을 비롯해 숍매니저의 채용업무를 맡고 있고, 슈퍼바이저는 매장 컨설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상권과 마켓에 대한 리서치 업무를 비롯해 매장이 효율적으로 경영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슈퍼바이징 업무를 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의 패션 슈퍼바이징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오너의 마인드와 조직 문화를 강조한다.
김 선임을 포함해 SI의 슈퍼바이저는 모두 3명이다. 8년차 정나영 대리와 6년차 강영선 주임의 팀워크가 그에게 가장 큰 재산이다. 모든 매장에 직접 나가 현장의 얘기를 듣고,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본사의 매뉴얼을 전달하고, 반대로 매장의 의견을 본사에 발빠르게 알리는 것도 모두 그들의 역할이다.
실질적으로 판매 사원 교육에 대한 프로그램,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물론 고객상담실에서의 고객 컴플레인 요소를 모두 알고 체화했을 때 발휘될 수 있는 역량들이다. 패션 슈퍼바이저에게 패션 큐레이터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매장 중심, 고객 중심으로 패션 유통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00여개 매장 효율 제고 + 판매력 향상
김 선임이 생각하는 슈퍼바이저의 가장 큰 역할은 ‘매장 효율의 증가’와 ‘판매사원의 판매력 향상’이다. 고객 접객 서비스를 모두 관리하는데 매장 직원들의 용모 복장 체크부터 시작해 창고 상태, 매장 청결 관리, VMD 체크, 데스크 정리 상태, 피팅룸은 쾌적한지 등을 모두 확인한다. 일년에 2번씩은 전 매장을 평가하고 이를 관리한다. 평가 후에는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피드백 교육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매장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그녀의 업무는 아니다. 매장을 ‘검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매장의 얘기를 듣고 그들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것이 슈퍼바이저의 진짜 업무이기 때문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매장 사원과 교감하고, 진심이 담긴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다.
고객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 직접 해결해주기도 하고, 혹은 매장 직원들에게 방법을 제시해준다. 인테리어 집기 고장 등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현장에서 문제가 있는 것을 봤을 땐, 사진을 찍어서 본사의 해당부서에 바로 보고한다. 이렇게 하면 작은 문제점까지도 빠른 시간 안에 해결이 가능하다. 신규 매장 오픈 시 오픈 교육을 하기도 하고, 적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까지 이어지는 판매 서비스 관련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상권 브랜드 분석 & 맞춤형 교육 실시
그녀는 “패션 기업들의 브랜드 수는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점 하나를 담당하는 에어리어 매니저 외에 전 점포를 포괄적으로 총괄하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판매사원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슈퍼바이저는 판매사원들의 교육부터 시작해 매장과 관련된 모든 일들을 지원해주고 있다. 더불어 본사와 매장의 연결고리이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체력 관리는 필수”라고 말한다. 전국을 누비느라 발톱이 빠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수입브랜드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브랜드 공부에도 소홀할 수 없다. 각각의 브랜드 특성이 다르고 고객의 성향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매장 위치에 맞게,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게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그녀는 매장에 전달하는 역할만도 아니다. 10여년 전 일본 온워드 패션 연수원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숍매니저 출신의 60대 원장이 교육 시스템을 맡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현장을 놓치지 않으면서 본인의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모습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부족하지만 현재의 모습이 됐다. 보다 역량있는 슈퍼바이저가 되기 위해, 패션 환경의 발전에 현장 전문가들이 크게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김금주 l 신성통상 「탑텐」 사업부장
주말 현장 스케치로 한 주 시작
김금주 신성통상(대표 염태순) 「탑텐」 사업부장의 한 주는 일요일부터 시작된다. 하루 동안 매장을 돌며 현장 스케치한 내용
에 따라 그 주의 계획을 짠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또는 싫어하는지, 매장별 필요한 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쇼핑할 때 불편한 건 없을까 등등 필드에 나가면 수십 가지의 해야 할 목록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많게는 한 주 매출의 70%가 주말에 결정되는데 일요일에 매장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통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현장에서 근무한다. 책상에 앉아서는 결코 파악할 수 없는 우리 브랜드의 장단점이 필드에 가면 보인다. 따로 브랜드 전략을 짜거나 페이퍼를 만드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문제점을 찾아 즉시 해결해 나간다. 페이퍼 100장보다 현장에 1번 더 가는 게 낫다.”
올해 나이 39세의 여성 사업부장.
젊은 나이에 성공한 우먼파워 임이 틀림없지만, 국내 패션 기업의 구조적 특성상 결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 부장이 이 자리까지 탄탄대로를 탈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현장 경험에서 터득한 소비자와의 소통 덕분이다. 매장을 왔다 갔다 하며 전달자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솔루션까지 제안하는 능력은 일찌감치 본부장들이 알아봤다.
페이퍼 100장보다 현장 1번이 낫다
톡톡 튀는 기획자나 영업통은 아니지만 현장을 읽을 줄 아는 사업부장이라는 점이 차별화된 그의 경쟁력. 1997년부터 지금까지 15년간 패션계에 몸담은 동안 10년을 슈퍼바이저로 살았던 덕에 지금의 그녀가 있다. 대학에서 의상학과를 공부할 당시부터 옷을 만드는 일보다 판매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고 더 잘하기 위해 FIK에서 코디네이터과를 수료했다. 고객에게 전문가의 손길로 옷을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당시 패션인들 사이에서도 생소했던 ‘슈퍼바이저’를 지원, 첫 직장인 지오다노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때 지오다노는 홍콩 지오다노의 슈퍼바이저 시스템을 받아들여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슈퍼바이저를 육성했다. 슈퍼바이저에 매력을 느낀 김 부장은 소비자와 보다 가까이서 만나고 싶어 숍매니저를 자원하기도 했다. 이런 적극성에 책임감, 열정까지 갖춘 그는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였지만 지오다노 현대백화점 본점과 천호점에서 각각 부점장, 점장을 맡으며 판매 기술까지 익혔다.
김 부장은 “지오다노에서 7년 동안 멋도 모르고 악착같이 일할 때를 돌이켜 보면 참 즐거웠다. 그리고 그때의 밑천이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한다. 이후 김 부장은 에이션 패션의 「폴햄」 런칭 멤버로 들어가 판매기획팀장을 맡았다. 슈퍼바이저 업무를 하면서 판촉과 관련한 모든 마케팅 계획을 세웠다. 에이션 패션의 모기업인 신성통상과는 이때부터 연이 됐다. “똘똘하게 일 잘한다”는 평을 받으며 오너인 염태순 회장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겼고, 그만두게 될 때 “나중에 꼭 브랜드 하나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국내 슈퍼바이저 1세대서 사업부장까지
그리고 「테이트」를 거쳐 염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2010년 신성통상 내수R&D팀에 입사했다. 「테이트」에서 ‘T라인’ 디자인총괄을 맡으며 티셔츠 브랜드를 기획했던 김 부장과 자체 니트 소싱 라인을 활용한 SPA 브랜드를 구상하던 염 회장의 아이디어가 일치해 차근 차근 준비에 들어갔다.
김 부장은 “사업부장을 맡아 한 팀을 운영한 것이 처음인데다 신규 런칭, 그것도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SPA 브랜드라는 사실이 부담됐던 건 사실이다. 정말 밤낮 없이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데 잘될 것 같은 감이 오더라”며 “막상 매장을 오픈하니 기대 했던 것 이상으로 매출이 나오고 유통망 확보도 순조롭게 이뤄져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대학로 1호점을 연 「탑텐」은 명동 의정부 코엑스 롯데백화점 울산점 등으로 확장하며 올해 18개점까지 갈 것으로 본다. 내년에 문을 열 명동 2호점, 이대 앞 매장도 이미 계약이 끝났다. 런칭 2년차인 내년에 연매출 1000억원에 도전한다.「탑텐」 성공적인 런칭으로 내 꿈도 이뤄 그러니 만드는 사람들도 신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최근엔 2014년 오픈하는 미국 LA 대형 쇼핑몰서 콘택트가 왔다. 글로벌 SPA가 대거 입점하는데 한국인이 많은 LA 특성상 한국 브랜드도 하나 입점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로컬 마켓서도 이제 시작인데 해외 진출을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닐까 고민했지만, 기회라고 생각하고 결정
했다. LA에 「탑텐」 매장이 열리는 순간을 상상하면 가슴이 설렌다고.
김 부장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난 이미 꿈을 이뤘다. 「탑텐」의 성공적인 런칭이 곧 나의 꿈이었으며 어느 정도 만족한다. 이제 나보다는 우리 팀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이끌어주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한 가지 욕심을 부리자면 슈퍼바이저 아카데미를 만들어 직접 강의하면서 후배 양성에 기여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